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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주병

유유(游留) 2016. 11. 6. 23:33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시집 [소주병] (실천문학사 2004)


.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유유(留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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