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데로
가까우면 가까운 데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끼고도 침침해 지는데
언젠가는 눈군가도 오늘 나처럼
나의 이름을 지우겠지
그 사람, 나의 전화번호도
함께 지우겠지
시집 [그늘] (시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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