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겨울 아침 골목길
중풍 걸려 추운 날씨인데도
밖으로 나와 걷기 연습하는 늙은 남자를 본다
낡은 유모차에 의지하여 비척비척 가고 있는
늙은 여자를 또 본다
아.이렇게 찬바람 마시며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오늘도 아침에 따슨 밥을 먹고 맑은 물 마신 게
얼마나 대단한 사건인가!
더구나 내 눈으로 하늘을 우러르고
구름을 바라볼 수 있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지금도 병실에 갇혀 창밖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겪어보지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나는105일 동안이나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주사만으로 버텨본 일이 있는 사람이다.
- 시집[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푸른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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