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술...

유유(游留) 2020. 11. 28. 18:46

늘상 밥상에 반주가 없이는 진지 드시지 않던 

할아버지 피를 이어 받아 

두주 불사 였던 제가 어느날 갑자기 심장이 이상이 있다고

술= 독약  

이라는 의사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마셔댔는데.. 

 

심장 수술을 2번 하고 술 때문인지 .. 

자꾸 실패를 하고 

올해 또 한여름 그 뜨겁던 여름날 

다시 심장을 건드리고 

 

6월 부터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살다가 

내일 손자 돌이라 

요즘 중국병 때문에 식당가기도 뭣하고

그래서 집에서 사돈과 같이 밥이나 하자고

 

게으른 마눌이 이 번주 내내 음식 만들고 김장하고

같이 하고 최종적으로 내일 오전에 수육을 삶고 전을 부치고

그러면서 오늘 먹거리 재료로 술 안주를 만들어 놔서... 

오랜만에 소주 찾으니 소주는 없다 하고 .. 

이상한 외국 술이 있어서 한 컵 하고 나니

 

세상이 아주 우습게 보입니다. 

오랜만에 마신 한 잔 술이라. 

취기가 꽤 오릅니다. 

더 늙어 돈 없어지면  가끔식 한잔 하여야 

가성비가 높겠습니다. 하하

 

심장 건드린지 두어달 지났다고 

다시 술이 입에 들어옵니다. 

귀한 음식이라 이 한 잔에 

몇 십년 추억을 몽땅 소환 해야 겠습니다. 

 

아주 아주 편안한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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