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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游留) 2014. 8. 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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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없는 사람보다

돈 없는 놈이

더 병신 취급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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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1  / 원태연

 

 

 

어제 와이프가 제가 근무하는 여기 순천까지 와서 제가 매일 잠자리 하는 숙소에서 같이 자고 오늘 낮에 다시 대구로

갔습니다... 

 

마눌 보내고 혼자 숙소에서 허전해서..

바로 옆의 사무실에 가서 서가에 꽃혀 있는 책 중 가장 얇은 책 한권 빼 왔습니다..

 

뒤적뒤적 하다가 보니..

꽤 괜찮은 20대 젊은 사람의 글이었습니다...

 

 

윗 짧은 글...

 

몇 번을 읽어도 공감이 가는 젊은 사람의 소리가 맞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좀 더 살아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더란 것을 가끔은 느끼지요..

 

작가도 이제 40대가 되었으니..  제 말을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합니다..

세상이 1.... 에 이어 세상 2에서는

저와 같이  세상 1과 같지만 않더란 공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기 나름이라 생각을 합니다.

병신을 만나면 나도 병신이 되고..

병신 아닌 이 를 만나면 자신 역시 건강한 사람이 되는 법입니다.

세상은 생각보단 그런데로 살만한 곳입니다.. 늘 괴롭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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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건 돈뿐이신 우리 아버지시여

숨기고 계신 땅을 계속 불리사

투기에 임하시옵고

친구가 외제차를 수입함과 같이

제게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쓰다 지칠 돈을 주시옵고

제가 애인에게 다른 애인을

안 걸리듯 아버지도 어머니 눈치 좀 보시옵고

제가 무슨 짓을 해도 신경 쓰지 마시옵고

다만 법에서만 구하시옵소서

땅과 빽과 쾌락이

아버지와 제게 영원히 있사옵니다.

 

 

돈도

 

 

부기도문....  / 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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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같은 책의 다른 페이지에 있는 또 다른 글 입니다..

혼자 어설프게 웃습니다...

 

글 장난의 반짝이는 잔머리....  ㅎㅎ 작가를 폄훼하자는 소리는 아닙니다.

젊은 때의 글 장난 일 수도 있습니다..

 

 

마눌이 대구에 도착을 할 시간인데 도착했다는 전화가 없습니다..

돈이 많았으면 저도 마눌에게 근사한 차 한대 사 주었을건데..

문득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제 자식은 저에게 어떤 부기도문을 했을까 ..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리저리 뒤적뒤적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글도 있습니다. 

공감이 가고.. 어릴때 알았던 처녀 애들도 생각이 납니다..

오랜 추억에 다시 한번 입가에 미소를 머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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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알아버렸다

담배를 태우며

깊숙이 빨아들이다

느닷없이

알아버렸다

죽이려 한다는 걸

가슴 속 그녀를

담배연기로 질식시켜

죽여버리려 한다는 걸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이다

죽이려고

태운다는 걸

알아버렸다.

 

 

담배를 태우며... / 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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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떠나버리고

가슴 아픈 마음에...  애꿎은 담배만 죽자고 입게 가져다 갑니다.

답답하고 보고싶고 그리운 마음에

몇번이나 전화기 다이얼에 손가락 걸어보지만

결국은 그 여자의 싸늘한 마지막 모습에

전화 다이얼에 걸친 손가락 끝에 힘이 스스륵 빠져버립니다.

 

그리고 깊고 깊은 숨은 숨소리와 함께 빨갛게 끝을 태우며 폐속 깊이 들어온

담배연기가 가을밤 싸늘한 공기속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저 깊은 가슴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담배연기는 담배연기가 아닌

내 청춘의 열병이 앓는 가쁜 숨이었다는 걸..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이 작가의 글 속에는 내 젊은날의 초상화도 같이

숨겨져 있음을... 

 

한 페이지 더 넘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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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줄 알았어

외이퍼를 켰지

와이퍼 고무가 다 된 줄 알았어

여전히 창밖이 뿌옇지

워셔액을 뿌렸어

그래도 차창은 닦이지 않았지

차창은 처음부터 뿌옇지 않았었지

........

 

비가 오는 줄 알았어....

 

 

운전을 하며 / 원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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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보낸 뒤..

운전을 하였는가 봅니다.

흐르는 눈물에.....

 

비가 내리는가..

와이퍼로 차 유리를 닦아도..

 

여전히 흐르는 눈물에......

 

세상은 온통 흐립니다.

내 마음처럼..  내 사랑이 가고 온 세상은 잿빛 우울한 세상입니다.

 

젊은날의 초상입니다..

 

 

 

 

마눌이 도착을 했나 봅니다.

전화가 옵니다.

 

집에는 아무도 없다고 합니다.  애들이 놀러 나간 모양입니다. 주말이니..

마눌도 혼자 앉아 저 처럼 이런저런 책들을 보고 옛생각 하려나..

 

뭐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젊은 날들이 이 저녁에 저를 찾아 왔습니다....

 

 

주말이라..

모두들 집으로 떠난 8개 방을 가진 사무실 숙소 한 개 방에서..

환한 형광등 불빛만 바람부는 겨울 창 밖을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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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의 글 4개 시는  원태연 알레르기 라는 책에서 인용을 했습니다.

작가가 20대에 지은 책이라 합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40대가 되었습니다.

 

읽다가 보니 문득 제 젊을때 생각이 나서 4편을 따와서 옮겨봤습니다..

가슴 속 추억 생각하는 주말 저녁 ..  한번쯤은 괜찮겠지요? ㅎㅎ 

편안한 밤 되십시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유유(留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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