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금남호남정맥(완료)

[스크랩] 금남호남정맥3차(마무리)

유유(游留) 2016. 2. 14. 13:02

금남호남정맥3차

(금남호남정맥 마무리)



일시 : 2009년 12월 8일 화요일 맑은뒤 흐림

거리 : 도상 22km    GPS 측정:26.3KM

시간 : 오전 6시40분 - 오후 4시40분 (10시간)

구간 : 가늠재고개 - 30번국도- 마이산 - 부귀산 - 조약봉



매주 길을 나서는데..

이번 주에는 여러 가지 일들 로 산행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마침 지난번 야간 비상근무를 하고 난 뒤 아직까지 대체휴무를 하지 않았다고 노무관리부서에서 연도가 바뀌기 전에 근태정리를 하라고 한다.  덕분에 평일에 하루 시간이 나게 되었다.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월요일 근태정리 이야기가 나오고 바로 화요일 산행일정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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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길이 멀다는 생각에 새벽부터 부산을 떤다. 새벽에 새 밥을 해서 챙겨주는 와이프는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준비를 한다..  어디 돈 벌러 가는 길도 아닌데 이렇게 소란을 떨어도 쫓겨나지 않고 붙어사는 것을 보니 여복은 있는가 보다.


새벽 댓바람에 밖을 나오니 어제처럼 그렇게 냉기가 돌지는 않는다. 기온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아서 얇게 입고 온 옷차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사고 나면 치사율이 가장 높다는 88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서 진안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을 한다. 모랫재 휴게소로 바로 가서 택시로 출발지로 가려고 생각을 했는데 상황이 새벽 5시 조금 넘긴 시간이라...

아무리 택시가 밤에도 근무를 한다지만 촌 택시가 24시간 운행할 리 없고..  이 새벽에 전화 한다는 게 미안한 일이라.. 


지난번 도착지로 가려고 톨게이트에서부터 길 기억을 더듬거리며 가는데.. 아무래도 아니다.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깜깜한 새벽에 거의 한 시간을 까묵고.. 결국은 6시를 넘기는 것을 보고 택시로 전화를 한다.. 114를 불러서 ..  지난주에  택시기사님에게 받은 명함을 집에 놔두고 왔으니.. 114를 하니 아침 8시나 되어서야 운행을 한단다.. 역시 촌이다... 도시 같으면 새벽에도 택시는 있는데..  별수 없이 집으로 전화를 한다..


꺽꺽한 목소리의 와이프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내 책상위에 명함이 어디 있을거다. 함 찾아봐라..]


[좀 기다려 보이소.. 정신 좀 차리고예]


[빨리 찾아봐라.. 날 샐라 카는데 아직 자나..]


[아이구..이양반이..  난 새벽에 일어나서 밥하고..어쩌구..]

[그러마 나는 .. 인제 일어났나.. 신소리 하지 말고 빨리 찾아 보라카이..]


[지금 산에 붙어야 되는데 아직 출발지도 못 찾고 있는데... 급하데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 한다고..  새벽잠 설쳐가면서 밥해서 도시락 싸주고 나간 사이 잠을 자는데 그리 큰소리치는지..


내가 만약에 바뀌어서 된 상황이라면 전화선을 아예 가위로 끊어 버렸을거라...  지금 생각하니 미안하네...


결국 그 난리를 치고 전에 받았던 명함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니 이 양반이 전주로 가서 운행을 못하니 대신 자기 친구를 보내 준다고 한다.


그리곤 난 모래재를 찾아서 가는데..


모랫재에서 차를 바꿔 타고 길을(등산로초입) 아느냐고 하니 전에 기사에게 전화로 들었다고 안다고 한다..  아무생각 없이 가는데..아무래도 아니다..


한참 후 도착을 해서 보니..가늠재 고개 전의 옥산동 고갯길이다.

이곳은 비포장 길이다..  그래서 여기가 아니다고 하니 차 돌려서 다시 이리저리 길을 찾는다.


그렇게 해서 결국은 아침부터 일찍 설친 1시간 반을 길 찾는데 홀랑 써버리고 원점으로 돌아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잠이나 좀 더 자고 날 밝을 때 길 찾을 걸 하는 생각이 난다..


어스름 새벽, 서설이 하얀 산길에 접어드니 하늘엔 밝은 반달이 둥실 있다.. 푸르스름 한 여명이 돌고 바로 눈앞에 마이산이 두 귀를 쫑긋 거리며 나를 기웃거린다...  나도 저를 보고 이리저리 기웃거린다..   다시 산속에 서니 몸도 마음도 참 편안하다..  아침 찬 공기에 가슴속 더운 입김이 하얗게 그림을 그린다..


전화벨이 울려 잠시 멍한 기분에서 깨어난다..


[길 찾았어요?]


[응.. 그래 인제 자라.]


[아이구.... ]


그러곤 전화를 끊는다..  아이구.. 다음 말은 안 해도 뻔하다..  


어째든 속세의 일은 다 정리가 되었고.. 손전등 빛에 의지해서 슬슬 간다..  아침 공기가 차갑다.. 그래서 속이 더 시원하다.   잠시 가니 여명이 밝아오며 30번 국도가 씽씽 거리는 자동차 소리와 함께 눈앞에 쑥 들어온다..  지난주 여기까지 오지 못해서 영 찜찜했는데..

오늘 걸어보니 잠시 30분 정도 걸리는 이길 을 마무리를 하지 못 한 아쉬움이 다시 난다.


그때 그냥 휴대폰 불빛으로라도 마무리를 할 걸 하는 생각도...


도로를 건너 본격적으로 길 을 접어드니.. 마이산 한 귀가 눈앞에 나타나고..  이 봉우리를 넘어가야 되나 하고 생각을 하고 거의 봉우리 끝이 보일 정도로 다가가니 길은 왼쪽으로 홱 꺽어서 마이산 봉우리 옆으로 돌아간다. 


탑사를 거쳐 마이산은 자주 왔지만 이렇게 마이산 뒤통수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첨이라.. 이리저리 살펴보고 사진도 찍고 혼자 할 짓 은 다 하고 내려서니.. 언제나처럼 봐 왔던 눈에 익은 은수사와 탑사마당이 아무도 없이 혼자 기다리고 있다..


평일 아침 시간이라 사람이 있을 리 없고..  그냥 고요하기만 할 뿐이다.  지세의 영향인가 바람도 한 점 없이 무척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가 봉두봉을 올라서니 바람이 불기 시작을 한다... 역시 지세가 바람을 막아주는 지세인가 보다..


오전 내내 마이산을 중심으로 산길은 뱅글뱅글 도는 느낌이다. 실제로도 그렇게 돌아서 금남호남정맥을 끝을 보고 있다..


마이산을 중심으로 이렇게 거의 320도 정도 뱅글뱅글 돌면서 가까이 시작해서 점점 멀리 관람하긴 또 처음이다. 정맥 길을 나서지 않았으면 이런 광경은 없었을 것이다. 

부귀산을 올라 바위 끝에 서니 참으로 장관이다..  장수 역시 평온하고 아늑했지만 진안도 그에 못지않게 평온을 느꼈다..  단지 차이라면 진안은 주변에 장쾌한 산맥을 형성을 하고 있었다..  멀리 지리산 함양의 덕유산 전주 방향의 금남정맥을 이루는 산맥들.. 


마이산이 이성계가 치성을 드릴 만큼의 영지가 된 까닭이 눈에 들어온다.. 장쾌한 우리 산맥을 둘러싼 배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임수에 마이산 자체는 포란형 이라...  특히 무등산과 모악산. 아래로는 덕유산과 지리산 등이 크게 돌아가니.. 그 지맥이 호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니.. 


어째든 호남정맥의 기운이 마이산을 안고 돌아가니.. 이것만 봐도 보통 자리는 아닌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정맥의 기운이 뻗힐만한 자리엔 나름데로 모두 묘 자리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명당이라지만 그에 맞는 덕을 쌓아야 그 효과를 보는 법인데..  그런 생각이 든다. 


세종대왕의 7왕자 태가 묻힌, 우리나라에서 세손가락 안에 드는 명당중의 하나인 그 태봉이 원래는 우리집안 종중산이었다.. 왕의 지위로 남의 종중산을 빼앗아 왕자들의 태를 심었는데...  결국 줄줄이 내려오면서 참 많이도 죽고 많이도 어지러운 왕가 가 되었다. 역사를 보면..  어째든 죽는 일이던 사는 일이던..  본인들 스스로 할 만큼 세상에 보탬이 되었다면 개천 옆에 무덤을 쓴들 어찌 명당이 아닐 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부귀산을 기점으로 서서히 몸에서 힘이 빠진다.. 새벽부터 그렇게 설쳤으니.. 오후 몇 시간은 계속 힘들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르락 내리락을 한다... 


수북히 쌓인 낙엽덕분에 대 여섯 번을 엎어지고 자빠지고..  점심에 먹은 도시락은 벌써 소화가 되어서 배속은 뭘 좀 달라고 자꾸 보채고.. 날은 때마침 드리워진 구름으로 점점 더 어두워진다..  오후 들어서 다시 바람이 찬 냉기를 싣고 요동을 치는데... 길은 좀처럼 나타날 거 같지 않다..


눈앞에 커다란 산이 하나 가로막아 다리의 맥이 다 풀리는듯 하다.  다행이 옆으로 돌아서 빠져나가고 눈앞엔 모래재휴게소 안쪽에 있는 전주공원묘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 금남호남의 마지막 꼬리가 보이는 순간이다.  주즐산, 주화산이니 조약봉이니... 말 많은 작은 봉우리를 한달음에 올라서서 지는 해 바라보며 오늘의 일정을 접는다.. 


호남정맥과 금남정맥 을 한데 묶어주는 한줄기산맥...  금남호남정맥을 마치고 표지기 팔랑거리는 호남정맥의 길을 슬쩍 보고선 다시 열심히 살다 좋은 세상으로 떠난 선배들의 묘지를 지나 내 집으로 데려다 줄 차 앞에 선다...


오늘 금남호남정맥구간을  무사히 마침을 감사히 생각하며 혼자만 행복해서 늘 미안하다.. 와이프에겐..

 

 

 

 

부연 :


찻길 :

가늠재 가는 길


진안톨게이트에서 나와서 바로 좌회전입니다.  30번 국도를 약 5분정도 타고 가다보면 좌측으로 은수암 이란 간판이 나오고 그리로 좌회전해서 들어갑니다. 그리고 약 2분 정도 가면 외기마을 간판이 보입니다. 그 길로 좌회전해서 들어가시면 됩니다.  주차장소 없습니다.. 길가에 적당한 곳에 적당히 해야 합니다.


모래재 가는 길 :

진안 톨게이트에서 나와서 우회전입니다. 죽 가시면 진안읍 내가 나옵니다. 오거리에서 전주방향으로 갑니다.. 대략 10분쯤 가시면 26번 국도가 나오고 죽 가시면 모래재터널 직전에 휴게소가 나옵니다..  모래재는 네비게이션에 모래재휴게소 또는 전주공원묘지 를 입력하시면 잘 나옵니다. 휴게소 주차 공간 널널합니다.  모래재 휴게소에는 주기적으로 진안읍내 버스가 다닙니다.


제가 하산을 하니 바로 버스가 출발을 하더군요..

시간표는 2차 구간 산행기에 시간표 사진을 올려두었습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전국 어디서든 진안 톨게이트 기준입니다.. 대중교통편은 전주와 진안을 이용하시면 될 듯 합니다...


산길 :


가늠재고개에서 30번 국도까지1.8KM 에 대략 20-30분 소요입니다.

30번 국도에서는 주차공간이 폐농가에 하시면 될 듯합니다. 잠시 올라서면 숫마이산 봉우리가 보이고요..  그리고 봉우리를 옆으로 끼고 돌아서 내려서면 은수사입니다. 탑사 주차장 쓰레기 차 덤프 옆으로 봉두봉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요 .. 죽 가시면 됩니다. 표지기가 없어도 봉두봉 생각만 하시면 됩니다. 이외에는 표지기가 참 잘 붙여져 있어 길 찾는데 애로사항 없습니다..


금남호남정맥은 표지기가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알바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정말 촘촘히 잘 붙어 있습니다. 선답자 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부귀산을 넘어서면서 잔잔한 오르내림이 장거리의 피곤함을 더해줍니다 만은... 좋은 산세로 해서 산행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낙엽과 얼음과 눈이 쌓여 많이 미끄럽습니다. 특히 낙엽은 오를 때나 내릴 때 다 위협적입니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조약봉 직전에 600미터 넘는 산봉우리가 하나 버팁니다.. 저리로 넘나 하고 걱정스럽게 다가가면 옆으로 우회를 하더군요 그리고 조약치?.조약재이고 조약봉 오름은 2-3분 만에 올라서면 금남.호남 정맥 분기점 스텐레스 이정표가 있습니다.. 여기에 찍고 다시 조약치로 내려서면 됩니다.. 저는 그렇게 했습니다. 내려서서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조금 내려서면 포장이 되고 전주공원묘지 내를 통과해서 좀 내려서면 모래재 휴게소입니다.. 조약치에서 모래재휴게소까지 15분 정도 걸립니다.  늘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으로갑니다.

 

 

오르내림이 꽤 많습니다.. 잔잔하게..

 

 

 

진안읍내입니다.

 

 

마이산 탑사입니다.

 

 

광대치 전망대 옆 돌산인데 모양이 특이합니다.  중국의 어느 한 동네 산을 보는듯 합니다.

 

 

함양방면입니다. 산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북쪽에서 본 마이산 전경입니다.

 

 

부귀산에서 본 마이산입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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