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설說

불필친교 [不必親校]

유유(游留) 2016. 3. 18. 09:50

불필친교

 

굳이 직접 하시렵니까?

 

不必親交

 

 

 

제갈량이 직접 장부를 조사했다.[親交符書]. 주부[主簿] 양과[楊課]가 들어가 말했다. “통치에는 체통이 있습니다. 상하가 영역을 침범하면 안됩니다. 사내종은 밭 갈고, 계집종은 밥을 합니다.

닭은 새벽을 알리고, 개는 도적을 지키지요. 주인 혼자 하려 들면 심신이 피곤하여 아무것도 못하게 됩니다. 어찌 이리 하십니까?. 제갈량이 사과했다.

 

한문제[漢文帝]가 좌승상 진평[陳平]에게 형사 사건의 건수와 연간 조세 수입의 규모에 대해 물었다. 그가 대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주관하는 신하가 따로 있습니다.

형사 사건은 정위 [庭慰]의 담당이고, 세금은 치속내사[治粟內史]가 잘 압니다. ”

황제가 불쾌했다. “그럼 승상은 무슨 일을 하는가?” “승상은 천자를 보좌하고 조화를 살피며, 사방을 어루만지고, 관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을 합니다. 나머지는 책임 맡은 자가 알아서 합니다. . 반대로 하면 천하가 어지러워집니다.” 황제가 승복했다.

 

한선제 [漢宣帝]때 승상 병길[ 丙吉]이 외출을 했다. 길에서 패싸움이 벌어져 여럿이 죽고 다쳤다. 병길은 본 체도 않고 지나쳤다. 조금 더 가니, 소가 수레를 끄는데 숨이 차서 혀를 내밀고 헐떡거렸다. 병길이 수레을 멈추고, 소가 몇 리나 왔는지를 물었다.

좌우에서 투덜거렸다. “좀 전 사람이 죽는 것은 본 체도 않으시더니, 소가 숨을 헐떡이는 것은 어찌 물으십니까?” “ 패싸움은 경조윤[京兆尹]이 법으로 처리하면 그뿐, 승상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봄이라 아직 덥지 않은데, 소가 저리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니, 날씨가 절기를 벗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이 상할까 염려해 그랬다. 재상은 음양의 조화를 근심할 뿐 길에서 일어난 일은 묻지 않는다.” 관리들이 탄복했다.

 

장관을 실무자 취급하는 대통령, 모든 일을 직접 다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CEO, 다 민망한 풍경이다. 식소사번 [食小事煩]! 일은 많고 성과는 적다. 불필친교 [不必親校] ! 직접 할 일과 맡길 일이 따로 있다.

 

 

 

일침 / 정민 page 241-242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