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후기

월출산 암벽산행 (그루터기의 혼) 03. 5. 11.

유유(游留) 2008. 6. 5. 14:21

월출산 암릉등반

코스이름 : 그루터기의 혼

날자 : 2003년 5월 11일 일요일 맑음.
인원 : 선등자 : 김해운 후등자 : 윤중근 등반일행 : 윤무환, 이송면 지정근 총 5명

공동장비 : 자일 60m 2동, 프렌드 한조, 퀵도르 10여개,
개인장비 : 안전벨트 일절, 퀵도로 몇 개정도. 슬링. 안전모 등...
시간여정 : 대구 화원 톨게이트 출발 05시. 대구도착 22시 35분
대구 -월출산 소요시간(오전 3시간) (오후 4시간) 왕복 540킬로미터
카니발 9인승(본인차량)

코스소개 : (출처:http://kokktk.netian.com /frame1.htm)

월출산 그루터기의 혼*

광양 그루터기산악회에서 1999년부터 1년에 걸쳐 개척한 릿지.

바람골 바람폭포부근의 암벽에서 장군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벽.암릉의 혼합루트.

[들머리]
출발지점은 매표소를 지나 천황사에서 바람폭포(바람골)쪽으로 오르다보면 구름다리쪽으로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 바로 20여m 아래쪽의 오른쪽에 있는 공터지점, 여기의 바위에 루트이름이 페인트로 표시되어있다.

[등반 길잡이]
이 릿지는 4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1,2암봉은 벽등반이며 5.8-5.9급 수준.
2인1조 등반시 하산까지 약4시간 소요되며 중형이상의 프렌드나 너트류 1세트 필요.
첫째봉에 있는 1-3마디는 크랙 등반으로 홀드의 상태는 좋으나 대부분 수직이상으로 각을 유지하고 있어 강한 완력과 균형감각이 필요.

두 번째 봉에 있는 4-5마디 중 4마디는 이 루트의 상징인 '코바위크랙'으로 등반길이 25m의 페이스와 크랙 구간으로 이루어진 5.9급 수준. 코바위 크랙은 팔 힘과 함께 자신감이 필요한 구간.

5마디는 짧지만 균형감각이 필요한 구간이며 침봉이다.
5마디를 오른 후 침봉 위에서 바라다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이후 다양한 형태의 암릉을 오르면 장군봉 정상에 선다.
하산은 형제봉릿지와 같이 천황봉 쪽으로 오르다 갈림길에서 바람폭포 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이상 퍼온 글)

들머리 첨부:

천황사에서 첫 번째 구름다리 쪽과 바람골 쪽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여기서부터 약 500미터 이상 바람골 쪽으로 진행을 하다가 보면 또다시 구름다리로 오르는 계단과 바람폭포 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이곳에서 좌측 위를 보면 구름다리가 보인다.)
이곳에서 20여 미터 아래에 등산로 우측으로 5미터쯤 들어간 곳에 공터가 있다.
이 공터 입구의 바위에 푸른 페인트 (글씨가 가늘어서 자세히 찾아야됨)로 그루터기의혼 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 공터가 릿지 초입이다.


후기:

벨소리에 잠을 깬다. 시계를 보니 4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시계를 보니 10분이 지났다. 전화로 김밥집에 어제 주문한 도시락 14개를 확인을 하고 차를 중근선배 아파트로 몰았다.
원래 7명이 간다고 해서 도시락을 점심 아침을 해서 맞추었는데 화원톨게이트에 와서 보니 5명이다.
단출해서 좋기는 한데...

3시간을 꼬박 걸려서 영암 월출산 매표소에 선다.
주차를 하고 바로 걷는다 3시간동안 쉬지 않고 교대도 없이 운전을 한 탓에 머리가 좀 어질하다. 한 십여분 걸으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사자봉 릿지를 하는 줄 알았는데 코스가 바뀐다.

개념도상에 사자봉 보다는 그루터기가 난이도가 높다는 글에 중근선배가 한사코 높은 난이도를 고집을 해서 바로 그루터기로 바뀐다.

초입을 찾는데 한시간 걸렸다. 20여분이면 충분한데 초행길이라서 그런가 보다.

겨우 초입을 찾아 개인장비를 챙기는데 한 무리의 바위꾼들이 올라온다.
목포클라이밍센터에서 회원들 바위교육 졸업기념 등반이라고 한다.
사자봉을 오른다고 한다. 오늘 사자봉을 갔으면 엄청 밀렸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목포 센타장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오늘 제주에서 열리는 볼더링 대회이야기가 나왔다. 역시 바위꾼들은 전국구다.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이런저런 연결된 대구 바위꾼들과 교분이 많은 분 같다.

해운형님과 악수로 수인사를 하고 그루터기 초입과 암질에 관해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그쪽은 맞은편 사자봉으로 우리는 그루터기로 붙었다.


오늘 적당히 초급 바위에 붙어서 암봉꼭지에서 마음속의 앙금을 모두 털어 버리겠다는 출발전의 마음은 아마 물 건너갈 것 같다.
초입부터가 만만치가 않다. 난이도가 높으면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는데 하면서 일단 붙었다.

해운선배가 선등을 선다.
첫판부터 릿지가 아니다. 암벽이다. 그것도 약간 오버행이다.
속에서 이것 아닌데 ... 하는 맘이 자꾸 든다.

오늘 곱게 산행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해운선배가 크랙사이로 프랜드를 넣을 때부터 생기기 시작을 한다.

릿지길 5.9수준이면 다른 생각을 별로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다. 결국은 그 생각이 맞고....

처음부터 어깨가 아프다. 엄청난 힘이 들어가야 된다.
이런 체중 줄어 힘도 없는데...
다리를 끼였다. 몸을 틀어도 보고 . 재밍에 .. 레이백 자세로 계속 끙끙대고..

이 나이에 점잖은 운동을 하지 이것 죽을 맛이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입에서 단내가 날 때까지 오른다.
드디어 손과 팔 다리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을 한다. 손등 껍질은 벌써 난리가 났고...
뒤에서 선배들 하는 소리

온 바위에 피 묻히러 왔냐?

살 빼라 살...

운동 전혀 안했구만...

앞으로 명단에서 빼야겠구만...

오랫동안 산을 찾지 않은 티가 줄줄이 묻어나는 순간이다.

한 피치 끝나면 좀 낫겠지... 웬걸 더하다.
두 번째 피치에서 쥬마를 걸었다. 급하면 쓰려고...
쓰지는 않았지만 존심 상하고...

첫 봉을 끝내고 좀 쉬자며 해운선배가 앉으라고 한다.
아마 사정을 봐주는 것 같다.
앉아서 방울토마토를 입에 넣고 바로 앞 구름다리를 쳐다본다.
그 옆의 사자봉도 본다.

교육생들이 꼬물꼬물 올라가는 것이 눈에 띈다.
오늘은 저기를 가도 소란스러울 것이고 이쪽은 죽을 맛이고...
틀렸다.
도 닦기는...
그런 생각을 하는데 또 출발이란다.

경치고 멀리 천황사 쪽에서 개 짖는 소리도. 아련하게만 들릴 뿐이다.
그저 떨어지지 않고 버텨보려고 바위를 끌어안고 몸무림 만 치고 있다.
덕분에 잡생각 없이 6시간 반을 지냈다. 마지막 침봉 끝에서 멀리 하늘을 본다.

아직 나는 살아있구나.
내려가서 더 열심히 살아보자
그래도 인생은 살만하지 않은가.
힘들게 올라온 만큼 마음속을 털어 낸 기분을 그 누가 알까.

화요일 신불산 에베로체 ..
사량도 지리산
배내봉 영남알프스 종주
지리산 종주
덕유산 종주
설악산 용아릉과 공룡능

5월과 6월의 산행계획이다.
아직 싱싱하게 살아있구나....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이 글을 쓰는 지금...
온몸에 근육통과 생채기로 엄청 고통을 받으며.
내일 갈 에베로체 코스를 보고 있으니...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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