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후기

도락산 02. 10. 1.

유유(游留) 2008. 6. 5. 14:40

도락산(964.3m)


일 시 : 2002년 10월 1일 화요일

위 치 : 충북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

기 상 : 맑음.

코 스 : 상선암 - 제봉 - 신선봉 - 도락산정상- 신선봉 - 채운봉 - 형봉- 큰선바위 -
작은 선바위 - 상선암

출발지 : 대구성서출발(09:00) - 서대구나들목(09:20)- 상주나들목 - 문경 - 경천호 - 벌재 - 상선암(11:30) - 산행종료(12:00-17:30)-

상선암출발(17:45)- 사인암방면 - 단양나들목 - 대구성서도착(19:45 )

이동수단 : 자가차량


● 후 기 :
애들이 학교로 가고 우리도 집을 나선다.
혼자 산행을 다닐 때는 그저 일어나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차를 타면 되었는데 같이 갈 사람이 붙으면 아무래도 시간이 생각처럼 돌아가지를 않는다.
8시에 출발을 한다고 했는데 결국은 꾸물대다 9시를 넘긴다.
서대구 나들목에 들어서니 9시 20분이다.

지도를 보고 길을 단축을 한다고 작년 황정산 수리봉 릿지를 간 문경 쪽으로 길을 잡았다.

구미에서 상주 그리고 상주 나들목에서 내려서 또 한참을 간다. 경천호가 나오니 집사람 하는 이야기가 경치도 좋고 하니 여기서 놀다 그냥 가잰다. 허참...

꼬불꼬불 넘어간다. 백두대간 고갯마루인 벌재를 넘어서 .... 그리고 동로를 향해서 계속 가다보니 월악산 국립공원으로 들어선다.
매표소에서 두 사람 입장권을 끊고 다시 6킬로쯤 더 들어가니 상선암 휴게소 입구가 나온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니 어느새 12시이다.
대구에서 구미 상주 문경 벌재 상선암 이렇게 2시간 반 에 거리가 150킬로미터이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적막감 마저 든다. 가게 앞에서 금방 채취한 듯 한 버섯을 다듬는 주인 아낙네에게 버섯의 이름을 물었다. 맥이 버섯이라고 .... 이상하게 생겼다.

요즘 철인데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여름 수해 때문에, 도시인들이 일부러 수해 입은 곳의 인심을 생각을 하여 피하는걸까 하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관광지는 관광객들이 드나 들어야 다시 자리를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생각을 하며 길을 잡아 올라선다.

곧이어 바로 상선암이 나온다.
혼자 생각에 관광지 절이라 으리으리 할 줄 알았는데 시골 외할머니댁 같은 그냥 기와집이다.
산식각을 돌아 통나무 계단을 밟고 올라선다.
내년 5월 마라톤 대회 나간다고 시간 날 때마다 뛰었더니 다리가 벌써 뻐근하다.
30분쯤 올랐나 보다.
시간을 보니
산세가 좀 있을듯하다. 익히 소문은 들었지만...
집사람을 본다.
둘 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했으니..

[배 고프제?]
[묵고 가까?]
[그러입시다]
[안 그래도 배가 고픈데...]
[밥 묵어마 다시 오를 때 옆구리 아픈데...]
[아따 천천이 가마 되지....]
[알았다. 묵자 마...]

경사를 오르다가 적당한 바위에 걸터 않는다.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우니 그야 말로 식도락산? 인가....

코펠 후라이팬을 꺼낸다.
집사람 주특기인 돼지고기 목살 고추장 주물럭.....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코 끝에 걸리는 익숙한 냄새...
산에 다니면서 이렇게 해서 오기는 첨이다.
매운 청량 고추에 쌈장을 찍어서 밥과 고기와 같이....
[어... 쥑인다...]

화장지로 팬과 다른 것을 설거지해서 지퍼봉지에 담아서 다시 배낭에 넣고
커피를 한잔...

[묵을 거 다 묵고 했으니 ... 그만 내려가자.]
[올라가지도 않았는데예?]
[우암 선생님께서 도 닦을 정도?로 즐기라 카더라]
[여까지 와서 묵고 걷고 봤으면 됐지 뭐...]
[웃기지도 않는 소리 말고 마 퍼뜩 일나서이소~! 가입시다.!]

땀방울이 한정 없이 떨어진다. 종아리는 탱탱하고...
앞을 보니 계속 오르막이다.

[아이쿠 죽것다....]

어느새 제봉 정상이다.
제봉에 올라서 보니 봉우리가 4개가 부채처럼 둥그럽게 펼쳐있다.

그래...
제봉 신선봉 채운봉 형봉 검봉 ....
신선봉 뒤에 도락산 정상이라...
어느 정도 걸을 만 하게 몸이 풀린다.

제봉 정상에 올라서니 마치 암반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광덕암을 기준으로 상선암 쪽으로 펼쳐진 능선은 단풍이 들면 절경일 것 같다.
용아에서 오세암 쪽을 보는 것 같다는 집사람 말에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오름 길이다.
숨이 가쁠 때.. 다리가 아플 때 ...
무조건 쉬면서 경치 구경을 했다.
이산은 빨리 걸으면 걸을수록 산을 보지를 못할 것 같다.
빨리 걸으면 노동일 것 같다.
천천히 걸을수록 산은 나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 같은 형상이다.
그렇구나 송시열 선생이 말씀하신게 이 뜻이구나.
득도를 했으니 이제부터는 즐겨야지?............

오름길은 거의 걷지 않은 듯 걸었다. 걷다가 뒤돌아보고 ... 그리고 다시 옆사람 보고 ....
그러기를 수 십 차례를 하고 나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봉우리 끝이다. 다시 내려서고 다시 올라서고 ...
그럴 때마다 나타나는 수 도 없이 변경되어 눈앞에 펼쳐지는 선경들...
왜 진작 여기를 오지 않았나 하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안동에서 근무를 할 때 자주 와 볼 것을 하고 후회의 소리를 하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집사람 말에 나보다 이 사람 도가 더 깊구나 하고 어설픈 생각을 하고....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 어느새 신선봉이다.
계단을 올라서니 너럭바위가 보인다.
너럭바위 끝에 서니 까마귀 서너 마리가 맴을 돈다.

정상에 서니 까만 표지비석이 세 방향 이정을 가르키며 나즈막이 있고 케툰이 한쪽 옆에 서있다. 정상에서 조망은 잔가지들로 해서 별로 트이지 않았다.
정상을 했다는 의미만 주고 멀리 황장산을 본다.

백두대간 ....

사람들이 백두대간을 해보자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럴 생각이 없다.
물론 대간 길을 가본다는 의미도 크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해보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홀로 산행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생각에 ......

다시 신선봉에 선다. 거의 30분 정도를 너럭바위와 봉우리 근처에서 구경을 하면서 집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뒤쪽으로 광덕암에서 무슨 별장 같은 것을 짓고 있는 것을 본다. 장비도 있고 . 사람도 많다.
뭐하는걸까.....
산 속에 밭도 있고.. 아마 스님들 양식밭 일거고.... 그런데 조그만 암자 하나만 하면 안될까...
꼭 산장처럼 근사하게 짓고 있네....
집사람과 난 궁금해서 서로 묻는다.
모르기는 서로 마찬가진데....

너럭바위 앞으로 용두봉 중턱에 마을이 두 군데 있고...
내려오는 길이 아슬아슬 경사지게 보인다.

[저곳에 살면 심심하겠지예?]
[심심하기는 ... 저래 살면 또 사는거지..]
[그러마 나중에 나이 들어 저런데 가서 살랍니까?]
[이사람이... 늙어서도 할 일 많다. 할 일없으면 몰라도...]
[하이쿠 마...]

하긴 할 일이 저곳 사람들이 더 많을거다.
저렇게 높은곳에 밭을 일구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집사람 이야기 데로 도시 사람인 난 심심해서 못살겠지...
농사도 모르고 산골도 모르는데 어찌 살것나 하는 맘이다.
유선방송도 나오지 않을거고... 인터넷도 안될끼다....
이런 먹통......

그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해는 저쪽으로 넘어 가려고 한다. 3시 반.....
[가자... 늦겠다...]

내려서는 철계단이 가파르다.
[따라오겠나?}
[용아장성 보다는 쬐끔 쉽네요..]
[참....맞다.... 과소 평가했나?.... ]
[까불지 말고 조심해라....]
할말이 없으니... 그렇게 말할 밖에^-^

작은 선바위를 내려서 조금 오니 계곡 다리가 나온다. 물이 흐르고 ...
내려가서 얼굴에 물을 담았다.
그리고 벌컥벌컥 배불리 먹었다.
가슴 속 까지... 아니 뱃속까지 시원하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단풍들면 또 오자는 말을 하며 대구로 향한다.
고속도로로 오니 아침보다 30분이나 빠르다.
샤워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8시 .........
일하러 가자...... (아침8시가 아니고 밤 8시...)
(삼교대 근무거던요.. ^-^)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ps: 상선암에서 처음 매표소까지 나와서 사인암 쪽으로 길을 잡아 나오면 대강면 입니다.
약 15-20분쯤 나오면 중부고속도로 단양 나들목이 나옵니다.
대구까지 넉넉하게 2시간이면(성서까지 160킬로미터) 충분합니다.
꼭 한번 가보세요..
당일 산행지로 참으로 아기자기 하고, 눈으로 도를 닦고, 가슴속에 행복을 담고, 다리는 조금 힘들지만 재미있어 하는 암릉?산행지입니다.
집사람에게 월악산 보다 재미있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사실이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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