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행/후기

신불산 03. 5. 13.

유유(游留) 2008. 6. 5. 14:38

일시 : 2003년 5월 13일 화요일 흐림.
경로 : 대구 성서 07시 출발 - 언양 - 삼남면 가천리 장재마을 - 신불산 - 신불산대피소- 대가천 마을 - 장재마을 - 대구 도착 오후 7시 20분.
교통수단 : 자가차량

[들머리]
경부고속도로 언양이나 서울산에서 내려서 양산방향 13번 국도를 달리다가 삼남면 가천마을이 나오면서,
가천마을 버스정류소 앞 한일주유소(LG주유소)가 보이면 주유소직전에 슈퍼가 있는데 이곳으로 우회전 ..
우회전 하자마자 바로 좌회전해서 죽 들어가면 낙시터 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그 길로 계속 전진. 그리고 곧 녹수가든 이라는 음식점이 나오고 그곳에서 다시 우회전후, 또 한번 좌회전해서 아스팔트 도로 끝까지..
그리고 우측에 차량 한 대가 올라갈 수 있는 시멘트포장 오름 길이 있는데 끝까지 가면 차량 두어대 주차공간이 나오면 적당히 주차 후 산행시작.

이후 시멘 포장도로를 따라 과수원 길로 들어서서 조금가면 마지막 슬라브 집이 나오고 그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금강골...

좀 가면 조그마한 절도 있음. -그쪽으로 진행.
폭포가 나오고 너덜이 나오면서 캠프사이트 옆으로 에베로체릿지 길이 나옴.

[장비]
다른 장비가 필요가 없고 조심해서 오르면 됨.

[후기]
가천마을 시멘트포장 끝 길...
차를 적당히 세워놓고 내려 이리저리 살펴본다. 혹 다른 차량에 방해라도 되지 않을까
경운기 길은 적당히 열어놓았나..
이런저런 생각으로 보면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이 되는 점에 주차를 했다.
몇 해전에 와 본 가천마을 인데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없던 집도 새로 생긴 것
같고...

어째든 면식이 있는 길을 잡아든다.
그전에 볼 수 없었던 포 사격장의 철조망이 눈에 거슬린다.
길다란 깃대에서 펄럭이는 붉은 경고 기를 보니 활동사진에서 본 6.25기록이 뇌리를 스친다.

멀리 에베로체가 보인다. 금강골로 길을 잡아야 되는데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보니 쓰리랑릿지 쪽으로 붙었다.
다시 돌아 내려가기가 귀찮아서 그대로 오름 짓을 한다.
그저께 바위부여잡고 몸부림을 친 효과로 온몸이 근육통이다.
다음에 하지 뭐...
바위가 거기 있지 어디 내빼남...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키 작은 상수리 나무그늘 속으로 들어선다.

릿지 길이어서 그런지 잡목이 발목을 끌어안는다.
많은 사람들이 배내봉이나 간월재에서 붙어 오르는 신불산 이어서 그런지 이쪽코스는
조금은 자연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땀이 한바탕 지난 다음 올라온 길을 뒤돌아보며 자리에 털썩 앉았다.
조용하다. 저 아래 삼성전관이 보인다 .
멀리 동해 쪽에서는 검은 구름이 만들어진다.
비가 올려나...

날은 후덥지근하다. 벌써 여름인가
신불산 꼭지를 본다. 가자.

에베로체 끝마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내려갈 때 이 길로 갈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계획을 세우지 말자
그냥 되는 데로 발길이 가는 데로 가보자 그렇게 생각을 하며 능선 위에 선다.
시원한 바람이 구름을 묻혀 흘러온다.
단추를 풀러 가슴속 서늘한 구름에 안겨본다.

적당한 키의 소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는다.
고요히 갈대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바람소리를 듣는다.
사라락...
종달새처럼 재재거리는 새소리도 정겹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가 너무 정겹다.

넓은 들... 아니 평원.. 아니 갈대 밭...
하여튼 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나지 않은 평평한 산꼭대기 넓은 터를 보면서 말을 타고
달려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얼른 지나간다.

그러다가 다시 머리 속은 조용해지고 이내 아무 생각이 없는 무아의 상태로 든다.
멍한.... 그러다가 살짝 졸립다가 , 다시금 정신이 들면 몸도 마음도 편안한 ...
피로가 풀린 듯 뿌듯한 다리근육의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끼고..

시장하다.
주섬주섬 꺼내보니 많다.
반쯤 얼린 막걸리를 코펠 뚜껑에 콸콸 부어 사각사각 씹히는 잔 얼음 조각과 같이 마신다.
천상의 신선주가 이보다 더 달콤할 수 있을까...
한잔 막걸리로 이렇게 큰사람이 될 수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흐르는 구름 속에서 시원한 농주를 마시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가슴 서늘한 구름 속을 휘적휘적 걷다보니 어느새 신불산 정상이다.
구름 속이라 멀리 조망은 없지만 나름 데로의 운치가 있어 흥겹다.

다시 오던 길을 내려 신불산 대피소 앞으로 해서 대가천 마을 회관 청년회 사무실 컨테이너 앞에서 우회전...

10여분을 오니 처음 출발지인 장재 마을이다. 시멘 포장도로 끝에 하얗게 서있는 애마를 보니 오늘 산행이 끝났음을 알겠더라.

이제 이번 주 토요일 사량도 지리산을 갈 생각이다.
길이 멀어 좀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덕유산 종주를 떠날까 토. 일요일...
망설임의 끝이 어디에 머물지 모르겠지만, 행복한 시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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