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12차
(가사령 - 침곡산 - 한티터널)
날자 : 2009년 9월 5일 일요일 맑음
구간 : 가사령 - 침곡산 - 한티터널
거리 : 18.427km
시간 : 9시간 (7시50 - 17시)
인원 : 홀로 산행
30살.....
내 서른살에 뭘 하고 있었을까... 그 생각을 배실재 거의 다 올 즈음까지 계속 화두로 잡고 있었다.. 새로 잡아 답을 구하는 구도가 아닌 지난 세월을 기억을 하려는 안간힘이다.
갑자기... 새소리 매미소리에 .. 매미가 3년인가 몇 년인가 만에 세상에 나온다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내 서른에 뭘 했을까를 생각을 하기 시작을 했다..
오랜만에 가사령 붉은 흙이 보이는 공터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올해 초.. 피나무재에서 가사령까지.. 길고 긴 산길 끝에 가사령에 도착을 해서 추위에 떨면서 피곤한 몸 잠시 넋을 놓고 앉아 택시를 기다리던 장소가 아니던가..
대간과 낙남을 끝내고 낙동까지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나만의 추억의 장소이다..
가사령..
이름도 그리 낮설지 않고 ..
내려서 여기저기서 카메라 구도를 맞춰 보지만 역광이라 똑딱이 한계를 넘어선다.
철책 옆으로 난 길을 따라서 올라서니 눈에 익숙한 산길이 들어온다.
정맥에 들어 선 것을 실감이 난다.
아침이슬에 젖은 풀숲을 헤치고 올라서는 발걸음에 힘이 실린다.
한 고개 넘어서니 시장기가 돌아 가지고 간 빵 한 덩이 뜯어서 우유와 먹고.
아침 햇살 속의 상옥마을을 본다.
참 평화스럽다.. 개 짖는 소리.
멀리 사람들 소리가 아련하고..
내 늙어 이런 곳에서 조용히 아침을 맞고 저녁엔 달보고 별 그리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의 산행기를 보니 7시간 정도 걸린다기에... 거리도 짧고 해서.. 널널 산행을 한다.
한걸음 걷다가 돌아보고.. 쳐다보고.. 둘러보고... 냄새도 맡아 보고.. 소리도 들어보고..
오감을 다 동원해서 평화스럽고 한적한 행복감을 느끼려 한다..
숲이 우거져서 그렇게 하기엔 불만이었지만.. 느껴보려고 노력을 하였다..
웬일인지 참으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산에 들어서 오늘따라 온갖 세속의 일들이 계속 옆에서 뭐라고 재잘거리고 있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참 많은 이별들도 만들고 또 그리워하고 ...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나를 사랑한 사람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 .. 아직 어린 사람들..
친구 .. 피붙이.. 가족..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
그래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버리려.. 내 서른 나이를 생각을 했다.. 뭘했나... 뭘 생각하고 살았었나...
답이 없다..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단지 머릿속엔 세월의 찌든 생활들만 잔뜩 들었다..
그렇구나..
내 철없던 10대 20대가 가고 사회에 대 한 책임이란 짐을지기 시작해서부터는 난 나를 잃어버리고 살았었구나..
그런 생각이 난다. 도무지 서른의 10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40에 들어서 조금 정신을 차렸다고 해야 하나.. 조금씩 책도 보고.. 산도 찾았고.. 건강도 생각해서 운동도 했었다.. 40대의 10년이 30대의 10년을 보듬어 주었나..
다시 이제 50대..
멀리 나뭇닢 사이로 지난 길들을 본다..
내 50대 후반에 저렇듯 지난 길을 뿌듯한 맘으로 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종일 머릿속은 세속에서 놀고 눈과 코와 몸뚱이는 낙동정맥 상옥마을 자락을 밟고 있다..
오랜만에 나섬이라.. gps 기계 작동법을 잊어 먹어 자리 틀고 앉아서 지도와 격자틀을 내어서 한참 조물락 거린다..
잠깐 본다는 게 한 시간 넘게 산속에서 기계 공부를 하고... 머리가 웬간히 둔해야지...
몇 번씩 설명을 들어도 쓰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라...
다시 공부를 해야 하니.. 남들은 인사로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난 아무래도 내 머리를 사람형상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 할 뿐인가 보다...
오후 내도록 힘들다는 생각밖에 한게 없다..
간혹..
하루 종일 아무도 없고 말 상대도 없어.. 말 도 잊어 먹을까봐...
송면이.. 너 지금 뭐 하노..
응.. 나 지금 등산하지..
그럭하며 혼자 말을 주고받으면서 산길 간다..
멀리 차 소리에 고개를 빼어 이리저리 나뭇닢 사이로 보니 하얀 내 차가 저기 얌전히 앉아 있다.. 세상에 주인 말 젤 잘 듣는 저놈... 어떨 때는 사람보다 기계가 나을 때가 있더라...
추신 :
교통 : 자가차량 이용.
대구 포항고속도로 서포항 나들목을 나와서 우회전입니다.
기계 죽장 청송 방면으로 죽 가면 됩니다..
13분 정도 가시면 터널이 나오는데 그곳이 한티 터널입니다.
여기에 차를 주차를 해 두면 됩니다.
여기서 택시로 가사령까지 갑니다...
대중교통은 이용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에서 많이 찾았는데 대중교통이용하기가 만만하지가 않아서 전 제 차와 택시로 움직였습니다..
한티터널에서 가사령까지 요금은 2만원입니다.
죽장(입암)개인택시입니다.. 전화번호는 아래에 적어두겠습니다.
산길은 고만고만합니다.. 오르내림이 좀 많고.. 정맥답게 숲이 우거져있습니다..
저는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오늘 고생을 좀 했습니다..
다음구간을 할 수가 있을지 내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략18km 정도 거리이고 시간은 7-8시간 쯤 잡으시면 평균이 될 겁니다. 전 9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입암택시 : 장차출 011-9730-2655입니다..
오르내림이 많습니다...
왼쪽 위에서 부터 오른쪽으로 갑니다..
죽장에서 상옥마을로 가면 가사령이 나옵니다...
이쪽이 피나무재에서 한구간 끊는 곳입니다. 길따라 계속 전진하면 상옥마을입니다.
산길에 들어서면 이런 전경입니다... 첨에는 쉽게 시작합니다..
피나무재에서 오면 만나는 임도가 죽 보입니다..
날씨 좋습니다.. 어제만 해도 바람불고 흐렸는데.. 오늘 좀 더웠습니다..
이제 낙동정맥이 전체구간에서 반 하고 반 남았답니다..
여기가.. 오르막이 좀 심한데.. 올라와보니... ㅎㅎ
여기서 한티까지 2시간 되어 있는데 전 3시간 걸렸습니다..
산불초소에 올라서 동해바다를 찍는데.. 뭔가 붕붕거리기에 보니 말벌들이 떼로 몰려와 있지뭡니까... 세워둔 지팡이 들고 냅다
도망쳤습니다... 혼자 하는 산행이라... 다치면 도움 청할때도 없었는데... 덕분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겨우 전망
이 트인 곳을 찾았는데...
산불초소에서 건진 사진입니다.. 멀리 동해바다가 보이는데 똑딱이의 한계로...
포항시도 보이고.. 포항신항만도 보이는데.. 사진으로는 보이지 가 않습니다... 아래 마을은 기북면 입니다..
한티터널에서 찍은겁니다... 저아래 간판 아래 제 차가 서 있는것이 보입니다.
내려서니.. 다음 진입로 가 보입니다.. 누가 벌을 치는 모양입니다...
세상에서 내말을 제일 잘 듣는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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