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낙동정맥(완료)

[스크랩] 낙동정맥10차(황장재-갓바위산-별바위-피나무재)

유유(游留) 2015. 5. 12. 15:43

낙동정맥10구간

(황장재-갓바위산 - 별바위 - 피나무재)

 

 

 

 

날자 : 2008년 12월 1일 (월요일 ) 맑음

구간 : 황장재-갓바위산-별바위-피나무재

거리 : 25.238KM (GPS 기준) , 어프로치 구간없음

시간 : 11시간 16분

산행시간 : 05:30(황장재도착)05:48(출발)11:44(왕거암갈림길)16:58(피나무재도착)

인원 : 홀로산행

 

 

뜻밖에 쉽게 피나무재를 벗어나서 다시 황장재에 서니..

 

황장재 산마루에 걸린 초생달과 함께 금성과 목성이 주왕산 구간 무사종주 기념 쇼를 한다.

자주 보지 못했던 장면이라 참 신기하게 느껴진다.

샛별과 함께 나란히 선 목성. 그 아래로 빙그레 웃고 있는 듯한 초생달...

 

하루종일 힘든 산행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에 선 날 보고 웃는 것 같아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청송을 거쳐 안동에서 고속도로에 올랐다.

대구에 다와 갈 즈음에 그 조용하면서도 기분 좋은 달과 별의 마중은 끝이 나고 어느새 도심의 거대한 빌딩

속으로 들어온다.....

 

토. 일요일.. 바로 옆 블럭의 아버님 댁의 거실에 커텐을 다는 일과 집사람의 김장을 도운다고 주말을 거의

가족과 같이 보냈다.

99세인 할머님은 요즘 경로당에서 30세 연하의 남자분과 사이가 좋으신지.. 머리 매무새와 옷매무새에

무척 신경을 쓰신다. 오늘도 김장 준비에 바쁜 마눌에게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뭐라고 말씀하시는데...

 

이번 구간은 주왕산 국립공원을 지나기에 집안일도 있지만 일부러 월요일을 택했다.

주말엔 아무래도 국공에서 나와서 지키고 있을거고 서로 얼굴 보면 맘 상할 것이고 해서 ..

다음주 주말휴무를 변경을 하여서 월요일 평일 휴무를 잡아두었다.

빨간 날자 노는 개념이 아니고 주휴의 개념이기에 그렇게 할 수가 있었다.

 

생각은 적중했고 하루종일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가 없었다. 철저히 홀로 가는 대간길이 되었다.

그 흔한 산짐승도 볼 수가 없었고 하늘에 떠 있는 까마귀 한 마리 보았을 뿐...

 

새벽..

 

3시 알람에 일어나서 김밥 집에 들러서 아침용 김밥 한줄 사고 개스를 넣고..

서대구나들목을 오른 시각이 3시 40분이다.

 

몇 번 드나들은 안동에서 영덕 가는 34번 국도..

황장재 못 미쳐 약수탕 앞 가로등 아래에서 김밥을 콜라와 먹었다.. 억지로..

 

그리곤 다시 5분여 뒤엔 황장재 휴게소 앞에 주차를 한다...

지난주처럼 바람이 없어 체감온도는 그렇게 낮다라고 생각은 되지 않아도 그래도 기온은 영하의 날씨다.

불빛하나 없는 황장재.. 그 속의 산속을 들어서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오늘 오후 5시에 피나무재에 내려서 5시에 온다는 버스를 맞추려면 지금 출발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고 차문을 열고 나온다. 입에선 하얀 김이 쏟아지고.. 귀신이 봤더라면 기절초풍 할 거다..

시커먼 모자에 같은 색의 안면모.. 폴라재킷에 덧입은 외투.. 입에선 연신 허연 김이 올라오고..

 

황장재 계단을 올라서서..

 

까만 밤하늘을 본다..

새벽 별이 참 맑다 란 생각이 든다.

눈이 시리어 눈에선 눈물이 어린다. 크게 숨 한번 들여쉬고 숲속으로 들어선다.

이마에 덮어쓴 헤드램프 불빛에 발아래 낙엽들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저 아래 황장재 구불구불 도로에 불빛 강한 차 한 대가 새벽공기 가르며 힘겹고 올라온다..

나도 힘겹기는 마찬가지고.. 겹겹이 껴 입은 옷들에 걸음이 불편하다. 벗으려니 당장 추워지고..

 

두어개 산을 넘었나 보다... 뒤돌아보니.

맹동산 풍력발전기의 항공등이 쉼 없이 반짝거린다.

동해에선 어느새 어스름 붉은 색들이 길게 줄을 긋고 있다.

이제 곧 붉은 해가 솟으리라..

 

낙엽이 쌓인 곳에선 발밑을 알 수가 없어 연신 미끄러진다.

3월에 다친 다리가 불안해서 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해가 솟고.. 어느새 긴 오름길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고 있다.

오늘 중에 제일 오름이 심한 산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정상에서 오늘 갈 길을 본다.. 멀다...

 

하루종일 낙엽과의 싸움이다... 가을의 멋쟁이 낙엽과의 싸움이라..

보도블럭에 깔린 작은 낙엽들이야 시인과 멋을 아는 도시인들의 빼 놓을 수 없는 시적

도구이지만.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들은 힘겹기만 하다.

특히 낙엽 밑에 깔린 산길을 알수가 없으니 불안하기도 하고..

바람이 불어 등산로에 쌓인 낙엽들은 과히 엄청나다..

 

멀리 기산 저수지가 햇빛에 반짝인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산들.. 그 속에 작은 터라도 있으면 여지없이 사람의 손이 있다.

 

산촌...

 

저 속에 사는 사람들은 세상의 어느 부분에서 행복을 찾으며 지낼까..

정상에 앉아 찬바람 맞으며 더운 몸 식히면서 여러 생각들을 흘러보낸다.

 

어제 마눌과 같이 마트에 들러 산 청송사과..

청송 주왕산에 들어와서 내 입으로 이 사과가 들어온다.

혼자 피식 웃는다...

분명 이 동네 사과인데..

돌고 돌아서 도심지 대형마트에서 내손으로 다시 차에 싣고 배낭에 담아 와서 이 동네에서 소비를 한다..

사람도 이처럼 사과의 순환과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고향..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이리저리 부평초처럼 큰도시 작은도시 서로 부대끼며 아우성을 치다가 언젠가

조용히 다시 고향땅 언저리에 수억겁의 후생을 준비하지 않던가...

작은 의미 하나 담은 사과 한알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점심을 먹기 전까지는 길이 참 재미있다. 작은 오르내림들.. 이리저리 꺽여 끊어질듯 이어지는 우리의 산맥..

왕거암 갈림길..

아직 때 이르지만 시장기를 느낀다. 새벽에 부실한 김밥이 그렇게 만드는가 보다.

왕거암을 갔다와서 할까 생각을 했지만..

왕거암엔 아무것도 볼 것이 없다. 두어번 다녀왔던 길이라.. 예전에.

그래서 왕거암 가는 대신에 점심도시락을 편다.

 

오늘은 입이 말라서 그런지 맨밥을 먹지를 못하겠다. 그래서 물을 부었다..

찬밥에 찬물을 말아서 그런지..한기가 장난이 아니다.

속옷들도 젖은 상태이니..

얼른 일어났다. 다시 걷기 시작한다.

 

벌써 6시간을 걸었다. 이제 또 다시 5시간을 걸어야 하루 걸음이 끝이 나리라..

왕거암에서 점심을 하고 두어 시간이 지나니.. 점점 다리가 무거워진다.

오르막이 나오면 참 힘들다. 낙엽은 겨울 산행처럼 줄딱줄딱 미끄러지고.. 그러다가 엉덩방아도 두어번 찧는다..

 

별바위..

 

별바위 잠깐 올라서는 오름길에선 얼마나 쉬었는지..

내 다리는 어디 떼어놓고 말 듣지 않는 남의 다리 붙여둔 것 같다..

결국 별바위에선 일어서서 사진 찍기도 귀찮아서 털퍽 앉아서 달랑 사진 한 장 찍고 마지막 남은 과자 하나

먹는다.. 물도 조금밖에 남지 않아서.. 조금만 먹었다.. 아직 두시간을 더 가야한다니..

조금 남겨두어야 할 것 같았다.

별바위에서 한참을 쉬고 5시 버스를 타기위해서 다시 내려선다. 별바위에서 내려서는 길은 거의 절벽수준이다.. 게다가 낙엽까지 한 몫한다.

 

바로 내려서자 통천문이 나오고.. 개구멍 통과보다는 우회가 낫다고 하여서 우회를 하였는데 그것도 만만치가

않다.. 힘 빠진 다리도 못 믿겠고.. 거의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겨우 빠져나온다.

잠시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이다.. 힘이 드니 이제 별게 다 말썽이다..

 

겨우 길을 찾아 다시 걸음.. 앞을 보니 산줄기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어휴..

저 잠깐 거리를 다리에 힘이 빠지니.. 천리길 보다 더 멀게 보여진다..

 

다시 낙엽과 한 삼십여분 싸움을 하고나니..

국공 표지석이 앉아있다.. 같이 앉아 나머지 물을 마신다.

 

피나무재에 내려서니.. 정확히 4시 58분...

알아본 정보로 하면 5시에 버스가 올라온다 했으니..

스틱 접고 버스 탈 준비하고.. 20분을 기다려도 버슨 오지 않고..

부동면 택시에 전화를 했다..

어디로 가나 해서 부동면에 태워달라고 했더니.. 못 온다고 한다. . 다른데 있다고..

다른 택시 보내달라니 택시는 한 대 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부동면버스정류장을 114 안내를 받아서 전화를 하니..

부동에서 5시 40분에 영덕 쪽으로 넘어가는 버스는 있어도 그 쪽에서 부동으로 오는 버스는 없다고 한다...

난리 났다.. 어떻게 빠져나가나...

 

히치를 하기위해서 지나는 차들에게 손을 들어본다.. 쳐다도 안보고 재를 넘어가는 차들..

점점 어두워지고.. 몸은 춥고..

지난주에 이용을 했던 석보택시에게 전화라도 해야 되나 어쩌나 하고 생각 중에 갑자기 모퉁이 돌아 택시가

한 대 올라온다...

진보택시인데 손님이 진보까지 간다고.. 난 황장재까지 가는데 태워달라니..

진보까지는 요금 없고. 진보에서 황장재까지 14천원만 내라고 한다..

 

어제 밤에 돼지꿈도 안꾸었는데.. 이걸 보고 횡재라고 해야 하나....

서비스로 목성과 금성의 쇼도 같이 구경을 하고 나니..

하루종일 피로가 어느새 사라진다.

 

밤늦은 시간 막걸리 한잔에 먼저 곯아떨어진 마눌..

산행은 내가 했는데.. 기분은 지가 다 내네......

 

 

 

 

자동차 길.

황장재는 차를 회수해서 내려오는데 버스가 진보에서 황장재로 버스가 올라 가는 것을 봤습니다.

그때 시간이 6시 18분이었습니다. 아마 진보에서 6시 차 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보에서 황장재까지는 택시로 10거리입니다. 만 3-4천원정도 합니다.

피나무재는 5시 40분에 부동에서 영덕방면의 부남이라는 곳으로 넘어가는 차가 있다고 합니다.

그쪽에서 넘어오는 차는 5시 이후는 없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못 물어봤습니다.

054-114 해서 부남 버스정류장을 안내 받아서 물었습니다...

그러니 5시 차던 6시 차던 부동으로 해서 청송 오는 차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부동 택시는 한 대 밖에 없어서 예약이 안되어 있으면 부동으로 내려오는데 곤란할 수가 있겠습니다.

다른 곳으로 운행 갔으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피나무재 넘어서 부남면 내룡리가 있는데 부남 택시는 4대가 있다고 합니다. 정 안되면 부남택시를 114 안내

받아서 불러야 할 판입니다.

 

 

산길

황장재에서 국공표지판이 있는곳까지는 표지기가 충분해서 길 찾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국공표지판 들어서서부터는 표지기가 많이 제거가 되었습니다. 특히 별바위 근처는 거의 없다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갓바위산 근처에서도 그렇습니다.

별바위에서는 별바위 바로 아래에서 급경사로 내려서기 때문에 없어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통천문을 나와서 우측 능선으로 붙어면 됩니다..

별바위에서 통천문 지날 때 까지를 제외하면 전구간이 표지기가 그래도 띄엄띄엄 있습니다.

 

산길을 진행을 하시다가 표지기가 5-10분 정도 사이에 안보이시면 지도를 놓고 길을 다시 잡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소 5-10분 사이에는 꼭 한두개의 표지기가 분명 있습니다..

그러니 충분히 길을 가실 수 있습니다. 특별히 길이 어려운 곳도 없습니다. 그냥 지구전입니다.

꾸준히 가시면 됩니다..

참.. 대둔산 표지보고 계속 가시면 안됩니다. 대둔산에서는 대둔산 찍고 다시 빽입니다..

대둔산 바로밑에 무덤에서 우측으로보시면 정맥길이 보이십니다...

 

 

  왼쪽이 황장재 입니다.  오른쪽 끝이 피나무 재입니다.  시작해서 점점 고도가 높여집니다.

 

 

 

 

 

 

이 그림을 신문에서 따왔습니다.  사진으로 봐서 그렇지 실지로 봤을때는 너무나 선명하고 아주 예뻤습니다. 초생달 왼쪽이 금성(샛별)이고  오른쪽이 목성입니다.  그러니까 목성이 좀 더 작고 희미하지요.

멀리있으니.. 사진 찍은 각도가 좀 이상한데 이게 반달이 아래 중간쯤에 위치하고.. 금성이 좀더 가까우니 밝고 큽니다. 그러니 살짝 웃으며 윙크하는 모습이 되는데 이 사진이 각도를 삐딱하게 찍어서 그런 표현이 나타나지 않네요.. 사진 기자가 찍었을텐데 좀 아쉽게 그냥 막 찍은듯 합니다....   제가 한장찍을까 하다가 제 똑딱이 디지털로는 택도 없는 촬영이 될거고 삼각대도 없고 수동기능이 자체가 안되니...

이런 현상이 오랫만에 있다고 합니다. 언제 몇십년 전에는 달이 거꾸로 별들 위로 갔었다고 합니다...

저도 첨보는 별상태라 그저 신기하고 예쁘다고 만 생각했었는데..  오늘 신문보니 이게 몇십년만에 나타나는 금성과 목성이 일직선상으로 배치되는 천문이라고 합니다....

 

 

 

출발전 시간을 메모하기 위해서 찍었습니다.. 깜깜합니다. 

 

해가 떠오르려고 하는데 아직 멀었습니다.

 

국공출입금지 표지입니다.

 

첫 눈이 왔던가봅니다..   이제 눈이 오면 낙엽 전쟁은 끝입니다.

 

가도가도 끝없이 나타나는 산줄기들입니다..

 

피나무재에 도착을 했습니다. 카메리가 흔들렸나 봅니다. 주인이 죽을 지경이니 .. 저도 죽을 지경인가 봅니다...ㅎㅎ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