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호남정맥(완료)

[스크랩] 호남정맥21구간(석거리재 - 조계산 - 접재)

유유(游留) 2016. 2. 14. 00:16

호남정맥 21구간

(석거리재-백이산-고동산-조계산-접재)



일시 : 2011년 6월 19일 일요일 맑음

행정 : 전남보성군, 외서면, 율어면

구간 : 석거리재-백이산-고동치-장안치-고동산-조계산-접재          

거리 : gps 실거리 : 20.9 km

시간 : 08:37 - 16:00(7시간23분)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은사시 나뭇잎의 하얀 뒷면이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껴서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것 같다.

옆으로 길게 만들어진 단층짜리 목조건물의 외벽은 시커먼 콜타르를 칠해서 건물자체가 음흉해 보인다..


탱자나무 울타리 그늘아래 쪼그려 앉아 혼자 땅바닥에 이런저런 그림도 그리다가 입자가 고운 흙으로 장난도 친다.


동으로 만든 종이 땡땡 울리고 아이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온다.


어린 시절 아직은 학교에 갈 나이가 되지 않아서 학교에 입학한 형을 따라서 갔다가 그 무료한 시간을 은사시 나뭇잎과 고운 흙, 파란하늘, 탱자나무아래의 그늘에서 시간을 보내고 두 살 터울의 형의 손을 잡고 한낮의 땡볕이 내려쬐는 시골의 길고 긴 신작로 길을 따라서 할머니 계신 집으로 돌아온다..


어려서 집안이 어려워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한동안 할머니 곁에서 자람을 가졌다. 초등학교를 들어갈 무렵 다시 부모님 곁으로 왔지만 어린 시절 그렇게 부모가 그리워 피붙이 형을 졸졸 따라 다녔다..   같이 집으로 오는 길에 걸음이 짧은 내가 칭얼대면 형은 물이 맑고 시원한 개울에서 둘이 발가벗고 한참을 놀다가 큰 느티나무 등걸에 누워 잠이 들곤 했다..


잠결에 어머니를 보고 부스스 깨어난 눈동자에 어느새 그리움의 이슬이 맺히고..

잠시뿐... 

다시 나무 아래로 보이는 작은 시골 동네는 평화롭기만 하였다.


호남정맥 21번째 구간.. 백이산 정상에서 장안마을을 내려다보는 눈에는 어린 시절 시골마을의 평화로움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참 편안하다.


햇볕 한줄기 피할데 없는 방화선을 따라서 백이산을 넘어서니 다시 산불지역을 통과를 한다. 그러다가 다시 숲속으로 길이 이어지고.. 오늘 산행은 이렇게 햇볕을 자주 만나면서 길을 걷는다. 지난번 한북정맥의 한 자락 같아서 호남과 한북이 한데 어우러진 것 같기도 하다.


백이산 정상에서는 안개가 산 능선을 타고 올라온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무더운 초하의 날씨를 진정시켜주기엔 안성맞춤이다.  한동안 멍하니 마주 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정신을 놓는다.

텅 빈 머릿속 덕분에 몸이 한결 좋아진다. 피곤도 금새 풀리고... 오늘 산행은 행복하겠다란 생각으로 다시 걸음을 고동산으로 향한다...


산불지역을 지나 고동치 임도에 내려서서 다시 편백나무가 빽빽한 숲속으로 들어간다.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나무의 향내는 사람의 마음을 참 평온하게 한다. 가쁜 숨을 진정시키면서 숲속의 향에 몸을 맡기니 잠시의 피곤이 눈 녹듯 사라지고 스르르 눈이 감겨온다.


한 숨 잤으면 좋겠다... 마음속에선 그냥 숲속 풀섶에 아무렇게나 누워서 잠시 눈을 감고 평온한 잠속에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잠시 앉아 그 여유로움을 대신한다.

한참을 그렇게 편안하게 앉았다가 다시 길을 잡는다.


오늘은 참 여유롭다.  짧지 않은 길이지만 이렇게 숲속에 들면 마음의 여유가 항상 느그럽다.  세상살이 힘든 저 아래에서도 이런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힘든 오름길에서 이런 저런 상념으로 숨 가쁜 줄 모르고 한 고개를 또 넘어간다.


511봉.. 이제 어느 정도는 온 것 같다.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 과자 하나를 먹고 하늘 한번 본다... 햇볕은 온 몸을 익혀 버릴 듯이 눈이 부시고..  얇은 여름 바지는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버렸지만 마음만은 시원하고 상큼하다.


고동치에서 한참 올라서니 멀리 철탑이 있는 고동산이 숲 없는 파란 풀들을 안고 넉넉하게 누워있다... 손수건을 꺼내어 햇볕으로 익어가는 얼굴을 가리고 다리에 힘을 쏟아 부으니 어느새 산불감시초소와 철탑이 함께 한 고동산 정상에 선다..


고동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조계산이 오두커니 앉아있다.. 멀다..


고동산 정상 아래에 몇 대의 작은 차들이 올라와서 사람들을 쏟아낸다... 등산복 차림인데.. 차로 등산을 하는 것 같아서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걸어서 오나 차를 타고 오나 산에 오면 사람들은 신이 나는 모양이다. 차에서 내린 몇몇 아주머니들은 시원한 산 바람에 마냥 신이 나는 모양이다. 하하호호 웃고 떠드는 소리를 뒤로 한 채로 다시 숲속으로 들어선다.


장안마을로 가는 장안치... 오늘은 재와 봉이 여러번 번갈아서 나온다..

등산로 정비도 잘 되어있는데 가시덤불이 간간이 있어서 벌써 손등을 몇 번을 할퀴면서 간다.

이러다가 풀독이 오르는 것은 아닌지 .. 염려는 되지만 가방 속을 뒤적거려서 장갑을 찾고 어쩌고 하기가 싫어서 그냥 작은 생채기를 무시를 하고 길을 간다..

한참 만에 조계산 장군봉으로 가는 큰 굴목재에 도착을 한다..


언제나처럼 유명짜한 산의 길목에는 얼음과자 장사치들이 진을 펴고 있다.. 아마 이런게 앞으로 점점 더할 것 같다..  여기도 역시나 얼음과자를 파는 장사꾼이 있다..


길다란 얼음과자 하나 입에 물고 돌 의자에 앉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오고가는 모습을 생각 없이 보고 있다...

말씨가 내 지역과 달라서 가만히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가 난다..

한참을 그렇게 앉았다가 다시 잘 다듬어진 정상을 향해간다..

얼마가지 않아서 작은 굴목재가 큰 굴목재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다..

작은 굴목재에선 쉬지 않고 그대로 오른다..

얼음과자 하나의 힘이 장군봉 정상까지 쉬지 않고 오르게 해준다.

역시 먹는 것만큼 가는 게 맞는가 보다..


장군봉... 조망이 가려서 별로 볼게 없지만 잠시 보이는 조계산주변의 모습은 역시 명산답다는 생각을 한다...

장군봉에서 그대로 계속 진행을 하여서 접재로 향하는 길은 참 길고 지루하다.. 하루 종일의 산길을 마무리를 하는 끝이라서 그런지 끝도 없이 내려갈 것 같던 숲길이 어느새 폐도 같은 도로에 내려놓는다..


하루 종일 신선 길 같은 호남정맥 석거리재에서 접재까지... 참 행복한 걸음이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어린 시절 시골학교를 떠올리게도 한.. 그래서 더 행복했던 걸음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기분 좋은 피곤함에 한숨 길게 잠속에 빠져든다...







부연


구간요약


백이산 직전 봉우리에는 산불로 인한 고사목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백이산 정상까지는 아주 가파른 오르막이다. 백이산에서 빈계재(310미터)까지는 억새군락지로 이어진다.

빈계재에서 정확하게 북쪽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왼쪽(서쪽) 새마을촌 농장의 울타리를 따라서 울창한 편백나무 숲으로 접어든다. 511봉 부근은 철쭉군락지이다. 고동재(548미터)에서 고동산 정상까지 임도가 이어진다.

송광사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만나게 되는 선암굴목재 부터는 넓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조계산 정상인 장군봉 오르는 길은 가파른 돌길을 따라 이어진다.

조계산 정상에서 마루금은 연산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서쪽으로 완만하게 휘어졌다가 연산봉 직전 산죽 밭 사이의 삼거리에서 곧장 북진한다.

이 삼거리에서 접재 까지는 내리막길로 계속 이어진다..


이후 호남고속도로 위를 지나는 두월 육교로 내려서게 된다..



전체적으로 산길은 유순하고 힘들이지 않고 진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표지 리번도 잘 되어있고요.. 단지 조계산 구간은 리번이 없습니다.. 조계산 굴목재에 들어서면 장군봉을 기준으로 갑니다.


장군봉에서는 계속 직진하여 접재 방향으로 갑니다..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서 길이 혼동이 될 구간은 없습니다..


반바지는 피해야 할 것입니다. 가시덤불이 있어서 좋지 않습니다... 저도 지금 손등이 울퉁불퉁합니다..

가시덤불에 긁힌 생채기에 풀독이 오른 모양입니다..

왼 손등이 지금 온통 멍게 껍질 같습니다...ㅎㅎ


안전하게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자동차길. 


호남고속도로 순천 나들목에서 내려서 석거리재까지 갑니다..

귀가 할 때는 승주 나들목으로 들어왔습니다.

석거리재나 접재는 모두 국도에 있기에 네비게이션에 잘 표현이 됩니다..


죄송하게도 산악회를 따라서 가는 바람에 대중교통편을 알지 못합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갑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적색선이 이번 구간입니다.

 

고도가 잔잔한 파도처럼 오르내립니다...

 

 

석거리재 휴게소 및 주유소 인데.... 인심이 좀 야박스럽니다...ㅎ

 

 

위의 사진에 나오는 주유소 맞은편에 입구입니다

 

 

석거리재 고개.. 외서면..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염상진이 이 외서댁을 겁탈하고..어쩌구.. 하는 그 외서인가 봅니다.. 외서에서 시집왔다고 외서댁이라고 하지요.. 율어 외서 보성 벌교 순천.. 모두들 태백산맥의 주 무대입니다...

 

 

털중나리입니까...  이제 야생화를 하나둘 씩 이름 외기가 되어가는가 봅니다. 전에는 뭔지도 모르고 지났는데...

 

 

요건 모릅니다..ㅎ

 

 

백이산 꼭지가 보입니다.

 

 

 

 

백이산 정상에서 봅니다..한참을 생각에 잠깁니다...

 

 

 

 

511봉인가요..장안치 넘어서 들어가면 편백나무가 좋습니다..

 

 

 

빈계재 입니다... 첫번째 재 입니다.

 

 

 

 

 

이건... 인동초 든가?...

 

 

편백숲을지나면 511봉..

 

 

산불지역  땡볕을 받으면서 걷습니다.. 덥습니다.

 

 

고동치.. 이제 고동산을 향해 갑니다..

 

 

덥습니다..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쌉니다...

 

 

 

저 멀리 조계산이 희미합니다...

 

고동산 정상입니다..

 

 

 

임도를 따라서 내려갑니다.. 잠시 내려서서 다시 시설물 건물이있는곳으로 가면 숲길로 들어갑니다.

 

 

 

 

번갈아 가면서 땡볕과 숲길이 나옵니다..이런곳으로 들어오면 시원하고 좋습니다..

 

 

장안치 입니다...

 

 

 

큰 굴목재 입니다..여기서 계단을 타고 10여쯤 가면 작은 굴목재가 나오고 다시15여분 오르막을 오르면 장군봉입니다.

 

 

장군바위 오름길에서 본 조망입니다.

 

 

 

장군바위... 보리밥집이 2킬로..  저기 가면 막걸리도 있을건데...

 

 

유명한 산인데..참 멋없는 정상석입니다... 더구나 시멘트를 덕지덕지 발라서...

 

 

장군봉 정상에서 비집고 본 주변 조망입니다.

 

 

정상에서 한참 내려옵니다... 숲속이라 그나마 다행이고요.. 부지런히 걸어서 4-50분 내려서면 접재입니다.. 산행은 여기서끝이납니다.. 접재에 내려서서 우측으로 조금 가면 고속도로 위로 가로지른 육교가 나오고 육교를 건너면 다음 들머리가 나옵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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