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3구간
(송치-농암산-갈매봉-갓걸이봉-미사치)
일시 : 2011년 7월 17일 일요일 맑음
행정 : 전남순천시
구간 : 송치-농암산-장사굴재-죽정치-갈매봉-마당재-갓걸이봉-미사치
거리 : gps 실거리 : 14.2 km (미사치-심원마을 이탈구간1.2km포함)
시간 : 08:33 - 14:43(6시간10분)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오랜만에 맑은 날에 산을 간다.
거의 한 달간을 비를 맞으면서 산행을 해 왔었다. 한북2구간과 호남1구간을 그렇게 비를 맞았고 이번에 또 비를 만날까 하였지만 이번에는 그나마 화창한 여름날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덕분에 덥다..
세상일이란 늘 그렇지만 다 좋을 수는 없는 것이 이치라..
낮은 고지를 넘나들 때는 산모기와 습하고 더운 바람이 온 몸을 적셔오지만 그래도 고지를 점점 높여가니 씻은 듯이 모기는 없어지고 더운 바람은 습기를 품지 않은 냉한 바람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 또한 그곳까지 오르는데 숨이 차고 다리에 힘이 쓰인다..
역시 세상은 공평하다..
이것이 좋으면 저것은 불편하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늘 편하고 늘 행복하기만을 바란다.
일부러 불편하고 불행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편함과 오랜 행복함은 사람을 늘어지게도 하고 오만하게도 만든다.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서 스스로 가꾸지 않으면 사람이 짐승과 같이 되기란 움켜쥔 모래알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만큼 빨리 내 앞에 다가오게 마련이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부지런히 손과 발을 놀려서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게끔 노력을 해야 한다..
산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에 오늘은 참 느긋하다.
구간을 결정을 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모른다.
다만 신세 지는 동호회 산악회에서 구간을 정하고 정해진 날짜에 나가서 버스에 오르면 그때부터는 그 동호회의 움직임에 따라서 갈 뿐..
오늘은 구간을 짧게 잡았다고 한다. 여름이라 길게 잡지 않고 회원들을 여름더위에서 편한 산행을 주기 위해서 그러나보다 하고 생각을 한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세상 살아온 이야기들을, 한 낮에 들판에 선 소들의 우물거림처럼 그렇게 생각의 되새김질을 한다.
더위에 힘든 다리와 상관없다는 듯이..
일주일의 생각과 이런저런 잡다한 세상속의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나타나기 시작을 한다. 결정을 하지 못한 일, 결정은 했으나 옳은 판단을 하지 못하고 뒷일을 남겨두고 시끄러운 결말을 맺은 이야기 등이며...
어찌 사는 게 이리도 바쁜가 싶기도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 바꿔 생각을 해 보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거의 태반이다.
뭐에 그렇게도 심각했는지..
심각한 몇 일 사이의 생각이 한순간 맑은 정신 한자락 차이가 이렇게도 아무것도 아닌 싱거운 일로 끝이 난다.
세상은 그렇게 심각할 일도, 청춘을 버릴 일도, 죽일 만큼 죽을 만큼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주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그렇게 풀지도 못할 문제를 만들어서 죽고 죽임을 당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한주일 동안 신문과 방송에서 온갖 어려운 문제들을 쏟아낸다. 답도 없이..
세상사는 일들을 먼 산에게 물어본다.. 바로 앞의 바람에 일렁이는 잎이 넓은 나무들에게도 물어본다..
너는 사람 사는 세상을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고...
먼 산의 푸름처럼 잎 새의 푸름처럼.. 원래 그렇게 생겨나왔던 처음처럼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원래 데로 살아라....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사람도.. 처음처럼.. 원래 데로.. 사람답게란 말을 생각을 하고 살면..
오늘은 걷는 걸음의 길이가 짧다. 오랜만에 구름도 비켜서고 멀리 몇 겹의 산마루들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도 오늘처럼 멀리 있는 곳까지 보여줄 날들이 더 많음을...
멀리 호남의 종착지인 백운산 마루금이 희미하게 보였다 사라졌다...
이제 한 구간 남은 호남정맥..
다시 세상에 내려서서 오늘 산속이야기 힘을 삼아 사람 사는 시간 속을 여행을 하여야겠다..
부연
자동차길
남해고속도로 서순천 나들목을 나와서 17번 국도를 타고 구례 방면으로 잠시 갑니다. 새로 난 17번 국도를 송치재 휴게소를 지나면서 구 길로 접어드는 산길로 올라서면 됩니다.
네비게이션에 송치재를 입력하시면 될 것입니다.
송치에는 붉은 벽돌로 지은 연수원이 있고요 그 앞에 주차장이 잘 되어 있습니다. 개인차랑은 여기에 주차를 하시면 될듯합니다.
연수원은 지금 운영을 하지 않는지 사람 흔적이 없었습니다..
날목인 미사치에서는 미사치에서 우측으로 심원마을 방향으로 1킬로미터쯤 내려옵니다. 길이 좋아서 잠시 만에 내려섭니다.
이윽고840번 지방도로가 나오고요 역시 구례로 길이 이어지고 황전 터널이 보입니다..
여기까지 이탈하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심원마을에는 버스정류장이 있다고 하니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산길
송치재에서 연수원 앞쪽으로 시멘트도로를 타고 올라갑니다.
잠시 가면 산속으로 들어가는데 시멘트 길을 대략 15분여를 갑니다.
이후 산길로 농암산까지 죽 이어지는데 그렇게 가파르지 않은 길이라 쉬엄쉬엄 주변을 조망하면서 가면 쉽게 갈수가 있겠습니다.
병풍산 갈림길에서는 이정표가 되어 있어서 길이 틀릴 염려가 없습니다. 농암산을 지나서 장사굴재가 지나가 이어 죽정치가 나옵니다.
죽청리와 승주청소년수련원으로 가는 길이 뚜렷하고요 역시 이정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이정표는 실제 거리와 많이 다른 이정인 것 같아서 믿을 만 하다고는 말씀드릴 수가 없겠습니다.
그냥 참고용으로만 활용을 하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이후 갈매봉 정상을 밟고 한 시간 정도 가시면 마당재가 나옵니다.
마당재는 잘 만들어진 임도입니다..
이후 갓걸이봉으로 가는 길이 한참을 갑니다. 점점 바위들이 나오고.. 그렇게 갓걸이봉이 산불감시초소와 통신 탑을 지고 있는 봉우리로 올라섭니다.
여기서도 역시 이정표가 방향을 잘 알려주어서 길이 틀리지 않게 갈 수가 있습니다.
갓걸이봉을 지나서 고만고만 봉우리들을 몇 개 넘나들면서 산 아래로 840번 지방도로가 보입니다.
눈에 빤히 보이지만 미사치 까지는 한참을 오르내립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가시면 걸음이 즐겁습니다...
미사치에서 역시 이정표가 잘 되어있고 심원마을 방향인 오른쪽으로 넓직한 길로 내려서시면 됩니다..
물론 그대로 직진을 하시어 정맥을 이어가셔도 됩니다.. 저는 여기까지 구간을 정하여서 걸음을 하였습니다..
여름이라 체력안배를 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봄이나 가을이면 좀더 걸어도 될 듯한 구간이었습니다...
좌에서 우로 갑니다.
이제 백운산까지 한구간 정도 남았습니다... 백운산에서 외망포구까지 호남기맥을 하느냐 마느냐에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송치재 입니다.
연수원으로 쓰던 건물인가 본데 현관간판에는 순천광양유도관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이런 포장도로를 한참 걸어서 올라갑니다. 대략 10여분정도...
포장도로가 끝나고 산속으로 들어서 잠시 갑니다. 우리가 왔던 송치재 구길입니다.
빛과 안개와 나무들로 그린 그림입니다.
길가의 거미줄.. 그만큰 작은 곤충과 거미들의 먹잇감이 많다는것이겠지요.
거미줄.. 참 정교한 곤충입니다.
저산이 병풍산인가 봅니다.. 한참을 바라봅니다.. 산속에서 산을 봐도 지겹지가 않습니다.. 그저 편안해집니다.
닭의 장풀... 달개비 라고도 한답니다. 똑딱이로 접사를 시켜봤는데 역시 욕심데로 나오지가 않습니다.
바위채송화(돌나물과) 입니다.. 이거 찾느라 책을 한참 들여다 봤습니다..ㅎㅎ
별로 험하지도 않은데.. 밧줄이 있습니다
첩첩산중.. 저 끝까지 가면 호남도 끝인가 봅니다.
오늘구간의 반을 왔습니다.
마당재..이제 갓걸이봉만 넘어면 오늘 산행은 끝납니다.
한 낮의 볕이 따갑습니다.
다음구간에 저 산을 올라 좌측으로 갑니다.. 백운산을 향하여..
저기 통신탑이 보이는 꼭지가 갓걸이봉입니다.
심원마을이 있는 도로입니다.
드디어 갓걸이봉이 나오고..미사치까지 2킬로미터라.... 오차가 좀 있는듯 한데..
같이 동호회 산악회에 신세를 지는 분입니다.. 산행내내 담배를 태우시는데..ㅎㅎ
갓걸이 봉에서도 이렇게 오르내림니다...
항상 느끼는 감정입니다.. 평화...
저 도로가 미사치재 아래로 터널로 지나갑니다.
다음구간을 가야할 모습입니다.. 여름에.. 기가 질립니다..ㅎ
미사치 입니다..여기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심원마을 가는 이탈로 입니다.. 직진하면 정맥길입니다.. 가다가 보면 계족산 가는 길도 나온다고 합니다.
미사치에서 여기까지 금방 내려왔습니다..대략 1킬로미터 쯤됩니다.
위에 보이는터널의 반대편입니다.. 그쪽으로 내려서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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