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호남정맥(완료)

[스크랩] 호남정맥24구간(미사재-도솔봉-한재)

유유(游留) 2016. 2. 14. 00:14

호남정맥 24구간

(미사치-깃대봉-월출재-형제봉-도솔봉-따리봉-한재)



일시 : 2011년 8월 21일 일요일 약간흐리고 시원한 바람

행정 : 전남 광양시 봉강면 옥룡면

구간 : 심원-미사재-깃대봉-월출재-형제봉-도솔봉-참새미재-따리봉-한재-논실마을

거리 : gps 실거리 : 17.2 km (미사치-심원마을 접속구간1.2km  한재-논실이탈구간 2.6km포함)

시간 : 08:50 - 16:50(8시간)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한 달이 넘어 다시 호남정맥 한 구간을 하러 길을 떠난다.

오랜만이라... 지난구간 이탈한 구간들머리에서 잠시 혼동이 온다.


이 길이 맞나?.. 길을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그동안 많은 비로 등로는 여기저기 물길과 그 물길에 떠내려 온 작은 나뭇가지들로 어지럽다. 

gps 로 길을 잡아서 미사치 고개까지 잠시 올라선다..


다시 정맥에 서고 보니 이제 몇 구간 남지 않은 호남의 길이 아쉽기도 하다. 그저 아껴먹는 음식처럼 그렇게 조금씩 그 맛을 음미해 가며 호남 길을 가리라 생각을 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도 않고 결국은 안내산악회 뜻대로 되는 행군 같은 길이 되고 말았다..


오랜 세월동안 지친 탓도 있지만 그동안 세월 속에서 편하게 하는 산행의 맛을 들인 터라..

아쉽지만 이미 다 끝이 나가는 마당에 새삼스레 이런저런 소리를 해서 무엇해 하는 심정으로 정맥 한걸음 한걸음을 천천히 걷는다..


오늘은 이쪽 지방으로 비가 온다는 소식에 잔뜩 비 대비를 하여서 왔는데 산행하기엔 더 없이 좋은 날씨를 안겨준다. 구름은 해를 슬쩍 가리고 불어오는 바람은 습기를 다 버리고 싸늘한 냉기를 품고 있다.


이제 후텁지근한 여름의 습기 찬 바람이 아니라 가을의 건조하고 싸늘한 바람이 산허리를 감아 돌아 산마루부터 여름내 젖었던 습한 기운을 말린다.


드디어 가을의 냄새가 여기저기 솔솔 나기 시작을 한다..

뭉게구름대신 얕고 긴 구름이 흩어져 있고 간혹 비치는 햇볕을 받은 바윗돌 위에는 또아리를 틀고 앉은 독사들이 혀를 낼름거리며 제 몸을 말리고 있다..


미사치에서 깃대봉 오름길에 잠시 진을 빼더니 이내 길은 산마루를 따라서 편안히 이어진다..


산에서 사는 사람이라 산중이야기를 즐겨 나눈다.

5월의 솔바람향기 들려주고 싶지만 그대들 값 모를까 두렵네...


법정 스님의 책에서 본 산중이야기 한 구절이 불쑥 생각이 난다.


5월의 솔바람 향기는 아니지만 긴 여름 끈적한 습기를 물러가게 한 마른 바람이 반가웠든가 보다 

올해는 유독 비가 많았던 터라 산중에서도 이런저런 몸살을 앓았을 터..

산중 친구들도 힘든 여름을 보냈을 것이다..


이제 마른 바람에 한결 그 기세가 꺽인 적당한 햇볕에 제 몸을 말려 그나마 남은 자기들 스스로의 흔적들을 가을걷이로 삼아야 할 터...


산중은 바쁘지만 길은 걷는 나그네는 그저 느긋하기만 하다.


오늘은 나도 몇 년 만에 참으로 느긋이 먼 길을 느리게 가고 있다. 앞에 보이는 산봉우리가 높아도... 그 높은 산봉우리들의 마루금이 길어도 느긋하기만 하다..


늘상 이런 속절없이 편한 마음으로 산행을 하고 싶었던 욕심이 어느새 도심의 기록 산행이 되어서 산이 내게 들려준 모든 이야기들을 귓가로 흘려듣고 그저 시간 맞춰 여기서 저기로 가는 꼬리긴 기차가 되었던가 보다..


슬금슬금 걷던 발걸음이 어느새 도솔봉 꼭지에 선다...

같이 가던 사람의 무전기에서 다급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급하게 걸음을 재촉하며 가는 사람이 궁금하여 옆의 사람들에게 물었다.


회원 중에 누가 뱀에게 물렸다고 한다..

잠시 형제봉에서 내려서니 여러 사람이 걱정스러운 얼굴과 함께 손가락 끝에 빨간 피를 달고 있는 ...


뱀을 찍어둔 사진을 보니 살모사였다.. 아주 살이 꽤 오른 큰 놈이다..

지혈을 하고 몇 사람을 붙여서 그 자리에서 하산을 하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냐고 하니 몸을 말리러 나온 뱀을 사진에 담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뱀을 잡으려다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뱀이든 다른 짐승이든 사람이 건들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 사람에게 대 드는 일은 참 드문 일이라 . 궁금해서 질문을 하니 역시나 사람의 공격성에 방어본능이 발동한 뱀의 당연한 행동이다...


잡아서 뭣하게?  하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고..  옆에서 누가 술을 담그고 어쩌고 하기에 뱀술 보다 더 좋은 비아그라가 있는데 뭐할라고?.. 하니 또 말이 없다..

산에 왔으면 산이나 갈 것이지.. 괜한 짓을 한 사람 덕에 산행이 어수선해지고 마음이 어두워진다.

자랑할 일이 아니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산속에 나는 나물 한 가지 풀 한포기 동물 한 마리라도 건드리면 안 된다.. 그저 산에서 나는 모든 것은 산을 이고 지고 사는 산 사람들의 몫이다..

그네들의 터전에 들어가서 산을 못살게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산 속의 여러 가지에 우루루 몰려간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하나씩 손을 댄다면 어디 산이 견뎌내겠는가...


하루에도 여러 대의 차들이 사람들을 부려놓고 산속 여기저기에 사람의 흔적들이 즐비한데....


산에 나물이 탐이 나면 산 아래 터를 일구고 사는 사람들이 좋은 놈으로 골라서 장만해둔 산나물을 몇 푼 돈 들이지 않고 얼마든지 구입을 할 수가 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서 산행을 와서 몇 푼 되지 않은 돈이 아까워서 여기저기 상품성이 없이 이제 막 자라나는 풀들도 인정사정없이 뜯어 가는 남자 여자들을 볼 때는 참 안쓰러워 보인다..


그것 가지고 몸보신 되겠니?......



몇 마디 말로 에둘러 나무래고 다시 길을 잡는다..  잠시 가다가 적당한 자리에서 점심을 하는데 땀에 젖은 몸이 떨려온다.. 날씨가 벌써 이렇게 되었나..


찬 냉기에 쭈그려 앉은 탓에 허벅지에 마비가 온다.. 얼른 일어나서 아직 식사가 덜 끝난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먼저 간다란 이야기를 하고 길을 내려선다.. 십 여분 걸어서 다시 몸이 더워지면서 마비되는 현상은 사라지고 ...


도솔봉을 지나 멀리 따리봉을 본다.. 그 옆으로 긴 능선을 따라서 백운산이 우뚝하니 서 있다..  저곳에 서면 호남정맥의 끝인 것을... 벌써 여러 가지 생각들이 따라온다..


힘들게 따리봉에 올라서니 새로 만든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끝에 서서 하얗게 하늘빛을 받아 다시 뱉어내는,  올망졸망한 섬들과 해안선이 있는 광양만이 하얗게 펼쳐져있고 그 한 켠에는 광양제철소의 붉은 지붕이 보인다..


저 바다 앞으로 철광석을 실은 배들이 줄지어 들어올 것이고...


멀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언젠가 광양만의 수입되는 철광석 배들이 줄지어 들어오는 것을 보았던 터라 그렇게 느껴진다..


한 아름에 호남정맥의 종점 인 우뚝한 백운산..  한 두 시간이면 저곳에 닿는데...


또 과정보다 결말을 보고 싶은 마음이 앞에 선다..


다음번 구간으로 백운산을 눈앞에 두고 한재에서 논실 마을까지 짧지 않은 길을 터덜거리며 내려선다.. 


맑은 계곡물이 시원하다..


오늘 하루,

한재계곡의 시원한 물처럼 그렇게 달고 맛이 있었다.....








부연

자동차길.


대구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광양 나들목에서 내립니다.

순천시 서면 청소리의 840번 도로로 가다가 심원마을을 지나나서 터널 100미터 전에서 우측으로 산으로 붙는 길이 미사치로 가는 접속 등로 입니다..

순천시 서면 청소리 심원마을과 황전면 회룡리 로 넘어가는 고갯길에 새로 도로가 포장이 되고 터널이 생겨있습니다. 옛날 지도에는 비포장 임도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지금은 2차선 지방도로 로 되어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심원마을 또는 청소5교 등으로 입력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명은 순천시 서면  청소리 입니다.


이탈은 논실마을(광양시 옥룡면 논실리)에는 대중교통인 버스정류장이 있더군요..서울대학교 연습림이 있고요 답곡 분소라고 있습니다.. 그쪽 계곡에는 피서객들이 하천에서 많이 놀더군요.  논실에서 한재까지 1톤 트럭정도 되면 올라갈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간간히 비포장이 나오는데 적당히 올라 갈만 하더군요. suv 차랑 정도는 올라가도 될 것 같았습니다.



산길

840번 지방도로 심원마을 위쪽 터널100미터 전에 우측으로 계족산 등산로 등로가 보입니다. 그 쪽으로(계족산 등산로 간판 등이 있습니다.) 들어서면 표지기가 있고 15분 정도이면 미사치에 도착을 합니다.. 


미사치에서 깃대봉까지 고도를 많이 높여갑니다.. 300대 고지에서 800대 고지로 올라서는 것입니다. 그 만큼 힘이 들겠지요..

이후 깃대봉 에서는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데요..

천천히 진행하시면 그리 힘들이지 않고 진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특별히 길 주의나 어려운 구간은 없습니다. 표지기와 산행표지판이 잘 되어있습니다.


이쪽으로 일반 등산객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도솔봉 쪽으로 오니 등산객들이 많았습니다. 아마 도솔봉과 따리봉 백운산 이렇게 연계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따리봉 에서는 경사가 좀 급하게 내려서서 한재에 도착을 합니다.  한재는 북쪽으로 구례군과 하동 다압을 경계로 중대리와 하천리 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고요.. 남쪽으로 논실 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있습니다. 부분 포장이 되어있지만 차체가 높은 차들은 통행이 가능하겠습니다.. 걸어서 내려오는데 30분쯤 소요가 됩니다..




 

좌에서 우로 갑니다.. 한재에서 논실마을까지 거리가  꽤 됩니다.우측 골짜기가 한재 입니다.

 

 

크게 오름은 없습니다..덕분에 편하게 다녀왔습니다.

 

 

이제 끝부분 조금 남았습니다.

 

 

 

터널의 반대편은 청소리 심원 마을 방향입니다.

 

위 그림에 산님을 올라가시는 곳에 이런 표지판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미사치까지 15분 입니다.

 

 

미사치 재에  이번에 내린 비와 바람으로 나무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깃대봉으로 오르는 중에  보인 풍경입니다... 이 날은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냉기를 품은 바람이 서늘하게 계속 불어주어서 산행이 편했습니다.

 

 

길이 참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길이 좋았습니다.. 잡목도 없고 잡풀도 없이 말끔한 등산로의 연속입니다.

 

 

저 멀리로 광양만이 보입니다.

 

 

종일 이런 날씨입니다.. 햇빛이 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따리봉이 보이고요..

 

 

따리봉인가 봅니다.. 저 곳까지 가면 이번 구간도 끝입니다..

 

 

드디어 한재로 내려갑니다.  한재까지는 조금 경사가 급합니다... 이후 한재에서 논실마을까지는 휘바람 불면서 설렁설렁갑니다.

 

 

한재에 도착을 합니다. 따리봉에서 대략 20분 정도 소요가 됩니다..

 

 

한재까지 오니 하늘이 이렇게 맑아집니다..  기가 막힙니다..ㅎㅎ  이 쪽은 구례방향이고 아래쪽 사진은 광양방면 논실마을 쪽입니다.

 

 

광양방면.. 논실 마을로 내려갑니다.. 논실마을까지 대략 30분 정도 잡습니다..

 

 

논실 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다음 구간때 여기서 부터 한재까지 길게 올라가야 합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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