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2구간
(배티재 - 서운산 - 위례산 - 성거산 - 유왕골고개(각원사))
일시 : 2010년 6월 12일 토요일 비옴
장소 :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충남 천안시
코스 : 배티재 - 서운산 - 엽돈재 - 부수문이 - 위례산 - 우물목고개 - 성거산 - 각원사
거리 : 도상 : 18.3km (유왕골(정자) - 각원사 1.2km ) gps 실제거리 : 22.4km
시간 : 칠장사 출발 09:16 - 각원사 도착 16:17(7시간) 탈출 30분
여보 비 오는데 ...
어찌 할까...
응?.. 그러나..
잠시 생각을 하다가 이내 휴대폰 문자를 넣는다.
오늘 참석 못하겠습니다. 나중에 혼자 땜방 하겠습니다.
그렇게 문자를 보낸 시간이 아침 5시다.
그리곤
됐다.... 도시락 치우고 잠이나 더 자라..
십여분이 지나고 .. 뭔가 아쉽고 허전하다.
벌떡 일어나서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 밀고 내리는 빗줄기를 맞는다..
화장실로 가서 얼굴에 물을 바르며 거울 한번 쳐다본다.
그래 .. 가자..
어느새 시간은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자리에 누운 집사람에게 도시락을 싸라고 하고는 후다닥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선다.
시동을 걸고 약속장소로 가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비 오면 안 나가는데... 비 맞으며 산행을 하기 싫은데 .. 그럼 집에서 편한 잠이나 잘 것이지 뭐 하러 이렇게 쫒긴 듯이 나오는 걸까.. 주차를 하면서 까지도 그 답을 찾지 못한다.
배티재...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다. 출발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빗줄기는 더 세진다..
서운산을 지나는데 벌써 온 몸이 다 젖는다. 아랫도리는 정강이부터 젖은 비가 허리까지 올라오고.. 신발 속엔 파도가 친다. 윗몸은 덮어쓴 비옷으로 땀으로 젖는다..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다 같은 상황이 된다..
한기가 들고.. 꺼내 입은 바람막이 얇은 비닐 옷이 그런데로 보온이 되는가보다..
백두대간을 하면서도 비 오면 나서지 않은 산행 길을 금북정맥에서 두 손을 든다...
초록빛 잎들이 회색구름에 반사가 되어 반짝거리는게 잔잔한 호숫가의 일렁이는 은파와 같다.
숲길은 참으로 고즈녁 하고 습기 찬 나뭇잎의 냄새가 마음을 들뜨게 하고..
편안한 등로는 빗물의 성가심을 금방 떨쳐내 버린다.
날이 맑으면 맑은데로 숲의 이야기가 있고 비 오면 비온대로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걸음마다 짤박거리는 물기 젖은 잎들이 정겹고 나뭇잎에서 후두둑 떨어지는 물방울들은 보석같이 반짝거린다. 비옷의 후드위에 빗방울 소리가 툭툭거리면서 또 다른 숲의 합창을 듣는듯해서 금새 기분이 좋아진다.
육체의 걸리적거림 보다는 가슴속에 전해지는 비오는 숲의 이야기가 더 기분좋게 한다.
엽돈재를 지나면서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운무가 가는 길 앞에 양탄자처럼 펼쳐진다.
비는 우물목고개를 지나면서 잦아들더니 이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어느 정도 습기를 걷어버린다. 한참을 걸어서 오르는 성거산 정상엔 군부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고..
멀리 내려다보이는 사람 사는 동네는 희뿌연 공기를 모두 씻어버려 참으로 맑고 시원하다.
성거산을 오르는 중에 천주교성지가 있다..
집사람 생각이 난다. 성지순례 한번 마음데로 가지 못한다고 내내 투덜거렸는데..
그렇지 않아도 아침에 오늘 비가 오니 다음에 둘이서 같이 가자고 하던 말을 들은 척도 안했다. 그저 혼자 생각만 했었을 뿐...
천주교성지의 돌비석을 보니 아침에 흘려들은 그 말이 생각이 난다.
살면서 서로가 점점 무디어져 가는 감성이 가끔은 섭섭함으로 간혹은 후회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사람이란 서로가 기대어 감정을 먹고 사는 동물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산행걸음이 빨라서 예상시간보다 하산 시간이 빠르다.
정맥의 중간에서 끊고 내려선다. 각원사라는 절로 하산하는데.. 절의 규모가 대단하다.
오늘은 천주교로 시작을 해서 불교에서 끝을 낸다.
성지순례를 내가 한 셈이 되나?.. 그것도 한꺼번에 두 군데의 다른 종교 성지를...
종교처럼 순한 산길을 참으로 행복하게 다녀왔다. 하느님과 부처님의 보살핌 아래에..
부연
자동차길
고속도로 진천I/C를 나오면서 바로 좌회전을 합니다. 안성방면으로 계속 가시면 됩니다.
진천을 지나서 구서삼거리까지 안성방면을 기준으로 쭉 가면 구서삼거리에서 중앙CC 와 안성 이정표가 나오는데 그 길로 들어서면 됩니다. 네비게이션에 배티성지를 찍으시면 됩니다.
배티재 주변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더군요. 중앙 골프장입구 근처 적당한 공터를 찾아봐서 주차를 하여야 할 것 같더군요.
날머리는 각원사 절에서 합니다. 천안시의 단국대학교 천안분교가 보이고요.. 각원사는 도심의 바로 곁에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쉬울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각원사 절에서 천안톨게이트까지 15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버스로..
주차는 각원사 절 주차장에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산길
배티재에는 나무로 만든 간이 사다리가 있더군요.. 전에 못 보았는데.. 일단 도로에서 숲길로 들어서면 편안한 숲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오름이 심하지도 않고 오솔길 산책로처럼 그렇습니다. 지도상 거리와 GPS 와의 실 거리 사이도 10%정도의 편차가 발생을 하지 않는 것을 보아서는 고저차이가 크게 없다는 것을 반증을 합니다. 서운산까지 조금씩 고도를 높여서 가는데 그리 힘든 고도가 아니어서 천천히 오르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숲길입니다.
서운산에서부터 엽돈재까지 역시 순한 길의 연속입니다. 엽돈재를 기준으로 경기도와 충청도가 갈라집니다.
엽돈재에서 내려서서 내려가는 방향에서 왼쪽으로 도로 따라서 10미터 정도 가면 맞은편으로 정맥이 보입니다. 이후 부수문이고개를 지나고 위례산을 넘어서 우물목 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우물목고개에서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서 성거산으로 향합니다. 천주교성지 입구가 보이고요.. 계속 아스팔트를 따라서 한참 올라갑니다. 여름에 햇볕이 날 때는 땀깨나 흘리는 지루한 구간이 될 것 같더군요..
끝까지 올라서면 공군부대 정문이 나옵니다. 즉 정상에 공군부대가 앉아있습니다. 정문을 바라보고 왼쪽 부대철망을 따라서 정맥이 이어집니다. 철조망 따라서 한 모퉁이 돌면 왼쪽으로 길이 나 있습니다. 그곳은 알바 길입니다. 계속 철조망을 따라서 한참 갑니다. 부대를 한 바퀴 도는 형식입니다. 그리곤 마사토 흙이 다 드러나 있는 10미터쯤의 경사가 있는 곳을 올라서서 왼쪽으로 등로가 보입니다. 그쪽으로 내려섭니다..
이후 만일고개와 걸마고개를 지나서 유왕골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유왕골 약수터가 있는데 정맥에서 약 400미터 지점에 있습니다. 여기서 식수 보충을 하시면 될 것이고요..
여기서 끊고 각원사로 내려서실 분들은 정자가 나옵니다. 그 정자 바로 앞에 각원사 가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좌불상 방면으로 가시면 각원사가 나옵니다.
여기서 각원사 까지는 1KM 정도입니다. 각원사는 조계종입니다. 천안시 안서동에 위치를 합니다. 안서동에 상명대학 단국대학 호서대학 천안대학 백석대학 등등... 분교들이 많더군요..
오른쪽 위에서 시작해서 왼쪽 아래로 진행입니다.
배티재에서 출발합니다.. 비는 오고..
첫번째 봉우리 서운산 입니다.
가다가 보니 금강 발원지도 있는데..
부소산 돌비석이 거창합니다.
우물목고개시작입니다.. 여기서 성거산 꼭지 공군부대까지 거의 40분 정도 걸립니다.. 지루한 오르막 아스팔트입니다.
중간에 성지로 가는 길이..
공군부대입니다. 정문앞에서 왼쪽 철망을 따라서 갑니다.
이철망 시작해서 몇걸음 가지 않아서 왼쪽에 길이 있는데 그곳은 아니고요 철망따라서 한참 가면 경사지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왼쪽으로 가는 길이 등로입니다.
비가 와서 사람들과 섞여서 진행을 하다 보니 저도 사진 몇장을 건졌나봅니다.. 그나마 많이 사양을 해서 찍힌것입니다..ㅎ
우째 오라고 해서 갔더니만 남자가 저혼자 서있는데... 끼일 자리가 아닌데 어색하게 되었습니다..
성거산에서 잠시 내려오면 이정목이 있고 유왕골 샘터는 좌측이고 .. 각원사는우측입니다.. 여기서 직진이 정맥인데 직진으로 4분정도 가며 정자가 하나 더 나오고 정자 지나서 언덕을 하나 넘어서 우측으로 길이 있습니다. 여기 길과 만나는 각원사
가는 길인데 그쪽으로 내려왔습니다. 그쪽으로 내려서면 볼게 많다고 해서 갔는데.... 뭐.. 그렇습니다...
이 정표에서 가르키는 데로 각원사로 하산하면됩니다.. 여기서 끊었습니다. 이번구간은. 정맥은 태조산 방향으로 갑니다
두번째 정자가 나옵니다. 여기서 약간 언덕진 봉우리 하나 간단히 넘어서 우측으로 보면 각원사 가는 길이 나옵니다. 이정표도 없고 길표시도 명확하지 않지만 첫번째 정자에서 내려서는 길과 만납니다.
각원사로 들어서는 길목입니다.. 산행이 종료가 됩니다.
우리 나라 최대의 청동좌불이랍니다... 이거 만드는 돈으로 불쌍한 고아들이나 거둬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부처가 살아있다면 무슨 소리를 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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