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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도家系圖 이야기

유유(游留) 2016. 5. 31. 22:10

가계도家系圖 이야기



부모는 자식을 애지중지 30 여 년 동안 키워 조건없이 며느리에게 인수인계한 고마운 분들이다. 30년 간 아들을 양육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학비를 포함하여 5억 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다.

거기에다 결혼 비용과 셋방이라도 얻어주려면 줄여 잡아도 7억 원은 거뜬히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결혼 후 시부모를 모시겠다는 며느리가 별로 없다고 한다. 게다가 같이 살겠다는 시부모도 줄어들고 있다.

가장 가까워야 할 사이인 고부간이 가장 멀게 변하고만 것이다.


K 씨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육남매가 함께 오순도순 살면서 동생들을 시집장가 보냈다. 자신도 결혼한 뒤 두 아들까지 낳아 어머니를 모시고 별문제없이 살았다.

그런데 아내가 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후 절대 안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할 수 없이 그동안만이라도 어머니를 여동생 집에서 모시도록 했다.


몇 달이 지나자 아내는 바깥 활동을 하게 되었다. 다시 어머니를 모셔오겠다는 남편의 얘기에 부주간의 불화는 끊이지 않았다.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환자잖아요. 어머니의 자식들이 여섯명이나 되므로 일 년에 한 집에서 2개월씩만 모시면 되잖아요?”


K 씨는 그 얘기가 옳은 것 같아 동생들을 하나하나 찾아 갔다. 그렇지만 모두 모시지 못할 이유만 내세웠다.  집에 돌아와 사정얘기를 하자 아내는 결사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당신의 형제들에게 문제가 있어요, 나는 환자니까 어차피 못 보시는 거지만.....”

“건강만 회복되면 모시겠소?”

“그럼요”

“그럼 그때까지 시설에다 모십시다. 죄스럽지만 어떻게 하겠소?”


효자였던 그는 어머니를 시설에다 모셔놓은 후 퇴근할 때마다 가족 몰래 문안을 드렸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

“아니다. 여기에는 말벗이 많아 심심하지 않다. 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라.”


그 후 그의 아내는 건강이 좋아지기는커녕 하루가 다르게 몸이 나빠졌다. 일 년 사이에 다섯 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이때 K 씨가 찾아와 하소연을 했다.


“의사들은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는데 어째 이런 일이 벌어집니까?”

“의사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병이 회복되면 어머니를 모셔야 된다는 생각이 병을 키우고 있는 겁니다.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소생 불가능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아내는 시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일 년 안에 육형제 중에 다섯 명이 중병에 걸리거나 교통사고를 당했고 사업에도 실패했다. 사람에게는 양심의 소리가 있다. 자신의 마음의 소리가 스스로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다. 가정이 흔들리면 가옥만 남는다.





(중략).........






어느 종교기관에서는 가계(家系)도를 그려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김미화 씨는 우리나라 가계도를 그려주는 최고의 전문가이다. 조상과 후손이 관계 중에서 어떠한 일이 왜 생겼으며 앞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날 것인가를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켜 설명을 하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족보를 놓고 그림을 그리는데 조상과 후손에게는 놀랍게도 같은 일들이 반복하여 벌어진다.

효자 가문에 효자가 나고 조상이 불행하면 자식도 불행한 현상이 나타난다. 우리가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에 결코 우연이 없다는 것을 가계도의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상이 뿌린 씨앗을 내가 열매로 거두고, 내가 뿌린 씨앗을 자손이 받아먹는다.


자식에게 아무리 유산을 많이 남겨도 조상이 불행하면 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중학시절 교과서에 가계의 유전법칙이 실려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큰 충격이었다.


프랑스에서는 600년 간 가문에 대해 연구를 한 적이 있었다. 범죄자의 가계와 학자의 가계를 비교한 것이다. 범죄자의 가계는 1대가 살인, 강도와 창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자손들의 90퍼센트가 강도, 살인범, 사기범, 창녀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자의 가문은 대부분 문학, 예술, 의사, 고위층 관료로 이름을 떨쳤는데 현대과학에서는 유전인자로도 설명이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


요즘은 남녀 간에 연애결혼 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어느 학교 출신이며,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졌는지를 먼저 따진다. 또 직장은 올바른가부터 살펴본다. 가계는 어떤지, 누구의 자식인지 따위에는 관심도가 많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이것 정도는 살펴보라고 한다.



조부모와 부모는 행복하게 살았는가?

덕을 쌓은 조상이가, 아닌가?

부모에게 효도를 했는가, 불효를 했는가?

근면 성실한가, 게으름의 표본은 아닌가?

주위에 좋은 친구가 많은가, 외톨이인가?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만남이 아니라 가문과 가문의 만남이다.

얼굴만 보고 한눈에 반해 결혼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결혼이란 반품이나 교환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상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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