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백두대간(완료)

백두대간 1차 (1-3소구간,중산리-사치재)

유유(游留) 2007. 5. 31. 22:32
1차 1-3소구간을 끝내고..


오래 전 어느 산행에서 어떤 이가 같이 백두대간을 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을 때.. 대답을 선뜻 하지 못했다. 그 당시만 해도 대간길은 생각도 해보지 않았고 그저 노는 날 혼자 이 산 저산을 헤집고 다니던 때였으니..
그러다가 올해 문득 대간 길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난다.

어떤 길일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길...
그래 그 길로 함 가보자.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국립공원경방기간 끝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혹자는 그런다. 마땅찮은 구간은 놔두었다가 나중에 땜방으로 하지..
물론 그래도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할 바엔 차라리 안내 산악회를 따라서 그저 꾸역꾸역 길이나 갈 일이지...
이리저리 땜방하고 그리고 꼭두새벽 캄캄 밤중에, 첨 가는 길을 그런 식으로 하기는 싫었다.
가다가 못 가면 내려오고 계획데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리저리 쫓겨다니는 그런 식의 대간 길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러 대간 기행문들을 보았다. 나름데로 의미도 많고 접할 정보들도 많다.
하지만 나에게 딱 맞는 그런 글들을 찾아보기가 참 힘이 들었다.
단체로 하는 산행기는 아예 들여다보지 않았다.
단체로 하는 산행이 아닌 혼자 가는 산행이라 스타일이 많이 달랐기에 ...
홀로 산행을 하신 분들 중 몇 분이 계시는데 정욱근 돈키님의 산행기를 몇 번 읽었다. 워낙 출중하신 걸음들이라.. 만만디의 내 걸음이 맞을까 이리저리 재어봐도 도저히 자신이 없는지라 ..
그저 내 자신에 맞는 산행을 잡느라고 몇날 몇일을 보냈다.

그러다가 생각하길..
어떻게든 시작을 해보자 하루 이틀 걷다가 보면 방법도 나오고 요령도 생기겠지...
일단 쳐들어가자...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뿜빠바뿜빠... ㅎㅎㅎ


2005년 5월 1일
전국의 국립공원이 경방기간이 해제되는 날 산행을 하려고 준비를 했다.
대구에서 마침 1일에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해서 다시 중산리로 내려오는 원점회귀형 산행이 모 산악회에 잡혀있어서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고 해서 그 안내 산악회를 따라서 가서 중산리에서 홀로 산행길을 나서려고 준비를 했다.

산행 2일전에 월말보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같이 근무하는 직원의 사정으로 일요일은 휴무가 중지가 되고 연장근무를 하라고 한다.
아무리 머리를 짜 봐도 방법이 없다.
주 5일제 근무의 교대근무는 누가 결원이 생기면 연장발생이 되는데 대체 인원이 없는 관계로 할 수없이 곱빼기 근무를 하여야 한다.
머릿속이 온통 대간 길뿐인데...
하지만 어쩌랴
내 몸뚱이 쳐다보고 있는 6개의 눈동자들....ㅎㅎㅎ
일단 생계가 제일 우선 순위기에 하루 연기를 하여 5월 2일을 출발 날자로 잡는다.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느라고 한참 시간을 뺏겼다.
이 글 말미에 교통편과 시간 경비 등등을 세세하게 작성을 따로 하였다.

대구에서 진주로 향하는 직행버스는 좌석도 편하고 시원하게 잘 달린다.
2시간 걸리는 거리를 오전시간 출근하는 사람들 편의를 생각을해서 기사분이 시간을 좀 당겨서 진주시외버스 정류장에 도착을 시킨다.

급하게 중산리행 버스를 찾았지만 8시 05분에 중산리 버스는 출발을 하고 .. 진주버스 정류장에 도착시간이 8시 11분...... 아 6분. 이 6분이 한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답답한시간이다. 다음 중산리 버스는 9시에 있다고..
퍼뜩 머릿속에서 택시타고 따라잡자..

기사 아저씨
중산리 가는 버스 6분전에 출발 했다는데 따라잡을수 있겠습니까?..

글쎄요..
좀 힘들긴데.
성복동 정류장 다 갔을건데..

우짜던지 함 가봅시다.

역시 중간 정류장까지 따라 갔지만 잡을수가 없었고..
망연히 기다리다가 시장기를 느껴서 이리저리 보니 국밥집이 있다.
아침을 하고 나오니 대충 20분 정도 멍하니 길가에 서 있다.

월요일 아침 ..
모두들 바쁜 시간에 배낭을 메고 있자니 괜히 눈치가 보인다.




5월2일 월요일 맑음 17km 10시간 중산리 - 천왕봉 - 벽소령 1박.

중산리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
아스팔트 오름길을 올라간다.
벌써 팥죽같은 땀이 흐른다.

이 길만 차를 타고 가도 한 20여분 벌이는데...
그런생각을 하고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올라온다.
일단 손들고..

창문열고 보이는 차안에는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가득이다.
서울서 오는데 매표소가 어디냐고 되려 물어신다.
좀 태워줄 수 있나하고 물으면서 차안을 자세히 보니 5분이다. 앉을 자리가 없다.
근데..
앞좌석 한 분이 내리더니 뒷자석에 끼여 앉고 앞에 앉으란다.
이런 이거 가시 방석이 될 터인데...
다시 차가 출발을 하고 1분도 안되어서 주차장이다.

이런 큭....

서울서 새벽 5시에 출발을 하여서 오늘 장터목에서 자고 내일 다시 내려와서 해남으로 등등 유람을 오신 산님들이다
천왕봉까지 가이드를 부탁을 하는데 ....
백두대간 길을 나섰다고 ..
저기 칼바위까지만 같이 가자고 그까지 가면 길 잃을 곳 없으니...
화장실 찾고 이리저리 준비를 하느라고 기다린다.
한 분이 안되겠다고 먼저 가라고 한다.
저 앞에서 기다릴터니 볼 일들 보고 오시라고 하고는 천천히 걸음을 뗀다.
아무리 기다려도 올 기미도 없고...
장터목과 법계사 갈림길에 땅바닥에 표시를 했다.
서울(대구) 그리고 화살표...
이렇게 하면 알아보시겠지...

항상 느끼지만 지리산은 서울 남대문 시장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지..
월요일이라 사람볼 일이 없으리라 생각을 하고 갔는데 그 생각은 여지없이 깨진다.
로터리 산장에는 언제 왔는지 사람들로 북적대고.. 천왕봉 오르는 길은 하산하는 사람들로 연신 인사하기 바쁘다..

단체로 온 유산객님들..
그 많은 사람들이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등등.. 내려오면서 인사를 하니 오름길 숨이 꽉찬 난 혼자서 그 대답을 다 해야 하는데...
아구 힘들어...
누가 대표로 인사하자는 그런 형식을 만들 사람이 없나?..
이상한 생각을 한다. ㅎㅎㅎ

천왕봉...
몇 년만에 첨으로 천왕봉 비석 잡고 사진 한 장찍었다.
10여년 전에 처음 천왕봉 올랐을 때 사진 한 장 찍고 첨이다.
매년 몇 번을 와도 그냥 주변만 보고 가는데 이번에 백두대간길의 첫 걸음인데 ....
그런 맘으로 다른 산님께 부탁을 하여 한 장 그려봤다...

천왕봉 아래 바위틈에 앉아 가지고 간 김밥을 꺼낸다.
아침에 구입을 했는데 벌써 상할기미가 보인다. 좀 만 더 늦었어도 먹지 못할뻔 했다.
대충 먹고 일어선다.
장터목을 그냥 지나치고 촛대봉에 선다.
세석에서 1박을 할 생각을 하였지만 시간상으로 벽소령까지 갈 수가 있어 그대로 진행을 한다.

선비샘 ...
작년에 지저분하던 곳이 깨끗하다. 하긴 몇 달 쉬었으니..

그렇게 백두대간의 첫날 밤을 벽소령에서 맞는다.



5월 3일 화요일 맑음. 산길26km 14시간 벽소령 - 성삼재 - 고기리

벽소령에 전기가 들어오니 당장 변한 게 있다. 벽소령 산장 뒤로 kt의 안테나가 생겼다. 덕분에 휴대폰이 빵빵하게 터진다. 사실 아침에 늦잠을 자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휴대폰 알람이 기차게 울려준다..

그리고 또 하나..
냉장고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목마름 갈증을 시원한 콜라로 잠재울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지리산 종주는 그 날 입을 옷가지 몇 개만 가지고 달랑달랑 와도 되겠다.....

하루종일 사람에 치여서 짜증이 난다.
아.. 지리산..
이제는 서울의 북한산이나 관악산그리고 대구의 팔공산처럼 그렇게 신비롭지도 못하고 한국인의 기상을 발하지도 못할 ..
자꾸 그런 맘이 든다.

깊게 패인 등산로.
하루종일 시끄러운 사람들 소리..
여기 저기의 인공적인 시설물들.

그래도 등산로 앞길을 막고 버티고 있는 놈이 하나 있다.
작은 참새크기의 새 한 마리...
머리엔 까만 줄이 있고..
아 이놈이 날지 않고 깡충깡충 잰걸음으로 뛰어서 나한테로 달려온다.
어쭈?...
이 놈봐라?.

내 덩치가 제 눈 기준에 산더미만 할 건데..
내가 주춤거리니 더 앞으로 오고 한발 다가 가면 뒤로 빠졌다가 또 주춤거리면 앞으로 오고 ...
한 10여미터 사이를 두고 왔다갔다 한다.

이런 너 나 한테 시비거냐?..

그렇게 물어도 그놈은 새소리만 알고 사람소리는 공부를 하지 않았는지 짹짹거리며 앞으로 나선다.

걸음을 세웠다.
가만 보니
내 발걸음 몇짝 앞에 죽은 나방이 있다.

아하.. 이것을 먹으려고 ....
근데 아마 저 먹을게 아니라..
이 계절 알에서 깨어난 새끼줄 먹이 일거라...
금방 눈치 채고 나니 되려 뒤로 물러선다.
큰 나방을 입에 물고 이리저리 털고 있을 즈음에 난 어깨에 달은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른다.

사람이던 짐승이던..
생존본능은 저렇게 강하구나..

새벽아침에 수없이 많은 새들의 지저귐이 이제 알에서 부화를 한 새끼들을 먹이기 위한 어미 새들의 아우성이란 것을...
그렇다. 지리산에 5월초에 오기는 첨이다. 지리산에서 이렇게 많은 새소리를 첨 듣는다.
산불 때문이 아니라 새들의 부화와 다른 새끼 가진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산행금지 인 것을...

토끼봉을 넘는다.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선생님 인솔 하에 행진이다.
아침의 새들이 생각난다.

임걸령에 온다.
어떤 연구소 단체인가 보다.. 태극기도 들고 단체 깃발도 들고 ...
한 80여명은 되겠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나도 이 산의 주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미운 털 하나라는 것을....

노고단에서 새벽 참에 먹은 빵 한 조각이 다 소비가 되어 다시 라면을 하나 끓인다.
성삼재에서 매식을 하려다가 성삼재가 더 번창을 하는데 일조를 할까봐서 노고단 식당에서 라면 하나를 끓였다.

산님 구 여사에게 전화를 한다. 노고단에서 종석대 가는 길엔 금지구역인데.. 그런 소리를 하니...
우회해도 된다고 한다.
그러자 억지로 가지 말라는 길을 .... 물을 건너는 것도 아니고 하니 우회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작은 고리봉을 넘는데 무척 힘이 든다. 만복대를 넘을 때는 아예 죽음이다.
그냥 힘들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
쏟아지는 햇빛을 피할 나무 한 그루 없는 억새 밭에서 억지로 올라선다.
덕분에 팔과 목덜미가 뜨겁다. 어제까지만 해도 시원하게 불던 바람도 어디로 갔는지 더운 기운만 쏟는다.

정령치에서 쵸코파이2개와 캔맥주2개를 달라니 쵸코파이는 낱개로는 팔지 않는다고 한다. 핫바 한 개와 캔을 아마 1분안에 다 먹었을거다. 정말 그냥 씹지도 않고 그냥 넘어간다. 이거 원.... 거지도 아니고.. ㅎㅎㅎㅎ

아침에 크림빵 한 개와 두유 1봉지. 점심에 라면 한 개..
어제 낮에 김밥... 저녁에 빵 한 개 두유1봉지...
이게 다 였으니... 아.. 노고단에서 콜라 한 캔...

캔두개와 핫바의 힘으로 큰고리봉을 20분 만에 쉽게 오른다.
멀리 세걸산과 바래봉이 있는 서부능선....
작년 10월인가...
태극종주의 기억이 새롭다.
그땐 이 지점에서 힘이 펄펄인데.. ㄲㄲㄲ

고기리로 내려서는 길은 급한 경사로 한 이십여분 내려선다.
조금 길이 헷갈리는 곳이 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크게 혼란스럽지는 않다.
거의 해가 질 무렵.. 고기리 삼거리의 정령치 모텔 뒤로 떨어진다.
정령치 모텔이란 정보가 없어서 지도를 펴고 정치를 해본다.

가지고 간 월간 산지 10년전 지도의 대간실선에서 벗어났지만 730번 지방도로자체가 대간 길 이기에 맞다고 생각을 한다.
정령치모텔 앞에 선유장산장이 있어 2일차 일정을 마무리한다.



5월4일 수요일 맑음. 22km 12시간

아.! 일루와 !
어디로 갈라고 그래?..
이쁜 사람이 우리 집 막걸리 한잔하고 가야제.

아구..
할매.. 어디 갔다가 이제 옵니까?.

논에 물 빼고 왔어야.
논둑으로 물이 넘어서 점슴먹고 얼릉 댕겨 오는거여.

전 할매 기달리다 배가 고파서 라면 하나 끓여서 묵었는디?....

그래 잘 혔어 잘혔어.
묵어야제 힘을 쓰지...

근데 우리집 막걸리 묵어봐 좋아..
아님 맥주 주까?...
얼릉 가방 벗어.

하하 그럽시다.
할매 막걸리 안 묵고 가면 이 길 다시 와야 되겠구마..

이제 대간 꾼들의 스타 할머니...
매요리의 매요휴게소 할머니..
전국에서 산 타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은근히 스타임을 자랑하시고... ㅎㅎㅎ


내어주는 남원막걸리...

아마.. 대간 길 일정을 오늘은 여기서 접어야 되것다.
술에 취해 할머니 인정에 취해 ..

아침에 걸은 노치마을에서 여원재 까지의 환상적인 솔밭 오솔길...
지리산의 허전함을 오늘 오전 한나절에 다 가져 가버린 대간 길의 풍요로움..

어제 밤 민박집에서 민박집 술손님으로 오신 남원의 정비공장 이이태 사장님.
송어회와 소주 한잔을 하자는 것을 억지로 사양을 하고 이 사장님의 산악회 회장님께 전화통화로 문의하여 오늘 길을 대충 들었고...
노치에서 여원재가 그렇게 좋다고 하시더만 진짜로 좋았다.

아침 일찍 민박집을 나서면서 어제 술자리를 잘 피했다는 생각을 한다.
술 좋아는 이 놈이 그 자리에 앉았다면 아마 지금 이 시간까지 자리 누어 있을터고 아침에 해장국 해 달래서 먹고 이도로 따라서 버스 타고 운봉으로 함양으로 대구로 가겄지.. 눈알 벌겋게 해서...
그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절래절래 흔들린다.

고기리 삼거리에서 운봉쪽으로 730번 도로 즉 덕치(노치)마을 가는길.....
운치가 좋다는 운천초등학교(폐교)자리는 아예 없어지고 학교의 흔적도 없다.
저 멀리 마을이 보이는데 마침 노인장 한 분이 아침 농사일 나오신다.
확인을 할 겸 가재마을(노치,덕치,가재 전부 한 뜻임.)을 물으니 바로 저쪽이라고...
멀리 당산소나무 다섯그루인지 네그루인지 헷갈리게 서 있는 마을로 들어선다.

배낭 속에 먹을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어제 민박집에서 부탁을 해서 라면 두 개 구해서 넣은 것 외에는 .
노치마을 노치샘 옆에 조그만 구멍가게가 있다.
아침 일찍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염치 불구하고 문을 두드리니 허리가 풍만한 아주머니 한 분이 졸린 눈 억지로 뜨며 나선다.
일찍 죄송하다며 물건 좀 구하자고.....
캔맥주 2개와 콜라 한병.쵸코파이 7개를 달라고 해서 가방에 넣었다.

노치샘물을 한모금 하려고 다가서니 개구리 한 마리가 퐁당 들어선다.
이런 이놈이...
한 바가지 물을 떠 시원하게 마시고 당산소나무를 바라보며 올라선다.
잘 생긴 노송이 있고 노송사이에 당산비석을 세워두었다.
소나무 아래에서 콜라 한 병을 다 마시고 다시 길을 오른다.
한 땀을 흘리고 나니 고갯마루이다.
거짓말처럼 환상적인 오솔길이다.
솔잎의 푹신함과 산마루 양옆으로 소나무의 도열...
새벽 솔 향기에 취해서 정신이 없다.
이렇게 시원할 수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상쾌함이 온 몸을 감싸온다.
그제 어제의 지리산 속에서의 피곤함이 한 방에 다 날라 가 버린다.

어제 만난 남원의 이 사장님이 하신 최고의 길이라는 게 실감이 난다.
배낭을 내리고 캔 맥주를 딴다..
이런 좋은 곳을 그냥 지나친다면 후회를 할 것 같아서 시간의 구애 없이 캔과 입맞춤을 한다.

수정봉...
삼각점 외에는 별 다른 표시가 없다.
다시 내리막길..
오르막..

702봉...
이 봉엔 특이하게 봉우리정상에 무덤이 한기가 있다.
여원재까지 길지 않은 길을 시간의 구애 없이 그렇게 놀았다.

아..
지리산도 첨에는 이랬는데..
이제는 육산인 지리산길이 훼손되어 돌 많은 너덜길이 되었으니....
지리산의 그 상처를 어떻게 되돌릴까 ...
좋은 산을 보니 또 지리산의 상처가 생각이 난다.

운성대장군 돌비석이 선 여원재..
사진으로 하도 보아서 첨 본 것 같지가 않다.
여원재에서 장치 마을 진입로가 뵈지 않는다.
남원 방향으로 60km속도제한표지판 앞이 입구인데 이제 나뭇잎이 우거지는 바람에 표지석과 표지기가 가려서 보이질 않아서 첨에 좀 헛갈렸다. 역시 장동마을 정류소에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에게 물어 길을 잡았다.

장치마을 외곽으로 도는 길인데 밭고랑을 따라서 시멘트 길로 잠깐 오르면서 오른쪽에 표지기가 많이 달린 쪽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그냥 고개 숙이고 땅만 보다가 놓쳤다. 한 오백 여 미터쯤 가다가 보니 아무래도 아니다. 무덤이 나오고 길이 갑자기 없어진다.
지도를 펴고 나침반을 보니 길을 1센티미터쯤 벗어났다. 5만분의1 지도이기에 1센티이면 500미터쯤이다. 다시 길을 잡아서 나오니 표지기가 한 두개도 아니고 엄청 많이 달려있다. 왜 저것을 못 보았을까?... ㅎㅎㅎ
그냥 허탈하였다. 아마 잠시 다른 생각으로 땅만 보고 걸은 탓이려니...

장동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솔숲에서 한 개 남은 캔을 내서 쵸코파이를 안주 삼아 아침 겸 먹는다.
그러고 보니 아침도 먹지 않고 여원재를 넘었다.
아까부터 힘이 들더니 ... 아침 먹지 않은 것을 깜박 잊었다.
그래서 쵸코파이를 한 개 더 먹었다.

고남산을 오르는데 힘이 드는데도 시원한 바람과 소나무가 있어 즐겁게 오른다.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서부능선의 자락 뒤로 지리 능선이 조금 보이고...
고남산 정상에 서니 산불 감시원 2분이 있다.
하루종일 만난 사람들 세분 중에 2분이다. 잠시 경치 이야기를 하다가 내려선다.

매요리까지 길고 길다. 1시간 반이면 된다는 매요리 길이 2시간을 넘긴다. 하산길이 이렇게 긴 게 뱃속에 든 게 없어서라고...

빨리 매요리 가서 밥 한덩이 하고 김치 한 조각 먹을 수 있으면....
거기다가 막걸리 한사발하고... 으... 침 넘어간다.

익히 사진으로 봤던 매요리 휴게소..
몇 번을 불러도 대답없는 적막함....
수도꼭지 돌리니 시원한 물이 나온다. 일단 머리부터 디밀어 물을 맞는다.
휴게소 간판을 본 뱃속은 온통 난리다. 빨리 어떻게 좀 해보라고...
20여분을 양말 벗은 발을 세수대야에 담그고 있다가 어제 민박집에서 구한 라면2개중 한 개를 내었다. 라면을 끓여서 대충 먹고 짐 싸고 일어서는데 장화를 신으신 할머니가 들어서신다.

막걸리 한사발과 할머니 7남매의 자손들 이야기 ...
할머니 자신 이야기 ... 그러다가 돌아가신 내 어머니 이야기...
할머니의 친언니시라는 분이 합세하여 그 분의 연세가 돌아가신 내 어머니의 연세와 동년이라... 이런저런 말씀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야!. 아침이면 버스로 한차 부려놓고 저으기 갔다가 또 와서 실어가고 그래야.
그런 사람은 물건 하나도 안 사가 .

아 두 서너씩이나 그기처럼 혼자 댕기는 사람들이 많이 사줘야.

그래 이쁜 사람이 우리집 막걸리 안묵고 갈라고 그래?

얼릉 짐 벗어 . 막걸리 시원해야.......



예... 아주 맛있었습니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사치재로 넘어오는 길에 일찍 세상 떠나신 어머님 생각을 했었습니다.







요약:

5월 2일 화요일 맑음
1차 1구간 :중산리 - 천왕봉 - 세석 - 벽소령 1박.
5월 3일 수요일 맑음
1차 2구간 :벽소령 - 연하천 - 노고단 - 성삼재- 작은고리봉 - 만복대- 정령치 - 큰고리봉 - 고기리 삼거리 (선유장 산장 2박 )
5월 4일 목요일 맑음
1차 3구간 :고기리삼거리 - 730번도로 - 노치마을 - 수정봉- 입망치 - 여원재 - 고남산 - 매요리 - 사치재



교통편
들입 : 대구시외버스정류장 - 진주시외버스정류장 - 중산리(버스)
귀가 : 사치재(인월택시)- 인월(버스) - 함양(버스) - 대구(버스)

1차 1구간 :산행거리 17km(10:10-19:40)
1차 2구간 :산행거리 26km(05:15-19:20)
1차 3구간 :산행거리 22km(05:12-17:20)

1구간과 2구간에선 특별히 어려운 구간이 없습니다.
단지 2구간의 큰고리봉에서 고기리 쪽으로 하산을 할 때...
급경사를 따라 내려오면 고기리 삼거리라는 이정표가 중간중간 있고요.
또 표지기가 한 두개씩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길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길 오른편으로 철망이 둘러 쳐저 있는데 계속 철망을 따르다가 왼쪽으로 길을 잡아야 하는데 이곳도 표지기와 이정표가 있어서 무리가 없습니다.
이렇게 표기를 따라 내려서면 정령치모텔인데요.. 이 모텔 맞은편에 선유산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하룻밤 자면 됩니다.

전 산채백반을 먹었는데 청국장이 좋았습니다. 식사비 5천. 방값 2만원입니다.
이 선유산장과 정령치모텔과 고기리 삼거리가 한 자리에 다 있습니다.
고기리 삼거리 간판에서 선유산장 쪽으로 아스팔트 도로인데요..

이도로가 월간산지 [백두대간종주산행] 지에 소개가 된 730번 도로입니다. 근데 분명히 제가 보기엔 새로간판이 달렸는데 60번 도로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표지기가 잘못 세워졌는지 아님 도로번호가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원의 산님인 이이태 사장님께 확인한 결과 이 길이 분명히 백두대간의 730번 지방도로라 하는데 표지판은 도로번호 60번이라고 ..... 10년전의 산행안내서라서 그런지... 그 동안 도로번호가 바뀔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길을 따라 20분 정도 가면 덕치보건소 노치버스정유장이 있습니다. 덕치보건소 쪽으로 시멘트 도로인 동네 새마을 도로입니다. 즉 아스팔트길을 버리고 동네로 들어서는 겁니다.

옛적에 나온 정보 책들을 보면(특히 월간산지. 백두대간종주산행) 운천초등학교 어떻고 하는데 그 터들은 다 없어지고 논밭입니다.
그리고 가재 마을이라고 표기를 했는데 가재마을 노치부락 덕치 보건소 ...
다 한길로 가는 곳입니다. 그곳 부락의 돌비석에서는 노치부락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안내서에도 노치부락 또는 노치마을 이라고 해야 정상적일 것 같습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조금 가면 먼저 운천교회가 나오고 그 다음 덕치보건소가 나오고 계속 가면 노치 부락이고요. 노치마을로 들어서면 마을회관이 보이고 구멍가게가 보이고 구멍가게 옆이 노치샘입니다. 노치샘 옆으로 올라가는 시멘트 계단이 있는데요 이리로 가면 소나무가 보입니다. 잘 생긴 소나무는 4그루이고 작은 하나가 있습니다. 잘 생긴 나무 사이로 당산제단이 있습니다. 노치마을의 당산나무 인 모양입니다.

여원재까지 길이 환상적으로 갑니다.
3구간에서 여원재에 내려서면 운성대장군이라는 돌비석이 있습니다. 이 대장군비석과 앞으로 나란히 서서 왼쪽으로 보면 시속 60킬로 속도제한 동그란 표지판이 있습니다. 그 표지판 앞에 서부산림관리청에서 세운 이정표가 있습니다. 표지기도 아주 많이 달려 있고요.. 그런데 도로에서 둘러보면 지금 나뭇잎들이 무성해서 나뭇잎에 가려서 입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운성대장군 돌비석 우측 앞에는 장동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이쪽의 반대입니다.
잘 찾아지지 않으면 도로 이쪽 저쪽을 한 15미터만 왔다갔다하면 입구가 보입니다. ㅎㅎㅎ

여기를 들어서면 장동(장치, 장재마을 등등으로 불림)마을 외곽을 돌아서 들어갑니다. 표지가 많이 달려 있고요... 밭두둑을 따라서 걸어가면 한 20여 미터의 시멘트 새마을 포장로가 있고요 이 시멘트가 끝나면서 오른쪽으로 표지기가 수도 없이 많이 붙어있습니다. 이리로 가면 되는데 전 이것을 못보고 계속 가다가 보니 엉뚱하게 알바를 했습니다.
무리가 없는 곳입니다. 알바를 할 자리가 아닌데....쩝.

그리고는 고남산 쪽으로 지루하게 올라갑니다.
이날 올라가면서 어느 산님이 가져가시기 무거운지 나무에 지퍼백에 담긴 젓갈(참 맛나게 생겼습니다. 저도 무거워서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과 가스두통을 나무 밑에 가지런히 챙겨 놓은 것을 봤습니다. 후답자 중에 필요한 분이 쓰시도록 ...

매요리 마을에서는 길 잡기가 편합니다. 산길에서 매요리로 내려서면 시멘트 새마을 포장로 (경운기 길 정도의 폭)에서 왼쪽입니다. 역시 표지기가 있습니다.
마을 속으로 들어와서 교회의 뾰족탑만 찾으면 됩니다. 그 옆이 매요리 휴게소입니다. 휴게소를 들어서면서 오른쪽입니다. 휴게소 마당에서 바깥쪽으로 보면 왼쪽이고요...
이렇게 해서시멘트 길을 따라서 가면 아스팔트도로가 나오는데 백전 장수 번암 등 도로이정표가 있고 이 도로 왼쪽으로 시멘트 축대 비슷하게 세웠는데 이리로 올라서면 됩니다. 이번에 보니 근처 목재들을 쌓아놓았던데 목재를 기준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치워지면 기준이 안되니까요. (목재소 목재들입니다.)
그저 휴게소에서 시멘트 길 따라 가시다가 아스팔트 도로가 나오고 도로이정표(아주큼)기준으로 왼쪽 둔덕을 올라서시라는 겁니다.

그리고 사치재까지 1시간 조금 더 가면 됩니다. 사치재 올라서면 88고속도로가 보이고요... 멀리 지리산 휴게소 탑 꼭지가 약간 보이기도 하고요...
사치재에 내려서는데 이정표가 있습니다. 지하통로 1km 방향과 복성이재 방향이 있는데 복성이재로 방향(직진)으로 내려서면 바로 고속도로 갓길입니다. 앞에 보면 2차선 고속도로 건너편에 방책이 쳐져 있는데 바로 본 기준에서 왼쪽으로 방책이 끝이 납니다. 그 위쪽으로 길이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인월 택시를 불러서 인월에서 함양을 거쳐서 대구로 옵니다.



인월 - 함양 (25분) 함양 - 대구 (1시간 30분)
사치재 -인월(15분)택시요금 6천원.
인월택시 (063-636-5123)


산행출입부교통 :
대중교통편

입구 대구 - 진주 - 중산리
대중교통1 .대구 - 진주 (대구서부시외버스 정류장 053-656-2824-5)
첫차 :06:30분 소요시간 2시간.
대중교통2. 진주 - 중산리(진주시외버스정류장 055-741-6039)
첫차 :06:20분 소요시간 1시간
배차 : 06:20, 07:05, 08:05, 09:00 이후 배차1시간간격



출구 사치재- 인월 - 함양 - 대구
대중교통1: 사치재 - 인월(인월택시 이용 063-636-5123 요금6천원 )
대중교통2: 인월 - 함양(막차:21:00) 함양 - 대구(막차 : 19:40)
대중교통2: 인월 - 대구(막차 : 17:35)





자가차량편

입구부
대구출발04시:00(화원나들목 기준)
대구 - 진주(한국도로공사진주영업소 주차 아니면 진주시내 적당한 장소 아파트 등등)

택시이용 시외버스 정류장 착.
중산리발 첫차 이용(06시20분) 중산리 도착(07시 20분)



출구부
사치재 -인월(택시이용 )-진주시외버스정류장 -택시 - 차량회수 -귀가
인월시외버스정류장(063-636-2000) - 진주 (막차:19:40분) 30분 간격 배차, 1시간 30분 소요


숙박지(비박지)

-지리산군에선 산장 이용.

-고기리 정령치모텔(러브호텔 분위기임) 모텔 맞은편 선유산장(민박. 식사매식할 수 있음.) - 송어횟집 인데요.. 식당입니다.

- 노치부락에선 민박 없슴.

- 여원재 에선 민박 없고 남원이나 인월 운봉등으로 나가셔서 숙영지 찾아야 함.

- 매요리 ( 민박집 있습니다. 매요리 휴게소 입구에 간판이 있습니다. ) 063-634-1030, 018-633-1030, 뽀미네집 주인 성함이 장영두 이렇게 되었습니다.

- 사치재에서 고속도로 갓길 풀밭에서 인월택시로 전화를 하면 대충 10-15분만에 택시가 옵니다. 요금과 전화 번호는 위에 있습니다.




다음 산행산행구간 :2차 4 - 5구간

05년 5월 9일(월) 10일(화) 1박2일
2차4구간 :사치재 - 중재 중기마을 1박
2차5구간 :중재 - 육십령도착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