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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11차 18구간

유유(游留) 2007. 11. 12. 15:03
백두대간 11차 18소구간

 

 

일시 : 05년 8월 6일 토요일 맑음. 저녁에 폭우
찻길 : 경남 남지 - 문경새재T/G - 하늘재 - 산행후 - 안생달 - 하늘재 - 차량회수 - 문경새재 T/G -서대구T/G
산길 : 하늘재 - 포암산 - 1032봉 - 대미산 - 차갓재 - 안생달
산행시간 : 7 시 18 - 18:7  (10시간 50분)     GPS측량거리  :   19.316 KM

  

  

후기:
    방금 통화 끝난 전화가 띵똥거린다.
받을까 말까 하다가 못이기는 체 전화기 뚜껑을 젖힌다..

  

와?...

  

우예 전화는 받노.. 

  

뭘라고 전화 했노?

  

대구는 비 억수로 오는데 어데 있노
산에 갔나?.

  

그래.

  

.............

  

죽었나 살았나 전화했다.
오늘도 집에 안 들어올래?

  

들어오라 카마 들어가고..  안그러마 치아뿌고..

  

비 오는데 산엔 뭘라고 갔노?
들어온나 마..

  

알았다. 안 그래도 여기도 억수로 올라칸다.......


  

그러곤 탁 전화기 닫는다...
이런 문디자석.. 좀 곱게 받지 어차피 집에 갈끼면서..
혼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부부싸움...

지 생일 챙겨 주지 않았다고 발단이 된 싸움이 일주일을 간다.  덕분에 사무실에서 묵고 자고... 
그러곤 휴무가 되어서 바로 산으로 들어왔다.

남들은 그러는 날 보고 간이 배 밖에 나왔다고 하는데 글쎄 ... 그런가.
서로 보기 싫으면 안보면 되지 하는게 내 생각이니..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보기 싫으면 그 자리를 떠나 버리는 성격이라..

고친다고 하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특히 대구특유의 말 안하는 성격.. 어릴 때부터 그렇게 자라서 그런가 ..

내 아버지도 엄청 말이 없으신 분인데  이것도 닮나?..  날이 갈수록 더 무뚝뚝해 지네...  

  

  

아이구 산행기 적는다는게..  이 뭔 수다고... ㅋㅋㅋㅋ

  

새벽 4시...

새벽이라고 해야 하나....
3교대 근무에 대간 까지 하니 이제는 자면 밤이고 일어나면 낮이라...
남들 다 아는 밤낮을 난 모르고 산다.

이러다 보니 생활리듬이고 신체 리듬이고 간에..

  

알람이 우는 소리에 사무실 숙소에서 비시시 일어난다.

3교대 사무실이라 숙소에선 먹고 자는 일은 걱정 없게 되어 있다.
식당으로 갔다. 식당 주방아줌마는 초저녁에 퇴근하고 없고 혹 보온밥통에 남은 밥이 있나 보니 오늘 따라 한 톨 밥도 없다..

  

쩝.. 할 수 없지..  그나마 어제 밤에 읍에 나가서 빵이라도 사 두어서 다행이라며

속으로 주절거리며 사무실은 나온다.

  

칠곡휴게소에서 육개장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하고 문경새재 영업소를 통과를 한다. 

벌써 여러 번 온다. 지난주에도 왔다.

지난주에 와서 황장산 수리봉릿지를 하고 왔다.

문경새재 영업소에서 고속도로 카드를 몇 번 살 정도로 자주 왔었다.

  

하늘재...

신발이 옆구리 터져서 2박3일 못하고철수 한지가 벌써 몇날이 지났다...

이제 다시 하늘재 계립령 앞에 선다.
주차를 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오름길 들어선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신새벽 숲 속의 신선함은 더운 아침 바람에 날라 가버렸지만 그래도 산 속에 들어서니 새삼 기분이 좋다.
새벽잠 자지 않고 3시간 운전을 한 덕분에 머리는 무겁지만 마음은 개운하다.

  

첨부터 오름 길이 만만치가 않다.
계속적인 비와 습기로 등산로는 미끄럽고 눅눅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길이 제일 싫지만 이것저것 가리고 산행을 하려면 대간길 접어야 하기에 그냥 묵묵히 한 걸음씩 옮기는데 머리에서 온몸까지 땀으로 금방 윗옷을 적셔든다.

후덥지근하고 뜨끈한 아침이다. 간간이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산길은 서서이 달구어 지는 가마솥 같으다..

오늘 얼마나 더우려나..
대구 35도를 넘는다고 하던데... 뉴스에서

그런 생각을 하며 거칠은 호흡 한지 얼마 되지 않아 파이프 통해 시원하게 나오는 하늘샘을 본다. 물은 차고 맛있다.
그동안 비가 자주 왔기에 물은 시원하게 아주 잘 나온다. 봄 가을에도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 그 생각을 하며 2리터 짜리 물 한병이 있기에 그냥 간다.

  

포암산...

산정상엔 젊은 청년 4명이서 큰 배낭 짊어지고 대간길 쪽으로 막 출발을 하고 한쪽에선 남녀 나이든 2내외가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나뭇잎에 가려 볼게 없었다.
보이스레코드와 카메라를 내어서 정상 메모를 하고 위성수신기에 좌표를 찍는다.

내려쬐는 햇볕으로 다시 숲 속으로 들어선다.
20여분을 가니 먼저간 청년들이 배낭을  내려놓고 쉬고 있다...
속으로 싱긋이 웃는다. 왜...  그 배낭 지고 이 여름 산길이 얼마나 힘든다는걸 알고 있기에.. ㅎㅎㅎ

  

배낭 때문에 진도 안나가지요? 하고 인사를 하니
예 그렇네요. 하는 소리가 예사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곧 다가올 죽령 고치령 구간에서 나도 저 놈을 매고 낑낑거려야 하니...
죽령 - 고치령 - 도래기재 구간은 고치령에서 비박을 할 생각이니...

  

그 청년들과 한 두어 시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걷다가 뒤에 천천히 오시라며 먼저 길을 잡아 나간다. 대미산에서 비박을 한다기에 조금 더 가서 차갓재 계곡 좋은 물가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하니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포암산을 넘어 1032봉을 넘을 때는 정말 죽을 맛이다.
바람 한 점 없이 따뜻한 날씨는 그냥 삶는다는 생각 밖에 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사면 넘어 계곡능선에 다다르면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아찔하게 정신이 나간다. 그러고는 그 바람 땜에 엉덩이를 들지를 못한다.
아...
반대편 등산로에 이 바람이 불어준다면 하고..  멍하니 있다보면 1-20분은 금방 날라간다...
이러다가 오늘 해 안에 생달리에 도착을 할라나...

산 속이 이렇게 더운데 저 밑에 도시는 아마 지금쯤 서로 말도 하기 싫을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 하늘을 본다..

  

파란 하늘...

가을철 청명한 하늘은 아니지만 근 한달 넘게 우중충한 회색빛이 색을 바꾸어 보여주니 덥기나 말기나 가슴속은 시원하기만 하다.
속리산을 끝내고 월악산을 들어서면 한번도 하늘과 산을 보여 주지 않더니만 이제는 월악산군이 끝날 무렵에 문을 열어주는 것 같아 맘이 상쾌하다.
모른 사람들은 이 덥은 날씨에 저눔 돌았나 할지는 모르지만... 난 그렇다.

  

잎사귀 너른 나뭇닢 사이로 간간히 저 아래 들녘과 마을이 평화스럽고 산 골짜기 깊은 골은 더운 날씨 탓인지 골짜기 계곡수가 간절이 생각도 나고..
그렇게 숲길을 헐떡거리며 넘고 내리고 또 넘고 내리고...

  

부리기재..
부리기재 의 안부에 들어서니 건너편 골짜기에서 사람 기절할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하루종일 마주 오는 산 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훌렁훌렁 벗는다.
모방송 인디 그룹 바지 내리듯 나도 바지 내린다. 그 친구들은 한번에 벗었지만 난 두 번에 벗는다.  왜... 속옷을 입었으니까...ㅎㅎㅎㅎ

  

웃통 벗고 바지 내리고 나뭇가지에 기대어 저 아래 계곡 내려다 보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기절초풍하겠다.  이 꼬락서니 하곤...
하지만 어쩌랴...
이 황금같은 바람을 어찌 그냥 보내랴.. 온몸으로 맞아야지.. ㅋㅋㅋ

그러곤 미숫가루를 태워서 한 잔 하고.. 지도를 보면서 봉우리를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
그러다 지도를 접어 버렸다.
어차피 대간길...
진이 빠질데로 다 빠져야 내려보내 주는데 ..
오늘도 진이 다 빠질 때까지 그냥 걷는 거야 뭐...

아예 한 숨 자고 가고 싶었지만 습기 찬 맨 바닥에 적당히 엉덩이 붙일 곳도 만만찮고..

  

그동안에 잠깐 마른 옷을 꿰차고 다시 씩씩거리며 봉우리 세기에 열중이다. 

한 개 넘었고..  내려간다... 또 넘는다....  아이구 힘들어 ..
이런 또 넘어야 하나...  얼마나 남은 거야   우쒸.... 더버 죽겠는데..

혼자 중얼거리며 낑낑 거린지.. 10시간 50분..
우뚝 선 송전탑 철탑 밑에서 우로는 생달리 직진은 대간길...

  

그래 ..
더 이상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을 보니 오늘 영양분은 여기서 끝...

  

생달리 마을까지 경사 급한 길을 내려서니 한백주 제조 공장 앞 개울엔 눈부시게 하얀 물이 철철 소리내며 흐른다. 

두말이 필요가 없제..
그냥 들어가서 풍덩거리는 거.. 

한참 그러고 나와서 예비로 가져간 옷 갈아입고..
하늘에서 꾸룽꾸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극무대의 검은 장막처럼 동쪽하늘에서 꾸물꾸물  한뭉텅이 올라온다..  도깨비불처럼 불도 번쩍거려 가며...

  

이송면이 간만에 푸른 하늘보고 산행하고 나니 산행 끝났다고 기다렸다가 다시 하늘 덮는 것 같다..
내일 저수재 까지 가야 하는데 
오늘도 산길 미끄러워 혼났는데..  저놈들 저거 여기다 다 쏟아붓고 나면 낼 갈 길이 까마득하다...

  

하늘재에 세워둔 차를 회수하기 위해서 전화를 하고 나서 막바로 전화가 온다....
그래 보통 만만한 소나기 구름도 아닌 것 같고  이 더운 날씨에 힘도 들고 칼로 물베기라는 부부싸움도 끝을 낼 겸..

  

오랄 때 가야지.. 여기서 더 버티다가는 이 나이에 이혼 당하고 혼자 파 다듬고 마늘 다듬고 할 일 생길라.. 

  

가자..
집으로..

  

하늘재에서 차를 출발시키고 곧이어 천둥번개에 물 쏟아 붓는데 내 나이 적지 않은데 평생 첨 보는 광경이라...
20년 넘게 운전한 오른쪽 발에 힘 이 빠진다.

  

세상에 .. 살다 보니 이런 비도 있구나...
98년 지리산 폭우보다 더 하네....
역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요약:
하늘재 산장에 문경버스 막차가 오후 7시 30분에 문경버스정류장에서 출발을 한다 합니다. 

하늘재 에 주차를 하고 안생달에 내려서 안생달에서 갈평리 까지옵니다.

여기서 문경에서 출발한 버슬 타고 하늘재 가서 차량을 회수하면 됩니다.

  

안생달에서 오후 5시에 동로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만약 버스를 놓치게 되면 바깥생달리 마을(즉 동로에서 문경가는 여우목고개통과 하는 국도)까지 걸어서 20분 그렇지 않으면 안생달 마을에서 차량을 히치를 하여서 바깥생달까지 가서 거기서 여우목을 넘어 문경 가는 차를 히치 하면 됩니다.

  

아님 안생달에서 한백주 제조공장에 물어서 갈평까지 가자고 해서 가서 버스를 타던지.. 

야튼 차량은 많이 다닙니다.

하늘재 까지는 2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식수 :
하늘재에서 출발해서 10분 거리에 하늘샘이 있는데 물 잘 나옵니다. 8월현재..  우기여서 그런지 도시의 수돗물처럼 철철 나옵니다. 물맛도 좋고요..
여름철에는 빈통 가지고 가서 여기서 물 떠서 가면 됩니다.

하늘재에서 포암산까지는 조금 경사집니다. 쉬엄쉬엄 가시면 됩니다. 

  

부리기재 어디에서도 샘이 있다는데 전 보지 못했고요.. (확인해 봐야 합니다. )

  

대미산 넘어서 잠간만 가면 10분? 정도  하여튼 잠간 내려서면 눈물샘이 있는데 오른쪽 아래로 좀 내려갑니다. 눈물샘 간판이 2개나 달려있어 놓칠일 없습니다.

배낭 안에 물이 충분해도 내려가셔서 시원한 물 한잔 해보세요. 물맛이 참 좋았습니다.
내려가는데 3분 올라오는데 5분 거리입니다.
눈물샘.. 눈물처럼 쬐매씩 나온다고 하는데 제가 간 날은 통곡의 눈물샘입니다.  말 그대로 철철 나온다는 이야기지요  ㅎㅎㅎ

아래 사진 붙여놨습니다. 이것도 우기이니 수량이 많을 겁니다. 갈수기에는 물이 쬐금식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이후 물 없습니다. 차갓재 까진 없고 차갓재에서 안생달까지 13분 걸렸는데 차갓재 송전탑에서 대충 5-7분 거리에 계곡이 나옵니다. 역시 계속 진행 할 분들은 혹 물이 떨어지면 아래로 좀 내려가셔서 물 뜨고 다시 올라오는데 대략 10분? 정도.. 그래서 내려가고  올라오는데 대략 20분정도 소요된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 그러니 눈물샘에서 충분히 물을 확보해서 진행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야영지는 눈물샘 내려서기 전에 텐트 한동 자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