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백두대간(완료)

백두대간 12차 19 - 20 구간(차갓재 - 도솔봉 - 죽령)

유유(游留) 2007. 11. 12. 15:07
백두대간12차19-20소구간
(차갓재 - 황장산 - 벌재 - 저수령 - 싸리재 - 묘적봉 - 도솔봉 - 죽령)


일시 : 2005년 8월 13일 14일 (1박2일)

 

찻길 : 대구- 점촌함창T/G - 산양 - 동로 - 안생달 주차 - 안생달 - 벌재 - 사인암 - 저수령 -

        예천T/G - 대구

 

산길 : 1일차 안생달마을 - 차갓재 - 저수령(19소구간)
        2일차 저수령 - 도솔봉 - 죽령 (20소구간)

 

날씨 : 1일차 :  산행하기 적당함. 흐리고 습도가 높음.
      2일차 : 바람 심하고 불고 온도 20도 내외 오전 내 비구름 속에  갇혀서 산행 함. 오후 흐림.

 

산행시간 및 거리 :
       1일차 : 13km(8시간40분)
       2일차 : 20km   11시간10분(06:20-17:30)

  


  

후기 :

 

 

1부.
13일 토요일 흐림. 습도 높고 더움 바람 있음.
(19차 소구간 차갓재-저수령)

  

 

오늘 억수로 운수 좋은 날이데이...


  

지난주에 내렸던 생달리 마을 한백주 양조장 앞에 차를 세운다.
어제 출발을 했어야 하는데 어제는 움직이기가 싫어서 오늘 왔다.
역시 색없이 맑은 계곡물은 아침부터 시원하게 해준다.

도시와 시골의 기온차이란 ..
도시의 아스팔트와 고층건물.. 자동차에서 내뿜는 뜨거운 열기들...
숨이 막힐 듯 더운 배 위의 갑판에서 풍덩 푸른 바닷물로 뛰어든 느낌이랄까...

시골의 아침은 그렇게 이슬과 맑음과 푸른바람이 가득하다..

  

여긴 어제 비가 왔었나 보다
등산로를 따라 물을 넘쳐 난다. 길도 무척 미끄럽다.

조심조심 길 따라 오르다 보니 어느새 차갓재 송전탑이다.
이곳이 차갓재는 아니지만 보통 여기를 작은차갓재라 하는가 보다.
이곳에서 3분 정도 걸음을 옮기면 정상적인 대장군, 여장군 장승이 서 있는 차갓재에 도착을 한다.
차갓재 돌무더기에서 가지고 간 김밥을 꺼낸다.

  

참으로 김밥이란 것...
입에 들어가지를 않는다. 
억지로 김밥 한 개에 사이다 한모금... 그렇게 해서 대충 대여섯개 넣고는
나머지는 그대로 바위 위에 얹어두었다. 

금방 다람쥐 두 마리가 쪼르르 달려든다..
그래 실컷 먹어라.. 니들 둘이 그거 다 먹으면 배 터져 죽는다..
과식하지 말고 싸우지 말고 천천히 들 먹어라.
이 몸은 갈 길이 멀어서 간다...

  

아침을 다람쥐하고 나눠먹고 황장산을 향해 오름 짓을 하는데...
길이 장난이 아니다. 미끄럽기가 한정이 없다.
6월 말부터 지금까지 계속 비가 질금거리고 내렸으니.. 
돌들이고 이끼들이고.. 등로의 나무뿌리 가지들은 겨울철 빙판길과 같다.
길이 미끄럽고 날씨마저 습도가 높으니..
온도는 도심처럼 높지 않으나 이 역시 보통 더위는 아니다.
하지만 짬짬이 불어오는 바람에 그 시원함이란...

  

이제 대간길 반을 했으니...
끝난거나 다름이 없다...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시작할 때 반 했고
지금 반했으니..  다 한 거네..
내려가서 하산주 한잔하고 집으로 갈거나..

거친 숨소리 내며 다리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니.. 별 희한한 생각이 든다.

  

껄떡거리며 경사길 올라치니 드디어 고갯마루 능선길이 열리고 미끌미끌 거리며 잘도 간다.

잎 넓은 나뭇잎들로 조망은 없지만 그래도 황장산 정상에 올라섰다는 느낌이 새롭다.
매년 황장산을 오지만 수리봉 릿지를 하기 위해서 왔고 등산로 따라서 걸어서 정상을 오기는 처음이다. 찍어줄 사람 없는 사진기 내어서 정상 찍고 다시 길을 떠난다.

  

경사 심한 내림 길을 내려오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다. 로프를 몇 번 잡고..
미끄러지는 경사 길은 이마에서 샘솟던 땀을 더 솟아내게 한다.
결국은 2미터 남짓 되는 바위에서 미끄러져서 떨어진다.

바위를 한 탓에 덕분에 팔뚝을 바위에서 긁혀서 피가 나는 것 외에는 착지를  잘한 덕에 다른 곳은 이상이 없다.

떨어지는 순간 착지자세를 고정을 시켰기에 그만하고 말았지 그렇지 않았다면 발목이나 무릎관절에 손상이 왔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등골이 서늘하다.

생채기가 난 팔뚝은 등산용 스카프로 둘러매고 한참을 앉아서 쉬었다.

좀체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아서 얼음물만 잔뜩 들이켰다...
양쪽이 절벽이라.
한계단 더 미끄러졌다면 지금쯤 황천길 아니면 고통에 못 이겨 기절을 했을라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얼음물만 계속 들이킨다.....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보살펴서..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며 일어선다.
왼쪽 발목에 힘이 없다. 착지를 하면서 왼쪽에 힘이 좀 더 쏠린 모양이다.

다시 황장재에서 미숫가루를 만들어서 마시고 오름 길 시작을 한다.
날씨는 습도가 많고 덥지만 그래도 간간히 바람이 불어주어 그 순간마다 그 자리에서 잠시 쉬어서 간다.
바위에서 한번 떨어지고 그리고 발 밑이 미끄러워서 진행 속도가 나지를 않고 어차피 그렇게 된 것 쉬엄쉬엄 간다. 

지나온 아찔한 바위구간을 뒤돌아보니 경치는 압권이다.

카메라 내어서 그림을 담을까 하다가 덥고 지쳐서 그러기도 싫어진다.

카메라 케이스를 멜빵에 달고 다녔는데 그나마 400여킬로 산길을 다니다 보니 그게 떨어져 버렸다

케이스를 다시 구 한다는 게 이리저리 시간을 내지 못하였더니 배낭을 내렸다 짊어졌다 하기가 귀찮다.

  

폐백이재를 지나 928봉을 오르기 전에 배가 고파서 다시 하나 남은 김밥을 꺼내었다.

김밥 3개째에 구역질이 올라온다.  어느 구간인가 그때는 빵을 먹다가 구역질이 나더니만.. 

하는 수 없이 다시 가방에 집어넣고 미숫가루 남은 것을 물에 푼다.

2리터 물이 바닥이 나는 순간이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벌재이니 ..  

  

그렇게 요기를 하고 다시 928봉을 넘는다. 그러고도 한시간 여를 더 가니 급경사 내리막이다.
결국은 여기서 다시 미끄러져서 엉덩이를 진흙으로 도배를 한다.

  

벌재.....

  

시원한 물소리가 등로 옆으로 나고..
원래 계곡인가 본데 분명 날이 가물면 건천이다. 요즘은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물이 넘친다.

냥 마시기엔 좀 께름칙하였지만 그대로 마셨다. 
원효는 해골바기지 물도 마셨다는데 그것에 비하면 이것은 옥수라..
되지도 않는 생각을 하면서 실컷 마시고 나서 길가 시멘트 도수로 속을 흐르는 물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미 반바지는 미끄러지고 해서 버릴데로 버렸고.. 땀에 푹 젖은 옷 맑은 물로 적신다고 누가 뭐랄 사람도 없을터...
지나가는 차들이야 보던 말던  웃통 훌렁 벗어제끼고 반바지 차림에 도수로 흐르는 물에 앉아 철벅철벅 물 끼얹는다...
어.... 시원타...

벌재 넘어가는 차들이 끽끽거리며 찔금 거리며 간다. 

그러다 어느 차엔 한가득 아줌마들이 차안에서 박수 치며 날 쳐다보고 웃는다..

하하.. 오늘 이거 동물원 원숭이 되는구나... 
 
한 사십분을 그러고 나서 등산화 끈을 매지 않고 그대로 맨발에 대충 신고 도로를 벗어나 산 속으로 다시 들어선다. 그리고 뺄개벗고 속옷과 반바지를 내 실력 껏 짤아낸다. 다시 입으니 시원하다...

좀 찝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허엽게 부풀은 삼겹살이 될터인데..
퉁퉁 불어서 거시기가 거시기하게 부풀어 오를낀데...
혼자 킬킬 웃으며 물 짤은 옷 입고 다시 길을 간다.

남 들 보면 분명 미친넘 이라고 했을거야 아마..

길가 도수로 앉아 물 바르더니 산 속에서 혼자 킬킬거리고 배낭 매고 건들거리고 가고있으니...

  

문복대 못 미쳐 안부에서 이제 막 쉬다가 일어서는 산님을 봤다. 오늘 첨으로 뵙는 산님이다.
배낭을 보니 족히 17-8킬로는 되겠다. 비박 준비를 하시고 오셔서 가는데 까지 가다가 주무신단다.

날 보고 먼저 앞에 서라고 해서 좀 거리를 두고 쉬엄쉬엄 간다.

같이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혼자 산행을 다니는 대간꾼들은 이런저런 방해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당연하다는 듯 그러자고 하고 내가 얼마간 앞선다.

아마 가방이 무거우니 날 보고 앞에서라고 한 것 같다. 역시 꾼들은 이래저래 통하는가 보다... 

  

그렇게 해서 문복대 정상에 선다.
정상에서 잠시 기다려 사진을 한 장씩 찍고..
대간을 하면서 내 얼굴 사진을 배경에 넣기는 김천의 황악산과 여기가 2번째이다.     
혼자 찍으려니 마땅하게 셀프를 하기가 어렵다고 하니 스틱을 장치를 하여서 찍는 법을 가르쳐 주신다.  또 반바지를 입으면 신발 안으로 이물질 들어오는 것 처리하는 법 하며...
역시 고수구나..  첫 느낌에 그렇게 느꼈다.. 
서울 사신다고 하신다. 산행 정보는 역시 홀대모 사이트에서 구한다고 한다.  그게 그날 산님과 이야기의 전부이다.

  

문복대에서 다시 앞서 걸었고..... 저수재까지
항상 그렇듯이 대간길 마지막 한두시간이 사람 진을 빼게 한다.
역시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저수재 까지 한시간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커다란 저수령 돌비석을 배경으로 서울 산님 한컷 찍어주고 서울 산님은 그대로 진행을 하신다고 하시고 난 차를 히치를 하여 다시 동로 안생달 마을로 가야한다.

 

어떻게 할거냐고 물어서 차량을 얻어 타고... 어쩌구 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나타 승용차 한 대 지나가는 것을 산님이 손을 번쩍 들어서 세운다.

그러면서 무조건 세워야돼...  아니 전 1톤 포터를 ... 어쩌구 하는데 아니란다.

무조건 세워서 타란다. 얼결에 스틱도 접기도 전에 소나타 뒷자리를 얻어 탄다...

  

승용차 차주 분이 눈이 둥그레서

 

한 분은 안타고요?..

예 저분은 여기서 산행을 더 하십니다.

아니 손 들은 사람은 안타고 옆에 계신 분이 타셔서 ㅎㅎㅎ

  

나도 웃었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버리미기재에서도 어느 산님이 이야기 중에 차를 잡아 주시더니.

오늘도 그렇다.

  

예천에서 내려서 바로 버스로 연결이 되어서 안생달 마을까지 온다.
안생달 마을까지 오는 버스는 동로에서 기사가 식사를 하고 안생달로 들어가는데 기사양반 왈...

  

손님 좀 미안한데요..
전 식사를 하고 안생달 들어가서 자고 내일 나올건데요..
그래서 저녁을 묵고 들어가야 되거던요.. 좀 기다리셔야 하는데요..

  

그렇게 하이소..

  

나도 가서 짜장면 하나 묵고 와야겠심다.
한 20분하면 되지요?.

  

제가 밥 다 묵으면 출발합니다.

  

알았심다.
일단 자장면 묵고 올 터이니 내 올 때까지 기다리소..

  

아저씨 ..
여기 짜장면 곱빼기 좀 많이 퍼뜩 주이소...
빨리 묵고 생달가는 버스 타야 합니더...

  

아이고 예 빨리 하께요..

  

짜장면집 작은 엽차 잔에 물 가득 담아 마시면서 ....

  

오늘 억수로 운수 좋은 날이데이...

  

절벽에서 떨어져서도 살았고..  안생달까지 차 가지러 가는데도 막힘이 없고...

  

돌아가신...

어무이...  고맙심더.. 
둘째 아들 오늘 산행 잘하고 낼 또 갑니다.  보살피 주이소....

  

자..  퍼뜩 묵고 가이소..

 

금방 면 뽑아 만든,
김이 무럭무럭 나는 짜장면 보니 어무이 생각이고 뭐고 간에.....

  

  


 

2부
14일 일요일 흐림(오전 비구름 속 오후 흐림).

구름에 맺힌 이슬로 온통 젖음. 기온23도 내외. 바람은 태풍같이 불어 제낌.. 매미 소리가 없어졌음.
(20차 소구간 저수령-죽령)


니 정말 끝까지 이럴래?......

  

 

저수령 휴게소 앞 주차장..
차 속에서 미적거리고 있다.

05시 알람에 대충 눈을 떴는데...

바람이 차를 휘청거리게 한다.  어제 밤에 차를 가지고 저수령에 올라서니.. 

여름날 태풍이 부는 것 같은 바람이다.

도심에서 이 정도 바람을 맞으려면 특급 태풍이나 불어닥쳐야 이 정도 효과를 내려나..
어째든 바람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제는 밥도 하지 못하고 저수재 휴게소에서 2천원 주고 밥 한공기를 구입을 해서 락앤락통에 담아 두었다.

  

어제 생달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저수령으로 가기 위해서 다시 동로로 나왔다.
슈퍼에 들러서 맥주 두병과 골뱅이 한캔과 복숭아 통조림 한캔을 구입을 했다.

슈퍼엔 내일 점심과 아침 에 먹을 캔 깻잎이나 김치 등을 구입을 하러 갔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그런 것은 없다.

그래서 슈퍼아주머니를 보니 후덕하게 생기셔서 (제 기준은 몸매가 퉁퉁그리 하고 얼굴에 웃음기가 있으면 후덕하다고 봄) 일단 숫기를 내어본다.

  

아주머니...

  

예?

  

저...  혹시..
집에 김치 묵지예?..

(말을 해 놓고 보니 등신 같은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김치 먹느냐고 묻는 격이었으니..... )

  

예? 김치요?..

  

무슨 뜬금없는 소리하는 놈인가 싶어서 눈을 뚱그레 쳐다본다.

  

귓불이 뜨끈함을 느끼며..

아니 그기 아이고..

저 거시기 ..
제가 대간 하는 사람인데요..
밥은 지금 저쪽에 가서 하마 되는데
반찬이 없어서..

내일 낮에 묵을 도시락 반찬을 할라고 하는데 김치 있으마
한때 묵을 것 만 좀 주시면 안되겠심니까.. 사례는 하겠습니다.

말문 터지니 술술 나온다.. ㅎㅎㅎ

  

아... 뭔 소린가 했지요..

근데.. 우리집 김치가 묵을만 한 기 아이라서... 우짜고...

  

괜찮심더.. 

  

김치보다 마늘찌가 좀 있는데 마늘찌 묵심니까?

아 .. 예 좋지요.. 마늘...

  

그렇게 해서 락앤락 통에 반찬 얻고..
그게 고마워서
뜻하지 않은 맥주에 캔 복숭아까지 두루두루 사고...

  

그렇게 해서 벌재를 넘어 황장약수에서 물  길어서 저수령으로 넘어간다.
저수령에 도착을 하니 바람은 태풍이지..
아까 낮에 내려와서 점 찍어둔 저수령 정자엔 울산차량과 경북 차량 두 대가 삼겹살 굽고.. 난리다..

같이 앉아서 먹자는데 그 바람 속에 그렇게 앉아서 먹을 정도 가 아닌것 같아서 사양을 한다.
그 사람들도 추워서 못먹겠다고 곧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서 잘거냐 고 한다.  그 중 한 아주머님이..
그렇다고 하니 얼어서 죽는다고 한다. 잘라면 차에서 자라고 충고까지 한다. ㅎㅎㅎ

  

차안에서 그 사람들이 정리하고 갈 때까지 사온 맥주를 마시면서 생각을 해본다.
텐트를 가지고 왔지만 지금 시간이 9시가 넘고...

이 바람 속에 밥을 하기도 그렇고..  잠은 차에서 자고 ..

그러면 밥은?.. 내일 도시락...

  

일단 저수령휴게소로 들어간다.
주인장에게 밥 한 도시락만 팔아라고 한다.
락앤락을 주니 한 도시락 담아주고 2천원 이라고 한다. 공짜같다.
이 바람 속에 밥하는 수고에 비하면...

그렇게 해서 한 순간에 모든게 해결이 된다.

  

낼 아침은?...  

라면 하나 끓이던지 캔 복숭아 하나 있으니 그걸로 해결하자....

 

시트를 있는데로 뒤로 빼서 눕히고...
좀 불편하지만...
그런데로 잠이 들것 같다.

좀 전에 마신 맥주의 알콜이 서서히 퍼지고..
바람이 요람처럼 자동차를 흔들거려준다..

 

아침에 눈을 떠니 하늘은 온통 구름 속이고 아니.. ,저수령 자체가 구름 속이고 바람은 어제보다 더 심하다.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차 문을 여는 순간 ...

그대로 차 몰고 집으로 가고 싶다..
온통 검은 구름에 강풍에.. 춥다.

긴바지와 속에 민소매 티를 입고 그 위에 긴소매 옷을 덧입었다.

휴게소 건물 뒤편에 바람을 피해서 라면을 하나 끓인다.
대충 건더기만 건져먹고 하수구에 물 버리고 출발을 한다.

  

촛대봉 오르는 길에 바람이 엄청나다.
내가 한 몸무게 하는 사람이라 그렇지 몸매 이쁜 사람들은 가을바람에 휘리릭 날리는 낙엽같이 되겠다..
온통 이슬이다.
등로 자체는 비 맞은 길이고.. 나뭇잎에서, 풀섶에서, 헝클어진 다래넝쿨은  온몸을 잡아당기면서 구름 속 이슬을 한껏 물었다가 내 뿜는다.

촛대봉 정상까지 30분만에 어느새 바지는 흠뻑 젖었다.

산행 한시간만에 왼쪽 등산화 속이 질퍽거리기 시작을 한다.
곧이어 신발 속은 수영장이 되었다.

가다가 멈춰 서서 양말 벗고 짜기..  주루룩.. 털고  다시 신고..

이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낮  12시 넘어 묘적봉에 올라 설 때까지 이렇게 했으니...
차라리 비라도 쏟아졌으면 낫겠다는 생각을 한다.

배낭덮개를 하고 열심히 걸었다. 역시 오늘도 한겨울 빙판길 같은 미끄럼의 연속이다.

다행이 암릉구간이 없어서 오늘은 늴리리 맘보다..

 

행을 시작을 하고 3시간쯤 되니..
배가 고프다..
라면 한 개의 힘이 3시간이다.

배낭 속에 뭐가 있나..  생각을 해본다.

미숫가루 한 컵분량..
청포도 사탕 2알..
네스티분말가루 2봉지..
점심도시락..
쵸코스틱1개..
참.... 복숭아 캔...  이런 이게 있구나...
횡재를 한 기분이다. 

  

한고개 넘어 헬기장이다. 마침 마주오신 산님 두 분이 인사를 한다.
묘적령에서 출발을 하셨다고..
나보다 먼저 한사람이 30분 거리쯤에서 간다고..
어제 서울서 온 산님이구나... 

  

헬기장 한쪽 곁에서 복숭아를 딴다..
그러다 몇 발치 앞에 또아리 튼 뱀이 혀를 낼름거리고 있다.

이놈 봐라?..
어제 만난 놈은 총알같이 내빼던데 ..

이놈이 날 우습게 알고..
아님?
이 복숭아를 ?

 

복숭아 뺏길까봐 얼른 스틱으로 또아리 튼 놈을 걷어 올렸다.
스르르 미끄러지면 또아리를 풀더니 한쪽으로 점잖게 슬슬 물러난다.
빨리 가지도 않고 억지로 가는 것 같다. 

커다란 놈이 좀 더 커서 보자...  뭐 그런 것 같다...

 

어쭈..이놈이...?

펫트병 두 개나 있는데 이걸 물 버리고 확 담아버려.. 이놈..

슬슬 풀섶으로 들어가는 놈을 자세히 본다.

 

살모사가 아니다.
저놈은 분명히 다른 놈이다. 살모사와 비슷한데 아니다.
저놈이 맹독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칠점사 인 것 같았다.

며칠 전에 본 그림도 생각이 나고.. (나중에 집에 와서 다시 확인을 했는데 분명 칠점사 이다)

맹독을 가진 놈이란 느낌에 계속 그놈 들어간 자리 근처를 살피면서 앉지도 안고 서서 복숭아 한 캔을 먹어 치운다..

 

어느새 단 냄새를 맡았는지 벌들이 앵앵거린다.
할 수없이 복숭아 한 조각을 뱀이 들어간 자리 근처로 휙 던지면서

옛다 이놈들 잘 먹고 잘 살아라.. 

빈깡통에 물을 좀 부어서 헹구어서 마시고...
그렇지 않고 단내 나는 빈 캔을 가방옆구리에 가지고 다니면 온갖 날 짐승들이 덤비기에...

 

역시 라면 보다 비싸서 그런지 묘적봉을 오를 때까지 버틴다.
묘적봉에서 바람이 좀 없는 곳을 골라 마지막으로 양말을 짤았다.

그러면서 아예 신발도 좀 말릴 겸해서 도시락을 꺼낸다.

  

어제 동로 수퍼아줌마의 후덕함이 역시나 였다.
꼼꼼하게 김치와 마늘지를 담아서 락앤락 통을 또 비닐에 담았다..

  

김치도 아주 입에 잘 맞았다.
이게 별로 안 좋다면 그럼 좋은 맛을 내었을때는..?.. 

 

와. 이 아줌마 음식솜씨 굉장히 좋은가 보다...

 

야튼 정말 맛나게 점심을 먹었다.

역시 김밥집에서 산 김밥은 이런 맛에 따라 올 수가 없다 란 결론을 지으면서 이제는 김밥을 다시 살 것 같지않다.

  

배부르고 양말도 그런데로 괜찮고.. 구름도 가셨고 바람만 살살 불어와서 산행하기엔 딱 좋다.

눈앞에 거대한 산군들 만 빼고...

 

점심을 먹은 탓인지 묘적봉을 쉽게 오르고 다시 내리고 오르고 몇 번 끝에 저 앞에 웅장하게 암봉이 하나 떡 버티고 선다.

  

도솔봉.... 
이제 산세가 점점 웅장해지기 시작을 한다.
한참을 낑낑거리고 오른다.

역시 국립공원답게 계단이 설치가 되고 그 계단 굽이굽이에서 지나온 자리 보는 맛이란...

 

계단 끝에 앉아서 지나온 월악산 군을 생각을 한다.
속리산을 끝내고 늘재-버리미기재 외엔 한 구간도 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월악산은 이제 마지막 구간인 황장산 구간을 보여준 뒤로 오늘은 오전 내내 다시 구름으로 덮어 버렸다.

 

내 다시 백두를 끝내고 이 구간을 다시 오리라고 저 아래 월악산 쪽을 바라보며 생각을 한다.
그래 날 좋은 봄이나 가을에 꼭 한번 다시 오자고...

 

이제 소백산군을 들어선다.
소백산군.  태백산군.  오대산군. 설악산군...
차례로 다가오는 큰 산군들 생각에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을 한다.

그동안 많이 놀았구나...
이제 다시 시작을 해야지..
마음은 벌써 소백산을 지나 태백산 천제단에 가있는데 몸은 도솔봉 바로 코 밑에서 비실비실 거리고 있다.... ㅎㅎㅎ

  

도솔봉..
정상석 찍으려고 디카를 꺼내니 다람쥐 한 마리 쪼르르 달려와서 정상석 앞에 딱 선다..

 

하하... 이놈 봐라..
니가 모델을 한다고?...

그려.. 
도솔봉 다람쥐 한 마리 찍어가자...

한 마리가 더 나온다..
이놈은 내 뒤에...  그놈은 찍기 싫은가 보다..

  

도솔봉에서 삼형제 봉을 넘어 죽령까지 2시간 여를 지루하다 못해 역시 진을 빼는 구간이라.. 

각오는 하고 왔지만 그래도 지겹다...

삼형제 봉...
이름에 짐작은 했지만 봉우리 3개가 아니라 5개 넘게 오르내린다.

  

이런 우쒸....
삼형제가 아니라..
한가족 봉이라 캐라..마...

아버지 ,어머니. 삼형제... 이렇게 다섯 개....
옆집서 놀러온 동네 개똥이도 있다...  다섯개 인지 여섯개 인지 모르게 지겹게 오르고 내리니.... 샘터가 나온다..  조그만 오뎅바가지에 3잔 내리 마시고 ..

급경사 내리막 미끄럼길을 내려가다 또 줄딱 미끄러진다.

  

  

이런...
니 정말 끝까지 이럴래?......

  


요약 :

  

차갓재 - 저수령

 

식수 : 차갓재 안생달 마을까지 20분정도 걸립니다. 대충 차갓재에서 안생달 까지 다 내려가지 마시고 10분 정도 내려가시면 계곡을 만납니다. 이곳에서 식수 보충하면 됩니다. 내려가서 올라오는데 대충 20분쯤 걸릴겁니다.

이후 벌재에서 단양 쪽으로 약 50미터쯤 가면 간이매점이 있고 황장약수터가 있습니다. 맞은편에 화장실도 있고요.. 여기서 보충하시면 됩니다.
매점은 요즘 성수기라 열고 있는데 다른 계절은 잘 모르겠습니다. 밤에 8시까지 연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후 저수령에서 식수 보충입니다. 저수령은 따로 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휴게소에서 구해야 합니다. 만약 휴게소가 문을 닫았으면 단양방면으로 5분거리에 소백산 관광목장이 있습니다. 이곳에 민박도 합니다. 여기서 구합니다. 휴게소는 밤 10시쯤 문 닫습니다. 오전 6시까지도 문 열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성수기라고 생각하면 다른 계절은 참조를 하시기 바랍니다.

  

비박 및 야영.
차갓재에서 하면 됩니다.
이후 벌재에서 가능합니다.
저수령은 팔각정자가 있는데 자동차길 옆이라서 차 지날 때 시끄럽겠지요.

  

교통편
안생달 마을 (차갓재)

지명은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입니다..
오전에 생달리 들어가는 차는 9시쯤에 있다고 하는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때쯤에는 산행하기엔 늦은 시간입니다.
저의 경우는 차를 가지고 안생달 마을 한백주양조장 앞 개울가에 차를 주차를 하고 산행 후 차를 회수했습니다.
차를 회수하는 교통편을 기술합니다.

 

안생달 들어가는 찻길은  동로면까지는 지도보고 찾아갑니다.
동로면에서 벌재와 문경으로 넘어가는 삼거리에 파출소가 있고요..
수퍼겸 버스정류장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문경쪽으로 갑니다. 대충 10분정도 가면 마을이 나오는데 생달1리 라고 돌비석이 있고 나무가 큰놈이 있습니다. 이곳은 수리봉 릿지 가는 길이고요..
여기서 조금 더 갑니다. 한 3분정도..
그러면 길가에 붉은색 건물이 한 채 나오고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한백주제조공장이란 조그만 간판도 나오고요.. 안산다리 .안생달 이렇게도 불립니다.

 

문경쪽으로 가다가 생달1리 마을 지나서 붉은 집 한 채있고 우측으로 길이 난곳. 이렇게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회전 하셔서 끝까지 가시면 됩니다.

 

저수령에서 내려서 일단 예천 쪽으로 나와야 합니다.
차량을 편승을 하던지 아니면 택시를 불러서 가야합니다.

택시를 부를 것 같으면 예천택시나 동로택시를 불러도 됩니다. 비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택시비용은 거의 비슷합니다. 단지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될 수 있으면 목적지와 가까운 택시이용이 비용이 좀 싼 편입니다.

 

혹 차량 두대로 진행을 하시면 예천 방면으로 가시다 보면 용문사라는 간판이 보이고 시멘트 도로가 나옵니다. 이 길로 가시면 바로 동로 로 들어갑니다. 시멘트도로를 좀 들어가며 곧 아스팔트길이 나옵니다.

 

예천을 가시면 일단 문경방면 차량의 버스기사에게 산양버스정류장을 가는지 물어서 간다고 하면 산양으로 가서 거기서 동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합니다.

동로면에 도착을 하면 동로 택시로 생달 마을까지 7천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저 경우는 예천버스정류장에서 5시 24분 문경행을 타고 산양읍 입구에서 내려서 곧바로 오는 산양읍 들어가는 버스 갈아타고 산양읍에서 2분 기다리니 동로를 해서 안생달 마을까지 가는 버슬 탈수가 있어서 운이 좋았던 날입니다.

예천버스정류장에서 5시 넘어서는 산양 들어가는 차가 없어서 일단 기사에게 산양읍 들어가는 다리 입구에서 좀 내려달라고 하면 됩니다. 문경가는버스를 타고서요..

여기서 읍내까지 걸어서 10분 쯤 거리고요..

좀 기다리면 동로여객 버스가 종종 오는데 받아타도 되고요..

 

동로에서 안생달 들어가는 버스는 하루에 3번 있는데 오전 에 두 번 오후에 저녁 6시 50분 차 이게 막차입니다. 즉 산양에서 6시 차고요. 문경에서 좀더 일찍 출발했겠지요.. 대충 5시 40분인가 입니다.
이야기가 긴 만큼 대중교통 이용하기가 엄청 불편합니다. ㅎㅎㅎ


저수령 - 죽령

 

식수:
저수령에서 죽령까지는 식수 구할 데가 없습니다.
미리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야영지:
식수를 구할 수 없으니 야영지가 없다고 해도 되고 물 없이 아무데서라도 자면 그곳이 야영지가 되겠지요..
야튼 물 없으면 좋은 야영지가 아니니 그렇습니다. 중간중간 헬기장이 있는데 이곳은 야영하기에 좀 거시기 합니다. 요즘은 헬기장은 거의 뱀들의 장소로 변해서요..  습기가 찬 날이 많으니 뱀들도 돌이나 헬기장 시멘트 블록에서 몸을 틀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담배가루 백반 등 별로 효과는 기대하기가 거시기 합니다......

  

교통편
저수령에서 오전 6시 출발해서 죽령에 도착이 오후 5시 전후라면 일단 단양 쪽으로 넘어가서 단양휴게소 있는곳으로 갑니다. 거기 화장실 옆에 수도가 있는데 여기서 대충 씻으시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5시 40분에 단양버스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5시 55분에 단양으로 출발합니다.

여기서 대충 15분 정도 걸리는 대강면에 도착을 하면 대강에서 내립니다.
대강 택시로 저수령까지 만오천원 달라고 합니다.
죽령에서 저수령까지 가면 이만오천원이고요..
죽령에서 대강까지 편승을 하던 버스를 타던 대강에서 택시 타면 만원 굳습니다. ㅎㅎ

대강에서 저녁식사 하고 기다리면 7시에 죽령에서 타고 왔던 버스가 단양 나갔다가 다시 들어옵니다. 이차가 대강에서 7시에 출발해서 저수령 밑에 있는 올산까지 갑니다.

올산에서 편승을 하던 해서 저수령까지 오시면 됩니다. 아니면 걸어서 올라오면 대충 3-40분쯤 걸어서 저수령까지 가야합니다.
저수령엔 차가 자주 다니니 히치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간대에 하산을 하시면 그렇게 하시고 나머지 시간대는 대강에서 택시를 이용하시는 것이 편리합니다.
단양버스가 죽령까지 올라오는 것은 오전에 두 번 오후에 5시 40분 이차가 막차입니다. 하루 세번 올라온답니다.
대강에서 저수령까지 바로 가는 차가 있는데 대강에서 2시 좀 넘어서 있다고 합니다.

2시전에 산행마치고 대강에 있기란 좀 힘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