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인연 맺음

유유(游留) 2016. 2. 4. 23:53

밤이 깊었습니다.

시간의 쉼 없는 동작으로  밤이 깊어가는 것 처럼 다시 시작한 세월도 어느새 30 여일을 훌쩍 넘겼습니다.

 

몇 달 전에 아들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평소 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또 집에 개털이 날리는 것도 싫어 한다고 늘상 이야기를 해 온 터라..

 

이 놈이 개를 데리고 와서 제 방에 숨겨 놓고 있었습니다.

원래 개라는 짐승은 뛰고 물고 개구짓을 해야 정상이지요..

 

어느날 퇴근 하는 제게 달려 나오는 바람에 한달여 숨긴 개가 들통이 났습니다.

태어난지 2달 밖에 되지 않는 제 주먹 만한 까만눈의 개를 들여다 보는 순간...

 

앞으로 네 수명이 다 할때까지 갈수가 있겠는가 ...

하는 생각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같이 살기로 작정을 하였으면 그 생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늘 이야기를 했던터

라 아들이 쉽게 제게 내 놓지 못했던가 봅니다.

 

아버지 말데로 하면 우리집은 절대 동물은 못 들어오는데요...

ㅎㅎ

 

그렇습니다.

어떤 생명이던 내 손으로 거두었으면 그 생명이 자연으로 돌아갈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유기견을 보고 들어 온 아들이 그 유기견이 눈에 밟혔나 봅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내내 그 이야기를 하네요.

 

애완용 동물들..

정말 깊이 생각을 하고 같이 살아야 합니다.

최소 십 수년 넘게 수명을 가진 동물인데..

나와 맺은 인연을 쉽게 생각하면 나도 모르는 새 의도하지 않은 죄를 짓게

되는 것이지요..

작은 개 한마리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가 봅니다..

 

요즘 개 때문에 저녁 시간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