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습니다.
시간의 쉼 없는 동작으로 밤이 깊어가는 것 처럼 다시 시작한 세월도 어느새 30 여일을 훌쩍 넘겼습니다.
몇 달 전에 아들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평소 개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고 또 집에 개털이 날리는 것도 싫어 한다고 늘상 이야기를 해 온 터라..
이 놈이 개를 데리고 와서 제 방에 숨겨 놓고 있었습니다.
원래 개라는 짐승은 뛰고 물고 개구짓을 해야 정상이지요..
어느날 퇴근 하는 제게 달려 나오는 바람에 한달여 숨긴 개가 들통이 났습니다.
태어난지 2달 밖에 되지 않는 제 주먹 만한 까만눈의 개를 들여다 보는 순간...
앞으로 네 수명이 다 할때까지 갈수가 있겠는가 ...
하는 생각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같이 살기로 작정을 하였으면 그 생각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늘 이야기를 했던터
라 아들이 쉽게 제게 내 놓지 못했던가 봅니다.
아버지 말데로 하면 우리집은 절대 동물은 못 들어오는데요...
ㅎㅎ
그렇습니다.
어떤 생명이던 내 손으로 거두었으면 그 생명이 자연으로 돌아갈 때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유기견을 보고 들어 온 아들이 그 유기견이 눈에 밟혔나 봅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내내 그 이야기를 하네요.
애완용 동물들..
정말 깊이 생각을 하고 같이 살아야 합니다.
최소 십 수년 넘게 수명을 가진 동물인데..
나와 맺은 인연을 쉽게 생각하면 나도 모르는 새 의도하지 않은 죄를 짓게
되는 것이지요..
작은 개 한마리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가 봅니다..
요즘 개 때문에 저녁 시간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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