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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호남정맥18구간(곰재- 사자산 - 일림산 - 봇재)

유유(游留) 2016. 2. 14. 00:17

호남정맥 18구간

(곰재 - 사자산 - 일림산 - 한치재 - 활성산 - 봇재)

          



일시 : 2011년  5월  5일 목요일 맑음

행정 : 전남 장흥읍, 보성군 웅치면

구간 : 제암산자연휴양림-곰재(접속구간)-곰재-사자산-일림산-활성산-봇재

거리 : GPS 실거리 : 17.5 km (곰재-휴양림 접속구간 1.9km)  총거리 19.4km

시간 : 08:50 - 17:18(7시간58분)곰재까지 접속 30분 총 8시간28분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하루 종일 집에 있어봤다...

몇 가지 일들을 하고 나니 점점 무료해진다..


TV를 보다가 신문을 보다가..

책꽃이 책들도 정리를 해보고..


배가 고파서 여기저기 보니 식은 김밥이 한 접시 있고..


오후로 들어가면서 점점 짜증이 난다..

낮잠도 자보고..


해거름 저녁엔 무료함과 짜증과 불만은 어디로 가고 베란다 창 너머 떨어지는 석양에

쓸쓸함이 묻어난다.


거실의 불을 켜고 ...

또 다시 의미 없는 TV 화면 만 멍하니 쳐다본다...


밤 11시..


시집 일로 종일 바깥에 있다가 온 마눌의 피곤한 얼굴이 보인다.

미안함보다도 . 짜증스런 마음보다도..


쨍하고 마음을 때리는 생각 한 가닥..


이 여자는 매일 이러고 사는데..


나는 고작 오늘 하루였던가....





몇 날 전에 이야기다.

집안에 일이 있어 멀리 볼 일을 보러간 마눌과 혼자 집에 떨어져 있었던 날의 자락이다.


그 후..

늘 혼자 집에 있을 마눌을 위해서 뭔가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언제나 그래 왔듯이 어느 틈엔가 그 날의 마음은 송두리째 없어지고..


아침 6시면 일어나서 10분 만에 집을 나서고.. 그리고는 거의 밤 10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있는 ..

숟가락 놓고 한 시간 정도 낮에 일들과 내일 일들을 대충 보고 정리하고 잠시 컴퓨터 하고.. 그렇게 내 방의 책상에서 있다가 쓰러져 잠이 들고....


도대체 뭐하고 있는건지...


토, 일요일엔 산으로 내빼고.. 벗어 논 빨랫감만 수북하다.

어쩌다 애들 이야기라도 할라 치면 알아서 하라 란 말 한마디면 그것이 다이고.. 

요즘 같은 세상에서 나같이 사는 인간도 없을거란 생각도 늘 한다...


하지만 생각과 행동은 별개의 것이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았고..


5월 ...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수십 년을 듣고 살아왔다.

가정에도 부모에게도 한 게 없는 나로서는 먼 나라 이야기로 살았고..


그래서 올해  아니 이번 달.. 아니 어제는 마눌 데리고 어디로 갈까 하고 생각을 한다.

하루종일 집 지키는 복슬강아지 가 아닌 한 남자의 여자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 아닌...

자연스럽게.. 


그런데 이 널푼수.. 

결국은 데리고 간 게 또 산이다...


무릎이 아파서 몇 해 전부터 산을 가지 않는 마눌이다. 가봤자 서너 시간짜리 야트막한 놀이 삼아 가는 산행이라.


요즘은 별로 무릎이 아프다는 소리도 없고 해서 천천히 가면 될 것이고.. 나도 지난 일요일 호남정맥 빼 먹은 것  땜방 도 하여야 하고..


겸사겸사? 해서...


따지고 보면 나 노는데.. 마음까지 편하자고 다리 불편한 마눌을 위함 이란 카드를 같이 꺼내든 것이다..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 생각하니 참 치사한 놈이다.


같이 산에 가잔 소리에 속뜻도 모르고 좋아라 따라나선다..


산에 가자면 온갖 먹을 것들. 가져갈 것들도 많다..

커피에 매실 차 까지..


혼자 산행에 늘 빈 가방 이었는데 오늘 가방 목까지 꽉 들어찬다.


아예 이삿짐 센타를 불러라고 빈정대기 까지 하면 분답스럽게 새벽 5시 반에 출발을 한다..

마눌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밥하고 ...


달그락 소리에 잠에서 깨어 그냥 누워 일어나지는 않고 ....


그냥 혼자 갈 것을 괜히 가자고 했나 하는 잠시의 후회도 했지만..

이왕 가는 거.. 까짓고 너 가지고 가고 싶은 거 다 싸라... 

그런 심정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일어나서 씻고...


새벽에 일어나서 샤워까지 하고 산행 나서기는 또 첨이네...

어디 산신제 지내려 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궁시렁 거린다..


그렇게 혼자 바쁘던 마눌은 어느새 차안에서 곯아떨어진다..

그래 오늘은 짐꾼이나 하자...


될 수 있으면 차를 편안하게 운전을 한다... 한숨 푹 자라고..


전라도 장흥..


대구에서 참 먼 곳이다.. 거의 서너 시간이 걸려서 제암산 자연 휴양림에 도착을 한다.

안내산악회를 따라서 갈 때는 차안에서 마눌처럼 곯아 떨어졌으니 그리 먼 것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곰재까지 휴양림에서 슬슬 걸어 올랐다.  휴앙림의 펜션들을 보고 그만 여기서 편안히 놀았으면 좋겠다란 말을 못들은 척 경사진 앞길만 보고 휘적휘적 오른다..


곰재에는 아침부터 장사꾼이 진을 치고 있다.  오늘 일림산 축제를 한다고 하더니 ...


웅치면에서 막걸리 한 병 사려고 차를 세운 곳에서 그곳 부녀회에서 산신제 준비를 하던 부녀회원 서너 명이 들려주던 축제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일림산까지 11시정도에 와서 자기를 아는 척 하면 산 제물 많이 나눠준다고.. ㅎㅎㅎ


황소걸음 마눌 데리고 11시까지 일림산으로?.. 무슨 수로?... 그림의 떡이올시다..


마눌은 그래도 빨리 가보자고 한다.. 하여튼 욕심은....


축제엔 늘 장사치들이 먼저 자리를 잡지...  그래서 그런가 곰재에서 가는 길목마다 얼음과자를 파는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곰제산을 넘고 사자산을 가니 마눌이 얼음과자 사달라고 한다. 가방 속에는 먹을 것이 잔뜩인데... 


얼음과자 입에 하나 물고 사자산 작은 비석 뒤에서 사진도 한 장 찍어 달래서 ...

오늘 골고루 한다.. 놀러왔네.. 호남정맥... ㅎㅎ


사자산에서부터 얼굴에 힘든 기색이 나타난다.


이제 시작인데...

이거 오늘 가다가 중간에서 내려서야 하나...

호남정맥 18구간 ... 땜방 을 두 번이나 나눠서 해야 하나..

그런 걱정이 앞에 선다... 마눌 힘든 얼굴기색에... 


어쩔 수 없는 내 이기심이 먼저 발동을 한다.


사자산 한켠에서 가지고 간 막걸리 낸다.. 잔 꺼낼 필요도 없이 그냥 막걸리 병 통째로 꿀꺽거리고.. 한 모금 달라고 해서 주었더니..


피라는 철쭉은 아직 봉우리만 맺고 있는데 그 철쭉 밭 속의 마누라 얼굴이 벌겋다... 늙은 철쭉이다... ㅋㅋ


일주일 정도 더 있으면 제대로 된 철쭉 속을 걸을 것 같다. 아직은 봉우리만 들고 있다. 간간히 성질 급한 놈 몇이 피었지만 제대로 된 철쭉이 아니다.


일림산 가는 길은 제법 멀다.

한 시간 정도 거리에서 서니 저 앞에 보이는 일림산 정상에서 북소리도 나고 괭과리 소리도 난다. 아마 아침에 들은 축제 제를 지내는가 보다..


벌써 마눌의 얼굴은 힘든 기색이 완연하다. 이제부터 정말 천천히 걸어야 한다.. 시간을 보니 아직은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 시간 거리를 한 시간 반 걸려서 일림산 정상에 도착을 한다..


또 얼음과자를 하나 손에 들려준다.

길 멀다고 징징대는 어린애 과자로 꼬이는 것 같은 기분이다.. ㅎㅎ


어째든 힘들 때 마다 얼음과자 하나 사 들리니.. 그게 약이 되는가 보다. z


일림산 정상아래 좀 내려서서 소나무 한그루.. 철쭉 밭 평지에 우뚝 서 있다.. 그 아래 그늘에서 부부가 앉았다..

시원한 득량만 바닷바람이 올라오고 철쭉밭 평원에 간간히 서 있는 소나무 그늘아래서 점심상을 만든다..


멀리서 보면 편안한 그림이 될 것 같다....


힘든 얼굴색이 밥상 펴니 금새 행복한 얼굴이다..

불고기에 상추에 구운 계란하고.. 둘러싼 보자기 풀어보니 가지가지 나온다..

이걸 들고 정맥을 왔나 싶어서 기가 막힌데..


미나리 하고 두릅 데친 것 빼 먹고 왔다고 .. 큰일 난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어이구.... 



덕분에 잘 먹었는데 일어나서 몇 발자국 못가서 옆구리가 땡긴다.. 너무 먹었다... 이런..


오후 시간에는 과장 섞은 표현을 하자면..


열 걸음 걷고 십분 쉰다...


아예 담은 것도 없는 마눌 가방 속을 다 비워서 내 가방으로 옮기고..

하루 종일 딱 한 모금 먹은 내 물병 속의 물들도 마눌 입으로 다 가고..


삼수 마을에서 먹고 싶은 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다시 두 병에 물을 가득 채운다..

이제 활성산 하나 넘으면 봇재이다.


삼수 마을에서 탈출을 시키려고 택시를 부르려고 하니 기어이 간다고 한다...

오기 이지..


어째든 간다니.. 간다.

삼수 마을에서 봇재까지.. 한 달음 거리인데..

3시간가량 시간을 잡아먹는다...


활성산을 넘어서 보성다원 차 밭이 나오니 힘든 중에서도 사진도 찍어라.. 어째라...


고사리 나물 있으니 고사리도 뜯어야 하고...


오늘은 짐꾼 노릇을 하려고 작정을 했으니...

짐꾼이 뭐라고 할 수가 있나.. 그저 가다가 서다가 나물 뜯다가 그럭하고 산을 내려서는 수 밖에....


봇재 도롯가에 도착을 하니 배가 아프단다..

그렇지.. 물을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 배 안 아프면 이상하지...


마침 지나가는 택시로 자연 휴양림까지 휑하니 간다..


자연휴양림 화장실에서.. 저는 아픈 배 해결 했을테고 나는 종일 땀에 젖은 몸을 수건에 물 묻혀 씻어낸다..


벌교읍.. 

원조꼬막 집으로 가서 꼬막정식으로 마지막 서비스 하고 머나먼 집으로 가는 길을 간다..

아침처럼 그렇게 잠에 곯아떨어진다..


하루 종일 힘들었을 것을 생각을 하니

다음엔 서너 시간짜리 산을 가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9월부터...

1대간 9정맥이 그때에나 끝을 보니.....




 

부연


찻길

대구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다가 광양i/c에서 내립니다. 네비게이션에 제암산 자연휴양림을 입력하시면 됩니다.


보성군 웅치면 대산리 산 113-1 번지입니다. 


대구에서 262km 거리입니다. 고속도로 남대구i/c 기준입니다. 

수도권이나 타 지방은 일단 벌교나 보성읍까지 기준을 잡으시면 되겠습니다.



산길.

제암산 휴양림에서 곰재까지 접속


휴양림 입구에서 주차를 하고 시멘트 길을 따라서 계속 올라갑니다. 펜션 1호집 마당을 가로 질러서 시멘트 길을 따라서 계속 오르면 곰재로 가는 산길이 열립니다. 주차장에서 제암산 가는 길과 곰재 가는 길은 다릅니다. 참고 하시어 혼란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곰재- 봇재


곰재에서 잠시 오르면 곰제산이 있고요.. 잠간 가면 사자산에 오릅니다.

지금 철쭉이 봉우리가 많이 올랐는데 4-5일 뒤에는 완전히 산을 뒤 덮을 것 같습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등로는 워낙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니, 비유하자면 완전 고속도로 같은 길입니다.

순하고 길이 워낙 뚜렷해서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한치재에 내려서는데 아미산 이라고 나옵니다. 특별히 표지석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일림산을 지나서 한참 가다가 보면 표지기가 많이 달린 곳에 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이 나무에 코팅지로 아미산표지를 붙여 놨습니다.

몇 년 뒤에는 이 표지기 마저 없어지면 아미산이라고 표시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림산을 지나서 한치재 가까이 다가 갈 때 즉 산 아래에 삼수 마을과 도로가 보이기 시작을 하면 아미산 표지 리번이 많이 달린 곳을 눈여겨보다가 그쪽으로 내려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행 방향의 직진 길이 워낙 뚜렷하고 특징 없는 길이라 무심히 땅만 보고 가다간 정맥을 벗어나서 한치재 도로에 닿게 됩니다.. 

직진 길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입니다. 표지 리번 많이 붙어 있습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한치재에 도착을 하면 삼수마을 돌비석이 있고 삼수마을 길로 들어서서 갈멜 농원을 지나서 죽 도로 따라서 가면됩니다. 


삼수마을 정자에 수도가 있더군요 여기서 식수 보충해도 되겠습니다.  저는 갈멜농원에서 보충을 하였습니다. 


삼수마을 정자 앞에 있는 수도에서 보충하시고 머리에 물도 한번 붓고 가시면 시원하겠습니다.. 


길 따라서 계속 가면 활성산으로 들어가는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그 길로 시원하게 계속 가시면 봇재에 도착을 합니다.


활성산 정상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야 합니다. 대략 왕복 100미터 정도 되려나 합니다.. 저는 가지 않았습니다...


봇재에서 간간히 택시가 지나다닙니다. 보성택시나 회천 택시입니다. 저는 회천택시가 지나가기에 바로 타고 왔습니다. 택시비는 18200원이 나옵니다. 미터요금입니다.





늘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좌에서 우로 갑니다.

 

 

 

적색선이 이번에 산행한 구간입니다.

 

 

이렇게 성질이 급한 놈은 몇이 피었습니다.

 

 

지난 구간 제암산입니다.

 

 

철쭉이 모두 피면 장관이겠습니다.

 

 

 

 

제암산 앞에 곰재에서부터 걸어온 길입니다.

 

 

사자산..

 

 

길이 너무 좋습니다...

 

 

이정도 길이면 고속도로라고 해야지요.. 계속 이런 길이 이어집니다..

 

일림산가는길..

 

 

소나무 아래서 점심.. 그리고 득량만의 시원한 바람.. 새소리.. 푸른 하늘 ..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아미봉이라고 되었네요.. 봉우리도 아닌 그냥 평범한 산길이었습니다.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한치재.. 삼수마을 입구입니다.

 

 

이길 따라서 계속 갑니다.. 표지리번이 산길로 인도 할때 까지..

 

 

삼수정 정자 입니다.  식수 보충..

 

 

잠시 삼수정을 지나면 길가 농가의 담장아래 심은 파라솔 꽃입니다. 마눌은 우리도 나중에 촌에 살면 이꽃으로 담장을 꾸미자고 합니다...

 

 

 

활성산을 넘어서 보성 다원의 차 밭입니다.

 

 

 

 

 

봇재의 보성다원 앞입니다.. 이제 산행은 끝이 나나 봅니다.

 

 

봇재 보성다원입니다.

 

 

산행끝.. 여기서 택시로 다시 제암산 자연휴양림으로 갑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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