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3구간
(불재 - 오봉산 - 운암삼거리 - 가는정이)
일시 : 2010년 10월 16일 토요일 맑음
행정 : 전북 임실군, 전북 정읍시
구간 : 불재 - 치마산 - 오봉산 - 운암삼거리 - 묵방산 - 가는정이)
거리 : 지도상 : 18.6 km gps 실거리 : 23.7 km (도상거리대비 실거리율 27%)
시간 : 09:25 - 17:36 (8시간50분)
인원 : 안내산악회따라서 ... 본인포함 5명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2주일 전 금요일에 호남정맥 2번째 구간을 혼자 다녀왔었다. 처조카 결혼이라 할 수 없이 혼자 다녀왔고 이제 다시 팀들과 같이 3구간을 나선다. 날이 갈수록 같이 가는 사람이 줄어서 이번에는 5명이 가게 된다. 작은 승합차로 이동을 하는데....
길은 멀고 운송차량은 빈약하고.. 세월이 갈수록 점점 엉덩이가 고급화가 되어서 혼자 운전하고 갈 때 생각은 진작에 없어지고 좀 더 편하게 정맥 가려는 얄팍한 마음이 앞에서 어른거린다..
불재....
2주일 전에 땀에 절은 몸뚱이를 저 아래 광곡삼거리까지 태워주었던 쓰레기차의 맘씨 좋은 운전자가 다시 생각이 난다. 늘 좋은 일만 있기를 속으로 기원해보고...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바로 치고 오르는 불재 간판이 달린 건물로는 흰색 개 한 마리와 누런색 개 한 마리 등 두 놈이 있는 목청껏 요란하게 악을 댄다..
별수 없이 옆쪽의 임도로 해서 활공장을 피해 정맥으로 오르는데 ..
이곳도 굴삭기로 길을 막아두어 차량의 드나듦을 통제를 한다... 활공장을 이용을 하려는 사람과 산행을 하려는 사람.. 두 그룹을 겨냥하여 길을 막으려는 가 보다..
형편을 보니 스트레스를 즐기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유지이기에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도심도 아니고 그냥 길 따라서 가게 서로 좋게 머리를 짜 보면 방법이 나올텐데.....
여하튼 .. 사람 사는 방식에는 저 나름의 생각이 있으니....
임도로 올라서서 다시 활공장으로 틀어서 들어간다... 모악산이 시원하게 보이고 구이저수지가 정원의 연못처럼 모악산을 빛내고 있다. 불어오는 가을바람도 시원해서 산행을 하기엔 최적이다.
올 여름 태풍 곤파스에 처참하게 등로가 부셔진 금북정맥과는 달리 깨끗하고 편안한 산길을 걷는다... 역시 산답게 오르고 내리는 걸음이 자주 반복이 되고 점점 이마에서 등에서 땀으로 적셔져 간다..
잠시 뒤 치마산이 높다랗게 나타나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이 500고지를 넘어간다.
사람의 사는 일은 누구도 알 수가 없어 바로 앞의 시간이 어떻게 될지.. 그래서 산중에 산신각도 짓고 절도 하고 불도 켜는가보다.
아무런 소식 없이 잘 지내던 피붙이가 수일 전에 작업을 하다가 다쳤다고 해서 부랴부랴 저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한 시간 정도 걸린다던 수술이 4시간 반을 넘기면서 식구들이 모두 불안해지기 시작을 하고....
저 나이 스무살이 되기 전에 모친이 세상을 버리는 바람에 이리저리 부평초처럼 혼자 세월을 보내 이제 불혹의 나이를 넘긴 처지를 생각하니 어느새 눈가가 젖어 옴을 느꼈다..
이런저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병원 복도 끝에서 태화강이 바라보이는 유리창만 뚫어져라 본다..
오랜 수술 끝에 다시 피붙이의 모습이 보이고 아직 전신마취에서 비몽사몽인, 덩치가 산더미만한 거구를 실은 이동식 침대를 끌고 병실로 들어서고.. 불안과 안도와 답답함과 피곤함의 여러 감정들이 끌어안고 다시 내 사는 곳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두어 날이 지나고 수술 후의 경과가 좋아서 다행히 더 이상의 어려움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제 저녁에 오늘의 산행을 결정을 하였다. 수술의 예후가 계속 좋지 않았으면 산속에 있어도 산을 느끼지도 못할 뿐 아니라 그 걸음이 괴로울 것 같아서 다음에 혼자 오려고 생각을 했다.
잠시 동생 생각에 몇 개의 봉우리를 넘나들었는지... 작은불재를 지나 염암부락재 전망바위에 선다.. 구불구불 옛 길을 따라서 길이 포장이 되었고 그 길을 따라서 요즘 신형 차들이 힘 좋게 재를 넘나든다.
세월은 변하고 강산도 변하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게 동기간의 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고 부모 그리워하는 맘도 크게 한몫을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어린애처럼 그렇게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보고 싶을 때가 간간히 있다. 얼마나 더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마 평생을 지나고 저쪽 세상을 가더라도 그 마음은 끝까지 가슴 한켠에서 간간히 지난 앨범처럼 내 마음을 울렸다 웃겼다 할 것이라..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염암재 경사를 내려선다..
주룩주룩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그러다가 돌부리에 발이 걸려 앞으로도 고꾸라진다.. 덕분에 지난번 금북에서의 얼굴의 상처에 이어 다시 손바닥과 무릎에 상처를 입는다.
올해는 구간마다 한번씩은 몸에 상처를 입는 산행을 한다. 그저 조그만 생채기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점점 몸이 낡아지는가.. 하고 생각을 한다. 세월은 속일수가 없어 그렇지 않아도 신통치 않은 육신은 작년과 다르게 더 부실해진다.. 기계나 사람이나 세월이 지나면 당연히 풍화되고 열화 되어 낡아지고 부서지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 아쉬움이 가을날 짧은 해의 서운함처럼 스멀스멀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
힘들다 어쩐다 하면서 점심때는 점심을 먹었고 간식 때는 간식을 먹으면서 어느새 오봉산을 넘어서 운암삼거리에 힘든 발바닥을 디디고 선다..
운암삼거리는 도로의 형편보다는 교통량이 꽤 많은 도로란 인상을 받는다. 잠시 사이에도 차량이 꼬리를 물면서 지나간다.
산중에서 보았던 옥정호의 은빛 면경(面鏡)들이 어느새 찰랑이는 은파로 보여지고.. 물이 많이 들어찬 호수를 보면서 마음의 고요함이 몸의 피곤함을 달래어 줌을 느낀다.
잠시 서 있을 겨를도 없이 짧은 가을해의 흐린 빛을 탓하며 운암삼거리를 벗어나 다시 묵방산을 향하여 거친 숨을 몰아쉰다. 마지막 오름이고 하루 종일 길 위에서 피곤함이 쌓여 한걸음이 오전의 한걸음이 아니었다. 종아리며 허벅지에서는 그만 가자고 아우성을 친다..
어느듯 묵방산 정상에서는 전류가 다 소모된 손전등의 희미한 붉은 빛처럼 그렇게 나무와 나무사이에 떨어지는 석양의 붉은 빛으로 물들고 사위는 가을바람의 서늘함과 더불어 점점 어둠이 밀려든다.
묵방산 아래의 촌락이 있는 여우치를 지나 다시 마을 뒷산을 솔밭을 지날 때 거의 어두워진 숲길을 더듬거리며 마지막 다리 힘을 짜낸다...
얕은 오르내림의 솔밭을 두어개 넘어서니.. 가는정이 구불 길에 반가운 얼굴이 두 손을 들어 환영을 해준다.. 먼저 간 선두가 미리 준비를 한 막걸리 잔을 거의 들이붓다시피 부어 넣고는 순창으로 간다..
순창시장의 맛있는 순대국밥 집을 찾아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 오늘 장 끝에 일찍 장사를 마쳤다고 순창 시장 내 순대집들이 다 문을 닫았다.. 이런.. 배는 고픈데..
장사 끝내고 파장이 된, 골목 끝 어느 한 집에 들이밀어 사람의 창자에 돼지의 창자를 밀어 넣는다....
신이 주신 물방울인 알콜로 무장이 된 누룩도 함께......
부연
자동차길
대구에서 88선을 타고 가다가 대전진주 고속도로로 노선을 바꿉니다.. 그리고 진안톨게이트를 나와서 바로 좌회전.. 마령 쪽으로 갑니다. 이후 표지판에 전주 임실 방향으로 가다가 다시 전주방향으로 잡습니다. 그러면 성수면이 간판에 보이고 이어서 바로 관촌이 나타납니다... 관촌 방면으로 죽 가시면 17번 도로상의 관촌면을 지나 슬치를 지납니다. 슬치를 지나서 잠시 가면 상관면을 지나 749번 도로를 만나고 이후 불재까지 죽 올라가시면 됩니다..
네비게이션에 불재가 나옵니다. 참고하시고요.
날목은 가는정이에서 서울방면으로 가실 분들은 호남고속도로 태인톨게이트를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는 순창으로 와서 다시 88선을 타고 대구로 왔습니다....
산길
불재에서 참숯가마 어쩌고 하는 건물 쪽으로 붙어 들어가야 하는데 못 들어가게 합니다. 그래서 왼쪽 옆으로 비포장 임도길이 있는데 이곳도 조립식 창고 비슷하게 지어놓고 있습니다. 이리로 잠시 올라서시면 우측으로 활공장 갑니다. 40미터 쯤 될 겁니다.
다시 올라오면서 좌측인 정맥으로 접어들고 이후 계속 오르내림을 합니다... 등로는 마사토 흙이어서 잘 미끄러지고 높낮이도 칼칼합니다. 지도에 치마산이 600고지고 오봉산이 500고지대 그리고 묵방산이 역시 500고지대입니다. 그 사이에 오르내림은 거의 1-2백 미터 정도 내렸다가 오르는 그런 식입니다. 꽤 힘이 들었습니다. 여름에는 많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봉산을 내려서서 749번 도로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오르내림이 심합니다. 오봉산에서 내려서 749번 도로에서 다시 산으로 붙습니다.. 물론 도로를 따라도 되는데 정맥은 아니지요.. 정맥과 거의 나란히 갑니다. 길은 평평하게 가는데 정맥은 역시 잔잔한 오르내림입니다..
운암삼거리에 도착을 하고 . 운암삼거리에는 구도로 로 가셔야 삼거리를 만납니다. 새로 길이 난 곳으로 가시면 안됩니다. 그곳에서 국도를 확장 하고 선형도 개량을 하고 그래서 새로 길이 나더군요..
운암삼거리에서 좌측 순창방면으로 모퉁이 돌면 산으로 붙는 표지기가 보입니다. 그리고 2시간을 가야지 가는정이에 도착을 합니다... 묵방산을 넘어서.. 묵방산은 정맥 옆에 붙었는데 왕복 100미터입니다. 묵방산을 내려서면 여우치입니다. 마을이 나오는데 정맥에서 나와서 첫 번째 집(폐가)에서 우측으로 자세히 보시면 정맥이 나옵니다. 길주의 구간입니다. 마을로 내려서면 정맥이 아닙니다. 마을 뒤로 야산으로 간다 생각하시고 앞에 보이는 소나무 숲(솔밭)으로 가신다는 개념입니다.. 이후 표지리번을 따라서 가시면 가는정이 입니다.. 마을로 내려서서 시멘트 길 따라 죽 가시면 749번 가는정이 가는 국도를 만납니다.. 오리지널 알바가 됩니다..ㅎㅎ
산의 오르내림이 많고 오르내림도 순하지 않고 칼칼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이 들더군요. 편안하게 10시간 정도 잡으시면 산행이 널널하겠던데.. 요즘은 해가 짧아져서 그럴 형편이 안됩니다... 실거리 대비 도상거리의 비율을 보니 27%가 나옵니다. 보통 경사가 있다고 해도 20%정도로 보는데 거의 30%가까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오르내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중간을 끊게 되면 운암삼거리에서 끊으시면 될 것입니다.. 그러면 편안하게 널널한 산행하시겠습니다... 참고 하시고요..
오봉산에서 보는 옥정호의 경치는 참 좋았습니다.. 야간 산행을 할 생각을 하고 옥정호에 내리는 석양빛을 봤으면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늘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역시 오르내림이 심한편입니다.
불재 참숯가마 옆으로 우회 합니다.. 활공장 이용 차량을 막고 참숯가마 뒤편으로는 개 두마리가 악을 씁니다.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입니다.
모악산 옆으로 구이저수지 상류쪽으로 전주시가지 가 보입니다.
치마산 607미터 이네요
작은불재입니다.
염암재가 내려다보이고. 앞으로 갈 산도 보입니다.
정맥이 길 때문에 끊겼네요...
염암재 도로입니다.
산불로 벌목지대라 합니다. 여름에 이곳을 오를려면 꽤 덥겠더군요..
드디어 올랐습니다. 2봉이라고 .. 이제 오봉을 향해 갑니다.
오봉정상직전에 옥정호 ..
오봉산 정상에서 본 옥정호 입니다.
운암삼거리.. 저기 야산으로 올라붙어서 좀 가다가 좌틀 하여서 묵방산으로.. 에구 .. 힘들어.
마을로 완전히 내려서지 마시고 파란지붕의 집과 집사이로 산으로 붙어서가야 합니다.
가는정이 다와서 .. 여우치 마을의 물탱크가 보입니다. 더이상은 어두워서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18:36분에 가는정이에 도착을 합니다. 여기서 30분을 더 갑니다... 야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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