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호남정맥(완료)

[스크랩] 호남정맥5구간 (사적골재 - 고당산 - 추령)

유유(游留) 2016. 2. 14. 00:22

호남정맥 5구간

(사적골재 - 고당산 - 망대봉 - 추령)            



일시 : 2010년 11월 06일 토요일 맑음

행정 : 전북 순창군            

구간 : 사적골재 - 굴재 - 고당산 - 개운치 - 망대봉 - 두들재 - 여시목 - 봉령재 - 추령

거리 : 지도상 : 13.8 km     gps 실거리 : 19.3 km (도상거리대비 실거리율 28%)

시간 : 08:43- 16:32 (7시간49분)

인원 : 대구마루금산악회 호남정맥팀 8명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일주일...

세월 참 빠르게 간다. 지난 주 호남 구간을 힘들게 마치고 벌써 일주일이란 시간이 공간이동을 하였다.


새벽밥을 먹고 찬 공기를 맞으면서 약속장소로 나간다. 기온은 점점 차가워지고 이제 곧 하늘에선 하얀 눈들을 내려 세상을 들뜨게 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겨울이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가 나는 참 좋다.

중동이나 러시아나 극한 기온 한 가지 만으로 버티라면 참 갑갑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국민 모두가 복 받은 땅에서 사는 것이다.


소형버스의 불편함도 아침 일찍부터 설친 잠의 불편함도.. 다시 정맥 들머리에 서고 보니 아침안개의 몽환적인 분위기에 어느새 다시 가슴이 설렌다.


오늘은 또 얼마나 힘들어 하고 그 속에서 행복함을 찾을까...

이상한 이야기지만 힘들수록 그 행복함은 더 한 것 같다. 더 많이 힘든 걸음을 모두 하였다는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힘든 것에 비례해서 하루의 행복함이 더 큰 것을 느낄 수가 있다.


호남의 산들이 하나같이 쉽지 않다. 동네 뒷산이던 이름이 있는 산 봉우리던 간에 그 오르내림이 여간 깔깔한 것이 아니다.  강원도의 산은 묵직하게 무겁다면 충청의 산은 펑퍼짐하게 편안하다. 반면에 호남의 산은 아주 깔깔하다.. 표현하기에 적당한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깔깔하다 란 말을 쓰는데..

새침떼기 아가씨를 대하듯 만만하지가 않다, 아니 다른 표현으로  펄펄 뛰는 갓 잡아 올린 숭어 같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어느 한 봉우리도 오르내림이 쉽지 않는, 힘이 펄펄 살아있는 산 같다고 ...  체력이 좋은 사람들이야 산이 맛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나 같이 저질체력들은 여간해서 맛이 있다고 할 정도가 아닌 것 같다.  아주 맛이 강한 산이라고 할 수 밖에..


사적골재 시멘트로 분칠한 임도를 따라서 오르는 길은 미끈한 침엽수종의 나무들과 안개들로 좋은 그림을 만들어낸다. 자주 못 보는 산골 그림이라 마음이 들뜬다.


작은 봉우리 두어개 넘나들면서 점점 산세가 높아지기 시작을 한다. 고도를 점점 높여서 500미터대의 산들을 넘나든다. 같은 고도 대 이지만 지방마다의 산 맛이 다 다르다.

내장산 가까이 다가가면서 멋진 단풍을 기대를 했지만 산중에는 단풍나무는 약에 쓰려고 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그저 이름 모를 나무들이 잎들을 내려놓고 깊은 잠에 들 준비를 할 양으로 누런 낙엽들만 제자리에 갖다 놓기 바쁘다.


오전을 거의 혼자 산행을 하였다. 같이 간 일행들과 잠시 떨어져서 서늘한 가을 산속을 느끼고 싶어서 오전에는 혼자 산행을 하였다. 그렇게 먼저 설렁설렁 가다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곳으로 간다. 몇 년을 대간 정맥을 하면서 쉽게 엉뚱한 길로 가지는 않았는데 어쩐 일인지 ..  단풍나무가 좋았고 숲속의 낙엽길이 너무 좋아 아마 그것에 홀렸던 것 같다. 덕분에 하루 종일 산행 중 가장 좋은 그림을 봤기에 엉뚱한 길의 잠시 헤맴도 그저 좋기만 하다.


조용한 숲속의 인물이 좋은 자리를 다시 되돌아 내려서서 잠시 오니 일행들이 개운치 도로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육체의 힘듦을 잠시 잊고 다시 망대봉 통신중계소를 어렵게 지난다. 정상의 자리에는 통신중계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그 철망의 둘레를 따라서 어렵게 통과를 해서 적당한 자리에서 평생 해 오던 밥 먹는 일을 한다..


식사.. 

산행중의 식사는 말 그대로 식사이다. 느긋이 앉아서 음식을 즐기는 것 보다는 그저 고픈 배를 달래고 오후의 산행을 위하여 에너지를 공급을 하는 일로 보인다.. 식사.. 딱 맞는 말이다.. 먹는 일...

도로를 달리다 계기판에 기름이 없음을 알리는 불이 들어오면 주유소로 가서 주유기를 차체에 꽂고 기름을 넣듯이.  산행에서 아무 자리나 털썩 앉아서 후다닥 먹는 밥을 늘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다..  먹는다는 행복함 보다는 빨리 먹고 오후 길을 가야 한다는 느낌에 그렇게 생각을 하나보다.


언젠가부터 너무 많이 먹는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물론 많이 먹어야 힘도 쓰고 하겠지만 너무 필요이상으로 많이 먹지나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내 허름한 가방 속에는 보온도시락의 2/3 정도의 밥과 혼자 먹으면 딱 맞는 반찬.. 김치 몇 조각에 오징어채 볶음이나 소고기고추장볶음. 어쩌다 고추조림. 소고기장조림... 그중 한두가지로 도시락을 만든다.  그리고 사과 한 알.. 요즘 가지고 다니는 바나나 두 세 송이 정도.. 바나나가 변비에 좋다고 하기에..


그 외에 물 한 병.... 이게 내 가방속의 전부다. 여름에는 얼린 막걸리도 한병 담지만....


항상, 아침이던 밤이던 새벽이던 산행을 한다면 이렇게 준비를 해준다. 그저 가방에 담아오기만 했다. 요즘은 새벽에 가방에 담으면서 집사람에게 먹을 게 좀 많은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더 줄일게 없는데.. 이런 말이 돌아온다...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오면 사과 한 알은 먹는 날 보다 그냥 같이 산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더 많고... 날이 점점 차가워지니 물도 반병정도 남는다.. 물론 일행들에게 얻어먹는 것도 많다. 같이 먹으면서 .. 여러 가지 음식이 나오는데 내 빈약한 가방에서 나올게 별로 없어 .. 그러면서도 많이 먹는다는 생각을 한다.


밥을 먹는 사이에 몸이 식었는지 추워진다. 불과 두어 달 전만 해도 덥다고 아우성이었는데..  사람은 자연 앞에서는 얼마나 나약한지.. 떨어지는 낙엽이나 사람이나. 별 반 다를게 뭐가 있을까..


망대봉 통신중계소 포장길을 무릎이 시큼할 만큼 내려서니 두들재가 나오면서 다시 오르내림을 시작을 한다. 어딘지 모를 여시목을 지나고 봉룡재를 지날 쯤에는 힘들다는 생각만 한다..요즘 체력관리를 하는건지 .. 호남정맥에만 들어서면 그저 힘들어 죽겠다는 소리만 끙끙거린다..


내장산 국립공원 시멘트 말목이 보이기 시작을 하면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바람을 타고 작아졌다 커졌다.. 고개 마루 하나 넘으면 커졌다가 다시 내려서면 작아진다. 그러기를 한참을 하니 이제 점점 더 커진다.. 빠른 템포의 트로트곡이 경쟁을 하듯이 온 산에 퍼진다...


산허리에 구불구불 난 길에는 버스와 작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쉴 새 없이 휘뿌연 연기를 내며 오르고 한쪽의 위락지구에선가 마이크의 불륨을 있는데로 올린듯한 질 낮은 각설이 타령이 흘러나온다.. 대한민국 국립공원 내장산이다... 여기가..




늘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부연


찻길 

들목 과 날목 모두 순창i/c 를 이용하였습니다. 수도권에서 오실 때는 호남고속도로 정읍i/c를(태인i/c 참조)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적골재로 오실 때는 수도권(윗쪽지방) 방면은 태인에서 내려서 30번 국도를 타고 순창,임실 방면으로 오시다가 718번 지방도로(옥정호에서 오는 길)을 따라서 잠시 오다가 다시 55번 지방도로 들어서면 됩니다. 


718번 도로를 따라서 오다가 보면 들꽃마을이란 표지판이 있는 동네길입니다.. 네비게이션에는 석탄사 절 이름을 넣으시면 됩니다.


주소는 전북정읍시 칠보면 반곡리 290번지입니다. 


이렇게 네비게이션에 입력을 하셔도 사적골재로 안내를 합니다.  어지간하면 여기서 끊는 것 보다는 여기서 1시간 40분쯤 더 가면 굴재에서 끊을 수가 있습니다. 여기는 마을이라 대중교통을 이용을 할 수가 있을 겁니다..  물론 사적골재도 택시를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정읍택시를 이용하셔야 할듯 하고요.. 마루금까지 차가 드나들 수가 있으니 구간 끊기에 영 애매하지는 않습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날목인 추령은 대한민국 사람치고 내장산 다 가보셨을 거고요.. 그만큼 교통이 좋다는 뜻이지요.. 달리 설명이 필요가 없을듯 합니다.

안전운행하시고요..





산길.

사적골재 시멘트 길가에 기와집이 하나 있습니다. 이집 앞으로 계속 시멘트 임도를 따라서 올라가시다가 어느 정도 오르막에 접어들면 산속으로 유도를 하는 표지기가 있습니다.


이후 가볍게 두어번 오르내리다가 본격적으로500미터 대의 산봉우리들을 넘나듭니다. 이쪽 산세는 급하게 올라서 급하게 내려오는 형식입니다.. 그러니까 오름도 내림도 모두 힘이 드는 깔깔하다고 해야 합니까?..어째든 만만찮은 산봉우리들의 연속입니다.


도상거리와 gps 거리와의 차이가 거의 30%대를 오갑니다.. 보통의 오르내림이 있다고 하는 산들이 20%대인데 이건 오르내림이 그 만큼 더 세다는 이야기지요..


하여튼 체력적으로 힘을 많이 뺏어가는 산세입니다..

그냥 쳐다보기에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인데 실제 걸어보면 좀 힘든 산이 됩니다.


약 2시간 가까이 지나치면 복분자 밭이 있는 굴재에 도착을 합니다. 밭을 지나서 다시 오름을 오르기 시작을 합니다.


굴재에서 641봉인 고당산까지 올라가는데 여름에는 꽤 힘이 들것 같습니다. 가시덤불이 있어서 여름에도 긴소매를 입어야 할듯 합니다.  첨에는 은근한 오름으로 시작을 해서 나중에는 역시 깔닥고개로 변합니다.  그리고 다시 내리쏟듯 내림 길을 내려오면 2차선 국도입니다. 21번과 29번의 중복도로번호를 쓰는 정읍과 순창을 잇는 국도입니다.


도로를 건너서 바로 556봉인 망대봉으로 오릅니다. 고당산에서 내려 쏟아지듯 내려와서 다시 그 만큼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도 억세게 올라가야 합니다.ㅎㅎ


망대봉 정상에는 kt 통신중계소가 있어서 정상봉우리 주변을 철망으로 둘러쳐져 있습니다. 이곳을 애둘러 가야하는데 길이 영 좋지 않습니다. 조심해서 통과를 해야 합니다. 길 찾기는 확실합니다. 표지기와 길이 뚜렷이 보이기에 달리 설명이 필요가 없을듯 하고요..


중계소 정문을 한번 쳐다보고 시멘트 길을 내려갑니다...  한참을 내려가면 다시 산길로 접어드는 두들재가 있는데 첨에는 경운기 길 같이 시작을 하다가 곧바로 산으로 들어섭니다.


이후 어딘지도 모를 여시목재 와 봉룡재를 지나 추령에 도착을 합니다. 계속 오르내립니다. 끝까지.. 아주 진을 뽑아놓습니다.. 추령 도착하기 한 시간 전부터 산 아래에서는 뽕작노래가 신나게 울려옵니다.

추령은 말이 필요가 없는 순창으로 가는 지방도로이지요.... 


전체적으로 산세가 힘이 들고 오르내림이 심합니다. 체력안배를 잘 하셔서 운행하시기 바라고요.. 다음 구간인 내장산 구간도 멀리서 보니 오르내림이 만만치가 않을 것 같습니다.. 


산속의 단풍은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내장사 쪽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산속은 단풍나무도 없고 다른 나무들의 잎들도 낙엽으로 많이 변해가더군요..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늘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사적골재 입니다.. 아침 안개가 아주 부드럽습니다.

 

 

사적골재에서 임도를 타고 올라옵니다.

 

 

단풍은 고사하고.. 나뭇에 붙은 잎들은 낙엽으로 길에 누웠습니다.

 

 

오늘 걸어야 할 능선입니다.. 밑에서 보면 고만고만한데 실제 붙어보면 꽤 힘들게 합니다.

 

 

굴재의 복분자 밭입니다. 지나가는데 달콤한 향이 납니다..

 

 

고당산 정상입니다. 정상 가운데 무덤이 .

 

 

정맥이 아닌 엉뚱한 길로 들어갑니다. 덕분에 정맥 내내 볼 수없었던 단풍을 봅니다... 길도 아주 좋습니다.

 

 

 

 

 

 

 

알바를 하고 내려오니 개운치 입니다.

 

 

망대봉 중계소 입니다.

 

 

내려오는 길입니다. 단풍이 좋습니다.

 

 

사진...

 

 

추령입니다.

 

하산주.. 노래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ㅎㅎ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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