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한북정맥(완료)

[스크랩] 한북정맥 7구간(울대고개-솔고개)

유유(游留) 2016. 2. 14. 13:14

한북정맥 7구간

(울대고개 - 사패산 - 도봉산 - 상장봉 - 솔고개)



일시 : 2011년 8월 27일 토요일 맑음      

행정 : 경기도 의정부시 , 서울시, 경기도 장흥면,

구간 : 울대고개 - 사패산 - 회룡고개 - 자운봉(도봉산) - 신선대 - 오봉갈림길 - 우이령 - 삼각점 봉 - 상장봉 - 솔고개                                                    

거리 : gps 실거리 : 15.  km 

시간 : 09:02 - 17:32(8시간30)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72보병사단....


이 부대가 처음에 만들어졌을 때... 아니 만들어 질 때 나는 창설 멤버로 이 부대에 전출을 갔었다. 양평의 20사단에서 오리지널 보병으로 산으로 들로 훈련을 받으러 뛰어다니다가 부대 화장실 변을 퍼서 한군데로 모아 넣는 작업을 한 날..  그때는 지금처럼 분뇨차가 부대까지 오지 않을 때고 푸세식 화장실의 변을 병사들이 모두 일일이 바가지로 퍼서 앞 뒤 로 작대기 하나로 걸친 식용유 20리터 짜리에 가득 담긴 변을 지고 산 중턱의 커다란 분뇨저장구덩이로 일일이 올라가서 퍼 나를 때 이다..


아침부터 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분뇨를 퍼다가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에 갑자기 당직실로 호출이 떨어진다.


전출 명령..


정확히 15개월을 20사단 경기도 양평 용문리 에서 근무를 했다.. 이제 조금 군대 생활에 적응을 하고 몇 개월 더 있으면 중고참으로 들어가는 판이라...


잠시 망설였지만..

그래도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나라 하니 마음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중대장은 니가 가기 싫으면 안가도 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으로 전출 명령은 났다.


그렇게 해서 군용 지프에 실려서 양평에서 옮겨온 곳이 72보병사단이었다..

첫인상이 정문에서 한참을 막사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서니  들어온 정문 쪽만 빼고는 온 사방이 산으로 뺑 둘러싸여있다..

이제 막 지어진 부대라 연병장에는 바위와 돌멩이 투성이고.. 막사는 멀쩡하게 잘 지어져 있었다.. 현대식으로 푸세식이 아닌 수세식으로.. 페치카 석탄을 때서 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팀으로 난방도 하고 무엇보다 42명의 한 식구가 한지붕 밑에서 눈치보고 끼여 자지 않아도 될 만큼 막사는 분대 7명이 사는 곳이다.. 산골짜기 오두막에서 서울의 최신식 아파트로 이사를 온 기분이었다.. 출입구에서 군화를 벗고 맨발로 건물에 들어서니 행정관이 하는  말..


야.. 너 왜 신발 벗었어.. ?


예?.


전에 있던 부대에서 실내에선 신발 벗고 다녔는데요...


이런 촌놈... 빨리 신어 임마 ,

대대장님께 보고해야 돼...


여기서는 신발 신고 다녀.. 잠 잘 때 만 벗고...


짜식이.... 완전 촌놈 하나 왔네...하하..



속으로.. 그랬다..


그래.. 나 촌놈이다.  너거들 이런데서 놀 때 우리는 총 들고 뺑이 치고 있었다.. 거지 처럼.. 산 돼지 처럼...


그러고 보니 양평에서 같이 고생하던 전우들이 갑자기 불쌍해졌다..


그렇게 경기도 장흥면 송추.. 정확히 교현리 였다..

그곳에서  내 마지막 15개월의 군대생활을 마쳤다..


부대 연병장에서 정면으로 오봉이 보이고 옆으로 사패산.. 한쪽 옆으로는 상장봉이 보인 부대...

그때는 그게 서울의 북한산 자라의 사패산 인지 도봉산인지.. 상장능선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몇 개월은 총도 주지 않고 삽만 들고 작업만 했다. 연병장의 돌들도 우리 손으로 치우고 잔디를 떠와서 잔디도 심고.. 완전히 건설공병단 역할을 했다.. 점점 부대가 자리가 잡히고..


그리고 부대가 체계가 잡히면서 군악대도 만들어져서 고교때 불던 나팔을 들고 군악대 업무를 했다.. 그렇게 군대생활을 한 곳을..


오늘.. 

그 부대 앞에서 한북정맥의 7번째 구간 종료를 한다.. 솔고개..


그때는 그곳이 솔고개 인지 몰랐다.. 우리 부대 조금 옆에 예비군 훈련단 부대가 있었다.. 외박 외출을 나갈 때 구파발행 버스를 타고 넘던 고개가 오늘 내가 한북의 한 구간을 끊은 솔고개 인지 이번에 알았다..


벌써 세월이 30년을 넘었다..


그 세월을 지나온 것이 아니라.. 23살에서 갑자기 30년이 된 것 같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나보다.

솔고개 한 켠에 앉아 막걸리 한잔을 앞에 놓고 내 23살 때를 생각을 한다..

열정이 있었고 고집도 셌고.. 사랑도 했고 좌절도 했었다.


살아질 것 같지 않던 삶이 무난히 살아 온 것 같아서 그래도 안도의 한숨도 나온다..


캘리버50 총신을 울러 매고 포대능선으로 총신 교체하러 6개월에 한 번씩 다른 연대와 교대로 올랐던 산..  그때 그 산을 오르면서 지긋지긋했던 산이.. 이제는 좋아 라 하고 원해서 찾았다.


의도를 했던 그렇지 않던.. 그렇게 지긋지긋했던 그 산을 오늘 30년이 지난 .. 젊음을 보내고 다시 찾은 감회는 뭐라고 할까...


그저 파도가 끝난 바다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의 기분이라 할까.. 그저 편안하다.. 예전의 모습은 거의 없어졌지만 그래도 군부대의 모습들과 그 때의 산은  그대로이니...


사람 사는 거리는 모습을 알아 볼 수 없어도 부대 뒤의 산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하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다.. 참으로 반갑고 또 반갑다..


우리가 오봉산 부대이고.. 우리 앞에 있었던 솔고개에 있던 부대가 노고산 부대이다.. 부대의 별칭이다.... 다음 구간은 노고산 부대를 끼고 오른다.. 노고산 부대와 우리부대가 늘 상 경쟁을 하던 사이 인지라... 그때의 추억도 새롭다..


송추계곡.. 

매미집의 그 가스내들은 모두들 잘 사는지.. 막걸리 앞에 놓고 젓가락 두드리면 노래하고 술 마시다가 군기대에 걸려서 얼차려 받던 시절...


좋아했던 주막집 가스내가 주말마다 외출 신청 넣어주고 ... 그 덕분에 서울시내로 쏘 다닐수 있어서 좋았던...


아마 전라도 가스내였지 싶다.. 지금은 이름도 까맣게 잊었다.. 물론 본명이야 썼을까 마는....


같이 근무했던 전우들의 모습도 하나하나 지나간다.. 오늘 산을 왔는데 하필이면 23살 때 군생활하던 곳을 오는 바람에 젊을 때 생각에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한북정맥 울대고개... 이곳도 장흥으로 벽제로 일영으로 의정부로.. 작전을 나가면서 수없이 다녔던 길이다.. 지금은 그 모습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지만...


솔고개에서 버스로 송추 나들목으로 가기위해 잠시 내려가니 72보병사단 정문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허락이 된다면 그 부대 내가 생활했던 5중대 막사를 다시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



한쪽 산에 걸리는 저녁 해의 붉은 빛에 위병소 사병의 헬멧이 반짝인다...

 

 

 

 

부연: 


외곽 순환고속도로 송추 나들목을 이용을 하였습니다.  길음동천주교회묘지가 있는 솔고개에 내려서 교회묘지 입구의 맞은편 에 입산금지 초소가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초소는 용도 폐기된 듯 폐 초소처럼 보였습니다... 등로가 뚜렷해서 금방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을 올라서면 사패산 정상입니다.


초소에서 한참 올라서면 안골과 범골에서 올라오는 길이 연결이 되면서 곧이어 정상이 됩니다. 정맥 길은 정상을 보고 되돌아 내려서야 합니다.


이후 와이계곡을 지나 도봉산을 지납니다. 그리고 한참 더 가면 우이암 직전..

우이암 0.3km 이정표를 지나서 얕은 오르막을 올랐다가 내려서면서 우측으로 보면 출입금지 팻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등로가 보입니다.  이곳으로 들어서야 상장능선으로 갑니다.  우이암 100미터 전쯤 될 것입니다..

그렇게 진입해서 잠시 내려서면 북한산 둘레길이 만들어져있는 우이령에 도착을 합니다.


우이령에는 초소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초소를 바라본 상태에서 우측으로 내려섭니다.. 둘레길을 따라서 잠시 가면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있습니다.  의자도 있고요.. 이 의자 뒤편으로 출입금지 팻말이 있습니다. 이곳으로 진입을 하시면 초소 뒤편으로 진행을 할 정맥 길이 연결이 됩니다..


즉 우회를 하는 것 이지요 못 가게 하니..  그렇게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으로 갑니다.. 그렇게 해서 조금 올라가면 상장능선에 서게 됩니다. 이후 그냥 길 따라 가시면 되고요..


상장봉은 우회하지 말고 그대로 통과 하는게 낫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회를 하였는데 우회를 하지 않고 그냥 통과한 다른 회원님들이 모두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교통편이나 산길이나 워낙 유명한 곳이라..


서울 한 복판에 있는 산이라 제가 여기서 이러니저러니 하면 서울 분들에게는 공자 앞에서 아는 체 하는 꼴이 될 것이고요..

이쪽은 워낙 산행기 들이 많으니 자료도 풍부하리라고 생각이 되어 집니다.


울대고개나 솔고개나.. 모두 서울 서쪽이고요.. 송추 구파발. 은평구 홍제동. 연신내.  뭐.. 그러고 의정부도 있고요..  여기까지만 하지요. 정말로 공자 앞에서 문자 쓰는 격이 되었습니다.. ㅎㅎ


다음 구간에서 또 뵙겠습니다.

 

 

 

 

 

교회묘지 입구 입니다.. 맞은편에 등로가 열립니다.

 

이제 진입합니다

 

 

인수봉을 당겨봤습니다...

 

 

우이령 초소입니다..

 

초소 아래로 내려가면 개울이 있고 개울쪽에 출입금지 팻말이 잇습니다.  자세히 보면 등로가 보입니다.

 

 

오봉..

 

 

상장봉에서 본 백운대. 설교벽. 숨은벽..

 

 

이제 빠져나왔습니다..

 

 

 

노고산 부대가 있는 솔고개입니다.

 

 

 

제가 근무했던 72보병사단입니다.. 뒤에 오봉이 보입니다..

 

 

72사단 부대명입니다.

 

 

 

군악대 시절.. 요때는 짬밥 살이 올라서 오동통 합니다...ㅎㅎ 열병식때 찍은 사진인가 봅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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