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금북정맥(완료)

[스크랩] 금북정맥12구간(가루고개 - 윗갈치)

유유(游留) 2016. 2. 14. 14:36

 

금북정맥 12구간

(가루고개 - 무르티고개 - 은봉산 - 간대산 - 성왕산 - 윗갈치)




일시 : 2010년 11월 21일 토요일 맑음 (여우비 조금 옴)

소재지 : 충남 서산 운산면 소중1리(가루고개 ) - 서산시 부춘동(윗갈치)

구간 : 가루고개 - 무르티고개 - 은봉산 - 나븐들고개- 간대산 -율목4거리 - 모과울고개 - 성연고개 - 성왕산 -내동고개 - 윗갈치

거리 : 도상 : 18.3km  gps 실거리 : 21.67km 

시간 : 07:55 - 15:10 (7시간 15분) 


출처 : 유유산방  http://cafe.daum.net/uusanbang




       사람이 산다는 게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복잡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세상의 이치가 잘난 것이 있으면 못난 것도 있어야 정상이고 또 한 삼라만상 모든 게 순환을 하는 것일진대.. 뜨거운 것은 위로 가고 차가운 것은 아래로 간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행복이 있으면 불행도 같이 온다..


금북정맥... 12번째 걸음이다.  일주일 전에 했어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집안에 우환이 있어 지난 토요일에 하지를 못하고 이번 주 혼자 길을 떠났다. 하루 전에 호남정맥을 하고 온 터라 새벽에 일어나기엔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하여 일어나서 전날 매었던 가방을 그대로 들쳐 업고 집을 나선다.


대구를 떠날 때는 고속도로가 제 기능을 백분 발휘를 하여 잘 나갔다. 하지만 대전을 지나면서 서해안 고속도로에 접속을 하니 안개가 엄청 심하다. 바로 한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좋을 길에서 나쁜 길로 접어 든 것이다.


힘들게 겨우 서산나들목을 나와서 충남 서산시 운산면 소중1리 일명 가루고개에 도착을 하니 아침 안개 이슬에 젖은 풀냄새가 아주 신선하다..


가루고개 마루의  갈색구릉지는 아마 초지를 만들기 위한 대지 인가보다.  잔디처럼 아늑해 보인다.


신선한 바람이 초겨울 날씨답지 않게 싱그럽다.

참으로 순한 출발길이다.

잠시 야트막한 야산을 하나 넘으니 안개 속을 뚫고 온 서해안 고속도로가 눈앞에 나타난다. 고속도로의 지하통로를 이용하여 다시 산속으로 들어서서 잠시 올라서니 동암산 표지판이 보인다..


금북정맥의 길은 지난여름 태풍의 영향으로 아름드리 소나무가 사람들이 드나든 갈대밭처럼 그렇게 부러지고 꺽여지고 가로로 세로로 등산길을 막고 드러누었다.. 동네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는 일부 정리가 되었지만 금북정맥의 등로는 그대로 이다.


쓰러진 나무사이로 둘러가고 기어가고 뛰어넘고 온갖 자세를 취해가며 가다가 보니 어느새 몸의 여기저기는 나무에 찔리고 긁힌 생채기들이 계급장처럼 하나씩 둘씩 늘어난다.


가루고개의 시작점에서 상큼했던 길이 어느새 난잡한 길이 되어있다. 길이 이렇지 않았으면 참으로 좋았을텐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은봉산 오름길은 쓰러진 나무들 보다는 온갖 잡풀과 가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름에 이 구간을 오르려면 힘깨나 들어야 할 것 같다. 오름이 심하지는 않지만 가시덤불로 길을 막고 있다. 길 아래 깔려있는 칡넝쿨은 발목을 걸어서 몇 번을 앞으로 고꾸라진다.


어제 호남정맥을 하고 나온 터라 오늘은 다리에 힘도 많이 없는데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인다.. 결국 종아리의 생채기가 따갑다.. 언제 피가 났는지 벌써 피 딱지가 앉고..


은봉산 정상 돌덩이에 앉아서 가지고 간 사과를 내어 한입 베어 문다.

길 좋은 동네 뒷동산을 오르는데 이렇게 힘이 들어서야 어쩌고저쩌고 웅얼거리면서..


가까운데서 총소리가 들린다. 엽사들의 총소리인가 보다. 언젠가 등산 인을 산짐승으로 오인을 하여 총을 쏘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은근히 걱정이 된다. 낙남정맥을 할 때는 총소리가 들리면 호각을 불면서 갔는데 오늘은 그런 장구들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혼자 산행을 할 때면 이런 면들이 항상 불안하다.. 그래서 길을 가면서 노래를 부른다..


뜸북뜸북 뜸북새.. 숲에서 울고...


오빠생각.. 왜 이 노래가 먼저 나오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는 온갖 노래들이 나온다..


혼자 가는 산길에 긁히고 엎어지고 나무사이를 기고 둘러가고 뛰어넘으면서 이럭하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미친놈인가 싶기도 하다.  한 고개 넘어서니 수렵구 금렵구.. 어쩌구 하는 표지가 보이고 지금 기간이 수렵을 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그 표지를 보니 더 신경이 쓰인다..

그 사이에 총소리가 또 난다.. 동네 야산인데 무슨 유해 산짐승이 있다고..

유해 산짐승인지 무해 산짐승인지 그건 사람들이 정한 것이지 동물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사람들이 원망스러울까..

저 들은 장난삼아 재미삼아 총을 쏘지만 그것을 당하는 동물들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내 놓아야 하니.


살기위해서 동물을 먹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겠지만 재미삼아서 총을 쏘는 것은 참으로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고 본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닌가..

생각데로 안 되는 것이 없는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어찌 재미삼아 인간보다 힘이 없는 동물들을 재미로 죽일 수 있는가...


간대산 정상 정자에 앉아서 밑에서 들리는 총소리와 함께 씁쓸한 생각을 하고 일어선다..잠시 편한 길을 가나 싶더니 이제부터는 아름들이 소나무들이 사람들이 밟아놓고 간 갈대밭의 갈대처럼 그렇게 꺽이고 부러진 숲으로 들어선다..


도무지 정상적인 길을 찾을 수 없다.  얼마나 이리 돌고 저리 도는지.. 쓰러진 나무들을 피하다가 정맥을 놓치고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가 다시 정맥 길로 들어서기를 얼마나 반복을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여름 태풍만 아니었으면 길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현재의 힘듦이 더 한 것 같은 착각도 든다. 그렇게 해서 내려서면 도로이고 산속으로 들면 쓰러진 나무들과 싸우고...


하루 종일 그렇게 정신을 뺏기고 나니 산속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은 아예 할 수조차 없다.  오랜만에 혼자 산을 왔는데.. 그동안 사람 사는 동네에서 받은 여러 가지 일들을 조용히 생각도 좀 하고 하려했는데.. 오늘은 그저 정맥 길을 찾는데 온 신경을 다 쓴다. 참으로 힘든 산행을 하였다.


사람 사는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첨에는 그렇게 순하고 행복하게 시작을 했는데 어느새 온갖 난잡한 일들로 정신을 빼놓고.. 그리고는 온 몸에 상처를 입고 그러다가 결국은 길을 탓하고 산을 탓하고.. 태풍도 원망스럽고.. 다시 길이 좋아지면 금새 잊어 먹고 제 생각만 하다가 또 다시 난관 앞에 선다... 우리는 그 속에서 짜증도 내고 울기도 하고 원망도 하면서..

그렇게 오늘 산속의 난잡한 길처럼 인생을 살아가고들 있는 것일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순하지 않다..


어떻게 아침의 출발부터 대비가 되는 시간들이더니 집으로 오는 길도 그렇다.


산에서 내려서 금방 지나가는 택시를 타고 서산 시내에 와서 금방금방 연결이 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시 내 차가 있는 원점으로 오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차량회수에 한 시간이면 잘 된 거라...


오늘 산행 후에는 고생을 덜 했구나 생각하였는데 웬걸..

고속도로에서는 지체와 정체가 번갈아 가면서 피곤한 몸을 더 피곤하게 한다...


역시 세상은 순한 길만 있는 게 아니었다..


서산 시내에서 사온 당진 막걸리 한 병과 서산 막걸리 한 병 ..

두 막걸리 맛을 비교해서 마시며 저녁상을 물린다....




부연 :


자동차 :

네비게이션 소중리 를 입력하시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소중리 (회관, 마을창고, 경로당 등등이 나옵니다. 저는 마을창고로 찾아서 입력했습니다.)


가루고개 소중1리 돌표지석 앞에 조그마한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합니다.

서산의 운산면에서 홍성 해미 방향의 647번 지방도로입니다. 운산면 소재지에서 홍성해미 방향으로 죽 오시면 5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운산면에는 운산택시와 대리운전이 같은 장소에 있었습니다.


윗갈치는 4차선 대로변입니다. 골프연습장에서 서산 시내 방향으로 잠시 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더군요.. 버스를 기다리다가 빈 택시가 오기에 집어탔습니다.

서산 시내까지 7500원이 나오더군요. 서산 버스정류장에서 인천공항 가는 버스를 타고 운산면까지 갑니다. 1500원입니다. 운산면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소중리로 가서 차를 회수합니다. 운산면에서 소중리(홍성,해미방면) 거쳐서가는 버스가 짬짬이 많이 있더군요..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산길:


가루고개에서 부드럽게 시작을 합니다. 야트막한 야산을 대략 10분쯤 가시면 서해안고속도로 옆으로 내려섭니다. 지하통로로 해서 길을 건너면 무슨 제실 같은 기와집 대문이 보입니다. 그 앞에서 우측으로 꺽어서 산길로 접어듭니다. 지하통로 건너자마자 바로입니다.


이후 야트막한 야산을 잠시 또 걸어가면 동암산(176m) 정상이 나오고 이후 내려서면 무르티고개 입니다. 익히 선답자의 산행기에 나오는 서해인벤션웨딩홀과 엘지 주유소가 있습니다. 그 아래 32번 국도를 지하통로로 건너서 좌측으로 틀면 과일장서 노점상이 보이고 이내 산판도로를 따라서 숲으로 들어갑니다. 이후 가시덤불을 헤치고 올라서면 은봉산입니다. 나분들고개까지 참 좋은 등로를 태풍이 쓸고 간 쓰러진 나무로 해서 엉망진창이 되어 있습니다. 이쪽 지방 산림관리청에서 정비를 하고 있으니 곧 회복이 되겠지요..


간대산 갈림길까지 가서 간대산을 가셨다가 다시 되돌아 나오셔야 합니다. 간대산은 경관이 좋아서 다녀오면 좋을듯 합니다. 약 20분 정도 소요가 되더군요.. 놀다보니..


이후 내려서면 하수관로 를 만들어서 쌓아둔 율목사거리가 나오고 좌측으로 계속 가면 도로를 따라서 잠시 갑니다. 약 500미터 정도.. ?


이후 2시 방향으로 소로를 따라서 들어가서 야산을 하나 넘으면 모과울고개가 나옵니다. 2차선 지방도입니다.  이후 잠시 후에 성연고개가 하나 더 나오고..  다시 쓰러진 나무와 거의 사투? 까지야 아니지만 엄청 힘들게 기고 타고 넘고 해서 가면 성왕산이 나옵니다. 성왕산 정상에서 몇 걸음 가면 경사가 심해지면서 아래에 무덤이 두 개 가 있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자세히 보면 정맥이 있습니다. 바로 직진 좋은 길의 급경사(무덤을 바라보면서) 쪽으로 가시면 알바입니다. 좌측의 희미한 길을 들어서면 여기서도 급경사입니다.. 즉 성왕산 정상에서 직진으로 몇 걸음 (약 50미터쯤) 가시면 직진으로 좋은 길 앞에 경사가 급하고 아래에 무덤이 있는 곳은 피한다.. 이런 개념입니다. 좌측으로 자세히 보시면 길이 있습니다.


여기서 성황당고개까지 급한 내림에 엄청나게 많이 부러진 소나무사이로 드나들다 알바 아닌 잔잔한 알바를 많이 하게 됩니다... 주의하시고요..이후 내동고개를 넘고 윗갈치 골프연습장까지 4-50분쯤 가시면 됩니다...  골프연습장에서는 신호등이 있는 서산 시내방면으로 가시면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신호등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서 버스를 타야 서산시내로 갑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늘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산책길 같은 좋은 길인데.. 태풍이 엉망으로 만들었습니다.

 

 

높낮이 기복이 있지만 높지 않은 산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소중리 입구 입니다.

 

 

소중리 ..가루고개의 전경입니다.

 

 

5분 정도 걷다가 뒤 돌아봤습니다..

 

 

가루고개 구릉지를 넘어서면 바로 서해안 고속도로입니다. 아래 통로로 빠져나갑니다.

 

 

통로를 나오자 바로 제실이 보입니다.  정면으로 바라보고 우측으로 90도 꺽어서 들어서면 됩니다.

 

 

가루고개의 그 좋던 길이 이렇게 변합니다.  이 정도는 정비를 했는데 정비를 하지 않는 길은 ...

 

 

아주 좋게 시작을 하지요.. 룰루랄라 입니다.

 

 

무르티고개입니다..  웨딩홀이나 주유소나 개점휴업상태인가 봅니다.

 

 

웨딩홀 맞은편 산으로 들어갑니다. 아래 로 내려서가 지하통로로 빠져나갑니다.

 

 

이제부터 서서히 산길이나빠집니다.. 이렇게 들어누워있는 소나무가 나중에는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나븐들 고개이지요..좀 올라가면 정자가 있고 간대산정상입니다.

 

 

곰바우님 표지기가 여름에 더워서 그랬는지 코팅지를 벗었네요.  이제 추워지면 입어야 할 건데..ㅎ

 

 

 

소나무를 이렇게 만든 바람의 힘이 정말 대단합니다.. 이정도는 약과 입니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정말 대단하게 난잡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점점 더 심해집니다. 마루금 쪽으로 올라설수록 나무가 아닌 풀 처럼 꺽여져 있습니다... 진행을 하는데 엄청 힘이 들었습니다.

 

 

서산교도소 담장의 억새입니다..   살벌한 철망만 있는것 보다는 좀 덜 살벌합니다. 억새로 해서...

 

 

오늘 산행은 여기서 그만합니다. 윗갈치 고개의 골프연습장입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돌아서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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