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금북정맥(완료)

[스크랩] 금북정맥11구간(나본들 고개 - 가야산 - 석문봉 - 가루고개)

유유(游留) 2016. 2. 14. 14:37

금북정맥 11구간

(나본들고개 - 뒷산 - 가야산 - 석문봉 - 일락산 - 가루고개)




일시 : 2010년 10월 23일 토요일 맑음


구간 : 나본들고개 - 뒷산 - 가야산 - 석문봉 - 일락산 - 상황산 - 가루고개)


거리 : 도상 : 16.6km  gps 실거리 : 19km 


시간 : 08:26 - 15:35  


출처 : 유유산방  http://cafe.daum.net/uusanbang





       나본들 고개에 어느 음식점 앞에서 다시 정맥으로 올라선다. 아직은 가을이 가득 들어차지 않아서 푸른 잎 들은 이슬을 먹어 더 푸르게 보인다..


도로를 벗어나 잠시 올라서니 길은 다시 숲으로 이어지고 가야산 오름의 초입이라 할 수가 있는 나본들고개 뒷산의 오름이 깔깔하기만 하다.

이마에서 연신 굵은 땀이 솟아나고 20여분 종아리 근육의 탱탱함을 느끼며 긴 숨을 몰아쉬어 마지막 한발 올라서니 드디어 가야산이 눈앞에 우뚝 서며 뒷산을 내어준다.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이제 막 풀어진 종아리 근육을 쉬지 않고 바로 가야산을 보며 내 달리기 시작을 한다. 뒷산을 오르고 나니 길은 이내 유순해진다. 가야산을 밑에서 바라볼 때는 꽤 오름 짓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뒷산을 올라서고 나니 이내 숨을 고르게 정리를 할 수가 있게 되었다. 이후 길은 오늘 길 끝까지 참으로 유순하게 우리를 대접을 한다.


바람... 

가을바람이 아주 세차다. 여름의 습기를 거두어버린 메마른 바람에 찬 냉기가 서려있다. 이제 곧 동토의 찬바람이 우리에게 달려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바람막이 옷을 내어 입는다. 세찬 바람은 가야산 오름의 날등을 따라서 잡풀과 잡목의 끝을 어지럽게 흔들어놓고 있다. 정신이 아득하다.  잡아채는 잡목을 연신 손을 내어 휘휘 저어가며 바람과 잡목과 잡풀들과 싸움을 한다. 달려들고 물리치고 뜯어내고 밀치고..  그렇게 두 시간을 넘게 올라서니 ..


대구의 팔공산처럼..  금남호남의 진안의 팔공산처럼.. 낙동의 원효산처럼.. 거창의 오도산 처럼.. 그렇게 눈에 익은 철탑에 둥근 접시안테나를 매단 통신시설물들이 보인다.  여늬 산들과 같이 철조망으로 둘러치고.. 대구의 팔공산과 아주 흡사하게 닮았다. 통신시설의 건물조차도...


파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철탑을 보니...  빨리 위성으로 이런 시설들을 옮겼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인공위성으로 이런 통신시설을 옮기면 난청도 없을 거고...  산도 좋고 사람도 좋고.. 시설들도 더 좋을 것이다.. 돈이 문제이지.. 항상..그렇듯이...

철조망 둘레를 따라서 빙 둘러서 가야산 정상을 통과를 한다.


중간중간 바위에 올라 서해를 보고 지나온 덕숭산도 보고 예산과 서산의 풍요로운 들판도 바라본다. 파란 하늘엔 흰구름이 띄엄하고 그 아래 누런 들녘엔 아직 추수하지 않은 곡식들이 배를 부르게 한다. 멀리 서해의 은빛 바다의 눈부심은 보는 이의 눈을 아늑하게 하고 걸어와서 뒤돌아보는 산길은 대견하기만 하다.


바람이 불어와 쓸쓸함을 전할 때 눈앞에 전경은 그 쓸쓸함을 풍요로움으로 달래준다.

앞으로 가는 걸음에는 힘이 솟아나고 길은 점점 느릿한 황소의 잔등처럼 부드럽기만 하다.

사람들과 웃는 시간이 즐겁고 가는 걸음에 힘이 들었으니.. 마음은 편안하기만 하다.


석문봉의 돌탑에선 서해안 사람들의 백두대간의 의미를 읽게 하고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성을 알겠더라.. 정상의 많은 돌들을 모아 쌓은 돌탑은 하나의 구경거리이기 보다는 해미 산사람들의 정성이라...  기념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일락산 가는 길에 시장기를 느껴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한다.


일락산을 내려서서 보이는 널따란 목장의 초지에 갈색의 윤기 나는 좋은 말을 타고 이 능선을 달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얼마나 장쾌하고 시원할까...

눈앞에 펼쳐진 수백만평의, 처녀의 젖무덤 같이 부드럽고 둥글면서 적당한 오르내림의 탄력이 풍성한 둔덕을 보니 갈기가 길고 몸체의 윤기가 반들한 갈색 말에 올라 저 능선 위를 마음껏 내달리고 싶은 마음이 속에서 마구 올려친다..


부럽고 탐나고 편안한 초록색의 목장을 따라서 한참을 내려서니 오늘구간의 끝인 가루고개 2차선 도로가 눈앞에 누워있다...


서산 해미의 풍요로운 들과 푸른 하늘과 은빛의 서해바다에, 탐나고 부드러운 목장까지.. 오늘 산길은 한참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그렇듯이 아쉬움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부연 :

자동차 길


예산수덕사 톨게이트를 나와서 45번 국도로 갑니다. 한서대학이 우측으로 보이고요.. 나본들 고개까지 그냥 네비게이션 따라서 죽 갑니다.

자동차 길은 날목이나 들목이나 모두 잘 발달된 국도와 고속도로를 따라서 네비게이션 도움을 받아서 다니다 보니 주의도 많이 기울이지 않고 갑니다.


가루고개는 서산에서 해미로 가는 647번 도로 서산 삼화목장을 들어가는 출입구 자락에 있습니다. 서산 톨게이트에서 10분 거리 정도입니다. 천천히 운행을 하여서. 서산톨게이트를 나오셔서 해미방향으로 647번 도로를 따라서 약 10분정도 천천히 가시면 목장초지가 보이기 시작하는 도로변이 가루고개입니다... 여기는 네비게이션을 입력하기엔 지명이 없어서 좀 애매하지만 도로변이기에 찾는 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산길:


나본들 고개의 가야산 장수마을 식당(고려한식 뷔페식당)을 바라보는 자세에서 좌측으로 보면 시멘트길 옆의 바로 야산으로 올라붙습니다.

잠시 걸어가면 넓은 개활지가 보이고 그 뒤로 소나무 숲이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오름 짓을 합니다.  이름이 뒷산이라고 합니다.  나본들 고개 식당에서 뒷산 정상까지 20분 걸렸습니다. 계속 오르막입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산행을 시작을 해서 그런지 종아리가 많이 당겼습니다... 하여튼 20분간 땀을 함박 쏟아내고 나니 뒷산 정상입니다.


이후 가야산을 바라보면서 갑니다. 가야산 까지는 밑에서 보기에는 꽤 힘들것 같이 보였는데 오름길은 그리 힘을 들이지 않고 슬금슬금 갑니다. 단지 잡목과 잡풀이 꽤 힘들게 하더군요.. 키 작은 굴참나무가지와 싸리나무가지가 얼굴을 많이 때리더군요.. 하여튼 가야산 정상 시설물 철조망이 나올 때까지 잡목으로 많이 성가셔 하면서 올라섭니다.


경치가 좋아서 그리 힘든 줄도 모르고 갔습니다. 가다가 힘들면 경치구경하면서 잊어버리고 또 가다가 힘들면 뒤 돌아보고..


가야산 정상은 출입금지라 아래로 빙 돌아서 정상을 우회를 하고 석문봉으로 갑니다. 석문봉 가기 전에 봉우리 하나를 서비스로 넘고..  석문봉까지도 그리 힘들이지 않고 슬금슬금 갑니다.. 암봉 위에서 사진도 찍고 놀기도 하고 경치도 구경하고...


그러다보니 2시간 반을 걸렸습니다. 선두그룹은 2시간 만에 간 모양입니다. 그쪽도 놀면서 갔다고 하는데.. 하여튼 잘 걷습니다. 그 사람들..

석문봉에는 해미산악회에서 백두대간 기념으로 돌탑을 커다랗게 쌓아놓았더군요.. 아무래도 서해안에서 백두대간을 하기엔 만만치가 않지요.. 아마 그래서 그 어려운 것을 완주한 기념으로 그렇게 한 모양입니다.  그렇게 해석을 하였습니다.


석문봉을 지나서 얼마가지 않으면 일락산 입니다. 가야산을 지나면서 석문봉까지는 아기자기 한 바위봉우리를 넘고 석문봉에서 일락산 까지는 길이 아주 좋아집니다.. 일락산을 지나면서부터는 완전히 둘레길 처럼 널널한 산행을 합니다..


석문봉과 일락산 사이에는 평상으로 만든 쉼터도 군데군데 있었고 일락산 정상에는 정자도 있었습니다.

일락산을 내려오면서 개심사 초입근처에는 전망대도 있었고요..  느긋한 산행을 즐기기엔 딱 좋은 장소이었습니다.

이후 길은 아주 좋아서 여러명이 횡으로 진행을 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서산 목장 .. 목장이 아주 대단했습니다. 대관령 목장보다 더 넓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소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더군요.. 소똥은 아주 많았습니다 만은..  하여튼 대단한 초지를 조성한 목장이더군요..  그렇게 목장 길을 따라서 한참 가다가 보면 어느새 상황산을 넘어서 가루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목장의 철사 줄 울타리를 넘어서 들어가서 다시 넘어서 나와서 좀 가면 상황산을 넘습니다. 상황산도 그렇게 높지는 않아서 그리 힘들이지 않고 지나갑니다.


이후 언덕을 하나 내려오면 다시 목장의 철대문이 있는데 이곳에서 표지기는 철대문 옆으로 목장울타리 바깥쪽으로 유도를 합니다. 그리고 가시지 말고 바로 목장 안으로 들어가셔서 시멘트 길을 따라서 죽 가시면 20분 정도에 가루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울타리 바깥쪽으로 가다가 보면 어차피 목장 안으로 들어와야 하기에 첨부터 목장으로 바로 들어가서 시멘트 길을 따라서 가는게 나을 거란 생각에서 글을 적습니다.


일단은 소가 없는 관계로 목장에 걸리적 거리지 않게 우리도 편안하고 목장관계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고 널널한 산행을 하였습니다. 소가 목장안에 방목이 되어 있으면 산행을 하는 사람이 울타리 밖으로 울타리를 따라서 산행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하는데 .. 그리 되면 이리저리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이번구간은 가야산에서 석문봉 구간까지는 이런저런 경치구경으로 힘든 줄 모르고 넘었고..석문봉에서 일락산을 거쳐 상황산 가루고개까지는 목장의 대단함에 취해서 그냥 걸었습니다...

금북정맥을 하고 첨으로 널널한 산행을 하여서 공짜로 정맥길 한 구간을 먹은 것 같아서 얼떨떨했습니다.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나본들 고개의 식당입니다. 여기에서 식당을 바라본 상태에서 좌측에 보면 야산으로 올라갑니다.

 

 

식당뒤편으로 올라오면서 가야산을 봅니다. 여기서 볼때는 한참을 어렵게 갈 것 같지만 가보면 갈만 합니다.

 

식당에서 올라서면 이런 개활지 뒤로 숲으로 들어갑니다. 이후 20분동안 열심히 오르고 나면 뒤산입니다.

 

 

가는 길에 이런것도 봅니다.. 장희빈 사약을 만들때 이거하고 부자 등등이 들어갔다지요.. 천남성입니다.

 

 

지난번 구간인 덕숭산 입니다...

 

 

곰바우님... 표지리번 발견했습니다... 어째 이것 하나밖에 보질 못했습니다..ㅎ  뒷산에서 내려오는데 있더군요.. 곰바우님은 올라가시면서 붙였을 겁니다. ㅎ

 

 

지나온 길도 보고.. 가을 색이 점점 짙어갑니다.

 

 

대구의 팔공산에서 내도록 보던 물건이 서 있습니다.. 유명산 군데군데 이놈들이 차지한 곳들이 있지요..

 

 

그래도 대구의 팔공산 보다는 규모면에서 많이 적은 철 탑입니다.

 

 

석문봉.. 충남사람들이 많이 올라오셨습니다.

 

 

일락산입니다.. 표지목을 찍는데. ㅎㅎ 우리랑 같이 산행하는팀의 총무님이 계시네요.

 

 

일락산에서 내려와서 첫번째 목장입니다.. 대단 하더군요.

 

 

저 푸른 우사가 소들을 연구하는 곳인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목장의 규모로 봐서는 우사가 대단할 줄 알았는데...  소들에 관해 연구를 한다던데. 저곳이 연구동 인 가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상황산 입니다.. 목장과 목장의 중간에 있습니다.

 

 

다시 상황산을 넘어서 목장이 나옵니다.. 말타고 달리면 최고 일 것 같습니다.

 

 

가루고개 에 도착을 합니다.

 

 

오늘 종일 기록입니다. 시간당 속도가 2.6km 이네요.. 많이 놀은 표가 납니다.ㅎㅎ 19.3km 에 7시간 20분 소요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선두는 시간당 4km 가 넘게 걸었을겁니다... 6시간 걸렸다고 하니.. 하지만 산행재미는 후미가 더 있었을것 같습니다..제 생각엔..ㅎㅎ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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