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금북정맥(완료)

[스크랩] 금북정맥9구간 (스무재 - 중원마을(아홉골))

유유(游留) 2016. 2. 14. 14:38

 

금북정맥 9구간

(스무티 - 오서산 - 봉수지맥분기점 - 중원마을(아홉골))




일시 : 2010년 9월 25일 토요일 맑음


구간 : 스무티 - 오서산 - 봉수지맥분기점 - 중원마을(아홉골)


거리 : 도상 : 21.8km  gps 실거리 : 25.4km  ( 오서산 갈림길 - 오서산 1.7km 포함)


시간 : 08:25 - 17:10 (8시간 40분) 오서산 왕복 1시간 10분 포함




       여름 내내 금북정맥을 타고 있다.. 그 여름 두 달간 금북정맥을 나설 때 마다 비를 만나 계속 우중산행을 하였던 터.. 


오늘 다시 금북정맥 9번째 구간의 출발점에 서고 보니 맑고 푸른 하늘이 더 없이 아름다워 보인다.


금북정맥 스무재.. 8번째 구간의 마지막이자 9번째 구간의 시작점인 스무티..

지난번 비에 젖은 몸을 대충이라도 다듬게 만들어주신 국도변 농가의 인심이 다시 생각이 난다. 충남의 인심은 다른 고장의 인심보다는 좀 더 살갑게 느껴진다. 그만큼 지역마다 사람들의 특성에 따른 것이라 생각을 한다.


아침 맑은 하늘아래 스무티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첫 발걸음부터 잡풀과 난잡한 등로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지난번 곤파스인가 태풍으로 등로가 엉망인데 여기도 마찬가지다.  특히 충남 서해안 지방으로 상륙한 태풍이 직접 쓸고 간 자리여서 더 심하다. 굵은 소나무 가지도 많이 부러지고 등로엔 나뭇가지들의 잔해가 여기저기 뒹군다. 그 속에 마음데로 자란 난 여름 잡풀들은 갈 길 바쁜 사람의 옷깃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길은 난잡하고 우거진 풀숲에 .. 추석맞이 성묘를 한 덕에 표지 리번들이 많이 없어져버렸다. 덕분에 정맥을 정신 차리지 않으면 곧잘 헤매기 일쑤이다.


바람은 서늘하고 하늘은 푸르고 높아서 더 없이 행복한 마음인데 등로가 이리저리 많이 성가시다.  높지 않은 고만고만한 평화로운 동네 뒷산을 밟고 가는 아침 산행은 참 편안하고 즐겁다.


길 중간 잠시 다리쉼을 하면서 지고 간 탁주를 내어 권 커니 자 커니..  아주 주도(酒道)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걸음마다 행복한 웃음이 묻어난다. 몇 번의 산과 도로가 만나고 점점 산세가 높아진다. 숨소리가 거칠게 들려오고 어느새 충남 서북부의 최고봉인 오서산이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선다.

오서산 갈림길에서 식사와 휴식으로 다시 다리 힘을 붙여 오서산을 오른다. 정상엔 많은 유산객들의 웃음소리와 코앞엔 서해의 섬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가을빛을 받은 서해는 은빛으로 그 빛을 토해내고 바람은 쉼 없이 살랑거려준다. 아늑하고 나른한 봄바람과는 달리 씩씩하고 기운찬 가을바람은 서해의 하얀 빛과 더불어 강렬한 느낌을 던져준다.  오서산 아래의 홍성 들판과 멀리 지나온 발길들이 서있는 자리를 빙그르 돌아 내 앞에 다시 선다...


이제 금북의 끝자락인 태안반도로 접어드는 것 같아서 그 어떤 알 수없는 뿌듯함도 같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은빛 햇살을 받아 더 눈이 부신 갈대의 부드러운 깃털 사이로 몇 번의 사진을 그려두고 다시 정맥을 따른다.


오서산의 그 상쾌한 느낌을 시기라도 하듯 정맥은 저 혼자 뿔이 날 데로 났다.  온갖 잡풀과 꺽여진 가지들로 정맥에 온통 화풀이를 한 듯하다.


이리저리 난잡한 길을 피해서 돌아서고 둘러가고.. 오서산을 내려서 봉수지맥 분기점을 끝으로 그 난잡함은 점점 사람 사는 동네로 들어서고 있다.


신풍고개를 넘어서면서 사람 사는 동네의 뒷동산을 걸으면서... 축사가 계속 나타난다. 덕분에 오서산의 신선한 공기로 깨끗해진 코는 다시 소와 돼지의 냄새로 물들여진다.


날카로운 가을빛을 받으며 구슬땀을 목에 감은 촌로의 밭일에 수고 하신다는 인사에 순박하게 웃으며 수줍게 받아주는 그 마음이 너무나 따듯해 보인다..


평화로움.... 

오서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해의 기운찬 햇빛처럼, 지난 구간 겁 없이 쏟아지던 폭우처럼, 그렇게 행복이란 놈이 머리위에서 가슴속에서 쏟아진다..

기운찬 가을바람 속에 묻어오는 축사의 냄새도 이 순간만큼은 밉지 않다.


두 시간여..

사람 사는 동네를 따라서 아니 어쩌면 정맥이 사람들을 품어주어.. 그 속에 있는 나를 행복하게 만든 시간이다.


육체의 힘듦이 마음의 행복이라면 마음의 행복은 육체의 힘듦을 달래어주는...

그래서 그 하루가 올곧게 행복이라는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주 멋진 정맥 가는 가을 날 이었다...


김좌진 장군을 배출한 홍성답게 3.1운동 역사를 기리는 조그만 공원도 만들어 두었다. 그러고 보니 한용운 선생도 이곳 사람이라..   정맥길.. 일본이 그 시대를 거치면서 정기 말살을 위해 우리의 정맥과 대간을 흐트려버린 곳을... 지금 내가 다시 바른 정맥을 찾아가고 있다..


이 길을 알려주려 ..  이 길을 통해 민족을 흥하게 하려고..  이곳의 의인들이 그렇게 맞서 싸우셨나..  이런저런 생각이  충남 땅을 밟으며 그 걸음 속에 하나하나 떠오른다...


아홉골.....


독립유공자 황윤성 의 묘를 가르키는 표지석이 길가에 서 있고  그 아래  돌비석엔 원천리 중원마을 이란 음각의 글자 위에 조그맣게 아홉골 이란 표시가 있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중원리.... 지금의 행정지명이  그 전엔 원천리 중원마을로 불렸나보다.

또 다른 이름으로 아홉골 이라고도..  그 마을엔  독립유공자 황윤성의 묘도 있단다..


나는 오늘 아홉골에서 그 걸음을 끝을 내지만 우리민족의 정맥은 그 끝을 알 수 없으리란 생각을 한다..


집으로 오는 버스의 차창밖엔 서해 쪽 하늘에 붉게 물든 구름조각들이 오늘 종일 만들었던 행복조각들을 모아 놓은 듯 참으로 아름답고 찬란하다.... 




출처 : 유유산방

http://cafe.daum.net/uusanbang












부연

자동차길


들목

서천 공주 고속도로 청양 톨게이트로 내려서 39번 도로에서 칠갑산 방향인 청양읍으로 갑니다. 칠갑산을 둘러서 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6번 도로이고요.. 청양읍에서 보령방면으로 36번 도로를 타면 화성공단을 지나 스무티에 도착을 합니다. 


날목은 아홉골에서 홍성읍으로 나옵니다. 홍성읍에서 당진 영덕 고속도로 예산수덕산톨게이트를 타고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산길


스무티 도로가에서 바로 진입을 합니다. 진입을 하자 잡풀이 잡아챕니다. 동네 뒷산 올라가듯 그렇게 2-300미터 고지를 오르내립니다. 도로도 만나고 임도도 만나고.. 그러다가 앞에 오서산이 눈앞에 버티고 섭니다.


오서산은 정맥에서 한참 벗어납니다. 왕복 1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1.7km 인데 오름길 1.7에 내림 길 1.7..  오서산 정상에서 경치구경 좀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면 순수하게 걷는 것만 1시간쯤 걸리고.. 그러다 보니 1시간 20분 걸렸습니다. 왕복하고 오는데..


오서산은 별 다른 특징은 없습니다. 그저 육산입니다. 억새가 많다고 하는데 그렇게 억새가 많지도 않고.. 다만 홍성을 비롯해서 서해 등.. 조망은 아주 시원했습니다.  오서산 끝자락에 정자가 있는데 이번 태풍 곤파스에 지붕이 다 날라 가고 없었습니다.


이후 오서산을 내려오면 봉수지맥 분기점을 만나는데 여기서 신풍고개까지 길이 아주 난잡합니다.  긁히고 뜯기고 잡목에 부러진 나뭇가지들..  까닥 하면 알바를 할 수도 있고..


봉수지맥에서 내려서면 임도가 나오고 임도를 가로질러 바로 숲길로 급하게 내려오면 초라한 무덤이 하나 보입니다. 그러면 다시 몇 발자욱 되돌아가서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있습니다. 이리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무덤 직전에서 좌측으로 가셔야 합니다. 무덤을 바라보고 쭉 가시면 엉뚱한 길입니다. 이후 표지기를 잘 살펴서 꼬불꼬불 가셔야 합니다.

벌초 후라 표지기가 많이 없어지고 또 어떤 표지기는 무덤주인들이 일부러 둘러서 가게끔 다른 곳에 달아둔 것도 종종 있습니다. 표지기를 다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  지도와 나침반을 가지고 가셔서 방향을 잘 잡으시고 정맥의 개념을 살려서 진행을 하셔야 할 겁니다.


고산준령이 아니라 동네 뒷산정도 인 야산이기에 방향만 확실히 잡으시면 어느 정도 정맥을 삐뚤거리면서 가도 될 듯합니다.  야산에 밭에 축산농가들.. 길은 끊기고 등등...  그러니 지도와 나침반을 반드시 보면서 개념적으로 진행을 하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후 시멘트 임도를 만나서 한 시간 정도 꾸준히 가시면 아홉골 입니다.  광천읍 원전리 중원마을입니다.  홍성읍까지 10분거리 정도입니다. 홍성 - 광천 간이니 대중교통은 당연히 있을거고 택시를 이용을 해도 요금이 많지 않을 걸로 생각이 됩니다...

오서산을 생략을 하고 정맥만 타시면 얼마 거리지 않겠지만 오서산을 왕복하시면 8-9시간 정도 소요가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은 그냥 참고 사항입니다. 사람마다 다 틀립니다.  보통 걸음입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오서산을 빼고 나면 고도가 거의 없습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갑니다. 중간에 오서산입니다.  오서산 뒤로 서해바다 입니다.

 

 

스무티를 출발해서 뒤돌아보고 찍었습니다.

 

 

첫번째 임도..  사면이 온통 망가졌습니다.. 아마 태풍때문인가 봅니다.

 

 

오서산 정사에서 홍성들을 바라봅니다... 하늘도 좋고..

 

 

오른쪽 아래 필자입니다.

 

 

서해와 안면도 ? 방향입니다..

 

 

 

오서산에서 다시 갈림길로 왔습니다.. 이제부터 다시 정맥 출발입니다.

 

 

봉수지맥 분기점 평상마루에 앉아서 찍었습니다..

 

 

묵은 밭을 지납니다. 참 평화스럽습니다.

 

 

생미고개?..  동네 이름은 장곡이던데.. 장곡 침례교회.. 지도상엔 생미고개로 나옵니다.. 탈출과 식수구할수 있겠습니다.

 

 

장곡 3.1운동 유적지 입니다. 잠시 물 한모금 하고 갑니다.

 

 

드디어 중원마을 에 도착을 합니다.  아홉골이라고도 합니다...  선두는 벌써 막걸리 한잔 하고 있습니다. 선두는 오후 4시에 도착을 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5시에 도착을 하고.. 한시간 차이가 나네요..역시 빠릅니다.

 

 

농가 담벼락에서 하산주 하고 말끔히 정리했습니다... 이제 집에 갑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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