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금북정맥(완료)

[스크랩] 금북정맥7구간(차동고개 - 학당고개)

유유(游留) 2016. 2. 14. 14:38

금북정맥 7구간

(차동고개 - 국사봉 - 학당고개)


일시 : 2010년 8월 29일 토요일 비옴.

구간 : 공주시 차동고개 - 국사봉  - 충남청양군 학당고개

거리 : 도상 20.5km   gps 실거리 : 26.3km (9시간 5분)

이동 : 대구 - 대전 - 공주(유구i/c)- 산행 - 학당고개 - 신양i.c - 대전 - 대구


       2주일 전 금북정맥 6구간 째를 하던 날은 천둥번개가 얼마나 요란했는지...  앞으로 죄짓고 살지 말자고 생각을 하면서 연신 어깨를 움추려 금북정맥의 한 고개를 넘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금북정맥 7구간 앞에 서니..


차에서 내리자말자 습기 찬 하늘에서 한두방울 비가 떨어지더니 들머리 초입에 들어서자 바로 쏟아지기 시작을 한다..

이런 ...


또 우중산행인가..

잔뜩 짜증 섞인 얼굴로 하늘 한번 쳐다본다.. 안경알에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로 앞의 시야도 울퉁불퉁해진다..


어쩔 수 없이 비옷을 들쳐 입는다.


바람은 폭풍에 가깝게 요란하게 불어주고 같이 따라오는 비는 얼굴을 세차게 때린다. 어차피 젖은 것 시원하게 가자 싶어서 비옷을 걷어서 다시 배낭에 넣고 시원한 비바람을 가슴 한껏 맞으며 금북의 잔잔한 산봉우리 들을 파도 타듯이 타고 넘는다.


종일 빨래판 같은 잔잔한 오르내림의 산길이다. 잠시 평온할 틈도 없는 완전한 빨래판 산행이다. 크게 오르내리지는 않지만 이런 형식의 마루금은 사람의 진을 은근히 빼게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염의 날이 아니라 비바람이 가슴을 시원히 적셔주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출발 때의 짜증 섞인 얼굴이 다시 다행이란 얼굴로 바뀐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다른 사람들처럼 빨리 걷지를 못해서 후미에 붙어 있다.


어쩐 일인지 평소 잘 걸으시는 산님 한분이 얼굴이 하얗게 되어서 몸의 불편을 호소하고.. 천천히 같이 걷는 것 외에는 달리 할게 없다. 부담이 되는지 먼저 가라고 한다. 잠시 앞선 걸음으로 조절을 하여서 천천히 진행을 한다.


다행이 점심 이후에 몸이 회복이 되어서 정상걸음을 내는데 오전에 떨어진 걸음을 만회라도 할 양인지 얼마나 빨리 걷는지...

따라가는데 혼이 난다..


올해 처음 안내산악회에 몸을 의탁하여 정맥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조금씩 사람 사귀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 조금씩 사람들 틈에서 산행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영 적응이 되지 않아서 물에 기름처럼 겉돌기만 했는데 이제는 그래도 조금씩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귀어 가기 시작을 하는가보다. 낮섬이 조금씩 풀어지는 것을 느낀다.


어색하고 낮설고.....

늘 혼자만의 산행을 하였던 터라 사람들과의 사귐도 얼마나 어색한지 내가 생각을 하여도 좀 어눌한 구석이 많았다.


사람을 사귀어 가는것 만큼이나 산행은 게을러지는데..


산행준비 없이 아무런 생각도 않고 버스타고.. 간략한 지도 한 장 받아들고 앞사람 꽁무니보고 그저 산길만 걷다가 집에 오는 것 같아서 정맥에게도 미안하고 나 자신도 점차 게을러짐에 섭섭한 마음이 간간히 든다.


공주와 충남 청양 땅을 밟는 이번 금북정맥 차동고개에서 학당고개까지의 걸음은 그저 한적한 시골마을의 야산을 넘나드는 길이다.

공주의 농특산품인 공주 밤이 유명하다.. 그래서 인지 온통 야산은 밤나무들로 가득하고  개인 소유의 산에는 밤나무들을 심기위한? 벌목도 벌어지고 있다..  일반 나무들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밤 묘목을 심는가 보다..


가끔 앞사람 뒤꿈치만 보고 걷다가 키 낮은 밤나무 가지의 굵은 밤송이를 머리로 그대로 받는 경우엔 정신이 번쩍 들 만큼 따끔하다. 한참 밤알이 굵어지는 시기이니...


다음 달엔 밤 축제를 한다고 한다. 공주시에서 홍보를 하는 9월의 밤 축제... 


어느 고장 어느 마을이나 가을축제는 풍성하다. 신이 내린 이 가을의 선물에 인간은 고마워하고 경배하는 것이다. 그게 축제의 근본이라..

곧이어 다가올 이지역의 축제에 빗길 산속을 지나는 나그네의 가슴도 훈훈해진다.


공주에서 청양으로 넘어가는 국사봉을 넘어서 헬기장을 지나면 청양 땅으로 들어선다.

청양엔 고추와 구기자가 유명하단다..


구기자는 한방의 약재와 차로써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고추는 우리네 음식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양념이다..

물로  구기자로 유명한 지역이 얼마나 많은가.. 고추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어디 바다에서 한국 연근해 에서만 고등어가 산다든가.. 멀리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고등어가 잡히듯이..

한국 땅 어디서든 구기자도 고추도 탐스럽게 열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가을에 어떤 수확을 할 것인가.. 2010년 내 지금 나이의 가을엔 어떤 수확들이 있을까..


사람들을 알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구한 수확..

가족이 건강하고, 나 자신의 무탈하고 행복했던 산행이란 수확..

건강하게 군대를 제대하고 몸상하지 않고 단단하게 만들어져서 돌아온 아들..

남들만큼 바쁘고 열심히 일을 하여 상사와 부하에게 신뢰받고 도움 주는 직장생활의 수확..


돌아보면 거둬들인 수확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단지 수확해 놓은 결실들을 볼 수 있는 가슴이 있느냐는 것일 뿐...

이제 몇 날이 지나면 온 세상이 아침저녁으로 매미 울음소리 대신 귀뚜라미 소리를 들을 것이다.


내 사는 이곳19층 아파트 베란다의 틈에서 벌써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을 한다.. 저 놈은 어디에서 왔을까.. 어떻게 이 높은 곳에 붙어서 저리 울어댈까..


불 꺼진 방에 누워 잠들기 전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오늘 하루도 무척 행복했다는 평온함과 함께 잠이 든다.


비바람이 잠시 잔잔해지고 산하 여기저기서 지열에 의한 습기의 상승이 일어난다. 아니 그렇게 메마른 표현보다는 구름 여러 조각들이 여기저기서 큰 구름을 쫒아간다 하는 게 훨씬 나을까?.. 안개처럼 피어올라 높은 하늘의 큰 구름들에게 올라가는....

비온 뒤의 경관에 넋이 빠진다.


젖은 몸은 한여름 산행을 잊을 만큼 서늘함을 가져다주고 적당히 피곤해질 때에 멀리 학당고개의 도로가 눈앞에 들어선다..


학당리 마을 뒤편의 콩밭을 지나오며 여름날 비온 뒤의 싱싱한 잎처럼 내마음속의 행복함이그렇게 싱싱해 보인다.


오늘 하루..

좋은 사람들과, 세상이 나에게 준 여러 선물들과 함께 무척 행복한 산행을 하고 집으로 간다..


감사하고 또 감사 할 일이다.....




http://cafe.daum.net/uusanbang





부연 


자동차길

유구i/c에서 내려서 유구읍을 지나 32번 도로를 따라서 차동고개 차동휴게소로 갑니다. 휴게소 옆에 들머리가 있습니다.


날목에서는 학당고개에서 29번 도로를 따라서 가면 신양i.c 가 나옵니다. 여기서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됩니다.


학당고개나 차동고개 모두 대중교통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공주시와 청양군의 버스정류장에 문의를 하셔야 할듯 합니다. okmountain의 홀대모 사이트에 가시면 이쪽 대중교통 안내를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두 고개에 휴게소가 있어서 네비게이션을 입력을 하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자가 차량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해당이 됩니다. 주차공간이 충분합니다.


산길

차동고개에서 휴게소 바로 옆에 국도변 길가에 등산안내판이 있고요.. 산길로 들어서면 잔잔하게 오르내림의 연속입니다. 간간히 벌목지가 나오고요.. 그리 고도가 높지 않은 산으로 해서 편하게 진행을 합니다.


단지 고도차 50-100미터 내외의 잔잔한 오르내림이 계속 이어집니다. 한여름 더울 때는 사람 진을 빼게 할 구간이더군요..

높지도 낮지도 않은 딱 어중간한 오르내림이 연이어 나옵니다.. 저는 이런 길을 빨래판 길이라고 하는데... ㅎㅎ


특별히 특징적인 산봉우리도 없고요.. 이 구간 중 국사봉이 대표 봉이라 할 수 있겠고요..


특징 없는 오르내림만 계속하다가 70번 도로를 내려서서 문박산을 다시 오르고 마지막 학당리 가기 전에서 학당고개까지의 야산에서 알바를 할 소지가 많았습니다. 특히 밤나무 가지가 낮아서 표지기가 잘 보이지 않고...


문박산을 지나면서 임도를 따라서 죽 오다가 임도 끝에서 잘못하면 우산 방향으로 내려서기 쉬운데 그쪽으로 가면 청양공설운동장 쪽으로 내려섭니다. 틀린 길이고요..


임도 끝쯤에 우측으로 꺽어들면서 임도를 버려야지 학당리 쪽으로 갑니다. 학당리에서도 야산에서 밭을 따라서 마을로 내려서면 안 되고 밭을 가로질러서 학당리(학당고개) 도로로 내려서야 하는데..... 학당리 마을 쪽으로 내려서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란 생각이 됩니다. 학당고개에서 학당리 마을까지 2-300여 미터 쯤 되는데 그 정도 잘라 먹는다고 누가 뭐라 할 사람 없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문박산에서 임도를 타고 오다가 임도를 끝까지 가시면 안 된다는 것.. 임도를 약 15-20분쯤 가시다가 밤나무 밭이 나오면서 임도가 왼쪽으로 꺽여 내려갈 때 쯤에 오른편으로 붙어서 산줄기(밤나무 밭을 벗어남)를 타고 내려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야산이라 학당리 도로를 기준을 삼아서 내려서야 합니다. 좋은 길이 알바 하는 길입니다...


 

 

 

 

 

 

 

우에서 좌로 갑니다

 

 

70번 도로부터 확대했습니다. 문박산을 지나면서 길 주의 해야 합니다. 같이 가신 몇분이 녹색선으로 알바를 합니다.

 

 

학당고개(학당마을부근)를 확대합니다.

 

 

 출발지 차동고개입니다.

 

 

이런 절개지와 벌목지가 간간히 나타납니다.

 

 

 

대표봉인 국사봉입니다. 점심시간 쯤에 도착을 합니다.

 

 

금자봉입니다.  주위 조망은 숲이 가려져서 없습니다. 비는 계속 오는 중입니다.

 

 

분골고개입니다. 분골에서는 내려서면서 좌측으로 가시면 표지기가 있습니다. 우측 현재 사진찍은 자리에서 정맥으로 붙기엔 좀 애매합니다.

 

 

비는 오고.....

 

 

문박산입니다. 여기서 임도따라서 20여분 가다가 다시 밤나무밭을 끝으로 야산 자락으로 붙어야 합니다. 계속 임도로 가면 청양 공설운동장이 나옵니다.

 

 

마을 뒤로 학당고개로 내려서는데 건물과 집들로 인해 막혀서 마을로 내려와서 2-3백미터 가면 학당고개도로가 나옵니다.

 

 

학당고개 휴게소입니다..  끝이 났나 봅니다.

 

 

 

막걸리 한잔에....ㅎㅎ

 

 

 

비온 뒤에 석양이라 아주 장관일텐데 위치가 마땅치 않아 앵글이 나오지 않습니다. 좀 높은곳에서 봤으면 좋았을겁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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