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5구간
(차령고개 - 봉수산 - 개치고개 - 곡두고개 - 각흘고개 )
일시 : 2010년 6월 24일 토요일 흐림
장소 : 충남 천안시, 공주시
코스 : 차령고개 - 봉수산 - 석지골고개- 개치고개- 곡두고개 - 갈재고개 - 각흘고개
거리 : 도상 : 16km gps 실제거리 : 18.3km (도상거리대비 15%추가)
시간 : 차령고개 출발 08:56 - 각흘고개 도착 16:57(8시간)
눈앞에 떡 하니 버티고 선 553봉.. 그 뒤로 차례로 646봉 까지 봉우리 세 개를 더 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리 없다...
아침부터 무지 하게 덥더니 오전내 사람 진을 빼게 만든다. 말 그대로 빨래판 산행이다. 오르내림이 빨래판의 굴곡처럼 심하다 하여 빨래판 산행...
애초에 바람 같은 시원함은 지구상에 없었던 것처럼 진한 녹색 잎들은 미동도 없이 가지 끝에 붙어있다. 오름길... 이마에서 분수처럼 솟아나는 땀방울의 처치가 불감당이다.
점심을 곡두고개 근처에서 먹고 곡두고개에 서니 앞에 버티고 선 500봉에서 600봉까지의 세 봉우리가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바람도 한 점 없으니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만 종일 가득하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온몸의 땀이 옷들을 흠뻑 젖게 만든다. 그렇지 않아도 땀이 많은 체질이라 곤혹스럽기가 한정없다.
오늘따라 사람들은 얼마나 걸음이 빠른지 모두들 다 내빼고 나와 임플란트 수술을 엊그제 하신 분 한분과 발목 염좌로 고생하시며 걷는 분.. 이렇게 세명이다. 다른 두 분이 있었지만 그분들은 힘이 들어서 천천히 걷는게 아니고 아예 슬슬 즐기면서 .. 나와는 차원이 다른 산행을 하고 계시고.
어제 이쪽 공주 천안 지방으로 비가 많이 왔다고 한다. 등로엔 습기가 아주 높아서 더운 바람과 함께 아주 높은 지수의 습도를 가진다. 덕분에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끙끙댄다.
본격적으로 여름산행의 특색이 나타나는 계절이 왔는가보다. 이제부터 한달 반 정도는 이런 기온과 싸워야 할 것 같다.
대충 4-5번 정도는 이런 날씨 속에서의 산행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다리가 더 무거워지는 것 같다.
차령고개의 공사현장은 안개 속에 괴괴하고 등로는 물에 푹 젖어 있다. 언제인가 모르게 석지골과 개치고개를 지난다. 쉼 없는 오르내림 속에 지난주 교통사고로 아들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낸 나하고 동갑내기 직원이 생각이 난다.
수없이 많은 교통사고를 보면서 이별 준비도 이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생과 사의 다른 세계로 떠나는 모습들을 만나지만 가까운 친지동료의 이런 일들엔 익숙하지 못해서 내도록 가슴에 담겨 때 없이 간간히 생각이 나게 한다.
오늘은 몸도 힘이 드는데 마음까지도 무척 무겁다. 자식을 앞에 세운 탓에 얼굴 보며 할 말이 없어 문상도 가지 않았다. 나중에 서로 소주라도 한잔 기울이게 되면 서로의 마음을 알아 볼 수 있겠지 하는 스스로의 위안만 챙기면서..
몸만큼이나 마음도 무거운 산행길이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다리는 점점 더 풀리기 시작을 하고 .. 제일 후미에 있는 관계로 틈나는데로 옷을 벗어제낀다. 하의 속옷만 입고 상체와 바지는 벗어버리고 ... 바람은 없지만 산속이 서늘함에 그렇게라도 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걷고.. 그러기를 수차례를 한다.
옛날 말 그대로 하늘 아래 뫼이기에.. 그렇게 힘들게 올라서는 봉우리 다 올라서고 나니 한결 수월하다. 멀리 내려설 도로가 보이고 더 이상 갈 수가 없을 때에 각흘고개 비석이 눈앞에 들어온다..
오늘은 체력단련의 산행이었나 보다... 다음 구간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 올까 궁금해진다....
부연.
자동차길
논산-천안간 고속도로 정안 I/c에서 내립니다. 이후 23번 국도천안방면으로 좌회전입니다. 잠시 가면 차령고개로 올라가는 옛길이 나타나고 곧이어 차령고개입니다.
각흘고개에서는 공주 부여 가는 39번 국도를 만납니다. 공주 방면이던 부여 방면이던 원하시는 방향으로 가시면 될 거 같습니다. 대중교통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각흘고개 주유소 끝 부분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산길.
천안이정표가 걸린 차령고개에서 공주 부여가는 길이 갈라지는 각흘고개까지.. 중간에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 내려서는 일 없이 계속 산길로 갑니다. 탈출은 곡두고개에서 합니다. 갈재고개 가 있는데 도로의 포장이 끊기고 비포장 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차령고개 휴게소 뒤로 테크가 있고 숲속으로 드는 길이 있습니다. 시작하자 바로 300고지대를 치고 오릅니다. 이후 특징 없는 오르내림이 계속 됩니다. 오전 내 그렇게 가다가 곡두고개에 내려서면 다시 500에서 600고지 3개를 오르내립니다. 이후 400-300고지를 넘어서 하산을 하면 각흘고개입니다.
숲이 우거져서 조망도 없고 종일 특징없는 봉우리들만 오르내립니다. 산정상의 이정표도 없습니다. 정상석도 없습니다. 갈재고개를 지나서 광덕산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면 광덕산 안내 이정목은 몇 개 있었습니다.. 각흘고개까지 이정이 좀 이상하게 된 곳이 한군데 있더군요..어째든 이 이정목이 나오면 대략 한 시간 정도에 각흘고개에 내립니다.
다행인 것은 그래도 잡목과 벌목지가 없는 등로는 편안하였던 것 같습니다. 여름 습도 높을때 오르내림에 체력안배를 생각해 볼 구간이었습니다.
늘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오르내림이 만만찮은 구간입니다.
헬기장에서 ..
겨우 전망이 터지는가 싶더니 이내 숲속으로 숨습니다.
골프장도 지나고..
곡두고개를 넘어서니.. 길이 좋습니다.
이런 이정목이 보이면 거의 다 와 갑니다.
각흘고개 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석양이 곱습니다.. 여름은 맞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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