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설說

세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9편

유유(游留) 2016. 3. 9. 15:33

9 선진화는 조화와 통합으로 

 

 

모든 일은 정(正)이 있으면 반(反)이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충돌하여 합 合이 만들어 진다. 헤겔의 변증법에 따르면 정은 스스로 암암리에 모순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부구하고 그 모순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단계이고, 반은 그 모순이 자각되어 밖으로 드러나는 단계이며, 마지막으로 합合은 이 두 개가 동시에 부정되면서 동시에 살아나는 통일의 단계라고 한다. 

 

역사의 발전은 바로 이러한 정반합(正反合)의 원리로 이루어진다. 어느 시대나 정(正)이 있고 , 그에 저항하는 반(反)이 있다. 

이 두 가지가 거칠게 싸우다가 마침내 하나의 합(合)에 도달할 때 시대는 한 단계 발전을 이룬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시대에서 合은 正이 되어 또 다른 反의 도전을 받고 다시 合으로 가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다. 

 

이처럼 우리가 正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영원한 正이 아니며 合이라 생각하는 것도 영원한 合이 아니다. 역사는 계속 발전하는 것이고, 시대마다 다른 논리를 갖는다. 그런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正이 아닌 것이 여전히 정의 행세를 하고 , 또 과거에 正이었던 것을 지금은 反으로 만들어버리는 황당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386세대로 대변되는 민주개혁세력이다. 

 

그들은 60년대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시절을 보내고 30대가 되어 드디어 민주화의 완성을 지켜본 세대이다. 이들이 군부독재 권력에 항거하고, 자유와 평화와 인권을 위해 투쟁 했던 사실을 나도 인정한다. 

 

우리가 대통령 직선제를 되찾고 자유를 마음껏 누리게 된 데에는 그들의 공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때 그들의 역할이 옳았다고 해서 과연 지금도 그들의 역할이 옳을까? 그들이 하는 모든 말은 모두 정의(正義) 이고 선(善)일까? 나는 여기에 의문을 갖고 있다. 

 

386세대의 도그마가 무엇인가 바로 투쟁이다. 이들은 군부독재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이룬 것처럼 지금도 계속 투쟁하려고만 한다. 투쟁하려는 사람들은 자꾸 뭔가를 비판하고 갈아엎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우리 역사를 엎어버렸고 건국 이후 취임했던 모든 전직 대통령을 엎어버렸고,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라는 사실도 엎어버렸다.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대기업과 산업화 일꾼들까지 죄다 엎어버렸다. 한마디로 386세대의 논리가 모든 것을 죄다 나쁜 것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 결과가 무엇인가 . 전직 대통령을 우습게 알고 국부가 누구인지도 모르며, 기업을 미워하고 반미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유식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386세대들은 비정규직을 고용한 기업인들을, 양극화를 만든 정치인등, FTA를 추진하는 정부를 그들이 투쟁했던 80-90년대와 똑같은 논리로 비판한다. 

더구나 이런 이들의 논리에 反하는 새로운 反의 세력에 대해서는 수구꼴통이니, 기득권 세력이니 하며 이데올로기의 옷을 입히고 있다. 

 

민주나 개혁이라는 말은 그들 이외에는 아무도 못쓰게 한다. 이미 세월이 흘러 그들이 더 이상 正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正의 역할을 하며 여론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21세기는 더 이상 투쟁과 분열의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역사와 화해를 하고 ,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해야 한다. 역사의 죄인으로 매도한 역대 대통령들을 공(功)은 공대로 과(過)는 과대로 평가해야 한다. 

 

중국 현대사에서 60년대에 추진된 문화대혁명은 중국의 역사를 4-50년 되돌린 씻을 수 없는 과오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수도 북경의 상징인 천안문 광장에는 모택동 사진이 건재하고 있으며, 모택동 시신을 참배하려는 행렬이 줄을 있고 있다. 중화민국 건국의 공(功)까지 허물어 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라 생각된다. 남의 나라 일로만 치부하고 말 것인가?.

 

 

 

[세발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 서사현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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