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자전거 종주 (경북구간)
일시 : 20017년 7월 9일 일요일
경로 : 대구 - 강구 (자가 차량 이용) - 강구- 울진(완행버스 점프)
라이딩 : 울진 터미널 - 은어다리 - 남행 - 영덕해맞이 공원 - 강구
풍향 : 남풍 내지는 남동풍 3-4m/s
온도 : 11시부터 폭염주의보 발령(재난 안전처)
대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영덕으로 가서 북행으로 종주를 하는 방법과 울진으로 바로 시외버스로 가서 울진에서 남행을 하는 방법이 있음.
본인은 자가 차량을 이용해서 강구 버스 터미널 뒤편 무료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강구 터미널에서 울진 가는 완행 첫차를 이용 하여 울진으로 가서 울진서 남행하는 방법을 이용함.
대구 서대구 - 포항선 - 강구 도착 4시 - 5시 40분
강구 - 울진 : 첫 버스 6시 27분 (포항에서 출발 - 울진 종점 완행버스)
강구 울진 소요시간 : 1시간 50분 . 모든 면 소재지에서 모두 정차
울진 도착 8시 20분
울진은어다리 8시 30분
이후 울진 은어다리에서 강구까지 시간 : 8시간 47분 소요
강구- 대구 저녁 8시 도착
강구 버스 터미널 , 울진 버스터미널 버스시간표 참조
특이 사항 :
지금 시기는 남풍 내지는 남동풍이 부는 계절로 남행은 바람을 안고 주행을 하여야 하고, 대진 해수욕장을 지나 강구까지 약 40킬로 정도는 계속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임. 길게 올라서 짧게 내려오는 형식임.
그래서 주행은 강구에서 울진으로 북행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이 됨.
오르막도 북행은 짧게 올라서 길게 내려올 수가 있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경감 됨.
1박을 하는 경우는 해변을 따라서 나오는 모든 마을에는 민박이 있어서 숙박에는 염려가 없을 듯함. 다만 식당은 그렇게 많지가 않음.
다른 생각 필요 없이 지갑만 가지고 가면 되겠음.
일반 강길 따라서 낸 자전거 길과는 다른 상황으로 편의 시설은 많은 편임.
초행도 충분히 자전거 차선(파란색)이 유도하는 쪽으로 진행하면 길 찾기는 무리가 없음. 위험한 구간도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음. 76킬로 거리라 하나 실제 자전거 속도계는 96킬로가 나오고 오룩스 맵 gps 거리는 92킬로가 나옴. 자전거 속도계가 실 이정 거리 일 것 같음.
서울서 오면 영덕까지 와서 (고속도로가 있음. 얼마 전에 개통함) 자전거를 타고 강구로 와서 북행을 하던지 영덕에서 울진까지 시외버스로 점프해서 남행을 하던지 그렇게 사정에 맞게 결정하면 됨. 의외로 교통편은 나쁘지 않음. 짧은 거리이기에 어떻게 하던지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음.
추운 계절의 라이딩은 남행이 나을 듯 하고 더운 계절에는 북행이 나을 듯 하다는 게 총 느낌 임.
아래 파일 2개는 종주 길 실트랙입니다. 정확한 길 그대로 입니다.
gpx , gtm 두 형식의 파일 2개를 올렸습니다.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참고 하십시오.
후기:
작년 8월에 갑자기 병원에 실려 갔다. 의사의 말로는 부정맥인데 세동형 이라고 한다. 즉 심장이 발발 떠는 병이란다. 그러다가 가장 먼저 오는 게 뇌졸중(중풍) 이 오니 빨리 그 원인이 되는 심장근육의 전기세포들을 고주파 열로 지져서 세포를 죽게 만드는 시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평생 처음 큰 병원에도 와 보고 사고로 죽으면 죽지 아파서 죽지는 않을 것 같더니 어째 이런 것이 생겼나 하는 마음에 얼떨떨하다. 2016년 초 봄부터 홀로 계시는 어른께서 노환으로 이렇게 저렇게 병원 신세를 지는데 아들이랍시고 병원을 같이 드나들다 잠시 호전 되어 퇴원하여 운동을 좀 하시라 말씀 드렸더니 여름 저녁에 낙상으로 고관절을 다쳐 수술 후 후유증으로 세상과 이별을 하셨다.
산소 모시고 보름 만에 이제는 내가 그런 병에 걸려 쓰러졌고 아버지 대신 병원을 드나들게 되었다. 얼마 되지도 않은 세월인데 참 아득하다. 엄청 많은 일들이 내 생활 정중을 뚫고 지나간 아니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2017년 1월에 내가 사는 동네의 대학 병원에서 시술을 하였다. 시술하고 3일 만에 실패란 것을 알았다. 이 시술이 완전히 성공할 확률은 초기 증세 때 85% 라고 한다. 초기 증세라서 시술하면 금방 털고 일어날 줄 알았는데 늘 사람 사는 세상일은 마음데로 되지 않는 법인가 보다. 다시 심장의 열로 지진 부분이 새살이 올라 올 때까지 석 달을 기다린다.
그 사이에 심장의 발작으로 몇 번을 응급실을 드나든다. 그렇게 해서 다시 5월에 같은 병원 같은 의사에게 재 시술을 받았다. 서울의 대학 병원에 예약까지 했는데 먼저 한 의사가 이번에는 자신이 있다는 말과 한번 내 몸을 본 사람이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다시 몸을 맡겼는데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이 6시간을 시술을 하였지만 결국은 의사가 수술 장을 나오면서 또 실패한 것 같다란 이야기를 집사람에게 하고 나 역시 마취가 깨고 나서 들으니 말 할 수 없는 허탈함이 덮쳐 온다. 평생 입원이란 것도 처음 해보고 시술이던 수술이던 몸에 칼을 대는 것도 처음이라 얼떨결에 한 번 하고 두 번을 하였는데 이게 안 된다는 이야기다.
참 정신이 없었다. 이거 뭔가 하고 느끼는 순간 시술은 벌써 2번이나 했다. 한 번 할 때마다 성공확률은 뚝뚝 떨어진다는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알게 된 것도 2번째 시술 후 이다. 얼마나 가볍게 생각을 했나 참.. 후회가 된다. 일주일 뒤에 병원을 나와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머리속은 텅 빈 것처럼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반을 병가를 내어서 집에서 쉬었다. 간간히 동네 뒷산을 올랐지만 예전 몸이 아니니 그냥 개 데리고 살살 산보 수준으로 움직였다. 가랑비에 속옷이 젖는다고 그렇게 살살 다닌 것이 쌓이면서 조금씩 다리에 힘도 붙고 숨을 쉬는 자체가 좀 나은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왜관까지도 가보고 달성보도 가고 서너 번을 타고 다녔다.
예전부터 갖고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대구에서 안동으로 불영계곡을 넘어 울진으로 해서 영덕 포항 대구 이렇게 한 바퀴 돌아다녀도 보았다. 가슴이 답답해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금방 심장이 멎을 것 같다란 답답함도 있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고 작년부터 계획을 잡았던 동해안 길을 나서게 된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고성에서 강원구간 경북구간 그리고 포항으로 해서 대구로 올 계획을 잡았었다.
그 구간은 1991년 인가 92년 인가... 둘째를 낳고 동생이 타던 자전거를 빌려서 텐트와 코펠을 싣고 혼자 여름휴가를 내어서 왕복을 한 길이었다.
그때 삼척까지 가서 돌아서 왔던 것이다. 그 시절에는 자전거 길 이란 것도 없었고 그냥 2차선 국도 에 차들이 씽씽 달리는 길가로 조심스럽게 다녀왔었다. 지금은 7호선 국도가 확장이 되면서 옛길이 많이 없어졌지만 이번 길을 가면서 완행버스로 옛길로 들어가니 감개무량했다.
대구에서 출발을 해서 포항을 지나 월포 해수욕장 근처를 오니 서울서 서해안을 돌아 남해를 돌아 동해로 올라왔다는 서울의 어느 중학교 학생 몇 명을 만난다. 여름방학을 이용을 해서 돌고 있는 중이라 한다. 역시 그 친구들도 철티비 이다. 그렇게 올라가다 흥해 쯤에서 한양대 인가.. 군 입대를 앞두고 동해안 종주를 한다는 서울 사는 대학생도 합류를 하고 그래서 한 떼거리가 움직이게 되었다. 지금은 세월이 오래 되었고 그때는 스마트 폰도 없었고 더구나 작은 카메라 같은 것도 없었던 처지라 사진 한 장도 없는 추억이다. 물론 이름들도 까먹었다. 25-6년 전의 일이다. 그 학생들도 이제는 4-50대의 중년이 되었을 것이다.
울진으로 가는 완행버스에서 눈앞에 열리는 7호선 국도 옛길에서 그런 추억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2시간 가까이 되어 울진에 도착을 하고 은어다리를 물어 찾아 간다. 아침 시간인데 내 나이 또래의 남자 둘이 인증센터에 있다. 사진을 한 장 찍어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 주고 어디서 왔나 하고 물으니 망양에서 어제 밤에 자고 아침에 나왔다고 한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나는 오늘 하루치 길을 간다.
가다가 심장이 발작하면 먹을 응급약을 가방에서 내어 꺼내기 좋은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냥 천천히 간다. 오늘 가다가 못가면 그냥 택시 불러 강구 가서 차 가지고 집에 간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주 천천히 갔다.
마을 영감님 삽 한 자루 자전거 뒤에 걸고 논두렁 보러 가는 스타일로 설렁설렁 간다. 오랫동안 쓰지 않은 근육들이 땀을 뿜어내고 가슴속 허파는 제대로 일을 한다. 심장의 박동을 빠르게 하지 않으려고 딴에는 천천히 움직여도 몸은 여전히 힘들어 하는 것이다.
오전 시간 내내 어떻게 하나 그만 둘까 .. 이럴까 저럴까 로 계속 갈등을 한다. 다행이 남행의 울진 구간은 언덕도 없고 길은 평이했다. 덕분에 몸이 충분히 풀어질 때까지 천천히 간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월송정에 도착을 하였다. 옛 7호선 국도가 확장이 되면서 편입도 많이 되고 또 자전거 길이 해변을 따라서 만들어지다 보니 옛 모습을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또 다른 동해안 길을 가는 것이다. 분명 예전에도 자전거를 타고 여기를 왔는데 하는 마음만 가득하다. 월송정을 보니 월송정 앞길도 넓어지고 많이 변했다. 월송정 앞 주차장 옆의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하고 나오면서 찬찬히 둘러보니 예전의 월송정이 아니다.
여름 뜨거운 태양아래 그간의 세월이 많았음을 절감을 한다.
오후부터 몸이 어느 정도 적응 을 하는지 고래불 과 대진 해수욕장을 지나면서 나타나는 오르내림을 하나씩 헤쳐 가며 강구로 간다. 고래불은 이 여름에 마라톤 대회를 한다고 주자들이 빨갛게 익은 얼굴로 피니쉬 라인으로 달려온다. 그 속을 역으로 주행을 하려니 서로 난감하다. 마침 마라톤이 끝날 무렵이라 속도가 늦은 일부 주자들을 살살 피해서 지난다. 오전 11시에 재난처에서 폭염주의를 하라고 문자가 날라 오는데 마라톤을 하는 사람이나 아직 환자인 나 나 모두 미쳤기는 단단히 미쳤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영덕 해맞이 공원에 선다. 자주 놀러왔던 곳이라 전혀 낮설지 않은 곳인데 오늘은 많이 새삼스럽다. 그늘진 평상에 앉아 멀리 바다를 본다. 이제 내려가면 이 길이 끝나는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여기 까지 달려와 준 내 몸이 참 고맙다. 이제 올해는 더 이상 손을 댈 수가 없고 내년에 서울의 잘하는 병원을 찾아 힘든 시간을 또 보내야 할 것 등을 생각을 한다.
죽고사는 것은 하늘이 정하는 것이고 사람은 숨을 쉬는 순간까지는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에 다음 강원도 구간을 생각을 한다. 강원도 구간과 제주도만 하면 자전거로 국토 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그랜드슬램이 목적이 아니었는데 어느새 그렇게 되어 버렸다.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진다. 올해는 이 더위를 피해 편히 지내다 서늘한 바람이 이는 가을에 나는 다시 자전거 안장에 몸을 얹을 것이다.
병원 침대에서 생을 마치는 것 보다는 차라리 길 돌아다니다 넘어 지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 마눌이 들으면 빽 소리칠 생각을 하면서 소나기 내리는 대구로 차를 몰아온다...
일 년 만에 다시 자전거를 탄다.. 아니 탔었다...
어찌 좋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
저는 오늘 많이 행복했으니 이제 비를 내리려면 내리소서...
법정스님의 말씀 한 구절이 불쑥 머릿속을 헤집는다.....
2017년 7월 초하에 다시 자전거를 타다........
위 파일로 구글에 덮어 씌웠습니다.
오룩스 맵 그림
강구 버스 터미널 입니다.
울진 버스 터미널
자전거 속도계의 거리 산정
순수하게 자전거 탄 시간 (쉬는 시간 제외)
울진 가는 버스 안에서 ... 날씨가 맑아져서 반가웠습니다.
종주를 마친 2분께서 사진을 한장 그려 주었습니다. 그 분들은 여기서 끝이고 저는 여기서 시작을 합니다.
은어다리 인증센터 주변
이제 이 길로 죽 갑니다.
길 가다가 풍경이 너무 좋아서..
여기서 한 참 쉽니다... 많은 생각을 합니다..
파도가 세지는것을 보니 바람이 ... 힘 듭니다.. 앞으로 가기가..
다 왔습니다. 여기가 인증을 하는 마지막 브스 입니다. 해맞이 공원입니다.
한 참을 앉았다가 내려왔습니다...
강구항 입니다. 가끔 식구들과 대게를 먹으러 온 곳입니다. 겨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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