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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18차 29-30구간(대관령 - 진고개 - 구룡령)

유유(游留) 2007. 11. 12. 16:08
백두대간18차 29-30구간
(대관령 - 선자령 - 곤신봉 - 매봉 - 소황병산 - 노인봉 - 진고개 -

동대산 - 두로봉 - 신배령 - 만월봉 - 응복산 - 약수산 - 구룡령)


일시 : 2005년 10월 16일 (일요일) - 18일(화요일)

  

  

  

산행기록 : 

  

1일차 일시 : 10월17일월요일 맑음.
구간 : 대관령 - 선자령 - 곤신봉 - 매봉 - 소황병산 - 노인봉 - 진고개
산행거리 : 24.444km GPS 측정거리
산행시간 : 06:00 - 15:13   9시간13분

  

2일차 일시 : 10월18일화요일 흐림.
구간 : 진고개 - 동대산 - 두로봉 - 만월봉 - 응복산 - 약수산 - 구룡령
산행거리 : 22.253km GPS 측정거리
산행시간 : 05:00 - 16:38 11시간38분


  

숙박
이동첫날숙박 : 대구 - 중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 진부T/G - 진고개 오토바이 하차후  - 대관령도착 1박 
( 제설용 모래적사장 창고 뒤편 야영 )

  

1일차 산행후 숙박 : 진고개 휴게소 주차장

  

2일차 산행후 귀가 : 진고개 - 진부T/G - 영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 - 중앙고속도로 - 대구

  

  

  

후기.

 

2005년 10월 16일 일요일 맑음.

출발을 하며....

 

 


지난 주 댓재에서 대관령까지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를 하여 그날 밤 집에서 자고

다시 다음날 출근을 한다...
그리고 4일간 회사에서 계속 있다가 16일 오전근무를 하고 낮에 퇴근을 한다.

대구 집으로 올라오자마자 집사람에게 도시락부터 달라고 한다.
그리고 배낭을 챙겨서 차에 싣고 오토바이도 차에 싣는다.
옆에서 이것저것 도와주던 집사람이 조심하라고 걱정스런 얼굴이 되어서 보기에 차라리 매번 혼자 짐 꾸려서 집 나설 때 보다 더 혼란스럽다.

웃으면 손까지 흔들고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온다.

일요일 낮이라 도심은 한가하고..
고속도로 역시 오후 시간대라 조용하다.

워낙 고물차라 시속100K를 내려면 엔진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야 그렇게 되니 자연 피곤할 수밖에 없다. 300K를 넘는 장거리에 왕왕거리는 12년 산 1톤 짐차이니 .....

 

귀가 멍멍할 정도로 왕왕거리는 차를 끌고 낙동휴게소에 도착을 하여 차도 뭘 좀 먹이고(기름)...

나도 커피 한잔을 한다... 혹 잠이 올까봐서 .. 평소에는 마시지 않는데 가끔 잠 쫓으려고 한잔씩 한다....

 

부지런히 달려서 진부에서 내려서 오대산 진고개 휴게소건물 뒷편 공터에 꺼먼 오토바이커버를 씌워서 뒷바퀴에 체인을 감아두고 다시 운전을 하여 대관령으로 간다. 

진고개에서 대관령까지는 30분 정도 거리이다.

운전을 하여 오면서 찻길이 짧기에 내일 산행이 길지 않겠다 생각을 한다.

 

대관령에 도착을 하니 사위는 깜깜해져있고 대관령 찬바람이 보통 텃새가 아니다.
내일 출발지점 초입을 찾으려고 차의 라이트를 상향으로 해서 이리저리 둘러보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GPS를 꺼내어서 새로 입력한 지도 파일을 본다.
초입 쪽으로 차를 몰아서 가니 그제사 국사성황당 어쩌고 하는 간판이 보인다.

엉뚱한 대관령 정상 고갯마루에서 헤매고 있었으니....  초입은 정상에서 진부 쪽으로 조금 내려온다.

휴게소 컨테이너가 있고 그 위에 겨울에 제설을 하기 위한 모래와 제설장비를 차고인 건물이 하나 있는데 그곳의 뒤편에 임도가 있다.  이쪽인데 난 저위 고개마루 능경봉에서 내려선 고속도로 준공탑 있는 쪽에서 헤매고 있었으니....  아마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았더라면 밤새 그쪽에서 헤매고 있었을거라...

 

일단 제설장비 창고 뒤편에 차를 주차를 하고 차 옆에 텐트를 설치를 한다.

텐트 설치야 5분 정도만 하면 되지만 내일 산행 준비를 하기 위해서 다시 배낭을 꾸린다.

큰 배낭에서 작은 배낭으로 살림살이를 이동을 하고 그리고 준비해간 소주를 한 병 마시고..

버릇대로 침낭 속에 팬티하나 걸치지 않고 들어가 있으니.....
동그란 환기구멍을 통해 둥그런 보름달이 온 하늘에 하얗게 비추고...
창고앞 바람측정용 바람개비 돌아가는 소리가 심상치가 않다... 

가지고 간 장비들 중에 무게가 나가는 것을 팩을 박지 않은 텐트라 날라 갈까봐 네 귀퉁이에 장비들을 고여 놓고 ...

그리고 대구에서 몇 시간을 달려온 피곤함과 술 힘에 의해 저 멀리 나락으로 떨어진다...

 

새벽에 좀 춥다 싶어서 보니 바람은 더 윙윙거리고...
그만 잠에서 깨어 더 이상 잠은 오지 않고.. 그냥 침낭 속에서 이리 저리 꼼지락거리고 있다...

한 참을 그러고 있다가 일어났다. 그리고 시계를 보니 5시.....
좀더 있었다.. 그리고 전날 준비해둔 배 하나와 고로케 한 개 두유 한개를 먹고 나니 한기가 든다.

찬 텐트 속에서 밤을 지샌 물건들이라 냉장고 속에서 낸 것 같다.

떨떨 떨리는 몸에 다시 벗어둔 옷을 걸치니.. 이것도 냉장 상태라...  어제 밤에 생각도 하지 못하고 벗어두었더니..

 

밖으로 나오니 새벽하늘에 달빛은 휘영청 밝은데 대관령의 바람은 정신이 없다. 바람으로 이슬이 없으려니 했는데... 웬걸..
이슬이 아니 서리가 뽀얗게 내려앉았고  창고 뒤 물이 고인 자리에 살얼음이 살짝 얼어있다.... 

고물차라 얼마 전에 부동액이 끓어 넘쳐 그것 손보느라 맹물을 넣었는데 라디에터 얼어 터질까봐 그 걱정이 앞선다.  그나마 고장나면 이래저래 고생인데 싶어서...

 

텐트를 대충 접어서 차안에 넣었다. 아마 낮에 물이 엉망으로 되리라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수습이 안되어서 일단 그냥 차안에 두었다. 그리고 어제 보아둔 초입 앞에 선다...

  

 

 

 

2005년 10월 17일 월요일 맑음.
산행첫날 : 대관령 - 선자령 - 소황병산 - 노인봉 - 진고개..


넓은 임도 길을 터벅터벅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어제 밤에 푹 잘 잤고 아침도 먹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대관령 목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 떼들을 보면서 목가적인 풍경을 귀경 할 ...  저 아래 지방 사람으로써 이국적 풍경을 볼 수가 있다는 생각에...
그래서 맘이 설레어 걷는 길이 가볍다.

 

어느 산행기에 선가.. 소가 달려든다고 하던데... 소가 달려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리 소고기가 좋다 하지만..  그냥 살아있는 놈 뜯어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니 까불면 자바 묵는다이...  할 수도 없고..
그놈들 살코기 일 때는 좋더만... 그리 생각을 하니 쬐끔 걱정이 된다..

 

혹..
스페인의 투우처럼 씩씩거리며 달려들면 정말 골치 아픈데.. 초지라서 나무도 없을끼고..

나무라도 있으면 나무에 올라가마 되는데..
그런 저런 잡스런 생각을 하며 설렁설렁 걷는다.

 

동해 쪽에서 붉은 여명이 밝아오고 하늘은 파랗다.
구불구불 임도길 따라서 파란색 소 풀들이 산 중간중간 펼쳐지고...

 

아..
내가 정말 이제는 대관령에 섰구나...
대관령만 생각을 하면 산길 걷다가도 가슴이 설레였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구비 구비 돈다..

 

어 .. 그런데...
그런 환상들이 조금씩 깨어진다.
물론 첨 보는 광경들이지만..

군데군데 시멘트 시설물과 기초 콘크리트작업에..
무슨 커다란 원통 같은 것 그 기초 위에 세워두고.. 작업을 한다.
그리고 여기저기 포크레인도 아침부터 붕붕거리고 ..

조금 더 올라서 높은 곳에 서니 멀리 풍차 4기가 빙글빙글 돌고..

강원도는 풍차가 여기저기 많기도 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 고개를 더 넘는다.  선자령을 넘어 서는 순간 저 아래에선 어마어마한 공사가 벌어진다. 대충 짐작을 했지만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공사를 거창하게 한다.

선자령을 넘어 동해전망대에 서니 마침 그곳에서 풍력발전기 날개를 설치하는 작업을 한다. 45톤 크레인이 장난감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하다.

정신 없이 구경을 하는데 4륜구동차량이 서더니 감독관인 듯한 사람이 내린다...

 

이야...
대단합니다..

 

아..예..

 

사람의 힘이 참 대단하네요...

 

하하..예.

 

여기저기에 많던데 모두 몇 기나 설치를 합니까?.

 

현재 4기가 돌아가고 있고 앞으로 43기를 더 설치를 할겁니다.
저 날개가 달릴 네모난 헤드가 72톤이고요..
날개 한 개의 길이가 40미터입니다.
그리고 하루에 발전을 하는 전력이 2메가와트입니다.. 그러니까 2000Kw란 이야기지요.. 

 

아 .. 예..

 

100톤 크레인과 43톤 크레인 몇 대가 각자 붙들어 맨 날개의 여기저기에서 대기하고 사람들이 조그맣게 그 날개 위에서 작업을 한다...

내가 대간길 왔는지 아침에 공사판 현장에 왔는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멍하니 한참을 쳐다보고 있다. 동해를 전망하라는 전망대는 소 닭쳐다보듯 멀뚱하니 한번보고....풍력발전기 세우는 공사장에만 눈길이 고정이 된다.

한참을 시간을 더 보내고 다시 길을 간다. 서울서 왔다는 다른 산님 한 분이 있었는데 먼저 가셨는지 멀리 보이시고..

 

다시 길을 떠난다. 한정 없이 있을 것 같아서 ... 가면서도 카메라셔터를 계속 눌러대고...  난 개인적으로 저런 공사장을 좋아한다. 건설작업을 하는게 좋아서 대학의 공부도 건축학을 공부를 하였다 ..

청년시절에 지금의 중부고속도로 현장에서 2년을 넘게 현장도면을 들고 뛰어다닌 적도 있다.

어쩌다가 지금은 사무직이 되어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지만 아직도 시끌벅적한 저런 현장이 난 좋다.  그곳에선 사람의 냄새가 물씬 나기에..

앞으로 겨울에 눈오고 대관령 높은 언덕마다 바람에 윙윙 돌아가는 47기의 하얀 풍차가 명물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은 풀들을 사박사박 밟으며 걷는다.

 

곤신봉..
특정하게 봉우리라 기 보다 그냥 언덕을 넘는다는 느낌이다.
곤신봉 넘어서 오른쪽 아래로 삼양목장의 빨간 지붕의 우사가 보이고 관리동이 보인다..
상상을 했던 푸른 초지에 한가로운 소 떼들은 그림자도 없고 그새 하늘의 햇볕은 쨍쨍하게 내려쬔다...
얼릉얼릉 걸어서 나무그늘을 찾지만 그토록 설레였던 목초지라...
등산모자 작은 창 하나에 얼굴 맡기고 그냥 걷는다..

소떼는 커녕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이 놈들이 내가 소고기 귀신이라는 것을 눈치를 챘나...
한 몇 마리쯤은 저 멀리서 풀을 뜯는 광경을 연출 해 주어야지.... 그래야 그림이 되지....  

아무리 무서븐 저거들 귀신이 왔어도..  ㅎㅎㅎ

소떼도 양떼도 없는 초지 위를 그냥 가을 햇볕 실컷 받으며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다시 숲으로 길은 이어지고..

공사장을 지나 목초지를 지나 이제 다시 산길로 길은 이어진다.
그렇게 해서 대관령의 설레임은 지나가는가 보다.

 

오름길..

여태 설렁설렁 걸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오전 내내 걸어온 길이라.
발바닥에서 좀 쉬라는 신호가 온다.

등로 한켠에 앉아 가지고 간 배 한 개를 내어서 목축임을 하고 빵 조각도 하나 먹는다.

먹지 않아 어지럼증이 생겼을거라는 요물님 말씀에 10월 들어와서는 빵도 가지고 가고 과일이라고 배를 한 개씩 가지고 간다. 사탕도 서너알 .. 청포도 사탕 한 봉지 구입한 게 대충 2년은 넘었을 것 같다.

한번 산행에 두서너개 넣어서 가서 그냥 가지고 올 때가 더 많으니.... 사탕 껍질에 때가 꼬질꼬질하다...

그놈들도 요즘 열심히 먹고있고...

그래서 그런지 어지럼증은 없다..  산행 전 미리 와서 잠을 자서 그런지.. 먹어서 그런지...
어째든 먹는다. 먹고살라고 하는 짓이기? 에...

 

다시 길을 나선다.
오르내림이 별로 없어 오늘은 하루종일 편안하다.
땀도 별로 내지 않았다.
속으로 대간길 한 동가리 공짜로 먹는구나..  이런 일도 있네.. 그런 생각을 하며 언제 지났는지 모를 매봉을 넘어 소황병산을 넘는다.

사진에서 숫하게 보았던 광경이다.

디카의 메모리가 풀인 것을 모르고 계속 찍는다. 무슨 메시지가 나오는데 아마 그게 메모리가 다 되었다고 하는걸 풍경에 눈이 팔려서 그대로 찍었는데  전부 헛방이다..  집으로 와서 알았다.. 그래서 삼양목장 이후의 사진이 없다.....  다시 가야하나...

 

소황병산을 넘어서 한 고개를 넘고...  또 한 고개 넘어가는데..
산님 한 분 자리를 펴고 점심을 끝내시고 편하게 앉아 계신다..
쉬었다 가란 소리에 시간도 많고 편한 길이라 점심이라도 먹고 갈까 하고 펼쳐진 자리에 앉았다.

도시락을 꺼내어 물 붓고 한 수저 드는데 매실 섞은 소주를 한잔 권하신다. 

넙죽 받아 마시니.. 곧바로 한잔을 더 주시는데 뚜꺼비 파리 잡듯이 넙죽넙죽 서너잔이 계속 들어선다...

 

죄송해서...
이렇게 혼자 받아 마시니 죄송해서 그러니 한잔 받으십시오..
했더니 나 많이 마셨는데.. 하면서 딱 한잔만 더하고 다 마시란다...

 

자다가도 술 먹고 놀자면 일어나는 인간인데....  오늘은 편한 길 순한 길인데.. 어찌 마다 할 일인가.. 싶어 넙죽 받는다...  속으로 저 들판에 소 한마리 잡으면 안주 거리로 기가 찬데... .. 그 생각을 하며.. .ㅋㅋㅋ

40개국을 여행을 하시고 ..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 산을 몇 개를 베이스까지 하시고... 

강원도 산이 좋아서 아예 강원도에 아파트를 한 채 사 놓고 한 달에 몇 일씩 왔다간다는 부러운 분이시다.

나도 은퇴를 해서 저렇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순간 하지만 택도 없는 소리이고...
 
오늘은 산행을 온게 아니고 당귀 몇 뿌리 하자는 친구와 같이 와서 친구 분은 당귀 찾으러 가셨고 혼자 이리 앉아있다 하신다...   난 풀이름 꽃이름 약초를 몰라 산삼이 앞에 있어도 알지 못한다 하니

산 댕기는 사람은 산나물 캐면 안된다 하신다.

어쩌면 나하고 생각이 같으신 분이라 반갑다...
산에서 나는 모든 것은 그 속에 속하신 분들의 몫이다.
산골마을 아낙네들의 용돈벌이 애들 학용품 값이다.

대형차량으로 한차씩 태워가서 산나물 여행이니.. 약초캐러 가는 산행이니..
그런 단체는 참 싫다.

도시에 살면서 그냥 재미 삼아서..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들이
산골 어렵게 살며 생활에 보탬이 될만한 것들을 여기저기 난장을 치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산 길 다니는 산님들이 눈총을 받는다..

산 다니는 사람은 그냥 산길만 간다... 
나의 생각이다.
그 길속에서도 얻을게 참 많다.  마음을 비우고 그 속에 담아올 산속 이야기가 무궁한데.... 

야튼 그 산님과 생각이 통하여..  한참을 그렇게 수다를 떨고..
목포사시는 산님 이신데 명함을 한 장 주어서 받았다.
난 명함도 없이 사는데... 이런...

 

오토바이 이야기를 하였더니 참으로 기발한 생각이라 하시면서 아이처럼 웃으신다.

역시 마음이 맑은 분들은 이야기를 해보면 안다. 너무나 기분이 좋은 점심시간이었다.

바로 20분만 가면 노인봉 이라며 천천히 가라 하신다.

정말 천천히 왔다.. 사람들 소리하며...
시큰거리는 무릎은 오늘은 천천히 걷는 바람에 많이 좋다.

 

노인봉 정상에서 내일 가야할 동대산을 본다....

 

아이쿠... 저거 넘으려면 죽었다.......


 

 

산행을 마치고.

진고개 휴게소에 내려서서 일단 매표소 국립공원 아저씨의 매서운 눈초리를 본다...
수많은 사람들 다 내버려두고 날 아래위로 좍 �어보는데....
너 대간 하는 넘 맞제? 하는 것 같아 찔끔이다...

 

이런...
제길  반 잘라먹은 남한구간 만 하는데도 이렇게 힘들고 찔끔거리게 하는데 어느 천년에 남북통일해서 북한구간까지 다 할까...
어림 택도 없는 일 일거라 생각을 한다.
통일되면 제까닥 국립공원 만들어서 대간 못 간다.. 하고 턱 버티고 섰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제발 백두대간 남한구간만이라도 맘 편히 갈 수 있게 되길 소원한다.
맘 한구석에 찜찜하게 ... 걸리면 범법자 되고.. 벌금 내고..
아예 백두대간 전체를 통제하여 못 들어가게 하던지....

 

휴식년제..
다른 곳에 휴식년제 할 곳 엄청 많다.
하지만 대간 길은 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아니면 대간 길 전체를 열지 말던지....

 

국립공원 아닌 구간은 산림청에서 관리를 하는데 산림청에선 백두대간 등산로 정비도 한다.

계단도 만들고 안전시설도 만들고...
그리고 안내간판도 세우고....

 

하지만..
같은 나라 같은 업에 종사를 하는 국립공원은 도무지 북한보다 더 가기 어렵게 만든다.

길목마다 지키고  걸리면 벌금 물린다고 등산로 여기저기에 붉은색 글자가 쓰인 간판 걸어놓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립공원의 관리에 편하게 ... 재정적, 수입면을 생각을 해서...

등등의 이유라면 정말 욕먹을 국립공원이라 생각을 한다.

국립공원 관리에 정말 철저한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꼭 필요한 구간은 다 열어두고 있다.

우리의 국립공원은 막무가내다..... 죽 연결하여 올라오는 등산로를 여기는 국립공원이니 못 간다..... 

참으로 황당무지로소이다.

오늘은 등산로가 편했나 보다  속에 있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니.

등산도 이제는 부자들만 하여야 하나 ... 그런 생각을 한다.
벌금 몇 십만원을 부담 없이 낼 수 없으면 이렇게 가슴 쫄며 산행을 하여야 하니.....
부담해야 할 벌금이 무섭지 양심의 가책은 조금도 느끼지 않는 범법자를 만드는 곳이 바로 국립공원인 것 같다...  

 

낼 동대산 입구를 슬쩍 흘려본다..
예의 출입금지 벌금 어쩌고 저쩌구 그리고 밧줄로 계단 길을 막아두었다...

낼은 깜깜한 새벽에 저곳을 올라야 한다. 날 새면 국립공원 아자씨들이 못가게 지키고 있다......

원하지 않는 캄캄 산행을 해야하나.....

그래도 난 돈이 없으니 벌금 낼 돈이 없으니 깜깜 새벽에 가야한다...

오토바이 타고 진고개를 내려오면서 낼 산행을 생각을 한다.....

다시 오토바이 타고 대관령을 간다.. 그리고 차에 싣고 횡계톨게이트로 진입을 한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국도로 속사까지 가려면 엄청 멀다.
그래서 일단 고속도로를 이용을 한다. 횡계톨게이트 사무실로 갔다.

 

담당 근무자에게 이야기를 하고 샤워장을 이용을 한다.

옷도 벗어서 대충 세탁기 돌려서 탈수를 하고... 차에 히터를 넣고 그 앞에 바지를 펴서 널었다.
차안 조수석은 온통 빨래줄이다...ㅎㅎㅎ

 

그렇게 해서 속사로 와서 운두령을 넘는다. 다시 창촌으로 가서 창촌에서 한참을 더가서 구룡령 정상에 선다.
구룡령 정상휴게소는 문을 닫아서 주차를 할 수 없다. 마침 대문 옆으로 오토바이는 지날 수 있어 일단 오토바이를 휴게소건물 뒤편에 주차를 하고 다시 차를 몰아 운두령을 넘어 속사로 나온다. 벌써 저녁 8시가 다 되었다. 시장기를 느껴서 속사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내일 도시락을 만들어서 다시 진부로 해서 진고개에 도착을 하니 ......

 

산행 9시간에 이후 이런 작업을 하는 시간이 6시간이 걸린다.
참으로 피곤한 작업이다...
진고개에서 구룡령까지는 엄청 멀다. 거의 70KM의 거리이다... 두시간의 거리다......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여기도 깜깜 고요하다... 달빛만 교교하고..

간혹 어쩌다 지나는 차도 세우지 않고 바로 넘어간다. 휴게소 건물 전체가 불빛하나 없는 ..... 
낮에는 엄연히 운영이 되던 화장실도 물이 없어 고장수리중이라는 팻말 하나 걸어놓고 잠궈 두었고...

참으로 강원도 인심이 각박하다... 관광지라서 그런가...

휴게소 화단 여기저기에 화장지가 돌아다닌 것을 보니 ...
참으로 한심하다...  화장실이 열려 있지 않으니 차 타고 가다가 급한 사람들은 여기서 잠시 짐승이 되는거다.... 이런 선진국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화단에서 볼일이라...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 아닌가..

  

  

 

 

2005년 10월 18일 화요일 종일 먹구름 속
산행마지막 날: 진고개 - 동대산 - 두로봉 - 신배령 - 만월봉 - 응복산 - 약수산 - 구룡령.

 

 

 

새벽4시...
어제의 경험으로 오늘은 벗은 옷들을 침낭 속에 넣어두어서 옷은 차갑지가 않다.
텐트 속에서 라면을 끓인다. 금방 텐트 안이 훈훈해진다. 텐트 앞을 좀 열고 공기구멍을 다 열었다. 

신선한 산 속 공기가 들어오고 정신이 맑아진다.

푹 익혀 퍼지게 만든 라면을 입에 넣는다. 역시 새벽에 라면 먹기는 생각했던 것만큼 힘이 든다.

저번에는 그래도 누룽지라도 넣었는데....  억지로 먹는다. 말 그대로 밀어 넣는다.

 

텐트를 정리를 하고 다시 가방을 점검하고 그렇게 하고 완전히 출발준비를 마치고 나니

정확히 1시간이 지난다. 5시...

 

아직도 깜깜하다.
달은 구름에 가려서 보였다 안보였다 하고..
여름이면 지금 훤한 대낮 일건데... 하고 스틱을 빼지 않고 조용조용 초입에 선다.

매표소에서 혹 자고 있을지 모를 국립공원 직원에게 들키지 않게..

 

매달 세금 꼬박꼬박 낸 내 나라에서 길을 가는데 ... 이렇게 맘 졸여가며 가야하나...꼭두새벽부터 맘이 씁쓸하다..

혹시 뒤에서 여보셔.. 하고 부를 것 만 같아서 부리나케 올라선다. 동대산 정상까지 한시간 넘게 걸린다는데 .. 50분만에 올라선다. 경사 길 10분 빠름은 그만큼 숨차다 는 이야기이다.. 
어제 진정이 된 무릎이 새벽부터 다시 시큰거린다.

정상에 서서 산꼭대기에서 컹컹대며 개 짖는 소리를 신경 바짝 세우고 듣는다.

오름길 내내 저 소리가 들린다. 휘영청 달 밝은 밤.. 아니 새벽에.
저놈이 늑대인가.. 아니면 집에서 가출한 이름 그데로 인 들개인가...

우리나라에 늑대는 없는 걸로 알고 있고... 그럼 저놈은 주인에게 버림받은 그냥 들개인가... 
저놈과 맞닥뜨리면?... 만약 물렸다면?..  집 개가 아니고 들개라면 혹 광견병이라도 걸리까봐서..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여명은 푸르스름하게 동녘의 하늘을 열고...
동해의 구름 속에 붉은 기운이 비친다..
구름 위에 뜬 해라도 볼 양으로 땀에 젖은 옷으로 30분간 버틴다..
결국은 포기를 하고 시간만 30분을 소비하고 추위에 떨면서 산 정상에서 우두커니 있다가

다시 길을 간다.

 

부지런히 올라서 그런지 내림 길엔 무릎의 신호가 강하다. 약을 먹을까 하다가 스프레이 파스를 옷 위에 그대로 쏘고는 길을 간다.
하늘의 구름도 심상치가 않다. 오늘 낮에 지역적인 특성으로 비가 온다고 하던데...

배낭 속을 가만히 생각을 한다. 스패츠 있고.. 오버트라우져 있고.. 고어텍스 윈드재킷있고.. 판쵸우의 있고...  비가와도 오늘은 걱정이 없다... 만반의 준비를 했으니...

준비가 되었다는 그 한가지로 구름이 먹장이던 어째든 맘은 편안하다...

산길 내도록 그 흔한 표지기 하나 없고.. 곳곳에 붙은 경고문 ... 벌금 어쩌고저쩌고.. 참으로 찜찜하고 별 볼일 없는 구간이다.
어제의 화려한 대간길 변신도 없고.. 굽이굽이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어제밤 텐트 속에서 지도를 보고 대충 짐작을 했지만 끝없이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차돌박이를 지나 하얀 차돌을 보고 이게 사진으로 봤던거구나 하고 나도 한 그림하고 .. 그때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점점이 오르내리는데는 ... 시원치 않은 무릎으로 오늘의 힘듦이 서서히 예고편을 지나 본격적인 장면으로 들어간다.

오르내림을 열 두어번 쯤 하고 나서 또 앞에 거대한 봉우리가 가로막는다.

지도상의 1261고지.. 넘고 내려가고..  

또 다시 1234고지를 넘어서 내리막길 200여미터 내려서서 다시 1261고지 치고 올라서.. 또 내려선다..  무릎이 아파서 여쯤에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국립공원 간판이 있고..

호슈바 님의 볼펜으로 적은 화살표... 계곡쪽 50미터 내려가면 물 있음.. 호슈바... 

반갑습니다. 호슈바님... 물은 많으니 계곡은 안갈랍니다....
하루종일 사람 그림자도 없으니 닉만 보아도 반갑다.. ㅎㅎㅎ

 

다시 1383봉...
죽을 힘을 다해 올라서니 1421봉의 두루봉이 길을 막는다...

 

이런 ..
오늘 된통 걸렸네..
어제 휘바람 불며 걷던 대관령길이 생각이 난다.
아이구 죽것다...

하루종일 먹구름 속에서 희뿌연 안개구름 속이니 전망도 없고 그저 앞에 수십미터 앞의 봉우리만 보이니...
한 봉우리 넘어서 이제는 ? 하고 보면 또 앞에 구름 속에서 거대한 놈이 턱 버티고 있고.....

안내판도 하나 없고 신경 써서 지도를 보지 않으면 어느 봉인지도 모르고 넘는다....
산 속에서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홀로 가고 하루종일 혼자여도 지겹다는 생각은 잘 없었는데
오늘은 내도록 그 생각만 하고 언제 끝나나를 생각하며 수없이 지도를 폈다가 접는다....

 

지도 ...
아무리 봐도 길은 줄지 않는다.
걸어야지 길이 줄지.. 알면서도 한 봉우리 넘으면 또 지도 꺼낸다.

다시 1234봉까지 죽 내려서고.. 또 1121봉까지 내려서기까지 작은 오르내림은 계속 이어진다. 아침에  동대산 오르면서부터 무리를 한 무릎은 결국 약을 먹게 만든다.

이 약을 먹으면 졸음이 쏟아진다.
수도 없이 많은 하품을 하고...  내가 생각을 해도 걸음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그저 꾸역꾸역 걸으면서 시간이 지나길 바라는 수밖에 다른 일이 없다. 노래를 부른다..

알고 있는 모든 노래들... 가사를 모르면 흥얼거리고...

 

그러다가 정다운 얼굴들을 생각을 한다.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알았던 모든 이들을 생각을 한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

하나 하나 기억 속 제일 가까운 사람들부터...
그때 했던 말들 그때 하였던 행동들...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이 좋은 산 속에서.........

언제 지나 왔는지 모르게 신배령을 지나고.. 드디어 국립공원 관리지역도 벗어난다..

 

입에서 쓴 소리가 또 나온다.
국립공원을 지나니 바로 표지기들이 나풀대기 시작을 하고 그리고 돌계단도 새로 만들어지고..
나무계단도 만들 요량인지 자재들을 산길 중간중간 가져다 두었다...

이렇다. 한 줄기 한 산에서 줄을 긋고 여기까지는 들어가면 안된다.. 하고는 한걸음 더 나가면 안전하게 등산을 하라고 온갖 시설물들을 만든다...

 

한쪽은 국립공원 오대산 관리공원....
한쪽은 동부산림관리청....

 

이런 자유의 나라 민주의 나라...  큰대 자 대한민국의 이중성이다.

그나마 반 잘라먹은 백두대간 길을 남한에서조차 이렇게 중간중간 토막을 내니....

대간길 잘라서 시멘트 만들고 골프장 짓고 하는 것보다 더 가슴아픈 현실이다.... 

 

표지기의 글 중 이런 표지기가 눈에 들어온다..
[뚫려라 대간길.. 북한까지...] 
쳇 웃기는 소리 ...
남한 구간이라도 좀 열어라..... 북한은 고사하고 라도..

 

산길의 분위기가 바뀌자 몸의 컨디션도 회복이 되는 듯 하다.
아침부터 쫓기듯 맘이 무거운 상태로 산행을 하였으니.... 여태 대간길 중에 가장 힘든 구간이라 할까.....

사람의 맘이 몸을 움직인다는 말이 참 맞는 것 같다.

만월봉..
표언복 교수의 구룡령까지 4시간 10분...이라는 표지가 땅바닥에 양쪽을 돌에 고여 있다...

4시간10분이라....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구나.

신발 벗고 점심을 꺼낸다.
역시 물 말아서 억지로 밀어 넣는다.

그리고 다시 사탕 한개 입에 문다...

 

가자 4시간 10분....
1280고지의 만월봉을 한참을 내려서서 다시 작은 오르내림을 하고 한 시간쯤 걸려서 1360고지의 응복산....

얼마나 헉헉거렸는지 목이 아프다..
물 꺼내어 한 모금하고 구름이 바람에 살짝 살짝 비켜설 때 그래도 한 컷이라도 찍어보려고 고개 빼고 기다리지만 포기를 하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는다.

 

가자...
오늘은 아무것도 안될 모양이다.....

응복산을 지나 다시 1281봉.. 1126봉.. 1261봉.. 1280봉... 마지막으로 약수산 1306봉을 지나 후식으로 잠간 오름 길 올랐다가 구룡령 1km 간판이 나오고 차 소리도 들리고 사람소리도 들린다.....

 

지겹게 오르고 내린 산길...

언제 다시 와서 걸어 온길 함 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약수산 내림 길의 계단은 무릎을 아예 부셔버릴 기세이다...

 

참으로 힘든 구간이었다. 몸도 마음도....

구룡령...휴게소 뒤편에 내림길이 끝이 난다.

 

오토바이를 준비를 하는데 한무리의 아주머니들 ....
화장실을 찾아서 분주하다... 그래도 오대산 화장실보다 나아서 여긴 장애인 화장실은 열려 있다. ...

하지만 변기가 분명 한 개 일거고... 대형관광버스에서 내린 많은 사람들...

구룡령 휴게소 대문은 아직도 꼭꼭 닫혀있고 대형버스는 길가에 주차를 하고는 사람들을 토해낸다.....

이렇게 큰 근사하게 만든 휴식공간을 어쩌자고 이렇게 하는지.....

결국 기다리다 못한 아주머니들 휴게소 건물 뒤로 돌아서 ...
또 짐승들이나 하는 영역표시를 ..아무데서나 한다... 남자도 아닌... 아주머니라 하지만 여자들인데...

강원도 국도변의 휴게소는 으슥진 곳은 조심해야 합니다.... 큰지뢰 작은 지뢰가 엄청 묻혀 있을 거니까.... ㅎㅎㅎ

 

한 무리 아주머니들의 우왕좌왕이 끝나고 다시 조용하다.... 나도 준비가 끝나 떠날 준비를 끝냈는데 건물 안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온다..

사장님이신가 하니 맞다고 한다..
그래서 오토바이 여기서 세워두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문 잠겨있는 곳에 들어왔으니..
대간을 하느냐고 해서 그렇다고 하니 들어와서 커피를 한잔을 하고 가란다..
시간도 급하고 이미 중무장한 옷차림이라 빨리 가고 싶다..
그래서 고맙지만 됐다 하고는 이 좋은 터를 왜 이렇게 잠궈 두고 운영을 하지 않으냐고 하니 이제 이 휴게소가 팔려서 곧 다시 문을 열거라고 한다.

 

아마 사정이 있어서 그런걸거라 생각을 했다. 아주머니는 맘씨가 참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말 몇 마디를 해보면 그 사람 인품이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면 문이라도 열어서 시설물을 이용을 하게 하면 어떠냐 했더니 많은 사람들의 뒤치다꺼리(쓰레기, 화장실 문제 등등)를 할 사람도 없고 할 여력도 없는가 보다.. 단지 이제 곧 다시 다른 사람이 문을 여니까 조그만 있으면 된다는 소릴 듣고는 안녕히 계시라 하고 다시 머나먼 진고개로 간다...

 

오토바이 타고 오는데 비가 온다...
또 비 맞으며 2시간을 운두령을 넘고... 굽이굽이 국도로 온다..
춥다.. 엄청나게... 찬바람 맞는 무릎은 시리다 못해 바늘로 찌르듯이 아파온다.... 온 몸이 어는 듯 하다....  참말로 이 짓 못하겠다.....

 

바람과 비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진고개 휴게소는 폐허같이 아니 아주 깊은 산 속 같이 정적에 쌓여있고.. 겨우겨우 오토바이 실어서 묶고는 엄청난 안개구름을 뚫고 내려와 진부 톨게이트로 들어서니.....

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맘 밖에 없다...

 

마침 걸려온 집사람 전화....

 

어딘데요..

 

응 이제 고속도로 들어선다..
한 12시쯤 집에 들어갈 것 같다..
밥 아직 안 묵었다. 묵으면 졸음이 올 것 같다...
밥 준비 해 놔라..

 

뭐 해 노꼬..?..

 

뭐 ..
어제 소 한 마리 못 잡아 묵었는데..
등심이나 갈비살 좋은 것으로 좀 사다 놔라..

 

밤에 고기 묵을라고?..

 

아침 댓바람에 일어나서 고기 굽어 묵는데...
밤에 와 못 묵노.....  파 재래기 좀 많이 해 놓고...

 

예..

 

막걸리 사 놔야지요?

 

당연한 말 말라고 자꾸 묻노?
운전해야 된다. 전화 끊어라....


 

하이쿠..
참 .. 잘났다.. 하루 종일 잘 놀다가 밤늦은 시간에 주문도 많다..
그래.. 니 잘났다.. 니 뭐뭐 굵다....

아마 그랬을거다.. 수화기 탁 내려놓으면서...  

  

 

 

 

 

산행을 마치고
구룡령에서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약 2시간 가량을 옵니다.

구룡령에서 내려서면 명개리가 있고 오대산 간판이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로 좌회전인데 조금 들어가면 오대산내면 매표소가 있고 이 길로 가면 1시간 30분 걸린다고 합니다. 바로 월정사 쪽으로 해서 나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길은 비포장이라 합니다..

 

그래서 길이 좋은?..  창촌 - 운두령 - 속사 - 진부 - 진고개.. 이렇게 갔습니다.

길이 좋은 대신 멀어서 시간이 약 2시간 정도 걸립니다...   대구에서 진부까지3시간 반 걸린다고 생각을 하시면 어마어마한 국도 길입니다.... 속도도 많이 못 냅니다. 길이 구불구불해서 위험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해서 진부로 나와서 다시 진고개로 가야 합니다... 진고개에 올라서니 비와 안개 로 인해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속에서 억지로 오토바이를 짐차에 싣고 진고개 출발을 저녁 8시 넘어서 했습니다..

벌써 휴게소는 완전히 문 닫아 걸었고 가로등 불빛하나 없고요...

 

그래서 열심히열심히 대구에 오니...  밤 11시가 훨씬 넘었데요..
지하주차장에 오토바이 내리고 집에 들어오니 11시 45분...

그 시간에 우리 네식구 소고기 굽고 애들 피자 시키고.. 난 막걸리에... 

우리 집은 그 시간이면 초저녁입니다.......

애비나 애들이나...  빌어먹기 딱 좋은 생활습관이지요?.....

새나라의 어린이나 어른이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요약:
진고개 휴게소는 저녁 해가 지면 장사 끝내고 불 다 꺼고.. 사람 그림자도 없습니다.
야영을 하기엔 딱 좋습니다. 주차장 아스팔트 넓고요..  단지 화장실과 물이 없습니다.
화장실은 아예 잠궈 버립니다.

그런 공공장소를 개인에게 임대를 하더라도 기본적인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임대계약에 특약을 넣는 게 상식이 아닌가 하는데 강원도지사는 좀 생각을 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강원도는 관광지입니다. 관광지에 손님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없습니다.....   오던지 말던지 볼게 많으니 어떻게 하던 가을 단풍철에 봄에 꽃피면 이렇게 해도 얼마던지 온다.. 그런 개념이면 언젠가는 망합니다....

 

최소한 가로등이라도 켜두었으면 합니다...

안개로 자욱한 진고개 정상 그 너른 광장에 불빛하나 없다면...
그게 관광지 고갯마루 휴게소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하다 못해 산골 마을 동네에도 가로등 하나쯤은 밤새 켜 둡니다...

 

구룡령 휴게소는 조만간 다시 영업을 한다고 하니 그곳을 이용을 하시면 될 것 같고요..

 

진고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도로이니 새삼 소개가 필요가 없고요..
구룡령 역시 그렇습니다.

 

진고개는 진부 톨게이트에서 내려서 오대산이라는 간판을 보시고 가면 됩니다.

구룡령은  속사 톨게이트를 나와서 이승복 기념관으로 해서 운두령을 넘습니다. 그리고 창촌을 목적으로 해서 계속 가다가 창촌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강릉방면으로 계속 가면, 22k쯤 입니다. 명개리가 나오고 곧 구룡령 정상입니다...

창촌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지 않고 직진을 하면 조침령의 쇠나드리로 갈 수가 있습니다... 다음 코스입니다...  지금 오토바이를 가지고 가나 어쩌나 로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 회수 작업이 너무 힘들어서 ... 젖은 몸에 찬바람 쐬며 오토바이를 타니 온 몸이 굳어져서 위험하기도 하고...

 

대관령 구간에서는
소황병산 못 미쳐서 게곡이 잠간 있습니다. 여기서 식수와 야영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대관령 나머지 구간에서도 물만 충분하다면 어디서든 야영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너른 초지 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텐트짓고.. 사랑하는 ... 뭐 그렇게 할 수가 있겠습니다...ㅎㅎㅎㅎ

 

진고개 - 구룡령 구간은 익히 아시다 시피 동대산 구간은 통제 구역입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표지기도 간판도 안내문도... 

진고개 매표소에서 길 건너보면 언덕에 계단이 있고 줄로 막아 두고 등산로 아님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등산로 아님 간판 뒤가 등산로 인 것은 다 아시지요?..

이 곳은 두루봉 가기 전에 오대산 국립공원 간판이 하나 있고 이 아래 계곡쪽에 물이 있다하는데 호슈바님 이 알림.  갈수기엔 확실하지 않다 하고요..
다른 곳에 샘터는 보지 못했습니다....

여름엔 물 2리터 이상은 가지고 가야 할 것 같고요..
이번에 전 2리터 가지고 가서 1.3리터 정도 남았습니다..

 

오르내림의 기복이 심한 구간입니다. 체력적으로 안배를 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만월봉에서 구룡령까지 표언복 교수의 안내처럼 정확하게 4시간 10분 걸렸습니다..

너무 정확해서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맞추려고 해도 힘들건데...

 

다음구간은 구룡령에서 한계령까지입니다...
이 역시 구룡령- 조침령은 기분이 좋을 구간 일 것 같고... 조침령 -한계령은 천근같이 무거운 맘으로 산행을 할 것 같습니다.....

나도 돈 많이 벌어서 벌금 턱 주고 맘놓고 산행했으면 좋겠단 생각합니다...  돈 욕심 없는데 이럴 땐 돈 필요하지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