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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0차 33- 35구간(한계령 - 미시령-진부령)

유유(游留) 2007. 11. 12. 16:32
백두대간 20차 33-35구간
(한계령 - 희운각 - 미시령 - 진부령)

일시 : 2005년 10월 27(목요일)-30일(일요일)

 

산행기록 :


1일차 일시 : 2005년 10월 28일 (금요일) 오전에 흐림 오후 개임.

  

구간 : 한계령 - 대청봉 - 희운각 (희운각산장 숙박)
산행거리 : 9.824km  GPS 측정거리
산행시간 : 06시40분 - 14:15(7시간35분)


 

2일차 일시 : 2005년 10월 29일 (토요일) 맑음. 바람이 세참.

  

구간 : 희운각 - 공룡능선 - 황철봉 - 미시령( 속초시내 찜질방숙박)
산행거리 : 13.036KM GPS 측정거리
산행시간 : 06시20분 - 16시50분(10시간30분)


 

3일차 일시 : 2005년 10월 30일(일요일) 오전에 바람. 오후에 맑고 화창

  

구간 : 미시령 - 상봉 - 신선봉 - 큰새이령 - 마산 - 진부령
산행거리 : 15.509KM  GPS 측정거리
산행시간 : 06시 10분  - 14시 27분 (8시간 17분)


 

 

후기

산행출발준비


일시 2005년 10월 27일 목요일 맑음.


구간 : 대구 - 홍천 - 한계령 주차장 차량실내 1박

 

저녁 9시 ...
9시 뉴스를 들으며 다시 고속도로를 들어선다.
이제 마지막을 향해서 가는 길이라 새삼 맘이 설렌다.
동명휴게소에 들러서 생수를 준비를 하고 단양 휴게소에 들러서는 차에 개스를 넣는다.

 

짐차에 오토바이를 싣고 다니다가 오늘은 원래 내 차를 가지고 가니 홀가분 하다. 설악산 구간은 차가 많기에 굳이 오토바이를 싣고 가지 않아도 되었다.

 

홍천 나들목을 나오니 시가는 어느새 밤 12시다.
다시 공사중인 국도 길을 어렵게 지나서 한계령 삼거리...

 

이제 마지막 길만 가면 된다는 생각에 안면 많은 한계령 산길이 그저 정답기만 하다..
장수대를 지나서 무릉도원 릿지 초입을 눈 여겨도 보고..
지난해 무릉도원 릿지 초입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던 일도 생각이 나고..

 

한계령 휴게소 교통초소 옆에 주차를 하고 미리 대구에서 자기 위해서 뒷자리를 세팅한데로 그대로 침낭을 편다. 한시간 쯤 잠시 잠이 들었을까...
붉은 교통 신호봉을 쥐고 나타난 이상한 사람....  나중에 보니 휴게소 노상에서 노점을 하던 사람이다..  이 사람이 차를 치우란다. 등산객 차는...

휴게소 문을 닫는다고 빨리 치우란다...


이런 ...

뭔 놈의 강원도 인심이 이리 사납나 싶다.. 새벽 3시에 다시 차를 휴게소 길 건너 점봉산 들어가는 입구 길 가 간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침낭을 끝까지 덮어쓴다..
강원도 휴게소마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듯한 인상이다.
참으로 인심이 어느 관광지보다도 더 좋지 않다는 인상이 대간 길 강원도구간 첨부터 끝까지 그런 인상으로 좋지 않다.

 

내 앞으로 강원도 갈 일이 일년에 십 수 차례 있을 예정인데 강원도 관광지 휴게소에선 500백 짜리 생수도 한 병 사지 않으리라 생각을 한다..

 

한겨울 폭풍같이 불어대어 흔들대는 차안 침낭 속에서 좋은 않은 감정으로 잠든다....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의 첫 날 밤에...


산행 첫날


2005년 10월 28일 금요일 오전에 흐리고 비 조금. 오후에 엄청 추움.

 

일기 예보데로 춥고 어둡고 바람은 70KG이 넘는 몸뚱이 굴러다니는 낙엽을 만들기 위해 윙윙 불어대고... 
참으로 정신 없는 아침이다.

 

침낭에서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차밖에 불어대는 바람은 엄청나다. 춥기도 한겨울 추위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다.

 

어쩔 수 없지..  가야지.. 그래야 끝이 나지.
당장 차 돌려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 
주섬주섬 어제 머리맡에 던져둔 빵 봉지를 열고 빵을 하나 꺼낸다.
냉장고에서 금새 꺼낸 듯한 두유 한 봉지에 스트로우를 꽂아 한 모금하니..
우.. 온 몸이 떨떨 떨린다....

 

길 가다가 아침으로 길가에 앉아 이렇게 먹다가는 당장 급체라도 할 것이다. 춥더라도 미리 먹고 가는 게 상책이다..

 

한계루 매표소..

 

아침 일찍인데 ..벌써 나왔습니다.

 

아.. 예.. 새벽 3시에도 표를 받습니다...

 

예?..  (역시 돈 되는 자리다.... 속으로)

 

수고 많이 하세요...

 

슬렁슬렁 느릿느릿 걸음을 옮긴다.
이제 3일 동안 걸으려면 무릎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 그저 아프지 않게 살살 가려고..
땀 없이 그렇게 한참을 가니...

뒤에서 두런두런 사람들 소리가 들리고..
이어 여자 2분과 남자 3분이 오신다.

한동안 뒤에서 따라 오시다가 어느 지점에 다리 쉼을 할 때..

 

아니 아저씨는 그렇게 슬금슬금 걷는데 우리보다 빠릅니까?..

 

예?..   안 빠른데요.. 저 천천히 걷는데요.. ㅎㅎㅎ

 

하늘은 온통 먹빛이다.  서북능 경치 좋은 곳이 먹구름으로 엉망이다.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더니 정말 그럴 모양이다. 비가 오기나 말기나 오늘은 비에 대해서 만반의 무장을 하고 왔다.
스패츠 오버트라우져 윈드재킷 다 껴입고 그 위에다 판쵸우의 덮어쓰면 비 들어올 틈이 없다... 

틈?.. 틈... 틈이 없네....  어느 광고 글이지...아마...ㅎㅎ

 

밤에 희운각 산장이 추울 것을 예상을 해서 동계용 폴라 겉옷 상,하도 준비를 했고 2일간의 식량보다는 보온에 신경을 많이 쓴다.
동계용 장갑에서 안면모까지...
그러다 보니 45리터 배낭이 빵빵하다...

 

그렇게 슬렁슬렁 걷다가 보니 어느새 끝청이다. 바로 옆에 있는 레이더 기지의 둥근 안테나도 보이지 않는다. 시계는 제로 상태이다.

 

중청대피소...
같이 간 서울에서 오신 성제3 동장님과 일행 분들이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신다.
난 속으로 지금 먹구름으로 안개가 이렇게 보호? 해 줄 때 대청봉에서 희운각 통제구간을 통과를 하려고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속 모르는 동장님 일행이 잡아끄는 바람에 어정쩡하게 대피소를 들어갔다. 가지고 간 4끼분 빵 밖에 없어 중청대피소 컵라면을 하나 주문을 했다.

 

동장님 일행 분들이 내놓으신...  먹거리들... 대구의 코스모스님이 생각이 난다... 왜 코스님이 생각이 날까?... ㅎㅎㅎ

 

엄청난? 음식이 앞에 차려지고..  보온병에 든 국물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  하시면서 내 앞에 도시락을 내 놓으신다. 한사람이 결석하는 바람에 그 사람 몫으로 남는 건데 무게 줄이라고...

원님 덕에 나발분다고 ...
사납기 그지없는 대청봉 정상아래 휴게소에서 점심 잘 먹고 나오니..
이런 예감했던 데로 날씨가 개이기 시작을 한다.
점심때쯤 되면 온도가 올라갈 거고 그러면 안개가 날라 간다는 계산이 맞다.. 
할 수 없는 일..

 

대청봉 정상에서 동장님 일행과 같이 사진을 몇 장 찍고 그리고 오색으로 잘 내려가시라 하고 다시 오던 길로 몇 발자국 돌아선다.   

 

예의 그 출입통제 구간 표지판...  슬쩍 그리고 민첩하게 침투를 한다...
좌측 아래에 중청대피소를 쳐다보면서..
저쪽 안에서 직원들이 제발 이쪽으로 보지 말기만 바라면서..
눈이 쌓여 미끄러운 길을 아이젠을 할까 하다가 그냥 내려선다..

무릎이 아프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다.

키 작은 철쭉도 그나마 잎이 싹 다 떨어져 버려서 내 가는 길이 훤히 보인다. 어서 내려서서 저 밑의 나무숲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오직 그 생각 만하고 후다닥 내려간다.

그렇게 내려서서 어느새 숲으로 들어서니 그제서야 한도의 한숨이 나온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대피소가 정면으로 올려다 보인다..

이리 저리 눈치를 살피면서 내려서다 보니 길이 이상하다..

계곡이 나타나고.. 오른쪽 죽음의 계곡 길을 피한다 는게 왼쪽 소청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만난다.

이런 다 내려와서 알바를 한다..
GPS 기계를 보니 한참 내려온 길이다. 다시 올라가려다가 무릎도 아프고..
소청으로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계곡을 건넌 것도 아니고 그냥 계곡 따라 내려가는 길이라 그대로 내려오기로 한다.
 
희운각..

아무도 없다. 이런 추운 날씨에..
산장지기와 이런저런 잠깐 이야기를 하고 산장 실내로 들어온다..

오후 3시..

모포 두 장을 가지고 와서 2층 침상에 드러누웠다.
산님 한 분이 들어오신다. 내일 공룡능선을 타고 금강굴로 내려가신다고 한다. 봉정암에서 올라왔다고...

그 싸늘한 산장 침상 위에 난 위에 그 산 님은 아래 칸에 그렇게 낮부터 얇은 담요 한 장 덮어쓰고 누웠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 도로 일어난다.

발도 시렵고...
도저히 추워서 안되겠다..

여분으로 가지고 간 모든 옷가지들을 다 꺼내었다.
양말 2켤레 . 팬티도 두 장 껴입고.. 동계용 폴라잠바. 오버트라우져 스패츠로 시린 발 감싸고...
안면모를 하고 ..
판쵸우의 꺼내어서 담요 위에 덮고...

그렇게 해서 담요를 완전히 얼굴까지 덮어쓰니 그제서야 좀 낫다.

잠시 그렇게 잤나 보다.

사방이 어둑해 져서 눈을 뜨고 나니 온몸이 한기로 떨린다.
어느새 산장 안에 4분의 산님들이 더 들어 계신다.

컵 라면을 하나 주문을 하고 뜨뜻한 라면 국물이 들어가니 조금이나마 한기가 물러선다...

이제 저녁 7시가 안되었는데 내일 아침 6시까지 어떻게 버티나 싶다.
할 일도 없고 할 것도 없어서 또 다시 판쵸우의 덮어쓰고 비스듬이 등기대어 어두운 산장 천청만 멍 하니 보고 있다.

 

잠시뒤..  전등에 불이 들어오고..

차라리 그냥 어둡게 두지..  그냥 그 어둠 속이 좋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누웠다. 그리고 판쵸우의를 또 덮어쓴다.

 

새벽에 몇 번을 깼는지 모르겠다. 산장 속의 그 흔해 빠진 코를 고는 소리도 없다. 모두들 자다깨다 하는 중 일거라..
그래도 난 동계 옷가지를 가지고 와서 많이 낫다. 그렇지 않은 저 산님들은 지금 말은 안 해도 엄청 추우리라....

  


 

2005년 10월 28일 (토요일) 오전 춥고 바람 심함 오후 안정됨.

 

5시...
일어났다. 화장실 가고..
입었던 옷가지들 챙겨 넣고..
그리고도 담요 두 장을 겹쳐서 둘둘 말아 감고 그렇게 꾸물대다가 6시가 되는 것을 보고 산장을 나선다..

 

산장을 나서는데 다시 GPS 건전지 갈아 끼우라는 경보가 들리고 또 꾸물꾸물..

바람은 정신이 없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다...
도대체 가을은 어디로 가고 벌써 겨울이 여기에서 놀고 있나.. 그런 생각  뿐이다.

조금씩 고여 있는 물들은 전부 얼어붙었고....
지난주 내린 잔설은 이제 겨울이라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것 같다.

 

발아래 천불동 계곡의 아름다움과 뒤돌아 대청봉의 양 날개가 웅장하게 들어서지만 장갑 벗고 카메라 꺼낼 엄두도 내지 않았다.

그냥 가자...
어제는 먹구름으로
오늘은 추워서... 그리고 바람에 몸이 이렇게 휘청거리니....  
양쪽에 절벽이라 정신 차리고 걷지 않으면 위험할 것같아 아무 생각없이 산길 걷는 것 만 충실했다.

공룡능선이야 수없이 드나들었던 곳이라...

왼쪽으로 가야동 계곡과 그 넘어 용아릉.. 오른쪽으로 범봉과 천화대..
늘상 바위 하면 떠오르던 설악의 기암들이 그대로 그렇게 서 있다..

 

다시 내가 설악을 들어왔구나...
오늘은 백두대간을 가기 위해 너를 지난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맘이 푸근해 진다.
날씨만 이렇지 않으면 얼마나 상쾌한 아침이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애꿎은 파란색 하늘만 자꾸 쳐다본다.

 

오늘은 공룡능선을 목적으로 한 산행이 아니기에 그냥 꾸준히 길만 간다.

어느새 1275봉이 나오고.. 봉우리 올라가는 바윗길엔 눈이 녹아 그 녹은 물이 얼음이 되어 빙판이다.
어제부터 스틱의 한쪽의 끝이 부러지는 바람에 걸음걸이가 영 불안하다. 그렇다고 스틱을 하지 않으려니 부실한 무릎이 아우성이고...

조심조심 정상을 올라서니 어느 산님이 한 분 계신다. 반가운 맘에 어디로 가시나 하고 물으니.. 희운각으로 가신다고...

다시 홀로 터덜터덜 걷는다.

마등령..
마등령에 몇 분 산님이 간식을 하시고..
또 눈치를 한번 슬쩍 보고 황철봉 길을 들어선다. 
마등령 지나 좀 가다보니 산님 한 분이 뒤 따라 오신다.

어디서 오셨나 하니 한계령에서 오셨다고.. 엄청난 주력이다.
이 구간을 난 2일에 끊었는데 ...

대전시청 산팀과 같이 오셨다고..
kbs에서 근무를 하시는데.. 알고 보니 홀대모의 똥벼락님 과도 잘 아시고..
그래서 같이 길동무를 한다. 난 무릎이 고장이 났고 그 산님도 장거리 산행길의 끝머리라. 서로 길동무하기엔 딱이다....

 

이렇게 해서 같이 산행을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와 함께 심심치않게...
그 유명한 황철봉의 너들에선 완전히 하늘보고 드러눕는 엎어짐도 당한다.
오른쪽 발을 너들바위를 헛디뎌서 넘어진다. 순간..

다리골절상을 입지  않으려고 몸을 옆으로 틀어 무조건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덕분에 완전히 하늘을 보고 바윗돌 옆 향나무 가지에 하늘보고 드러눕는 형상이 되었다.

등에 맨 배낭 덕에 찰과상 하나 없이 그대로 드러누었다..  버둥거리며 일어나니 같이 가신 산님이 놀라서 다치지 않았냐고 하신다. 걱정 마시라 하고 일어났다.

 

다행하게도 향나무에 엎어져서 그렇지 바윗돌 모서리에 걸렸으면 어디 부러졌을건데... 하는 생각도 했다. 너들을 다 내려와서 긴장이 풀려서 그랬나 보다. 너들이 끝 지점에서 그렇게 되었으니..

몇 발자국 더 가니 이제는 순한 길이다.

미시령 ...
휴게소에서 음악소리도 들리고..

이제 내일 하루만 하면 끝이라 생각하니..
미시령 그 난장판 휴게소 자리에서도 만감이 교차가 된다...
내일은 온통 정신 없이 어수선 할 것 같다. 오늘 여기 미시령 휴게소처럼...

 

산행을 마치고..
스틱을 접고 같이 내려온 산 님과 헤어지고 6시까지 미시령을 오신다는 똥벼락님을 보고 가려다가 다시 한계령으로 가서 차를 회수를 해야 하기에 어쩔까 하고 어슬렁거리다 보니 타우너 차량에 맘씨 좋은 60대 아저씨가 차를 세운다...

 

한계령 삼거리까지 가는데 태워다 준다고..
그 차를 타고 한계령 삼거리에 선다.
다시 지나는 택시에 합승을 하여서 한계령 정상에 선다.

한계령을 넘어 양양을 거쳐서 속초시내로 들어서는 길은 출근길 정체와 같다. 토요일이라...

줄지어 선 차량들의 번호 판을 본다..
강원도 차량은 간혹 눈에 띌 뿐...  전부 서울 경기도 차량이다....
여기서 서울까지는 길이 가깝고 인구가 많은 동네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속초시내에서 저녁을 하고 시내에서 가장 좋다는 찜질방 간다.
황철봉에서 넘어진 탓에 허리도 뻐근하고 오늘은 무릎도 무리가 많이 온 모양인지 많이 좋지 않다.

그래서 뜨거운 물에 찜질을 하려고..

더욱이 회사 생활연수관에 전화를 하니 예약 분이 캔슬 난 게 없어 방이 없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찜질 방으로 갈 수밖에...

 

세상에 ...
속초시내서 젤로 좋다는 찜질방은 업자 쪽에서 돈벌기에 젤로 좋은 곳이지..
객에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수면실엔 군대 막사 침상보다도 더 좁게.. 양계장처럼 좁디좁은 침상이고..
욕실도 대구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곳이고..
그저 장사하기엔 잘해 놓은 것 외엔..

그저 여기도 그냥 관광지구나 할 정도로 밖에 달리 .... 

  

 

 

2005년 10월 30일 일요일 맑음.  향로봉... 그 숙제를 언제 푸나...

 

미시령 고갯마루에 차를 세운다.
벌써 대형버스 한 대가 있고 자세히 보니 이제 막 출발을 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어디로 가나 싶어서 유심히 보니 역시 오늘 내가 갈 코스로 들어선다.
그 산님들 출발하는 것을 보고 화장실 들렀다가 다시 나도 산행 길에 접어든다.

예의 통제구간이라 먼저 산님들 가신 것을 보고 안전하게 출발을 한 셈이다.
 
한 시간 정도를 꾸준히 올라서 상봉 정상에 선다.

오늘도 아침 바람은 겨울 바람이다. 안면모를 하여 얼굴은 그렇게 차갑지 않으나 손이 시렵다.
어제 지나온 황철봉을 바라본다. 역시 만만치 않은 대간이다.

 

참 많이도 걸어왔다...
지난 5월에 지리산에서 시작한 대간 길..
몇 번 죽을 고비도 넘기고.. 끝이 없을 것 같던 길이 어느새 저 아래 아스팔트 도로가 보일 때의 그 반가움.. 

 

다시 길 앞에 서서 산 속에서 느낀 나..
세상 속에 지난 온 세월들의 두께에 대 한 느낌들....

 

아침부터 상봉 넘어서 신선봉을 바라보며 주저앉아 지난 길들을 하나 하나 생각을 한다.

짧지 않은 시간 속에서 틈 생기는 데로 길을 나서는 날 보고 때로는 원망도 하고 때로는 기분 좋게도 배웅을 하던 집사람도 생각이 나고..

음으로 양으로 뒤에서 도와주던 우리 바위 팀들의 회원들도 하나하나 그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 대구에서 진부령으로 온다고 했는데 전화나 한번 넣어봐야겠다...

 

여보세요?..
응..
그래..
낮에 두시쯤 도착하겠다..
그래 조심해서 와라..

 

그렇게 전화를 끊고..
또 금방 맘이 바빠진다...

 

오늘 산 속에서 느낌은 그냥 파장 끝의 시장 통이다.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다.

 

그렇게 어수선하게 신선봉을 넘고 다시 아침의 대형버스 산님 들을 본다.
대구 안내 산악회 산님 들인데 벌써 8차대간 꾼 들의 마지막산행이라 한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마산..
마산 들어서면서 알프스 산악회의 표지판에 홀대모 글들이 눈에 띈다.

반가운 대명에 나도 가지고 간 매직으로 대간 길 두 번째로 이름 석자 남겼다.
첫 번째 도솔봉 계단에서.. 오늘 알프스 대간 간판 위에..

 

스키장 리프트를 돌아 내려서 건물을 돌아서니 멀리 가족들과 바위사랑 팀의 회원님들이 보인다.. 

모두 같이 남은 대간길.. 
산책하듯이 그렇게 걷는다..

운해님의 전화..

주변에서 들려오는 축하 소리 ..
역시 어수선하다..

 

백두대간..
어줍잖게 시작을 해서 화려하게 막을 내린다..

횡설수설 너저분한 긴 글 읽느라..
수고로움의 시간을 보태주신 산님들 모두..
건강하고 늘 행복하시길.. 

 

오늘 진부령 비석 앞 차려진 제단 앞에서
기원해 본다...


 

 

대간 길 마치며..

 

여러 가지 소회가 많겠지만..

이 길 끝까지 갈 수 있게 이해와 사랑으로 도와 준 집사람과 아들과 딸에게 20편 이 글을 드립니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