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낙남정맥(완료)

낙남정맥6차(한티고개 - 여항산 - 발산재)

유유(游留) 2007. 11. 12. 16:47

낙남정맥 6차
(한티고개 - 서북산 - 여항산 -발산재)


 

 

2006년 5월 17일 수요일(흐림)
도상거리 : 24 KM
GPS 거리 : 23.136KM
산행시작 : 7시25분
산행종료 : 18시 25분(11시간)

 

찻길 : 
군북I/C - 군북읍 - 반성면 - 2번국도 - 발산재(오토바이하차) - 2번국도 - 79번 국도 - 한티고개 주차 - 산행후 발산재도착 - 오토바이로 한티고개도착 - 오토바이 상차  - 함안읍 - 가야읍 - 함안T/G -대구도착


 

 

 

후기 :

  오늘과 내일 2일 연속 산행을 나선다. 사무실 숙소에서 새벽 5시 40분에 출발을 하였다. 군북면을 지나 이반성면으로 향한다. 국도이고 아침 일찍 이라 속도를 내어도 무리가 없다. 반성면을 지나서 잘 만들어진 2번 국도를 타고 간다. 잠시....

 

수발사가 있는 발산재에 도착을 하였다. 신길 옆으로 구길이 있는데 이리로 들어가서 수발사 입구 약수터 정자 기둥에 오토바이를 내려서 묶어두고 다시 운전을 하여서 진동으로 들어간다.

 

진동에서 79번 국도로 진입하여 10분만에 저번에 하산 한 한티고개의 진고개휴게소에 도착을 하였다.

휴게소 식당을 힐끗 보니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매식을 할 수 있나 들어간다.

 

[아주머니 식사됩니까?.]

 

(야..되지여..)

 

[그럼  뭐가 빨리 됩니까 ?]

 

(뭐를 주꼬..  마...  정식 묵을란교?)

 

[예  그기 빠르면 그거 주이소..]

 

잠시후..

 

고등어 자반 하나 얹은 밥상이 나온다...

먹성이 깔깔하진 않지만 참 먹을게 없구나 싶었다. 고등어 자반을 젓가락
으로 뜯어면서 이거 먹고 괜찮을까... 하고 생각을 한다...

 

후다닥 먹고 스틱을 빼들고 들머리를 들어서서 부지런을 떨어보지만 천근같은 다리는 메롱 하고 놀리는 것 같다. 아침부터 줄줄 흐르는 땀을 보니 방수공사도 안되었는데 물 들어부은 것 같은 형상이다.

 

대부산 정상에 서서 갈길 조망해 보고 있는데 웬걸.....
그 놈의 고등어 자반이 드디어 말썽을 일으키네...

 

팔뚝부터 간질거리더니 급기야 올룩볼록해 진다. 살결이.. 이런 두드러기네..
생선 튀긴 것 잘못 묵으면 항상 두드러기가 생기는데 오늘 아침 고등어 자반에 딱 걸렸다. 이번 달 들어서 벌써 두 번째 두드러기이다. 어릴 적에 고등어 먹으면 무조건 두드러기였다. 그래서 어머님께선 우리 집에선 고등어 먹지 말자고 선언을 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그런 현상이 없어졌는데 이제 다 늙어 새로 이런 현상이 온다...

 

내가 내 몸을 아는바....
어떻게 하나.. 벌써 올라 온지 한시간여 가 되고.. 여기서 내려가자니..
일단 가면서 생각을 하자. 가다가 정 안되면 갈밭골에서 탈출을 하자 ..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간다. 마침 전날 얼려둔 물을 가지고 있어서 가다 쉴 때마다 부풀어올라 가려운 곳은 얼음을 대어서 식혀주었다.

다행이 더 이상 번지지를 않아서 그만그만하게 간다.

 

서북산 오름 길에선 몸이 많이 풀려서 쉽게 넘어선다. 멀리 여항산이 보이고. 주변의 조망은 잡목 숲 속에 갇혀 좋지는 않다. 하지만 멀리 보이는 산동네는 참으로 아늑하고 평화롭다.

 

숲이 깊어 온갖 새들의 천국이다.  그 지저귐이 좋아 가던 걸음 멈추고 듣는다. 가까운 곳에서 딱따구리의 나무 파는 소리에 뻐꾸기 소리 . 산비둘기의 구구 거림과 작은 새들의 짹짹소리...  �� 거리고 후두둑 뛰어 오르는 장끼..  이 모든 게 흐르는 바람소리와 함께 그 어느 고운 음율 보다 더 아름다웠다. 

 

서북산 경사를 내려서자 다시 오르내림의 시간이 한참을 지나고..

여항산 바위를 바라보고 잠시 앉아 물 한모금 하는데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산에 들면 전화기를 꺼 두는데 오늘은 잊어버렸더니 전화벨소리가 난다.

 

(어디고?)

 

[예. 여항산구간 하고 있습니다...]

 

(그래 ..)

 

(오늘 야간 암벽장으로 좀 와라. )

 

[예?]

 

(산악회 일로 의논을 좀 할 일이 있다..)

 

[낼 한구간 더 해야 하는데요........]

[알았습니다. 가지요. 좀 늦더라도 기다려 주이소..]

 

그렇게 하고 전화기를 끈다.

내일 7차 구간을 하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몸 상태도 좋지 않고.. 내려가야겠구나.

 

올 겨울 만들어 운영중인 산악회가 보기보다 일거리가 참 많다. 다들 내 마음 같지가 않아서 그런가... 이런 저런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조직이 된다는게 참으로 힘든 일이구나..  나는 정치 같은 것은 천생에 못할 것 같지 싶다.
조그마한 산악회 살림 하나 제대로 꾸려가지도 못하고 벌써 몸살이 나는 것을 보니 이런저런 수단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그래 가보자 뭐가 문제인지...  문제가 생기면 풀면 되는거고..  이런저런 생각을 빨리 버렸다. 그냥 산 속에선 산만 생각을 하려고.. 그리고 전화기의 전기를 끊어 버렸다.

 

여항산 오름 길의 바위를 잡고 잠시 낑낑대고 나니 사방으로 시야가 트인다. 때마침 햇볕도 든다. 하루종일 흐린 속이더니 여항산 정상을 서니 햇빛과 함께 시야가 넓어지니 가슴까지 다 후련하다.

 

서서히 날도 더워지고 몸도 간질거리는 것 같아서 잠시 팬티바람이 된다.
하루 왼종일 사람그림자도 없는 산 속이라.. 
여항산 정상에서 팬티만 걸친 채 몸을 말린다.

 

가지고 간 짧은 바지로 갈아입고 점심을 먹는다. 카스테라 빵 한 쪽..
우유를 마시면 소화를 시키지 못해 물과 함께 먹고 나니 뭔가 허전하다.
한국사람들의 밥심이 얼마나 큰지... 역시 빵은 좀 허전하다. 이제 나도 토종이 완전히 되는 모양이구나..ㅎㅎ 전에는 빵으로도 되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갈길 바라본다.

멀리 미산령 임도 길이 구불구불하고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은 듯하다. 여항산까지 그렇게 좋던 숲길이 서서히 가시덤불이 섞인 잡목이 나오더니 산길도 돌이 많아서 조심을 하며 간다.

 

큰정고개에서 부터 산길 옆으로 임도가 계속 따라온다. 임도로 가고 싶은 유혹은 멀리하고 산길을 고집을 하지만 잡풀로 길의 흔적이 많이 사라진다.
간간히 소나무와 잡목을 잘라 정리를 하지 않아서 여기저기 장애물이 되고 여태 좋던 그런 길에서 갑자기 길이 험해진다.

 

아무래도 정맥꾼들이 어지러운 등로 길을 버리고 임도를 이용을 많이 하다가 보니 본래 길이 많이 없어지는 듯 하였다.

임도 가  끝날 무렵에 등로가 너무 험하여 잠시 임도로 내려선다.
하지만 이게 실수다. 끝까지 정맥 길로 가야 하는데.. 임도로 한 5분여 가니 길은 월산리로 빠지기 위해 180도로 꺽여서 내려가고 난 산길로 다시 올라서야 하는데 길이 없다. 할 수없이 310봉을 보고 무작정 올라서는데 이런 ... 완전히 가시덩쿨로 막아선다. 결국 반바지 차림의 종아리와 반소매 차림의 팔뚝 등이 가시로 할퀴기 시작을 하더니 온 몸에 실핏줄이 만들어진다.
허둥지둥 310고지에 올라서서 정맥길 리본을 보니 마음이 놓이고 그때부터 몸이 가렵기 시작을 한다.

 

두드러기가 가시덩쿨의 가시로 인해 다시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 송화가루가 온몸에 배낭에 노랗게 쌓여있고...  정신 없이 긁는다. 정말 정신 없이 가렵다. 특히 송화가루 영향인지 피부가 장난이 아니게 부어 오른다.   잠시 넝쿨 피하려고 임도 택했다가 된통 혼난다. 그러니 사람은 길로 가라 했거늘.... 

빨리 탈출을 하자... 그렇게 해서 부지런히 간다. 금방 일 것 같던 산길이 꽤나간다. 아마 몸이 편치 않아서 그런 느낌이 더 든다.

 

발산재 휴게소 가 눈에 들면서 길고 험한 길은 그렇게 마감을 한다.

수발사 입구의 약수터에서 앞개울에 몸을 담군다. 저녁 해가 떨어져서 그런지 날이 꽤 차갑다. 가려움에 몸을 담구었지만 사시나무 떨듯 떨린다.
하지만 피부는 좀 진정이 되는 것 같다.

대충 씻고 닦고 오토바이 타고 진영으로 간다.

땀으로 냄새 밴 몸에 병원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약국에서 알러지 약 아무거나 하나 달라고 해서 한알 먹을 거 두알 먹었다. 무식하게..

 

다시 오토바이 차에 싣고 대구로 간다....   가는 길에 함안 톨게이트에 오토바이를 내렸다. 대구 다녀오면서 다시 싣고 가면 되니..

 

내일 한 구간 가지 못함에 다시 맘이 섭섭해진다.
성격이 더러워서 계획했던 일이 안되면 괜히 섭섭해진다...

 

괜한 일을 해서 어떻고 저떻고... 혼자 운전대 잡고 궁시렁 거리면서 대구 암벽장으로 간다. 산악회원들이 그곳에 있으니...  

 

 

 

찻길 :
역시 대중교통을 이용을 하지 않아서 개략적인 설명만 하겠습니다.


 

한티재

(진고개휴게소, SK주유소)는 저번 산기에서 설명을 한데로..
남해고속도로 함안나들목에서 나와서 가야읍을 지나 진동방면으로 직진 . 함안을 지나서 10분 정도 진동방향으로 가면 나옵니다. 찾기는 아주 쉽습니다.
마산시내 쪽에서 오시는 분들은 진동으로 오셔서 79번 도로 가야 함안을 보시고 오시면 됩니다.

 

한티재에는 진고개휴게소 간판이 서 있고 아침 7시쯤에 식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매점도 있습니다. 화장실도 물론 있고요. 주차장이 넓어서 자가차량운전자들은 편리 할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으로 한티재에서 진동 방면으로 대략 500미터 정도 내려가면 마산 시내버스가 다니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발산재:

발산재는 2번 국도로를 확포장하여 구길과 신길이 같이 있는 곳입니다. 진주 방면에서 오시는 분들은 진성이나 문산 나들목에서 내려서 2번국도로 죽 오시다가 진주 수목원을 지나면서 찬찬히 오시면 발산리라고 신길에서 구길로 빠집니다. 그리고 들어오시어 재로 올라서면 발산재입니다.

 

마산 방향에서는 국국마산병원을 지나서 좀 오면 고성 가는 길과 진주 가는  길로 나뉘어 지는데 진주 가는 길로 들어서서 대략 10분정도 오시면 발산재입니다. 한티재나 발산재 두 곳 다 찾기가 아주 쉽습니다.

 

발산재 다음코스 입구에 수발사 입간판이 있는 이 안쪽에 개울이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약수터도 있고 정자도 있습니다. 비박을 하실 분들은 이곳을 권해 드립니다. 한 구간 끊고 다음구간 입구이니 딱 금상첨화입니다.
씻을데 있고 . 물 마실데 있고 . 잘데가 있으니 호텔급입니다. ㅎㅎㅎ

 

발산재는 대중교통을 이용을 하시기가 불편하실 것 같았습니다. 4차선 도로에 차가 많아도 고속도로 수준으로 차량들 속도가 빠릅니다... 진동 택시를 이용을 하시던지 반성 택시를 이용을 하시던지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산길;
한티재에서 약간 경사를 한 20분 정도 오르면 90도 꺽여지면서 능선길을 좀 걷다가 다시 내림 길.. 이후부터는 오르내리면서 갑니다. 여늬 산맥과 같이...  단지 여항산 까지 길은 아주 순합니다. 숲 속 길이라 편하고 아늑하고 참 좋았습니다. 여기 까지는 비단길입니다.

 

여항산을 넘어서면서 돌길과 가시넝쿨 , 쓰러진 소나무와 잡목 등등으로 해서 아까와는 정 반대의 길입니다. 오르내림도 보다 심해지고..
오전에 체력을 아끼어서 오후에 여항산을 넘어선 구간에서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임도를 이용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임도 5분 타고 가시덩쿨 빠져나오느라 거의 40분 가량 없앴습니다.... 

 

하루종일 사람 그림자도 못 봤습니다. 그리 깊은 산중은 아니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완전히 산짐승 되어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