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낙동정맥(완료)

[스크랩] 낙동정맥16차(경부선지하통로- 사룡산 - 우라생식마을 - 당고개)

유유(游留) 2015. 5. 12. 15:45

낙동정맥 16차

(경부고속도로지하도{경주시 서면 아화2리}-사룡산(밀양기맥분기점)-우라생식마을-당고개)

 

 

일시 : 09년 10월 20일 화요일 맑음

코스 : 경부고속도로지하도{경주시 서면 아화2리}-사룡산(밀양기맥분기점)-우라생식마을-당고개

거리 : 18.7km gps거리

시간 : 08시 - 15시 00분

 

 

산행에 들기도 전에 경주 아화리에서 철길을 건넜다가 되돌았다가 여러번 한다.

들머리를 찾지를 못한 채 이리저리 왔다갔다한다.

 

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고.. 지명을 모르니..

저번에 산행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나오면서 택시기사와 이야기를 하느라 잘 보지를 못한 탓이다.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서 어찌어찌 해서 골목길로 접어 들어가니 안면이 있는 길이 나타난다.

평일 아침 다른 사람들 다 일하러 가는 시간에 무슨 날궂이 인지...

혼자 혀를 끌끌 차면서 소로 옆에 바짝 붙여 지은 농자재 창고 모퉁이에 차를 붙인다.

마을 아주머니가 지나가며 이리저리 차를 붙이는 나를 보고 한마디 거든다.

 

[아 ... 조쪽에 빈 공간 이 있는데 그다 갖다 붙이지 와 그래 힘들게 하능교?..]

 

(예.. 그쪽엔 창고 문이 있어서 혹시 낮에 창고 쓸 일 있으마 이게 갈거치지 않겠심니까..)

 

[아 그란교?... 그라고 보이 그라네..]

 

스틱을 내서 뽑는데 이놈도 말썽이다. 결국 쪼그려 앉아서 한찬 조물락거리고 나서 응급조치를 한다.

아침부터 걸그치는게 와이래 많노.. 혼자 또 궁시렁 거리면서 경부고속도로 지하 통로를 걸어 들어간다.

머리 위에선 차들이 윙윙 거린다.

 

한 시간여를 편안히 간다. 들길 논길 따라서 오솔길 이 펼쳐지고 야트막한 언덕 오름길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바람이 불어서 몸이 추워 가지고 간 남방을 하나 더 꺼내 입고 휘적휘적 걷는다.

 

어제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온갖 일들에 치여 머릿속이 복잡하다. 지난 주 내내 머리를 괴롭히던 일들이 결국 토요일 늦게 나타나서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에 전화도 하고 이리저리 하고 나서 오후에 되니 몸도 마음도 참 안 좋다.

내일 경찰서에 가 볼일이 있는데 좀 미루었다. 까짓거 경찰서가 어디로 옮기는 것도 아니고 내일은 무조건 머리 좀 식혀야겠다.

그 생각을 하고 대장에게 이야기를 하고 연차휴가를 내었다.

마침 연차휴가도 11월 까지 다 쓰라고 독촉장도 날라 오고 하니..

해서 평일 아침에 산에 들었다. 원래는 토요일 하려고 했는데 비 온다고 안가고.. 일요일은 일 있어서 안가고..

결국 오늘 오게 되었다.

 

사룡산.....

밀양기맥 갈림길에 서기 전 까지 참 여유롭다. 아침 쌀쌀한 찬공기 빼고 나면 더 할 나위없이 조용하고 좋았다.

아직은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질 시기는 아니지만 푸른색 잎의 색이 점점 바래져 가고 있음이 눈에 확연하다.

성질 급한 몇 놈은 벌써 노란 색으로 물들어간다. 곧 낙엽이 될 것이고..

 

이제부터 가을 산꾼들의 낙엽 밟는 소리가 온 산을 울릴것이다. 겨울을 준비하는 작은 짐승들은 산길에 떨어진 도토리 하나라도

 더 부지런히 주워 모을 것이고..

동면이 필요한 친구들은 먹성 좋게 열심히 먹어 댈 것이다.

 

산속에 큰 동네가 눈에 들어온다. 사룡산에서 내려서기 시작을 하니 온통 산 하나 아니. 사룡산 전체가 생식마을이란다.

마을에서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시멘트 일을 하는데 남자는 둘인데 여자들은 꽤 많다.

얼굴 혈색이 모두들 깨끗하고 맑게 보인다.

하긴 생식으로 사는 사람들이니.. 우중충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저기에 서 있는 돌 비석과 간판들을 보니 아마 기독교인 들이 모여서 생식으로 살아가는 공동체 마을을 만들었는가 보다.

조용히 마을을 빠져나와 오름길을 끙끙거리며 오르는데 석탄을 때는 기차 화통 같은 꽥 소리가 나더니 쒹쒹 소리와 함께 투두두둑 거리는 소리가 난다. 얼른 고개 들어보니 까만 암멧돼지 한 마리가 살이 통통하니 오른 배를 출렁이며 나를 피해 달아난다.

송곳니가 없으니 암놈인건 맞을 거고.. 그냥 중돼지 정도 된다..

고기 좋아하는 내가 눈이 번쩍 띄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입에 침이 고인다.

멧톳이 좀 질긴데.. 연화제 넣어서 보들보들 하게 만들어 구어 먹으면 좋은데..

머릿속에 그런 생각이 나면서 바비큐 틀이 눈앞에 쓱 지나간다..

(.. 요즘 고기를 좀 덜 먹었나..... )

 

올라온 만큼 내려간다고..

정맥 특유의 오르내림이 시작이 된다.

우라생식마을을 넘어 고랭지 상추밭을 지나니 그림 같은 억새밭이 나타난다. 역광을 받은 억새가 바람에 이리저리 춤을 추는데 정말 혼자보기는 참 아까운 경치이다. 좀 떨어진 오봉산 정상은 주사암이 바위 아래에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꼭 용아장성에서 본 봉정암 같다는 생각도 든다. 참으로 장관이다...

카메라를 딸애가 쓴다고 가져가서 친구 빌려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맥길 처음으로 카메라 없이 나선 길이어서 사진을 담을 수도 없었다..

 

가사령에서 부터 여기까지 길이 좀 난하다 했는데 오늘은 참으로 예쁜 길에 서 있는 것 같다.

지나온 몇 개 구간이 시장통 이라면 여기는 그래도 여기는 산 다운 맛이 나는 곳이라.. 혼자 즐기기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갈대의 공연을 보고 내려서는 길에 뭔가 또 꽥 거린다. 그리곤 내 쪽으로 잠시 보더니 옆으로 빠져 내려간다...

이번 놈은 아까 놈보다는 좀 깔깔하다... 덩치가 아까 놈의 배는 될 듯하다. 어깨쪽으로 흰색 줄무늬가 있다.. 숫놈인가 보다. 제 딴에 한 덩치 하니 .. 날 올려다 보더니 옆으로 유유히 간다... 자식이... 나도 한 배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데.. 속이 좀 서늘하다..

이번 놈은 덩치가 있어서 만만히 볼 놈이 아니었다.. 달려들면 이길 재간 없다... 이 산속에 아무도 없는데.. 순간적으로 주변의 나무를 쳐다보니 타고 오를 나무도 없었고.. 모두들 가느다란 상수리 나무들 뿐이니..

 

어째든 나는 만물의 영장이고 지 들은 까불어 봐야 멧톳이다.. 힘으로 안되면 정신력... ㅋㅋ

죽을려면 뭔 짓인들 못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살 내려선다.. 가끔 스틱도 한번씩 때려가면서.. 아무 쓸데없는 짓이지만.... 만물의 영장이고 송장이고.. 정신력이고 뭐고 간에 달려들면 그냥 떠 받히는데... 뭔 빽을 믿고 이러는지..

한참을 내려서니 목장이다..

 

빈 목장.. 철망만 요란하게 산 정상까지 둘러쳐져 있다.

목장이 비어 있으니 멧톳들이 여기를 아지트로 삼았나 보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럴 수도 있을거다.. 가축사도 있으니.. 안성맞춤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

 

오늘은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그리 피곤하지가 않다. 아니 길이 깔끔해서 그런지 별로 피곤을 느끼지 못했다.. 목장을 넘어 쉼 없이 걷는다.. 몇 봉우리를 넘었는지 오르락 내리락 대간길이나 정맥 길이나... 멀미 날 정도로 오르내린다.. 눈앞에 거대한 산 하나가 들어온다... 아마 단석산 이리라..

어쩌나 저걸 넘어서 메아리 농장까지 가나.. 여기서 끊나.. 가던 길 멈추고 지도를 꺼낸다.

어차피 메아리 농장을 가도 .. 여기서 끝을 내어도 다음구간은 외항재이다..

그만 가자.. 내일 또 근무를 해야 하니.. 오늘은 여기서 끊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내려서니 저 멀리서 버스가 온다.. 아무리 뛰어간들 저 차는 못 탈 것이고..

 

전화를 내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직원에게 좀 와달라고 하니 금방 온다고 한다. 전화기 끊자 마자 바로 경주 시내버스(355번)가 온다.. 얼른 올라타고..

다시 전화를 해서 직원보고 오지 말라고 하고 아화로 간다...

오늘 한 구간 공짜 먹는 기분이다...

 

 

부연

산길 :

아화2리 마을을 지나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를 하자말자 곧바로 고속도로 갓길면에 바짝 붙어서 오릅니다.. 잠시 고속도로를 따라서 가다가 좌측으로 경운기 길로 접어들면 참으로 호젓하고 편안한 길이 한 시간 가량 갑니다.. 누렇게 익은 들판을 보며 오솔길을 걷다가 보면 경주시 서면 아화리 와 서오리가 지나가고 길은 서서히 오름길로 변합니다.

급격한 오름길이 아니라 시원하고 올라갑니다..

 

한참 올라가면 밀양기맥과 사룡산 낙동정맥을 알리는 스텔리스스틸의 표지판이 있습니다..

부산성 방면으로 내려서도 되고 전 gps가 가르키는 데로 사룡산으로 좀 가다가 우라생식마을 농장 뒷편으로 붙어서 갔습니다.. 그게 정확한 정맥길 인가 봅니다.

그렇게 해서 우라생식마을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계속 나가면 아스팔트 국도가 나오고 이내 산으로 올라가는 표지기가 무수히 보입니다. 또 올라가야지요..

아스팔트 도로가 숲재 인가 봅니다..

 

오름길 올라서면 임도와 산길이 번갈아 만납니다. 주사암 표지가 붙은 임도와 계속 만납니다.. 정맥꾼들은 산길로 가시고..

그렇게 가다가 보면 고랭지 채소밭이 나옵니다.. 매봉산 이나 대관령에 비하면 쨉도 안되지만... 가만히 보니 적상추 이더군요.. 상추 좋아하시는 분은 몇잎 따서 점심 먹을때 같이 곁들면 좋겠더만요.. 전 원래 상추 보기를 길바닥 돌멩이 보듯 하는 사람이라..

 

어두목장에서 길이 정맥 따라서 갈 수가 없을 정도로 목장주변에 전기가 통하는 철조망을 둘러쳐 놨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목장에 동물들은 없는 것 같고 목장은 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전기 철망은 새것 인 것 같습니다..

어째든 어두목장을 향해 내려와서 경운기 길 (목장길)에서 곧바로 직진이라는 개념입니다.. 직진으로 내려와서 다시 직진으로 치고 올라서야 합니다... 이리저리 길을 피해서 올라서시되 개념은 직진이라는 것입니다. 경운기 길에서 곧바로..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올라서면 좌측으로 꺽으면서 651봉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651봉정상에서도 가시철조망은 계속 됩니다. 무지막지하게 철망을 둘러쳐 놨습니다... 관리도 하지 않고..

분위기가 아주 어두운 어두 목장?입니다..

 

이후 오름짓 두 번 내림짓 두 번을 하면 당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당고개 도착 직전에 앞을 보시면 단석산이 어마하게 다가옵니다.. 저걸 어떻게 넘나 .. 그 생각을 하면서 내려왔습니다...

 

 

 

찻길..

 

출발지..

대구 - 영천 (경부고속도로) - 아화 (국도)

 

차량 네비게이션에 아화2리 경로당을 찍으시면 됩니다. 경로당이 나오면 그 길로 계속 직진 하시면 창고가 보이고 이내 경부고속도로 굴다리입니다.

차량 주차는 창고 옆.. 도로가에 바짝 붙여서 주차를 하시면 될 겁니다.

 

경주 서면 아화리..

 

경주 서면 치안센터(경찰파출소)에서 서오리 쪽으로 들어서서 철길 건너서 바로 우회전 하시면 됩니다. 우회전 하셔서 골목길을 가는데 모르면 무조건 묻습니다.. 골목이 좌로 우로 좀 합니다.. 그러니 네비게이션 찍으실 때 위에 주소로 넣으면 됩니다... 버스는 못 들어갑니다.

 

걸어서는 시간10분-15분 거리1킬로미터쯤 됩니다..

 

당고개에서 건천으로 경주시내버스를 타고 내려와서 건천에서 아화 서면 치안센터 앞까지 오셔서 걸어서 10분 정도 하면 차를 회수 할 수 있습니다.

 

당고개 - 건천 차비 1500원(30분 정도 배차간격 )

건천 -아화 1500원 (15분 정도 간격 배차 )

 

운전기사에게 들은 정보입니다.

당고개에 휴게소가 있어서 그 쪽에 서 있으면 경주로 가는 경주 시내버스가 산내 쪽에서 내려옵니다.. 약 30분간 간격이라 합니다.

건천에 와서 차에서 내려 바로 길 건너 정류장에서 아화 가는 경주시내버스 타면 됩니다.. 건천서 아화까지 약 10분정도.. 배차간격 평균 15분 정도라 합니다..

 

낙동정맥 중에 차량 회수가 좀 쉬운 편입니다.. 택시로는 2만원 달라고 합니다.

건천이나 당고개에서 경주로 바로 갑니다.. 경주에 가시면 열차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등 차편이 많습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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