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기맥지맥/호남정맥(완료)

[스크랩] 호남정맥 10구간(방축리 - 방아재)

유유(游留) 2016. 2. 14. 00:21

호남정맥 10구간

(방축리-봉황산-서암산-무이산-과치재-연산-방아재)          



일시 : 2011년 1월  2일 일요일 맑음

행정 : 전남 순창군 금과면 옥과면

구간 : 방축리-봉황산-서암산-설어깨산-무이산-과치재-연산-방아재                   

거리 : 지도상 : 18.8 km     gps 실거리 : 24.5 km

시간 : 08:25- 17:05(8시간30분)


출처 : http://cafe.daum.net/uusanbang




        산봉우리 하나 넘어서 다시 오름길을 오른다. 선두가 만든 길을 뒤 따라 가면서도 이리 힘이 든다.


서해와 전라도 지방으로 눈이 많이 내렸다. 덕분에 오정자재에서 방축리까지 구간을 빼 먹은 채로 방축리에서 방아재 구간을 먼저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차례데로 가지 못하고 한 구간을 1월 중순에 하기로 하고 미리 뒷 구간을 당겨서 하게 되었다.


발목 까지 빠지는 눈 속을 힘들게 오름 짓을 한다. 오늘 구간은 만만치가 않다. 눈이 없으면 종일 평범한 산의 오르내림이 될 것인데 눈으로 인해서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2010년 연말...  31일과 1일. 2일까지 연휴로 쉬게 된다.  12월 말경에 발령을 받아서 정신없는 인수인계에, 해를 넘기면서 안 되는 업무를 처리를 하다가 보니 어느새 연말이다. 30일 마지막 예산을 결재를 하고 예산처분은 31일에 직원에게 하라고 업무지시를 하고 나는 휴가를 내었다. 내 역할은 끝이 났기에 편하게 휴가를 내었는데...


일기예보는 서해, 전남지방으로 대설이 온다고 한다. 오정자재에서 방축리까지 한 구간을 혼자 하고 바로 이어서 동호회 산악회를 따라서 방축리 - 방아재를 하려던 계획은 결국은 포기를 하게 되었다. 

대간을 시작으로 여태 1대간 9정맥을 가는 중에 중간에 잘라서 나중에 땜방으로 하기는 처음이라. 못내 찜찜한 마음이다.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 별것도 아닌 것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니 잘라 먹고 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 그렇게 위안을 해 버린다.


편안하게 버스에 올라서 첨보는 사람들과 같이 오늘 목적지로 간다.

방축리 도로에 내리고 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 경상도 지방보다 눈이 훨씬 더 많이 온 것이다.

경상도 쪽도 올 겨울 시작을 하면서 간간히 눈을 내렸는데 전라도 지방에 와서 보니 경상도 눈은 눈도 아니었다.

보통 때처럼 간단히 시작을 하였는데 10분 20분이 지나면서 스패츠와 아이젠과 스틱.. 가지고 간 장비들이 하나 둘씩 배낭에서 나오기 시작을 한다. 안면모 도 나오고 ...점점 중무장이 되어간다.


몸에 붙은 여러 가지 장비들로 오름길이 쉽지 않다. 그동안 연말이라 마음 놓고 먹고 마신 덕분에 기름진 뱃살은 더 튀어나와 가는 걸음을 붙잡아 매달린다.

다시 내일부터 뱃살을 어떻게 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한다.

내 뱃살은 여러 가지로 괴롭겠다. 불렸다가 다시 빼고..  얼마나 많이 반복을 했는지 뱃살에게 정말 미안하다. ㅎㅎ


2010년에 참 여러 가지로 일들이 많았다. 09년부터 좋지 않던 속이 10년에 와서 탈이 나서 내도록 병원 약을 먹고 지냈고 봄에는 할머니가 세상을 버리시고..  약 먹은 탓에 몸이 조금 좋아져서 여기저기 산들도 다른 해보다 조금 더 다녔다. 가을엔 동생이 다치고 다시 초겨울엔 아버지와 와이프가 병원에 차례로 입원을 하고 .. 


덕분에 무절제한 생활로 몸이 망가지기 시작을 하고 그나마 일찍 정신을 차려서 이제부터는 다시 몸도 정리를 하고 생활도 정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 정리 되지 않는 몇 가지 일들은 살면서 천천히 정리를 하기로 하였다.


안 되는 일을 급하게 억지로 하게 되면 분명 일이 망가지고 말 것이고... 어차피 억지로 끼워 맞추어 봤자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하니...

문제가 있는 부분은 잠시 내버려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세상만사 마음먹기 달렸다고 어릴적부터 들었던 유행가 가사가 아닌가.  유행가 가사이지만 진리이기도 하다... 마음먹기 나름이라...


올해는 어떤 마음을 먹고 살아갈까..  수없이 많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이렇게 깔깔하고 힘든 마음 말고 쉽게 수월한 임도처럼 ... 노랫말이 절로 나오는 마음은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본다.


어지간하면 임도처럼 수월한 마음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오늘 이 눈이 쌓인 호남의 산을 넘으면서 생각했던 임도처럼 순한 마음의 길이 살아가는 순간순간 꾸준히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고...


경사가 심한 호남의 산답게 눈 쌓인 깔딱 길은 사람의 진을 다 뺀다.  잔뜩 껴입은 옷 속으로 땀은 줄줄 흐르고 귀마개가 달린 모자의 창 끝에는 고드름이 만들어진다. 추운 날씨다


오랜만에 올해 날씨는 내 어릴 때 날씨만큼 차갑다.


내 어릴 때 겨울은 정말 차가웠다. 물 묻은 손으로 바깥쪽 문고리를 잡으면 바로 쩍 달라붙었다. 순간적으로 물 묻은 손이 얼어붙을 정도의 추위였다. 한동안 그런 추위가 없더니 올해 겨울은 그동안 잊었던 겨울의 추위를 가져다주었다. 덕분에 어릴 때의 추억이 산길을 걸으면서 하나하나 떠오른다.


눈에 젖은 신발이 차가워진다. 두터운 양말에 고어텍스 가죽 신발인데도 눈 속에서 차가워지니 발이 시렵다. 걷고 있는데도 발이 시려 운 것을 보니 보통 날씨가 아니다.


검정고무신... 


얼음이 꽁꽁 언 논에서 앉은뱅이 썰매를 타면서 여기저기 기운 구멍 난 양말도 엉성하고 얇은 검정고무신의 차가운 냉기는 그대로 발을 꽁꽁 얼게 한다.  그래도 신이 났다. 허연 콧물을 얼굴 옆으로 쓱쓱 닦아가면서 동네 친구들과 앉은뱅이 썰매로 내기도 하고 서로서로 장기 자랑도 했었다.. 그러다 발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차가움의 고통이 느껴지면 여기저기에서 쑥쑥 뽑아온 볏 짚단에 불을 놓는다..


고무신을 벗고 젖은 양말을 신은 발에 불을 쪼이다 보면 어느새 나이롱 양말은 눌러 붙어 구멍이 나고..

옆집 뒷집 친구네 집에서 친구 어머님의 높은 언성이 들려온다. 양말을 또 불에 태워먹었다고 꾸중을 듣는 소리를 듣고 ...


아무리 할머니가 잘해준다고 해도 어릴적 마음은 헤어진 어머니의 그리움에 비할 수가 있을까..  혼자 심통이 난 손자를 이리저리 달래주는 할머니의 마음도 몰라라 하고 그렇게 심통을 부리다가 뜨뜻한 구들에 언제 잠이 들었는지..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눈을 비비면 군 고구마 며 밤이며.. 


미끌거리면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내려서는 봉우리에서 이런저런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차가운 날씨 덕에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의 생활이 잠시 스쳐 지난다.


생활이 어려워 부모와 헤어져 도시를 떠나 잠시 할머니 댁에 의탁해 있을 때의 일이었다...

부모님에게는 참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나에겐 간간히 부모님 보고 싶은 맘을 빼고는 먹고 자고 놀고 장난질 하는데 더 마음이 팔려있어서 그때나 지금이나 나에겐 즐거운 추억이었다.


산꼭대기... 


눈 덮인 산 아래의 동네를 보니 어릴 때 내 고향 같아서 매운 날씨지만 참 포근하게 느껴진다.  눈앞에 펼쳐진 하얀 농촌의 들녘엔 동네 개구쟁이들의 재잘 거리는 소리로 가득한 듯 하다... 요즘의 시골에선 노인들 밖에 없다 하지만....

평화스러운, 산 위에서의 전경을 뒤로 한 채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의 갓길을 걸어 다시 산속으로 접어든다.


막바지 길 끝이라 다리는 천근덩이가 된다. 종일 눈 속을 걸은 다리는 그만 걸으라고 아우성이다. 한걸음 한걸음이 무척이나 힘이 든다. 그나마 오늘은 스틱을 가지고 온 덕을 톡톡히 본다. 스틱마저도 없었다면 무척 힘이 들었을 것이다.


종일 길동무를 한 산 선배님이 마지막 봉우리에서 차가운 날씨에도 기다려 주신다. 바람이차가워서 먼저 가시라 했더니 걸음이 늦은 사람을 기다려주심에 그저 감사하다.


내림 길에서 그나마 불편했던 부분에 통증이 좀 가라 앉아 주는 덕에 정상 속도로 걸을 수가 있었다. 20여분이 지나고 내림 길의 끝에 방아재 도로가 눈앞에 누어있다..


추운 날씨 덕분에 잊고 살았던 어릴 때 기억 한 자락을 생각 할 수 있어 행복했고 힘든 길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튼튼한 두 다리가 버티어 주는 바람에 보람이 있었던 길이었다.

차가운 날씨에 끝까지 같이 기다려주고 길을 끝맺은 산 선배에게 따뜻한 산사람의 정을 느꼈고 처음 동행을 한 산악회 사람들의 친절함에 편안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부연 


자동차길 

순창 I/c에서 내려서 담양방면 24번 국도로 옵니다. 담양 I/c에서 내려서 역으로 순창 방면으로 오셔도 됩니다.  출발하시는 곳에 따라서 조금 틀릴 수가 있습니다. 어째든 24번국도 상에 금과 동산으로 오시면 될 것입니다. 지명으로 전남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입니다.


날목인 방아재는 곡성에서 광주로 가는 60번 지방도의 대덕면사무소 가기전의 문재육교 아래로 난 지방도로입니다. 수곡동 용대산장을 목표로 정하시고 찾아가시면 될 것입니다.



산길

방축리 - 방아재 구간은 도상거리가 18.8km 이고 실제 gps 거리는 24.5km 가 나오는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입니다. 실거리와 도상거리의 차이 비율이 높을수록 길이 힘들다고 보면 이 구간도 만만치가 않은 구간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눈이 쌓여 있을 때는 더 힘이 듭니다. 체력안배를 잘 하셔야 할듯 합니다.



방축리 마을에서 무슨 공장이 있고 포도밭 사이로 난 시멘트 길을 따라서 올라서면 됩니다.  잠시 가면 88고속도로가 나오는데 횡단을 하여야 합니다. 아마 2015년 이후로는 이 길도 4차선 도로로 바뀌게 되면 아마 지하통로나 그렇지 않으면 멀리 우회를 하여서 진행을 해야 할 것입니다.

88고속도로를 3번을 횡단을 해야 합니다. 한번 건너가고 갓길 따라 잠시 가다가 다시 횡단 그리고 300고지의 산등성이를 넘었다가 내려와서 또 횡단 ..그리고 성황산으로 갑니다.


눈도 오고 무단횡단을 하기도 위험하고 해서 한번 횡단을 해서 그냥 300고지를 빼고 고속도로 갓길로 죽 갔었습니다.


88고속도로 첫 횡단을 한 후에 갓길을 따라서 10분 쯤 가다가 보면 안개주의 라는 간판이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길을 횡단해서 314봉으로 붙습니다. 이후 314봉을 넘어서 내려오면 봉황산으로 가기위해 다시 도로를 횡단을 하여 야산으로 붙어 들어가면 됩니다..


이후 길이 어려운 곳 없이 계속 가시면 됩니다. 차례로 봉황산 서암산 무이산이 지나고 암벽으로 된 괘일산을 지납니다. 괘일산 맞은편으로 설산이 장관이고요.. 이후 과치재 도로를 만납니다. 과치재에 나란히 호남고속도로가 지나가는데 주유소 앞에서 호남고속도로 야적장 을 바라보고 우측으로 호남고속도로와 나란히 갑니다.


약 500미터 정도 가시면 지하통로가 나오고 건너서 다시 왔던 방향의 반대로 죽 갑니다.  가다가 보면 고속도로 비탈면을 오르는 철 계단이 나오는데 이 철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정맥과 만납니다. 이후 길 따라 죽 가시면 됩니다. 과치재에서 연산까지 꽤 갑니다. 


막바지 산행길이 아니면 별로 어려운 길이 아닌데 체력이 빠진 상태에서 다시 치고 올라가려면 꽤 힘이 듭니다. 연산 정상 바로 아래에 무덤이 나오면 곧 정상입니다. 여기서 모후지맥이 시작이 되는가 봅니다. 정상에서 방아재까지는 내림 길로 20분 정도 내려서면 됩니다.

 

 

 

금과동산(방축리) 입니다.

 

이 표지판 쪽으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갑니다.

 

 

첨에는 쉽게 시작을 합니다... 

 

선두는 계속 럿셀을 하면서 가야 합니다.

 

 

봉황산 까지는 아주 쉽게 갑니다.

 

 

 

 

여기까지도 문제 없습니다.

 

 

정상에 서면 경치가 참 좋습니다..

 

 

 

 

서암산 정상오름길 깔딱 고개입니다... 정상에 초소가 있고요.

 

서암산 정상에서 본 풍경입니다.

 

 

 

설산입니다...

 

 

 

가야 할 방향입니다.

 

 

 

 

 

밑에는 절벽인데...

 

 

 

 

 

 

 

 

 

소나무에 매 달린 고드름을 하나 따 먹고....

 

 

무이산을 넘습니다.

 

 

과치재 입니다.. 곧바로 진행해서  도로공사 호남본부 자재 야적장에서 우측으로 한참 가면 지하통로가 있습니다.

 

 

 

과치재에서 여기 까지 오는데 참 힘이 들었습니다..  사타구니에 멍울이 조그만게 집에서 부터 잡히더니 급기야 점점 커지기

시작을 해서 여기쯤에서는 그 통증이 심해서 서너 발자국을 걷다가 쉬다가 했습니다...

 

 

어렵게 방아재에 도착을 했습니다.... 

출처 : 유유산방
글쓴이 : 무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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