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3차
(중치재 - 시루봉 - 쌍암재 -국사봉 - 추정재)
일시 : 2010년 2월 27일 토요일 흐림
구간 : 중티마을 - 중티재 - 시루봉 - 쌍암재 - 국사봉 - 추정재
거리 : 도상 : 18km GPS : 21.4km (중티마을 - 중티재 접속구간 1.7km 포함)
시간 : 중티마을 08시30분 중티재08시45분 - 추정재 15시40분 (7시간10분)
오랜만에 다시 정맥 길을 나선다. 정맥산행의 준비가 반 이상은 다 되어있는 산악회를 따라서 가니 그저 걷는 것만 있는 편안한 산행이다.
하지만 습관대로 지도를 펼쳐놓고 이리저리 살펴보고 다른 사람들의 산행기도 읽어보고 하다가 보니 어느새 새벽이다.
잠간 잠이 들었다가 다시 이른 시간에 잠에서 털고 나와 전날 내린 비로 젖은 도로를 따라 도심을 벗어난다.
중티마을 노인회관에서 차를 내려 잠간 걸으니 지난번 하산할 때 도움을 받았던 시골집이 눈에 들어선다.
다시 정맥마루에 서고 보니 하늘은 회색빛이지만 마음은 창공을 날아오른 한 마리 새 같다고 할까 .. 마음이 그렇게 넓고 편안할 수가 없다.
복잡하고 시끄러운 여러 가지 일들을 모두 날려 보내고 그저 한걸음 한걸음이 즐겁기만 하다.
오랜만에 나선 길이지만 산행의 힘듦도 오랜 시간 산길 걸음의 다리 아픔도 자그마한 일이 되고 그저 텅 빈 머릿속은 행복하기만하다.
잔잔한 오르내림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앞으로 갈 봉우리들은 도열하고 선 장병들처럼 늠름하기도 하다.
머릿속은 비워도 세속의 삶은 항상 곁에 있어 산속을 걸으면서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짬짬이 다가선다. 그러면 또 비워내고 또 찾아오면 또 비워내고..
그렇게 산길마다 흘린 땀 속에 내 혼란스러운 일들을 하나하나 버리고 간다. 고갯마루 넘어 어느 묏등 옆에서 아침부터 정성들인 도시락을 본다.
이런저런 구속과 말 많음을 싫어하는 나와 살면서 속도 많이 상했을 법한 사람이지만 한번 이상은 여러 소리 하지 않는 속 깊음이 항상 고마운 사람이다.
부부지간이라도 받은 만큼 돌려줄 줄 아는 현명함도 고맙고 , 그래서 항상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발밑에 앉아 기도하던 사람.. 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저도 늙고 나도 늙는다. 요즘은 몸져 앓아누우신 시 할머니 수발에 홀시아버지 시중에 스트레스가 많을건데 한번도 내색을 하지 않음에 늘 감사를 한다.
종일 산길 걸으면서 많이 생각을 한다. 그저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야 되는 것으로 알았던 사람이라 오늘은 한층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점심을 하는 내내 가족들 생각을 하면서 옆자리 묏등의 부부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쌍암재의 잘 차려진 부부묏등의 양지바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산길을 잡아 오른다.
잠시 올라가는데 하얀 털을 가진 인물이 좋은 백구 한 마리가 따라온다.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내 걸음 뒤에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다...
좀 당황했지만 어느 산행기에서 읽은 그 백구인가 하고 생각을 한다.
목줄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주인이 있었든가 본데 목줄의 상태로는 한참을 주인과 떨어져 살은 듯하다... 한참을 따라 오기에 자세히 보니 배는 홀쭉하고 마른 젖이 아닌 새끼가 딸린 젖꼭지를 갖고 있었다..
버려져 산속에 살면서 새끼를 낳았는가 싶다.. 그런 생각에 뭘 먹일까 싶어 생각을 해보니..
어제 밤에 딸애가 외출 후 귀가하면서 아빠 산에 든다고 사 온 제과점 빵 두덩이 생각이 난다.
우유 500밀리 한 병과 빵 두 덩이를 다 먹였다.. 얼마나 허겁지겁 먹는지.. 아마 끼니마다 부족했던 뱃속의 양에 사람들 곁에 왔는가보다.. 그런 생각이 든다..
양손을 오무려 그 위에 다른 사람보고 우유를 부어달라 해서 들이미니 그 우유 한 병을 다 먹는다.
더 줄게 없는지라.. “내 딸 덕분에 너 입이 호강했다...” 혼자 중얼거리고 다시 산길을 간다..
금적지맥분기점과 단군지맥 분기점을 차례로 지나고 멀리 청주 미원면을 가까이 다가간다.
총각시절 청원에서 근무를 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 시절 만났던 인연들이 하나하나 눈앞에 선다..
참 좋았던.. 그러면서 암울했던 시절이 아닌가.. 그때는 앞도 뒤도 없을듯 하더니 어느 날 새 길이 나타나 그 길 따라 인생을 가지고 왔다.
이 산길 끝나면 다음 산길에 또 어떤 상념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런 생각과 함께 멀리 추정재 도로로 내려선다....
부연
자동차 길 :
출발점
상주청원간 고속도로 보은t/g에서 내리시던 문의나 회인 t/g에서 내리시던 간에 네비게이션에 중티길탕로28번지 나 중티마을회관 또는 중티노인정 을 입력을 하시면 마을회관 앞에서 서게 됩니다...
그리고 좌측을 보시면 남촌목장 표지판이 있습니다. 남촌목장 가는 길로 가시면 중티교 라는 다리가 나오고 멀리 파란지붕의 민가가 보이고 시멘트 도로가 끝난 곳까지 가셔서 밭둑으로 올라서서 약 10분정도 진행을 하시면 중치재입니다..
여기서 시루산 정상까지 약 10분정도 걸립니다.. 즉 시루산 오름길 시작하는 곳(움푹패인 곳)이 중티재입니다.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중티마을 회관을 입력하시면 될 겁니다. 중티길탕로28번지는 중티마을 회관 맞은편 농가입니다.
돌아오기
국사봉에서 한 시간 가량 가면 추정재 도로가 나옵니다. 여기서 문의 t/g 로 진입을 하시던지 아니면 미원면으로 해서 괴산방향으로 가셔도 됩니다.. 4차선 국도이기 때문에 지도내지는 내비가 있으면 해결이 됩니다..
대중교통은 다른 산행기에서 참조를 하시기 바랍니다. 홀대모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좋은 안내가 많습니다..
산 길 :
중티마을에서 중치재 까지 약 10-15분 정도입니다.
중티재에서 대략 10분정도 오르면 시루봉 입니다. 돌덩이를 차곡차곡 쌓아 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무슨 시루를 엎어놓고 인형은 놓은 제단 같은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30분 정도 가시면 구봉산 가는 길이 직진이고 우측으로 90도 꺽어 내려서야 합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면 직진으로 가게 됩니다. 그러면 구봉산입니다.
한참(50분정도) 가면 벼재가 나옵니다. 농촌도로입니다. 특징도 없고요.. 다시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올랐다 내리면 대안고개입니다. 도로표지판에는 대안길 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2차선 국도입니다. 계속 오르내림을 합니다. 금적지맥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잠시 가면 쌍암재 도로가 보입니다. 숲속을 내려서면 넓은 밭이 나오고요..
그쪽에 가로로 줄을 하나 매달아서 산행표지기가 무지 많게 달려있습니다. 그곳을 통과해서 밭을 가로지르는데 우측으로 붙어서 내리면 쌍암재 도로가 나옵니다. 맞은편으로 묏등 몇 개가 있고 표지기가 보입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쌍암재에서 또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대략 한 시간 가량 가면 단군지맥이란 비석이 하나 있고 여기서 90도 꺽어 갑니다. 단군지맥이라 되어있는데 다른 말로 팔봉지맥이라고도 한다 합니다. 여기서 또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보면 602봉이 나오고 거의 두 시간 가량 오르락 내리락 하면 국사봉이 나옵니다... 국사봉에서 하산 길 50분정도 하면 추정재 도로입니다...
종일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그렇게 크게 오르내리지는 않지만 체력적으로 많이 힘이 드는 것이 후반으로 갈수록 더 합니다.. 체력안배를 잘 하셔서 종일 오르내린다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잘 걸으시는 분들은 괜찮은데 저처럼 다리통이 굵은 사람들은 힘깨나 드는 산행입니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갑니다.
잔잔한 오르내림이 심합니다.
중티마을회관입니다.
저 앞에 보이는 남촌목장 간판에서 좌측으로 들어갑니다.
남촌목장 간판 앞 집입니다.. 주소로 내비 찍으면 될것 입니다.
목장간판에서 3-4분 정도 걸으면 중티교가 나타납니다. 농가 좌특의 시멘트길로 끝까지 가서좌측언덕으로 올라서면됩니다.
저 시멘트길 끝까지 가셔서 좌측으로 올라서서 대략 5-7분정도 오르면 중치재 입니다.. 거기서 시루봉까지 10분정도입니다.
위 농가의 주소입니다. 내비로 입력하면 나올것 같아서..
여기서 뭘 하는지... 별로 신성스럽지도 않는 곳인데.
무장강도?..ㅋㅋ 옆의 시루봉 정상 돌 무덤입니다.
갈길이 한참 멉니다.
벼재입니다.. 내려섰다가 바로 올라서야 합니다.
대안리고개입니다.
이놈이 결국으니 3시간 넘게 사람들과 산행한 놈입니다.. 버스까지 따라와서 떡국까지 얻어먹습니다..
젖이 새끼를 가진듯 합니다..
여기까지 오면 거의 끝났습니다.. 하산길 4-50분정도 더 걸립니다.
멀리 산악회 버스가 기다립니다... 백구는 여기까지 따라왔습니다. 우리가 출발할때 까지 저 자리에 있었습니다. 목줄은
낡고 더러워서 다른 산님이 풀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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