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2차
(말티재 - 구치재 - 중티재)
일시 : 2010년 1월 31일 흐림
구간 : 말티재 - 중티재
거리 : 도상 17.8 KM GPS : 20.478 KM
시간 : 08:10 - 18:25 (10시간 15분)
20여일 전에 한남금북 첫 구간을 하고 오른쪽 무릎이 아파서 꼼짝하지 않고 체중만 늘렸다.. 그러다가 다시 지난주... 한남금북을 가자는 산악회의 전화도 받지 않고 집에 있었지만 일주일 내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한주일 더 쉬다가 가볼까 했으나 결국 조급한 마음이 보따리를 싸게 한다.
정맥을 토요일 출발하기로 작정을 하였으나 금요일 친구를 만나 술 한잔 하는 자리에서 의기투합을 하여 일요일 가자고 하여 동행을 하게 되었다.
사람 사는 세상엔 계획데로 되는 일이 제대로 없듯 .. 원래 계획이란 말 그대로 계획일 뿐....
일요일 아침 집밖을 나서니 날씨가 참 좋다. 올 겨울 초에는 그렇게 춥더니만 1월의 중순을 넘어서면서 점차 그 기운을 다하는 것 같다. 저녁의 해가 지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나고.. 꽁꽁 얼었던 대지의 만물이 조금씩 봄을 기다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작년 한 해 바쁜 업무 속에 살다보니 내 마음도 덩달아 바쁘게 돌아가는 것 같다..
한겨울에 봄 이야기가 뭔 소리?...
어찌되었건....
시원스레 차를 달려 말티재 꼬불 길을 올라 전에 아픈 무릎 잡아가며 내린 말티재휴게소 공터에 선다.
전날 밤에 살짝 내린 눈으로 하얗게 분칠을 길에 내려서니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을 한다...
출발부터 급경사를 치고 오른다..
대략 5분쯤 올랐나?.. 갑자기 가슴이 쥐어짜듯이 아파오고 숨을 쉴 수가 없다. 머리가 어지럽고.. 땅이 울렁거린다..
지난주 테니스 코트장에서 공 몇 개 주고 받다가 갑자기 이런 현상이 생기더니 오늘아침 또 찾아온 모양이다.
분명 심장이 뭔가 작동을 잘 못하는가 보다..
그 자리에 엎드려 가슴을 주먹으로 계속 때리면서 충격을 주고... 숨을 골랐다..
2-3분 뒤에 진정이 되는듯 해서 심호흡을 몇 번하고 나니 안정이 된다.
조만간 병원을 가보나 어쩌나 생각을 한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이런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1월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라.. 그 말도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번 만 더 그러면 병원을 가보기로 생각을 하면서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니 검은 천막으로 둘레를 친 산삼 밭을 만난다..
그 산삼 밭 길을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몸이 진정이 많이 되고 다시 컨디션이 좋아진다. 산길 한 시간에 벌써 몸은 제자리를 잡는다. 이런 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들이 산속에서 나오고 가파른 고개를 하나 넘고 나면 그 다음은 내 차례라 하는 듯이 오르내림이 연속이다. 급경사 내리막은 눈 녹아 다시 얼은 얼음이 복병처럼 숨어있어 걸음마다 여간 조심이 되는 게 아니다.
그래도 한번도 미끄러지지 않고 잘 간다. 첫 구간에서는 연신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갔는데 겨울 산행 한번 만에 감각을 찾은건가 싶다...
백석재...
백석길 파란표지판이 눈에 보이고..
우사를 통과를 할 때 우사의 농장주가 돌아서 가라고 한다. 억지로 사정을 해서 정맥이라 생각하고 어렵게 통과를 하여서 보니 어차피 우사를 통과를 하던 우사 옆으로 해서 마을 쪽으로 돌아가던 둘 다 우회길이다. 정맥은 애초부터 통과가 불가한 ..
그 맥을 도로에 내 주었다. 그러니 고집 피며 우사를 관통할 일은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백석재 우사를 따라서 시멘트 길을 계속 따라서 가서 백석길 포장도로를 건너는게 좋겠단 이야기이다.
길을 건너 다시 정맥으로 들어서면서 나란한 쌍묘의 묏등에서 점심자리를 편다.
푸짐한 밥을 먹고 다시 오후 길을 가는데 같이 간 친구의 다리가 문제를 일으킨다.
어찌 내 무릎이 괜찮다 했더니 아마 그놈이 친구에게 옮겨간 모양이다. 구치재에서 상태가 어떠냐고 묻는데 내 일정에 방해가 될까봐 그대로 가자고 한다. 순간 갈등을 하는데..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재차 확인을 하는데.. 사람의 욕심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
괜찮다고 천천히 가자고 하는데 더 점수를 주어 4시간을 정하고 간다. 천천히 가서 4시간이면 대충 해 떨어지면서 끝을 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산길엔 2등이라면 섧다 할 사람이라... 아니면 내 욕심에 그냥 그렇게 믿고 싶었을 것이다. 나중에 집에 오면서 미안하고 후회를 했지만 이미 그렇게 고생을 하고 산행을 마친 뒤였으니....
작은 구치재를 넘을 때 까지 한 번 더 기회가 있었지만 역시 욕심이 먼저라..
결국 중치재 임도를 만나기 전까지 사람을 고생을 시킨다.
옆에서 보는 것도 마음이 불편하고.. 오후 내내 잔잔하게 오르내리는 재미있는 봉우리 속에서 이래저래 마음을 졸인다.
올 겨울은 스트레스 많이 받아보라는 뜻인가?. .
혼자 피식 웃으며 중치재 임도를 찾느라 주인 앞에 선 강아지처럼 잠시 앞서가다 앞길 살피고 뒤 따라 아픈 무릎 끌고 오는 친구 기다리다 .. 저 만치 보이면 다시 앞서 쫓아가고... 한참을 그러고 나니..
어스름 해 떨어지고 멀리 농가의 가로등 붉은 빛이 비칠 때 중치재 임도길이 눈앞에 벌떡 일어선다...
농가...
중치재에서 잠시 내려와서 첫 집의 창문에 불이 켜져 있어 소리쳐 사람을 찾는다.
어른 한 분이 나와서 인심 좋게 택시를 불러주고 그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같이 바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다리 아픈 친구에게 욕 봤다며 위로를 한다..
오늘 내 다리 아픈 것을 이 친구가 가져가고 난 편안한 산행을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그저 실실 웃을 뿐....
부지런히 달려서 집에 들어오니..
김이 술술 나는 순대국밥 한 그릇에 허연 막걸 리가 나를 반긴다...
부연
찻길.
대구에서 속리산 I/C 를 이용하여 보은 방향으로 가다가 말티재(구 말티재) 고개로 들어섭니다. 네비게이션에 말티재 를 입력하면 됩니다.
간간히 버스가 다니는데 서울교통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말티재에서 버스가 서는 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다른 산행기에서 세워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류장이 아닌 관계로..
그리고 중치재 에서는 윗말 이라는 마을이 나올 때까지 내려옵니다.
그곳에서는 날도 어두워지고 해서 택시를 부릅니다.
보은택시 인가 생각을 했는데 그 동네 주민이 불러 주는 택시는 창리 개인택시 였습니다. 아마 창리 라는 동네가 있는가 봅니다. 중치재에서 창리 택시로 보은까지 5천원이라 합니다.
저는 말티재 까지 2만원을 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택시 정보는 성함 유용선 사장님이고 011-492-0445번입니다.
보은택시를 부르면 더 비싸다고 동네어르신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네요
중티재에서 말티재 까지 35분 정도 걸립니다.
산길:
말티재에서 15분 정도 경사를 오릅니다. 그리고 잔잔한 오르내림 속에 급격히 떨어지고.. 뭐 그런식입니다. 종일 올랐다 내렸다 합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산길이 내 주는데로 가야 합니다..ㅎㅎ
급경사에 땅이 미끄러워 체력소모가 좀 되었던 구간입니다. 그래서 겨울 산행이 쉽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주변 경관은 거의 없는 숲길이고요.. 탁주봉은 오르지 않고 우회를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8시간에서 9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는데 저는 10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니 탁주봉은 엄두에 두지도 못하고 그냥 바로 통과해 버렸습니다...
날 좋을때 가시는 산님들은 탁주봉에 올라서 탁 트인 조망을 보고 오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다음구간은 중티재에서 추정재까지입니다..
시작부터 오르내림의 연속이더니 끝까지 오르내리면서 갑니다..
오른쪽 끝에서 시작을 해서 왼쪽 끝 시루봉 직전에 끝이 납니다.
말티재 시작부분입니다. 첨 부터 오르막이 시작을 합니다.
말티재 정자
이 우사를 통과를 하지 마시고 우사를따라서 시멘트 길로 죽 가시면 도로를 만납니다.
인삼밭 좌측으로 틀어 올라갑니다.
구치재 입니다... 여기서 잠시 올라가면 탁주봉 오름길고 정맥길이 갈라집니다.
해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지난 달 보다 좀 더 버팁니다.... 갈 수록 해가 길어질겁니다..
마루금 산악회 리본이 여기가 중치재 라는것을 이야기 해 줍니다.. 이곳에 도착하기 20여분 전에
마루금 산악회 이한성 대장님 에게 전화를 해서 길을 묻습니다..
중치재 입니다.. 걸어오던 방향에서 우측으로 임도를따라 내려서면 본격적인 임도길이 나타납니다. 그곳에서 마루금 산악회
리본이 걸린 쪽으로 가면 중티재 윗말 동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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