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1구간
(내속리면 대목리 - 속리산 천황봉 - 갈목재 - 말티고개)
일시 : 2010 년 1월 9일 토요일 맑음
거리 : 도상거리 16.4km GPS : 19.1km
시간 : 09:00- 17:00
접속구간 : 대목리 천황사 - 천황봉 (2.5KM)
序
백두대간이 백두산에서 남쪽으로 지리산까지 뻗어 내려오던 중에 강원도 태백의 매봉산에서 나라의 중간과 동해 쪽으로 길은 갈라지고 그 길 따라 산길 만들어 부산의 다대포 몰운대까지 뻗은... 그 이름이 낙동정맥이라..
다시 매봉산의 그 백두대간의 줄기를 타고 국토의 중간을 내려서다 보면 속리산 천황봉에서 충청북도 지방의 서북쪽으로 가로질러 가다가 경기도로 넘어서서 안성 칠장산에서 마감을 하는 산줄기가 있어 .. 이름 하여 한남금북정맥이라..
그 칠장산에서 다시 금강의 북쪽으로 가는 금북정맥을 만들고 한강의 남쪽으로 달리는 한남정맥을 만든다.
다시.. 백두대간의 줄기를 타고 계속 내려서면 남쪽의 영취산에서 호남지방을 아우르는 금남호남정맥을 만나고 그 금남호남의 분기점인 조약봉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이 갈래쳐서 나간다...
2010년...
그동안 몇 년을 우리 산줄기 돌아 댕기기를 잠시 멈추었다가 09년 중반을 넘기면서 다시 시작한 낙동을 끝을 내었고 곧이어 금남호남정맥을 마무리 하였다. 그리고 바로 호남정맥을 시작을 하려 하였다가 연말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왔다는 소리에 기가 질려 2010년 눈 녹은 봄부터 하자고 핑계를 대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향촌의 안내 산악회에서 한남금북정맥과 금북정맥을 안내 산행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1대간 9정맥 중 좀 편하게 해보자 싶어서 몇 번의 고심 끝에 결정을 하고.. 어제 그 첫발을 담궜다...
속리산 천황봉에서 안성의 칠장산.. 그리고 다시 칠장산에서 금강으로..
혼자 길을 떠나는 것 보다는 훨씬 못하겠지만 들머리 날머리 스트레스는 없을 것 같아서 이 안내 산악회를 택하긴 했는데.............
마눌이 챙겨주는 집 밥을 먹다가 갑자기 전자렌지에서 뚝딱 만들어진 컵 라면 먹는 것 같아 영 마뜩찮다.....
한남금북정맥 첫 구간의 감상을 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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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집안 일로 마눌과 언성을 높이고 저는 군대 간 아들 방에서 자고 난 안방에서 자고 ..
새벽에 깨워주지 않을 것을 알고 미리 알람을 맟춰 놓고 잤다...
사람이란게 희한해서 누구에게 기댈데가 있으면 늘 게으름을 부리다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을 하면 제대로 알아서 잘 하는게 사람이라..
알람이 일러주는데로 일어나서 대충 얼굴에 눈곱을 떼고 방을 나오니 식탁에 보온도시락이 있다..
싸우기는 했어도 산에 가는 준비를 하는 것을 봤으니 도시락은 챙겨두었는가 보다.
당연하다는 듯이 가방에 주워 담아서 나왔다.
좀 게으름을 부렸으면 시간이 대충 맞을텐데. 아침에 기댈데가 없으니 내 딴에 부지런 떨어서 나와 보니 약속한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래저래 찬바람 쐬며 한참을 기다려서 산악회 버스가 도착을 한다.
이쪽 팀들은 바로 2주전에 호남정맥을 마치고 오늘 한남금북정맥을 드는 팀들이다. 모두들 연세들도 있고.. 내 나이가 어린 축에 드는 듯하다. 여자 분들도 꽤 있는데 젊은 사람은 별로 없는듯하다. 하여튼 오늘 첫 산행이라 자리가 조심이 된다.
대구에서 출발을 하여서 선산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또 비몽사몽 하는 사이에 어느새 출발지인 대목리 천황사 절 앞에 차가 선다....
상주고속도로 속리산톨게이트로 나왔다고 옆에 사람에게 물어서 알았다. 혼자 이곳을 찾아오려고 했으면 산행2-3일 전부터 지도를 내고 교통편과 산길 ..들머리 날머리에서 어떻게 하고 고민을 많이 했을텐데..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배낭하나 달랑 들고 나오니 바로 들머리 앞에 내려주니 얼마나 편한지.. 정맥길 반은 공짜로 먹는 것 같아서 .. 오늘도 혼자 산행 길 나서시는 대간.정맥꾼들에게 할 말이 없다.....
첫 구간이고 2010년 첫 산행이라 시산제 겸을 한다고 한다.
천황사 절 마당에서 간단한 축문과 함께 절 몇 번하고 출발을 한다.
접속구간이 2.5km 라고 하니.. 대략 한 시간 정도는 올라 쳐야 할 것 같다. 눈을 들어 앞을 보니 수려한 산수화가 그려진 곳에 바위 봉우리하나가 불쑥 솟아있다..
저 곳을 올라서야 하나보다.
백두대간 할 때 현재 서있는 곳의 반대편인 갈령에서 하룻밤 자고 올랐는데.. 이제는 그쪽의 반대편인 대목리에서 속리산 능선을 향해 올라간다..
눈이 발목까지 빠지지만 아직은 아이젠을 하진 않았다. 그런데로 걸을만하다.. 몇 년 만에 겨울산행을 나선 참이라 감각이 둔하다고 해야 하나.. 십 여분 걸음에 팥죽 같은 땀이 솟는다.
작년 딸애를 데리고 덕유산을 갔지만 그것은 곤돌라 타고 간 산행 아닌 놀이였고..
몸의 이곳저곳이 겨울산행이 맞지 않아서 몇 년을 그냥 보냈다..
덕분에 오늘 시작도 하기 전에 땀이 분수처럼 올라온다. 길도 엄청 미끄럽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 겨울에 산으로 돌아다닐 때는 아이젠 없이 잘도 다녔는데..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가 보니 어느새 대간 길에 올라선다.. 감회가 새롭다.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세월 참 잘 간다.. 대간길 능선위에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경사진 길 좀 올라서니 천황봉이 조그만 비석을 안고 있다....
천황봉.. 천왕봉..
천황이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천왕으로 바꾸었단다..
지리산도 천왕봉.. 속리산도 천왕봉..
앞으로 천황이란 글자는 모두 천왕으로 바꿀 셈인가... 내가 잘 못 알고 있는지는 몰라도 천황봉이란 일제시대 전부터 써 오던 이름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또 천황이면 어떻고 천왕이면 어떤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건 아닌가.. 바뀐 표지석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다.
천황봉에서 360도를 휘 둘러보니 연무가 낀 우리 산하가 참으로 장관이다. 파도치는 바다의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다.. 참으로 상쾌한 오전이다.
아래위의 백두대간 길과 한남금북정맥 길을 휘 돌아보니 참으로 절경이다. 흰 눈에 쌓인 돌 산에 촘촘히 뿌려진 노송들. 그 위에 푸른 하늘이 바탕이 되고 산마루 끝에 청백색의 연무가 추임새를 넣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강산이다.. 참 겨울의 맛이 여기에 다 있다..
도저히 아이젠을 하지 않고 진행을 할 수가 없기에 발에 아이젠을 걸었다... 하루종일 걸으면서 이 아이젠 탓인가.. 오른쪽 무릎이 아파온다.. 결국은 산행종료 두 시간 전부터 아이젠을 풀었다.. 그랬더니 한결 낫다.. 오른쪽 무릎이 다음 구간에서 잘 작동을 해 주어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산 다니는 사람에겐 아랫도리 이상이 제일 큰 고민인데...
종일 사람소리 속에 묻혀간 산행길이지만 그 소음을 마음속으로 묻어버리니.. 시골 장터 같은 산속이지만 고요한 내 속을 만들 수 있어 앞으로 계속 이 길을 이 사람들과 갈수가 있겠다 란 생각을 한다.. 무릎까지 빠지는 눈 속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 눈 녹는 봄까지 기다리는 호남정맥이 안쓰럽지만 꽃피고 새우는 봄 속의 호남정맥을 생각하면서 한남금북정맥의 첫 구간을 말티고개에서 마감을 한다..
종착지인 말티고개에 내려서니..
산행주체가 끓인 오뎅을 넣은 라면과 막걸리를 내어온다..
아.... 완전히 이 산악회에 엮여 들어가는 순간이구나... 시원한 막걸리 목젖으로 넘기며 빠져 나올 수 없는 유혹 속으로 들어간다는 체념어린 생각을 한다.....
부연:
찻길 :
산악회 버스로 가는 바람에 별로 설명 드릴게 없습니다.
어째든 고속도로 속리산 t.g 를 나와서 좌회전해서 약 2-3분간 보은방향으로 가다가 엘지 주유소를 끼고 우회전해서 죽 가면 천황사란 간판이 나옵니다. 그 천황사 절 마당이 출발지입니다.
말티재는 속리산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습니다. 이곳에 대한 대중교통편을 알 수가 없어 이런 점들이 안내산악회 따라다니는 단점이 있습니다..
홀대모에서 교통편 정보를 알아보시면 될 겁니다.
산길 :
내속리면 대목리에 있는 천황사란 절에서 시작을 합니다. 백두대간길을 만나는 지점까지 거의 2.5km 를 가야합니다. 대략 한시간 정도입니다. 계속 오름길입니다. 여기서 천황봉정상까지 10여분 더 올라서야 합니다.
천황봉에서 다시 되 돌아 내려서서 입산통제 간판 뒤로 들어갑니다. 이곳부터 한남금북정맥이 시작을 합니다...
산행길 내내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경치가 좋아서 그리 힘든줄은 몰랐습니다. 오르내림이 좀 있기는 하지만 말티고개 까지 길지 않은 코스라 적당히 마칠 수가 있습니다. 갈목재에서 말티고개까지 1시간 40분 걸렸습니다. 눈 이 많이 쌓여있어 몇 번 넘어지고 엉덩방아도 찧고 했습니다. 역시 산길은 정직합니다.. 오랫동안 겨울 산을 들지 않았더니 꽤 허둥거렸습니다..
행복한 산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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