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

뭉게구름

유유(游留) 2017. 8. 6. 14:50

 

오늘 참 덥습니다.

 

사람이 움직일 시간인 새벽 시간에는 약물에 취해서 일어나지 못하였고 늦은 아침잠을 깨어 우물우물하다가 벌써 시간은 오후로 넘어갑니다.

 

너무 더워 같이 사는 강아지도 꼼짝을 않고 입 만 헤 벌리고 있습니다.

창문 옆 책상에 앉아 멀리 하늘을 봅니다.

 

낮게 깔린 구름 위로 하얀 뭉게구름이 그 음영을 확연히 눈을 부시게 하며 천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양머리 모양을 하다가 어느새 충직하고 순한 한 마리 소로 변합니다.

 

사람마다 구름을 보는 모양새를 달리 하지만 저는 웬일인지 오늘 보이는 구름으로 동물 모양을 생각을 합니다.

순한 양과 우직하고 인간에게 한없는 충실함만 주고 가는 소..

 

몸이 불편하여 이래저래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데 점차 차도를 보이기는커녕 점점 사람이 가라앉습니다. 의사는 기계처럼 나타나는 증세만 신경을 쓸 뿐 다른 생각은 않는 것 같습니다. 하긴 뭐 개개인의 이야기를 다 듣고 처방을 하는 의사가 어디 한사람이라도 있을까 싶습니다 만은...

 

정신과 약물을 권하기에 집에 와서 이래저래 찾아봅니다.

찾아보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살아 온 날들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참 얄팍하고 무식하게 살았습니다.

 

어제 밤늦게 까지 몇십년 살아온 내 삶을 반성과 후회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은 수첩 하나 내어 적기 시작을 했습니다.

 

1. 운동. 2. 분노표출. 3. 웃기 또는 스트레스 안 받기. 4.마음 비우기. 포기하기.....

 

결국 아래 네 가지로 요약이 되더만요..

 

집착하지 않기, 욕심내지 않기, 체념하기. 이해하기.....

 

이러저런 책들을 읽고 수없이 입으로 이야기 해 온 단어들입니다.

오후 늦게 폭염으로 거리에 사람도 없고 집안에 있는 사람들도 기운이 없는 시간..

하늘을 보니 어제 밤에 생각한 모든 것들이 저 구름 속에 담겼습니다.

 

양처럼 순하게 .. 소처럼 무덤덤하게...

 

결국은 두 동물이 생각납니다.

 

앞으로 살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두 동물처럼 살아가는 것도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야 하루라도 더 살 것이고 더 살아가는 하루가 편할 것 같다란 생각을 합니다.

 

다시 구름이 흩어집니다.

이제는 물음표 모양으로 변하였습니다...

 

진정 그렇게 살 자신이 있냐고 묻는 것 같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물음에 답 할 자신이 없습니다...

 

구름은 자꾸 변하여 흘러갑니다...

 

 

2017년 8월 6일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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