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파계破戒 파계破戒 글/白雲靜 회벽灰壁 면面 좌불坐佛에 붉은 점點 하나 그어 놓고 마주한 청초淸楚한 비구니比丘尼의 동안거冬安居 시름도 덜어 놓고 만상滿想의 번뇌煩惱도 접어 꽃잎 비 처럼 흩날리던 봄날 의 그 기억記憶 지우려다 울컥, 소리 없는 울음 눈물속에 핀 그리움 하나 좋은글 2017.02.16
[스크랩] 그리움 바람이 찰수록 별빛도 차다 겨울 하늘의 별빛은 하늘로 올라간 사람들의 싸늘한 그리움이다. 하- 눈물처럼 떨어지는 그리움이여! 머물지마라 그 아픈 상처에 / 허허당 2012. 7. 6 ㈜위즈덤하우스 좋은글 2017.02.16
[스크랩] 그대 오늘 밤엔 보았다고 해서 본 것이 아니요 들었다고 해서 들은 것이 아니다 세상사 무엇 하나 영원한 것이 없으니 봐도 본 것이 아니요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니다 그대여 오늘 밤엔 보고 안 보고 듣고 안 듣고 없이 존재 그 자체로 행복하라 머물지마라 그 아픈 상처에 / 허허당 2012. 7. 6 ㈜위즈덤하우.. 좋은글 2017.02.09
[스크랩] 행선(行禪) 행선(行禪) 윤제림 신문지 두 장 펼친 것 만한 좌판에 약초나 산나물을 죽 늘어놓고 나면, 노인은 종일 산이나 본다 하늘이나 본다 손바닥으로 물건 한 번 쓸어보지도 않고 딱한 눈으로 행인을 붙잡지도 않는다 러닝셔츠 차림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부채질이나 할 뿐 그렇다고 한마디도 없.. 좋은글 2017.02.08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1 / 나태주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겨울 아침 골목길 중풍 걸려 추운 날씨인데도 밖으로 나와 걷기 연습하는 늙은 남자를 본다 낡은 유모차에 의지하여 비척비척 가고 있는 늙은 여자를 또 본다 아.이렇게 찬바람 마시며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오늘도 아침에 따슨 밥을 먹고.. 좋은글 2016.12.30
들국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생달만 그대 얼.. 좋은글 2016.12.26
풍경 풍경 김제현 뎅그렁 바람따라 풍경이 웁니다 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 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 만등(卍燈)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 [무상의 별빛] 민족과문학사 1.. 좋은글 2016.12.01
[스크랩] 소주병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주면서 속을 비워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시집 [소주병] (실천문학.. 좋은글 2016.11.06
[스크랩] 만남 / 김재진 만남 김재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통째로 그 사람의 생애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아픔과 , 그가 가진 그리움과 남아 있는 상처를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이다. - 시집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시와 2012) 배경음악:A Wonderful Day / Sweet People 좋은글 2016.10.14
[스크랩] 이름을 지운다 /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데로 가까우면 가까운 데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끼고도 침침해 지는.. 좋은글 2016.09.18